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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길을 만들어가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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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20. 6. 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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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낼 수 없는 이런 때일수록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어려움에 부딪혔던 경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지킬 것을 지켜낸 이들의 경험을 소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CT! 120호 길라잡이 2020.06.05]

 

없던 길을 만들어가는 당신에게

 

이세린(ACT! 편집위원)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모두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셨나요? 닷페이스가 기획한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캠페인이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웹사이트(pride.dotface.kr)에 모바일로 접속하면 마치 게임처럼 자신이 원하는 옷차림을 선택할 수 있어요. 선택지에 따라 만들어진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정말로 사람들이 행진하고 있는 도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해시태그를 확인해보세요. 비록 온라인에서조차 행진을 방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원하는 옷을 입고, 서로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어 닷페이스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 저는 꼭 한번 입어보고 싶었던 탱크탑을 입어봤습니다.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해결되고 있지 않고, 많은 이들이 품고 있는 서로 다른 질문들이 거듭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코로나19 이후의 문화예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코로나19 이후 영화가 어떻게 관객을 만날 수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저를 떠나지 않는 질문은 코로나19 이후 공동체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많은 공동체가 활동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공동체에 그 기반이 있는 공동체미디어 활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 사이에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거기서부터 출발하여 사회 변화를 위해 행동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일. 코로나19 이후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매일 질문을 거듭해도 뚜렷한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기술적 대안들을 찾아보곤 하지만 그러한 기술에 접근할 수 없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원한 답을 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한 심정입니다.

 

 마주하고 있는 현장은 각자 다르지만, 가지고 계신 답답함은 비슷하겠지요. 짊어지고 있는 짐이 특히 무거운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답을 낼 수 없는 이런 때일수록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어려움에 부딪혔던 경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지킬 것을 지켜낸 이들의 경험을 소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대안이 제시된다면 함께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액트 편집위원회도 여기에 필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올해의 영화제를 끝마친 인디다큐페스티발, 원고를 통해 2월 말 영화 개봉 이후의 경험을 나누어주신 이길보라 감독에 감사를 전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없던 길을 만들어가는이들에게, 이번 액트 120호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서 언급한 이길보라 감독의 원고는 [이슈와 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기억의 전쟁>의 개봉 시기가 겹쳐 어려움을 겪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직접 기고해 주신 원고를 읽으면 그 힘듦과 어려움이 현실의 구체적인 무게로 다가오게 됩니다. 경험의 공유가 헛되지 않도록 영진위의 코로나19와 관련한 독립영화 대책 마련이 이제라도 책임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리뷰] 코너에서도 영화 <기억의 전쟁>을 다루어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하셨거나 이미 보신 분들의 리마인드를 위해 권하고 싶습니다.

 [미디어 인터내셔널]에서는 과연 미국의 독립영화계는 어떻게 이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지, 정보 공유와 정책 개입, 상호부조의 차원에서 정리했습니다. 필자의 지적처럼 현재 한국 독립영화계의 대응이 다각화되어 있지 않은 만큼 참조할만한 사례로 보입니다. 스트리밍 기반의 서비스가 이 논의에서 중요한데, 반자본주의를 표방한 대안 플랫폼인 민즈TV(meansTV)의 사례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앞서 경험의 공유가 소중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렸는데, 이번 호 에세이 코너 [Me,Dear]에는 그러한 의미의 원고가 두 건이 실렸습니다. 독립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제작지원으로 인해 희비가 갈리는 순간들을 겪으셨으리라 짐작하는데요, 나의 제작지원 도전기에서 그 과정에 대한 공감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노원구의 예술영화관 더숲 아트시네마에서 3년간 일했던 최휘병 전 프로그래머가 영화관을 유지하면서 가졌던 고민과 노력들을 원고로 자세히 전하기도 했는데,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거나 예술영화관의 생태가 궁금했던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페미니즘 미디어 탐방]에서는 여성 창작자들이 모여 함께 운영하는 메일링 서비스인 일간 매일마감과 인터뷰했습니다. 요즘 창작을 이어가기에 지친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4인의 멤버와의 인터뷰가 활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액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국내외 기술적 트렌드를 정리하는 장주일 필자의 코너 [액티피디아]에서는 실제 사람이 아니지만 디지털로 사람을 구현한 사례들이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사례들로 모여 있습니다. ‘우리 곁의 영화기획에 이어 새로 시작된 조민석 필자의 [영화사 입문] 코너는 본격적으로 연재를 시작하기 전 영화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역사가 그렇듯 그 신화 자체를 재고할 것을 환기합니다.

 

 이번 ACT! 120호에 많은 관심과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 글을 마무리하기 전 한 가지 뉴스를 공유드리고 싶습니다. 작년 액트 116호를 길라잡이에서 소개하며 당시 인천퀴어퍼레이드에 참여했던 경험을 나누었는데요, 글을 쓰면서 어렵게 다시 열린 축제를 안전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전하고자 노력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행진에 함께하며 성소수자들을 축복했던 목사 중 한 분이 교단 재판에 회부되어 목사직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고 합니다. (*)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관련 대책위원회 소식에 귀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퀴어축제 성소수자 축복 이동환 목사 기소 중단해야"

https://imnews.imbc.com/news/2020/culture/article/5821409_326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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