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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다큐멘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자! - 다큐멘터리 영화 위원회(DFC) 활동과 연구보고서에서 주목할 것들

독립 미디어 세미나

by acteditor 2024. 9. 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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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독립 미디어 세미나 2024.09.09]

 

영국 다큐멘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자!

- 다큐멘터리 영화 위원회(DFC) 활동과 연구보고서에서 주목할 것들

 

이세린(미디액트)

 

 최근 몇 년, 영국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움직임이 뜨겁다. 지난 2023년 6월, 영국의 다큐멘터리 영화제 Sheffield DocFest에서는 200인 이상의 참여로 다큐멘터리 영화 위원회(DFC, Documentary Film Council)의 출범 행사가 진행되었다. DFC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으로, 불과 1년 만에 회원 706명을 모아내며 자리잡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 2023년 6월 17일, 다큐멘터리 영화 위원회(DFC)의 출범을 위해 영국 쉐필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진행된 공개 행사. 당시부터 지금까지 DFC에서 사용하는 슬로건은 “영국 다큐멘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자(Shaping the future of UK documentary together)”이다.

 

 전 세계적으로 다큐멘터리 감독 간의 연대와 활동이 활발한 지금, 본 원고를 통해 영국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협동조합 ‘다큐멘터리 영화 위원회(DFC)'의 활동 사례와 DFC 활동의 기반이 된 연구보고서 「Keeping it real(2020)」,  「Making it real(2021)」의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영국 다큐멘터리 진영의 현안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한 편, 영화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동력이 어떠한 형태의 시스템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또한 내용적인 차원에서 ‘다큐멘터리 진영의 고유한 문제’로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소개하며, 한국의 상황 속에서 참고하고 또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내용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인들이 모이면 이런 일을 합니다

 먼저 DFC가 현재 어떤 모습인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간단히 함께 살펴보자. 다큐멘터리 영화 위원회(DFC)는 정부의 지원기구나 영화제 산하 기구가 아니라, 영화인 스스로가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출범 이후 DFC는 아래와 같은 영향력 있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특히 영국 다큐멘터리 진영의 요구사항이었던 ‘독립영화에 대한 지출 공제 혜택 제공’이 최근 실제 도입되기도 하는 등(53%에 달하는 세금 공제 혜택)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 500인의 연명과 함께 영국 다큐멘터리 산업에 대한 공개 서한을 발표 (2023년 7월)
  •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가 진행하는 설문조사에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참여를 통한 개입을 촉구
  • 23개국 다큐멘터리 협회와 함께 다큐멘터리 현장의 안전한 보호를 위한 #Docsafe 협약에 참여

 DFC 회원 체계로는 3개 단계를 두고 있는데, 무료 멤버십인 ‘서포터’의 경우 뉴스레터 등의 무료 혜택을 제공받는다. ‘앨라이’의 경우 1년에 12파운드를 지불하고 축제 할인, 스트리밍 구독, 이벤트 참여 등의 유료 혜택을 지급받는다. 실제 협동조합의 조합원이라고 볼수 있는 ‘멤버’의 경우 영국 거주자로 제한되며, 조합에 헌신과 책임을 다할 의무를 갖는다. 1년에 24파운드(약 4만 2천원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더 큰 금액으로 설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함)를 지불하며, 투표권을 가질 뿐 아니라 DFC 내 위원회를 제안하고 활동할 수 있다. 현재 DFC에는 EDI(*형평성, 다양성, 포용성을 일컫는 약어) 위원회, 정신건강 위원회가 활동 중에 있다.

