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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무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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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20. 12. 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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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를 함께 만든 편집위원과 필자, 그리고 ACT!를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같은 인사를 보냅니다. 무언가에 대해서 말하고, 소식을 전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든 일이 서로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ACT! 123호 길라잡이 2020.12.16.]

 

무사히, 무탈하게

차한비(ACT! 편집위원)

 

 

  올해를 보내주어야 할 시간입니다. 하루하루가 참 쉽지 않았는데 시간은 얄궂을 만큼 부지런히 흘렀네요. 친구와의 만남을 미루며 SNS로 안부를 주고받았고, 영화를 본 후에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 질문과 감상을 남겼습니다. ACT!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ZOOM에 여러 번 접속해야 했고요. 돌이켜보면 핸드폰과 모니터 화면 너머에 자리한 사람들과 헤어질 때마다 비슷한 인사를 건넨 듯합니다. 모쪼록 몸과 마음 잘 챙겨요. 무사히 지내다가 곧 봐요. 나만큼이나 타인의 건강과 안전에 예민해지는, 아프지 말자는 말을 간절히 반복한 해였습니다.

 

  지난 달 유튜브에서 슬랩slap이 제작한 <‘조용한 학살이 다시 시작됐다>를 보았습니다. 영상에는 #90년대생여자들 #자살률 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려 있습니다. 2020년 상반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20대 여성이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고 합니다. 정확한 숫자로는 총 296명입니다. 자살을 시도한 숫자는 이에 10배에 달하는 3,005명이고요. 영상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성 자살률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며 여러 분석을 들려주는데요, 한국여성노동자회 임윤옥 자문위원은 오랫동안 노동 시장에서 지속된 성차별 구조를 이유로 꼽습니다. 실제로 20203월에만 20대 여성 12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수치였음에도 사회는 너무나 조용했는데, 임 위원을 이를 1997년과 2008년에 들이닥쳤던 경제 위기 상황과도 유사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남성의 실업과 달리, 여성 실업은 늘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었으며 이러한 가부장적 인식이 결국 여성 개개인에게 지나친 짐을 짊어지도록 했다고요.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몇 번인가 그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는 했습니다. 296, 거기서 1도 오르지 않기를 바라다가 더 무력해지기도 했고, “배부른 소리하는 여자들운운하는 댓글을 보며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라는 단어를 발견했어요. 우리 할머니 될 때까지 살아 보자는, 죽지 말고 함께 살아남자는 메시지를요. 친구, 동료와 나누었던 인사를 그 문구의 글쓴이에게도 전했습니다. 어디에서든 무사히 잠들기를, 무탈하게 새 아침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도했어요. ACT!를 함께 만든 편집위원과 필자, 그리고 ACT!를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같은 인사를 보냅니다. 무언가에 대해서 말하고, 소식을 전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든 일이 서로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 ACT! 기획회의를 마치고 촬영한 편집위원 단체 사진

 

* * *

 

  이번 123호부터는 새로운 편집위원 박동수, 장상천 님이 함께합니다. 먼저 박동수 편집위원이 두 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멀티플렉스의 영화 없는 영화관 활용법>은 코로나19로 크게 위축한 티켓 시장에서 극장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 살펴봅니다. 한편, 박동수 편집위원은 코로나19가 온라인영화제와 OTT 서비스의 가속화를 이끌었음에도 어떤 영화들은 관객과 직접 대면할 장을 요구한다고 말하며, 직접 공동체상영을 진행한 경험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이 내용은 <공동체상영을 기획한다는 것 '씨네미루' 첫 상영회>라는 글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임종우 객원 편집위원은 미디어 큐레이션 코너를 통해 성남시 생애주기별 마을미디어 아카이브프로젝트 운영 경험을 공유합니다. 지역 청소년이 제작한 영화를 마을미디어로 번역하기로 결심한 배경부터 시민연구자와 합심하여 이뤄낸 귀중한 성과를 차분히 일러줍니다.

 

  해외 이슈와 동향을 전달하는 미디어 인터내셔널 코너에서는 위기에 맞닥뜨린 다큐멘터리 제작자에게 유용한 지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나선혜 님이 <캐나다에서 도착한 코로나19 시대의 다큐멘터리 제작 가이드’>를 통해 캐나다 다큐멘터리 조직이 주도하여 제작한 웹사이트를 일목요연하게 안내해줍니다. 리뷰 코너에서는 지난 8월 개봉한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연출 김미례)과 올해 출간된 영화인들의 책을 다루고, 액티피디아는 지난 호에서 재택근무에 도움이 될 만한 플랫폼과 툴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여가의 기술을 제시합니다.

 

  이외에도 여러 참여와 도움으로 123호가 완성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살피는 일만도 고단한 때에 먼 곳에서부터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사하고 무탈하길, 연말을 따뜻하게 보내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해 고생 많으셨어요. 새해에도 계속 인사해요.

 

관련 사이트

- 슬랩slap <‘조용한 학살이 다시 시작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qyXWtE7Os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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