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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다큐멘터리 감독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 독립 미디어 세미나 소개

독립 미디어 세미나

by acteditor 2024. 8. 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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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독립 미디어 세미나 2024.08.27]

 

그 많던 다큐멘터리 감독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 독립 미디어 세미나 소개

 

김주현

 

 

 

20년이 넘은 매체인데 이렇게 우리 선에서 없어지는 건 아닐까.

1년 전인 작년 여름 이 맘때 즈음,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개편 논의를 시작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격주 회의를 통해서 2달에 한 번 매체를 발행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편집위원들과 서로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가며 꾸준히 발행을 해오고 있었는데, 여기서 변화를 주다가 괜히 본전도 못 찾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개편에 대한 얘기가 나온 건 명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약간의 관성화와 이렇게 계속해도 괜찮을까 하는 문제의식, 의미 있는 기록을 계속하고는 있는 것 같지만, 전혀 나아지는 것 같지 않은 독립영화/미디어 환경. 여러 고민이 누적되어 어느 순간 우리는, 당분간 ACT! 발행을 중단하고, 미디액트 스태프들 그리고 ACT 편집위원들과 함께 개편 방향에 대해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지난한 논의 과정에서 의외로 확실해진 것은 ACT!를 지난 몇 년간 함께 꾸려왔던 편집위원들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매우 공감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양한 얘기가 나왔지만 그중 핵심적인 내용 두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공부가 필요하다. 미디어 운동 분야에 대해서 단지 벌어지고 있는 일을 기록하는 것만이 아니라, 중요한 이슈를 발굴하고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두 번째, 조직이 필요하다. 관점과 정책을 제안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관심 있는 사람들을 조직하고, 네트워킹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토론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 끝에 미디액트 스태프들과 편집위원들은 주변에 관심 있을 만한 미디어 활동가들,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 연구자들을 조직하기 시작했고, 지난 510일 대망의 첫 모임을 가졌다. 이름하여 독립 미디어 세미나’.

 

독립 미디어 세미나 1차 모임

 

 

독립 미디어 세미나 2차 모임

 

 

이번에 함께 발행하는 아래의 기사들은 독립 다큐멘터리/미디어 조직 및 제작자 네트워크라는 주제를 가지고, 3주에 한 번씩 5차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첫 번째 세미나로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우리 주변의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 및 활동가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정작 함께 다큐멘터리를 작업하고 공부했던 동료들이 지금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며 어떻게 먹고살고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누군가의 한탄도 있었다.

 

해외의 다큐멘터리 지원기구와 네트워크를 함께 살펴보면서 차이를 느낀 건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한국보다 좀 더 깊은 역사와 전통이 있다.

한국도 물론 2,30년이라는 짧지 않은 독립영화/다큐멘터리 운동의 역사가 있지만, 해외의 경우 4,50년 전에 이미 여러 투쟁과 논의를 통해서 한국에서도 고민해서 도입해 볼만한 지원 기구와 제도가 이미 있었다(미국 IDA과 ITVS, 영국 DFC, 캐나다 DOC HOT DOCS 등).

 

두 번째는 최근 들어서 해외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네트워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사를 통해서 소개할 국제 다큐멘터리 네트워크 조직인 DISCO가 대표적인데, 이외에도 영국, 캐나다 등 다양한 곳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네트워크가 조직되고 있고, 이 조직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유통 배급과 같은 전통적인 주제들부터,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정신 건강권과 같은 기존에 잘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고,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20Gen Z 세대 콘텐츠 제작자들의 네트워크도 있다.

 

독립 미디어 세미나 5차 모임
독립 미디어 세미나 5차 모임

 

 

한편으로는 해외의 앞선 고민을 보면서 공감되는 점도 많았다. 특히 최근 들어 해외에서 다큐멘터리 네트워크가 활발해지고 있는 배경에는 (독립) 다큐멘터리 산업에 대한 위기의식과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정신) 건강권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이 스스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자신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조직, 정책 활동을 하는 점은 한국의 상황에 비추어 많은 자극이 되었다.

각종 영화제 지원 축소, 지역 영화 지원사업 폐지 등 한국의 독립영화/다큐멘터리 정책은 퇴행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감독네트워크, 한국다큐멘터리 네트워크, 최근에 출범한 한국영화 위기극복을 위한 영화연대 등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이 결과물을 세미나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또한 기사 발행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에서의 독립 다큐멘터리 조직과 기구에 대해 함께 고민과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함께 하고자 하는 분은 언제든 연락주시라! □

 

 

 

독립미디어세미나 1차 세미나 - 독립 제작자/ 네트워크 기사 리스트

 

글쓴이. 김주현

 

2013년부터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약 10년 간 공동체미디어를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현재는 영화미디어교육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립 다큐멘터리의 좋은 관객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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