 

 EDI 위원회의 주요 활동은 DFC의 ‘디렉토리’를 운영하는 것이다. DFC 디렉토리는 다양한 인자들의 프로필을 공유하는 페이지인데, 영국에 거주하면서 DFC 멤버십에 참여 중인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다양한 직업 분야, 영국 내 세부 지역, 경력 수준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이 자신의 팀을 꾸려야 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나 관계자라면 이러한 디렉토리에서 상당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경력 수준의 경우, ‘ScreenSkills’가 제안한 4단계 척도(입문자-초보-경험자-전문가)를 사용하여 어느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인력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의미는 있지만 단순한 회원 홍보 활동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것이 왜 평등과 다양성을 위한 활동일까? 기존 경력이 부족할 수록, 남성-백인-수도권 지역 거주자가 아닐수록, ‘알음알음’의 기회에서 탈락하며 새로운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 대안적인 인력으로 스태프를 구성하고자 하는 좋은 취지의 동력이 있더라도 정보가 부족해 실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접근성 코디네이터’처럼 평등하고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력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디렉토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FWD-DOC이라는, 영국의 장애인 영화 제작자 단체가 디렉토리 구축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 DFC 홈페이지의 ‘디렉토리’ 메뉴에서는 연출자 뿐 아니라 다양한 직종의 스태프를 찾아볼 수 있으며, 해당 인력의 소개글, 경력 수준, 사용 언어, 젠더 호칭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정신건강 위원회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정신 건강 위기를 주요하고 특수한 문제로 상정하고, 1) 영화인을 위한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Film in Mind’에서 개발한 상담 수퍼비전*(임상 경험이 보다 풍부한 상담 전문가가 초심 상담자 혹은 경험이 적은 상담 전문가를 지도 감독하는 것)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전문 인력의 기술 향상을 돕고 2) 다큐멘터리 창작자의 정신건강 이슈 연구 프로젝트 ‘Documentailty’를 지원하고 있다. 관련한 내용은 ACT!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기사에서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영국 다큐멘터리 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기

 DFC가 왜 이러한 내용으로 활동을 하는지, DFC의 활동의 동력은 어디에서 오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연구보고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Keeping it real: towards a documentary film policy for the UK (현실을 직시하기: 영국 다큐멘터리 영화 정책을 향하여)」(2020)와 「Making it real: A Policy Programme for UK Documentary Film (현실화하기: 영국 다큐멘터리 영화를 위한 정책 프로그램)」(2021)은 연구단위인 ‘UK Feature Docs’가 발행한 연구보고서이다. 「Keeping it real」은 2019년 200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의 결과를 시사점과 제안 형태로 정리한 보고서이며, 조사 범위상 69분 이상의 장편 다큐멘터리 감독과 프로듀서를 대상으로 했다. 「Making it real」은 이를 반영하여 실제 정책으로 만들어낸 보고서이다. UK Feature Docs는 연구팀 3인, 산업위원회 9인(감독, 프로듀서 등 포함), 학술위원회 9인으로 구성되었고, BBC Storyville(BBC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heffield DocFest(영국의 다큐멘터리 영화제), docsville(다큐멘터리 OTT), Doc Society(다큐멘터리 국제 비영리 단체)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

 

▲ UK Feature Docs의 두 연구보고서는 DFC의 자료실에서도 소개되어있다. (다운로드: https://documentaryfilmcouncil.co.uk/ resources/)

 

 

 「Keeping it real」은 설문조사의 결과를 몇가지 주제에 따라 정리하였다.

  • 다양성과 포용성 차원에서 참여자 분포
  • 지리적 분포 및 장소 차원에서 참여자 분포
  • 역할, 경험, 교육 및 소득 수준 차원에서 참여자 분포
  • 장편 다큐멘터리 기금 확보 방법: 예산 규모와 지원 주체
  • 참여자들의 훈련 욕구
  • 정책 개입에 대한 참여자들의 견해
  • 장편 다큐멘터리 영역에 대한 참여자들의 관점 

 보고서는 이번 조사의 ‘주요한 발견’으로 아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1. 장편 다큐 부문은 만성적인 공적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영화 부문 복권 자금의 10% 미만을 받으며, 이 부문에 대한 방송사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영국 TV 장편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남은 자리인 BBC Storyville은 많은 유럽 방송에 비해 자금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채널 4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ITV는 '잃어버린 원인(영국의 지상파 민영방송, 사람들이 변화를 시도하거나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영국 제작자를 매력적인 공동제작 파트너로 만드는 자금과 작품 개발 자금도 특히 부족합니다.
  2. 기존에 존재하는 제작 자금도 소수의 조직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더 많은 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함에 따라 해당 부문의 자금 제공자의 수를 늘려야 합니다.
  3. 장편 다큐멘터리 예산은 매우 적습니다. 응답자의 84%는 예산이  £500,000(약 8억 8천만원) 미만인 영화에 참여했고, 40%는 £100,000(약 1억 8천만원)미만의 예산으로 영화에 참여했습니다. 100만 파운드(약 17억 6천만원)가 넘는 예산으로 영화 작업을 한 사람은 4%에 불과했습니다
  4. 장편 다큐멘터리 자금 조달에는 개인 자금이 가장 일반적인 출처입니다. 응답자의  43%가 자신의 영화에 자신의 돈을 투자했으며, 18%는 £20,000(약 3천 5백만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5. 개인 펀드, 재단/개인 투자 다음으로 세금 감면이 가장 일반적인 자금 조달원입니다. 그러나 영화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영화 제작자의 경험은 크게 달라지는데, 숙련된 영화제작자라도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극영화의 템플릿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6. 장편 다큐 부문에는 심각한 다양성 문제가 있습니다. 설문 조사 응답자의  대다수(91%)는 중산층이었고 대다수(65%)는 런던과 남동부 지역에 거주했습니다. 여성, 유색인종, 장애인은 상당히 과소 대표됩니다.
  7. 장편 다큐 부문의 자금 부족은 독립적인 재정적 수단을 가진 사람들만이 일반적으로 영화 제작자로서의 경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 문제에 중요한 기여 요인입니다. 이는 흑인, 아시아인 및 소수 민족(BAME) 그룹의 사람들이 저소득층  출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종 및 계층의 다양성에 특별한 영향을 미칩니다(IRR  2015)
  8. 응답자들은 영화 제작 방식으로서 다큐멘터리의 낮은 위상에 대해 광범위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는 영화 산업 내에서 다큐멘터리의 문화적 프로필*을 다룰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cultural profile: 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특성들, 즉 독특하고 일관적인 고유의 생태계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부분들)
  9. 설문 조사 응답자들은 다큐멘터리 부문이 조직 구조와 결합력이 부족하고, 지식 공유가 불충분하고, 네트워킹 기회가 거의 없으며, 런던 외부에서는 불규칙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압도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10. 훈련(트레이닝)과 교육 관련 분야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응답자들은 비즈니스와 마케팅 기술, 개념과 공예 기술*, 논픽션 영화 제작과 관련된 윤리적인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훈련, 그리고 런던 밖에서의 포괄적인 훈련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결과는 또한 고등교육 제공자와 부문별 기술 제공자 사이에 단절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Conceptual skills: 개인이 복잡한 시나리오를 더 잘 이해하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 Craft skills : 학문적 지식체에 포함시킬 가치가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간주되는 특정한 지식들)

 사실 한국에서도 영화인에 대한 설문조사는 다양한 주체에 의해서 크고 작게 진행되오곤 했다. 어려운 현실 속에 ‘설문조사만으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냉소부터 떠올리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위 보고서를 함께 공부했던 독립미디어세미나에서는 보고서의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한국과 너무 크게 차이나는 다큐멘터리 제작 예산 규모에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음과 같은 부분에 주목한 논의가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 한국은 위와 같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민간 주도의 네트워크와 연구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
  •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기존의 기구나 지원주체를 넘어) 공영 방송과 OTT 등 산업 전반의 다양한 주체를 이해하고 책임을 제시할 수 있는지, 다큐멘터리 진영에서 복권 기금을 비롯해 예산을 분석하고 세금 혜택 등 대안을 제시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을지
  • 한국에서는 정책 차원에서 다큐멘터리 창작자의 젠더적, 지역적,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하고 있는지, 영화인 스스로 산업 구조의 문제를 다양성의 위기로 주목하고 독해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구조적 해결책을 만들어 갈 수 있는지
  • 극영화와는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의 고유한 특성을 발견하고 또 이해할 수 있는지, 이것들이 지원 제도 내에 잘 반영되어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는지

 본 원고 내에서 보고서의 모든 내용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영화 감독들의 현재에 대한 주목할만한 이야기를 다룬 ‘케이스 스터디’를 비롯해 연구의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으므로, 다큐멘터리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의 보고서 일독을 권한다.

 

 발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현실화하기

 위 「Keeping it real」(2020) 보고서에서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권고사항을 정리하였으며, 이 권고사항에 기반해 실제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 바로 「Making it real」(2021) 보고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의 내용은 1) 셰필드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프로듀서, 2) 감독 및 연구원 패널, 3) 업계의 모든 측면에서 60명의 대표로 구성된 일련의 12개 주제 포커스 그룹 4) 영국, 유럽 및 미국의 방송사를 대표하는 위원 회의 5) 프리랜서 및 기관 이해 관계자와의 여러 비공개 대화, 개별적인 서면 피드백 제출 등 다양한 참여자와 수단을 동원하여 만들어졌다. 본 보고서가 제시한 정책적 대안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DEI): DEI 실무그룹 소집, ‘게이트 키퍼'의 다양화, 엔트리 레벨 이상의 지원 강화, 다양한 다큐멘터리 제작진 데이터베이스 구축, 국가 및 지역별로 차별화된 다양성 목표 이행, BFI 다양성 표준 연락 역할 만들기, 산업 내 문화 변화, 제도적인 백인 문제에 관한 해결, 부문 내 명시적 DEI 이니셔티브 통합 및 평가
  2. 다큐멘터리 부문의 성장: 부문의 새로운 조직구조 확립, 장편 다큐멘터리의 문화적 위상 제고, 다큐멘터리 공동체 내 정신건강 위기 해결(다큐멘터리 커뮤니티를 ‘The whole picture’ 프로그램(영화, 방송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영국의 정신건강 조사 연구)에 통합, 다큐멘터리 정신건강 및 웰빙 실무그룹 소집, 정신건강 조항을 예산에 포함할 것), 런던을 포함해 전 국가 및 지역에 걸친 조정 지원, 다큐멘터리 전용 마켓, 컨퍼런스 및/또는 쇼 행사의 잠재력 탐색 
  3. 훈련, 교육 및 연구: 훈련, 교육, 연구 실무진 소집, 생산자의 숙련도 향상, 신진 인재 지원, 엔트리 레벨 이상의 지원 개발, 다큐멘터리 커뮤니티와 고등교육기관 간의 긴밀한 관계 구축, 논픽션 영화 산업에 대한 추가 연구
  4. 자금 조달 및 제작: 다큐멘터리용 복권 기금 링펜스(일정한 비중이 지켜지도록 보호하는 규제) 비중 확대, 제작 예산을 늘리거나, 자금이 투입되는 영화의 수를 줄일 것, 해당 부문의 자금 제공자 수 증가, 자금 조달 프로세스의 모범 사례 검토, 공정한 급여 헌장 제정, Creative Europe replacement funding에서 다큐멘터리 기금 링펜스 도입, SVOD(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VOD) 매출액에 대한 비디오세 부과, 보다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에 대한 지원 강화, 기획 개발 지원 강화, 영국 생산자의 국제 공동생산 파트너로서의 입지 강화, 다큐멘터리 세금 감면 도입, 다큐멘터리 세금 감면 실무그룹 소집,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들에게 영화세 감면에 대한 교육
  5. 방송: 방송다큐멘터리 실무그룹 소집, PSB(공영방송)와 장편 부문 간의 작업 관계 개선, BBC Storyville 예산 증액, 채널 4의 장편 다큐 참여 개발, 영화산업과 해외 PSB간 공동제작 촉진, 훈련 및 경력 개발에 대한 PSB의 의지 검토 및 강화, 영화 산업에 대한 상업 방송사의 기여 규제, Britbox(BBC와 ITV가 2019년 런칭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장편 다큐 포함, 마케팅 및 오디언스 개발만을 위한 자원 할당, 영국 PSB에서 방영되는 외국어 장편 다큐 수 증가, PSB들과 다큐멘터리의 관계에 대한 OFCOM의 감독 검토
  6. 유통 및 상영: 유통 및 상영 실무진 소집, 다큐멘터리 전시 및 배급을 위한 링펜스 자금, 제작비 지원 시상에 유통업체 참여, 영화관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밍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영화관 장기 자금 지원을 위한 옵션 탐색, 페스티벌 서킷에서 다큐멘터리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 개발, 다큐 상영업자(exhibitor) 포럼 또는 메일링 리스트 구축, BFI FAN(관객 개발 사업)이 다큐멘터리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 모색, 다양한 프로그래밍 인재와의 파트너십, 릴리스 시스템 및 구조 현대화, 영국 다큐멘터리의 국제 시장에서의 성과 개발
  7. 스크린 헤리티지(영화가 한 사회의 역사와 이념을 담아내는 유산이자 인류 공동의 자산임을 드러내는 용어로, 기존 영상물의 아카이브 활용을 주로 포함하는 개념): 스크린 헤리티지 워킹 그룹 소집, 공정한 사용을 위한 행동강령 개발, 조정된 요율표를 개발하고 영화 제작자에게 아카이브 비용에 대해 교육할 것, 아카이브 자료에 대한 접근성 향상

 위 보고서에서 제시된 각 사항들에 관해 영국의 다큐멘터리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그 속에서의 맥락에 대한 정보를 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과제로 남겨두게 되었다. 단 각 항목을 통해 역으로 영국의 다큐멘터리 정책과 현장을 그려볼 수 있기에, 관련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전체 내용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위 보고서에서 주목할만한 지점으로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 보고서는 다양한 주제 중 다양성과 평등을 다루는 DEI를 가장 처음으로 제시하며 강조하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흔히 ‘부문’으로 여겨지는 DEI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며, 자금 지원을 늘리고 산업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조정을 강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제안이 바 DEI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이해될 것을 강조한다.
  • 보고서의 2번에서는 다큐멘터리 부문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부문을 대표하는 새로운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제시되는데, 보고서에 제안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역의 논의 구조로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 바로 위에 설명한 DFC라는 점이 시사적이다. 본 보고서에서 제안한 과제들이 다큐멘터리 영역의 구성원들에게 그만큼 대표성 있고, 실제 실행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 것이다. 그 기저에는 어떤 동력이 있는지, 그 동력과 이 연구는 어떠한 관계 속에서 밀접하게 진행되었는지, 이를 실행해 낸 영화인들의 경험이나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지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본 연구에서는 제안된 사항의 실행을 위한 역할과 이에 맞는 대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함께 언급하며 추가 자금의 지원을 요청하였고 실제 받아들여져 추진 과정을 도왔다. ‘연구 이후’를 연구와 같은 과정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한국의 상황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한국에서 다큐멘터리 창작자의 정신건강 문제는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기는 하나 다큐멘터리 영역의 특수한 지점들과 어떻게 연계되는지 연구되지 않았고, 타 정책과는 구분된 이슈처럼 여겨지기 쉬운데, 본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보다 통합적인 프레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스크린 헤리티지’에 대한 논의 또한 한국에서는 ‘기존 아카이브 활용이 어렵다’는 개개인의 의견이 있는 것 외에 보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논의되지 않았는데, 다큐멘터리 창작자를 위한 중요한 이슈이자 사회적 재현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인 점 등 보다 큰 프레임으로 이 이슈를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사례를 길게 살펴보고 있지만, 지금 한국에서 영화인들을 위해, 다큐멘터리 생태계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위에 전한 DFC의 활동과 두 보고서의 이야기가 너무 먼 이야기가 아닌 힘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로 전달되기를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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