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28호 / 2005년 12월 31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퍼블릭액세스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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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승 (미디어문화행동 퍼블릭액세스 프로젝트 담당 프로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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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부안영화제 이후 미디어 운동진영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나로선 작업 제의를 받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전국단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프로젝트라는 점과 사회운동과 미디어 운동이 함께 병행되어 제작되어 진다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그래서 짧은 준비시간에도(기획부터 제작까지 총 10여일 밖에 시간이 없었다.) 불구하고 선 듯 나설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이 글은 앞으로 독립영화진영에서 진행되었던 일련의 프로젝트들(이주노동자, 국보법, 비정규직 등)과 함께 독립미디어 진영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적 가치와 경험이 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필자는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있어 작업 진행 사항들을 소상히 적어 추후 이와 같은 작업이 진행될 시 참고가 되길 바라는 바이다. 따라서 이글은 냉정한 평가와 함께 분석적으로 정리할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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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 주제 선정과 제작 주체 선정 | ||||||||||||||||||||||||||||||||||||||||||||||||||
우선 이번 프로젝트는 필자가 기획한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반대미디어문화행동(이하-미문동)의 단장인 허경 활동가에 의해 기획 되었다. 하지만 미문동 단장을 겸직하고 있던 허경 씨가 일을 원활히 진행하기 힘들어지자 새로운 담당자가 필요했고, 이를 필자가 넘겨받게 된 것이다. 허경 씨의 초안은 퍼블릭액세스 지원단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미디액트와 함께 퍼블릭액세스 연구를 꾸준히 하며 활동하는 지역 주체들과 함께 제작을 통해 사회운동을 하는데 있었다. 그래서 애초에는 퍼블릭액세스 지원단에게 제안한 형태의 제안서가 제출되었다. 하지만 담당자가 바뀌고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다루는데 있어 주제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아, 지역 외에 주제 영역이라는 틀을 새로 포함시켜 2개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진행키로 했다.(표-1 참조)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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⑵ 제작방식과 상영 및 배급 | ||||||||||||||||||||||||||||||||||||||||||||||||||
주제와 제작주체를 선정하기 이전에 제작방식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글의 편의상 두 번째 서술하게 되었는다. 제작방식은 최대한 각 지역별, 주제별 가지고 있는 현안에 대해 미디어로 표출하는 것으로, 짧은 일정을 고려해 영상물의 길이는 10분 이내로 제한했다. 길이에 대한 제한이 없을 경우 간혹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애초 기획했던 의도를 상실하는 경우를 많이 봤고, 이번 프로젝트의 특성상 한 가지 주제만을 가지고 길게 얘기하는 것 보다는 짧은 영상들을 여러 개 만들어 하나로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표 2)
이렇게 준비된 영상물은 두 가지 형태로 액세스를 하기로 했다. 우선 각 단체(단위)별 제작되어 올라온 영상물은 인터넷과 RTV, 부산 APEC회의와 홍콩 WTO 각료회의 때 거리 상영과 인터넷 생방송에 편성되어 방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중파 방송을 통한 액세스 로, KBS <열린채널>에 맞게 재편집를 하며, 이 편집은 미문동 퍼블릭액세스 담당인 한범승이 맡아 진행키로 했다. 이렇게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은 각 매체가 가지는 장점을 고려 한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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⑶ 제작진행 상황 | ||||||||||||||||||||||||||||||||||||||||||||||||||
일정상의 이유로 이번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의 의견과 토론을 거쳐지 못했다. 그래서, 각 단체와 세밀한 논의는 추후 전화 통화로 대체하는 것으로 하고 기본적인 기획, 구성안의 틀을 짤 수밖에 없었다. 구성안은 표-3와 같다. 표 1)
우선, 장애인 부분에서 미디액트의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을 받았던 활동가 분께서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셨지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애로 인해 촬영과 편집을 일주일 이내로 마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짧은 일정으로 인해 각 활동주체에 대한 특성을 고려치 못한 부분 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활동주체에게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연출은 본인이 하되 기술적 지원(촬영, 편집)은 미문동 프로젝트팀에서 담당하자는 것 이였고 이를 제작주체와 협의를 통해 제작키로 했다. 이렇게 제작을 하고 나니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히 지역 혹은 각 단체(단위)별 활동하는 주체들의 영상을 한데 모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가 필요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미문동 퍼블릭액세스 프로젝트가 짧은 시간에 진행된다 할지라도, 퍼블릭액세스의 기본 정신인 제작주체에 대한 특성을 고려 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제작의욕은 있으나 제작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에 따른 지원이 절실했던 것이다. 전문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분들이 아니라서 짧은 영상 컨텐츠라 할지라도 일주일 이라는 일정으로는 마무리하기엔 여의치 않다는 것이 각 주체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느낀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문동 프로젝트팀은 제작주체들에게 제작 의욕을 확인한 뒤 필요에 따라 장애인 부분과 같이 기술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렇게 진행된 부분이 총 4개로(장애인, 빈민, 환경, 여성농민) 미문동 프로젝트팀에서 기술적 지원(편집)을 통해 완성되었다. 표-1를 잘 살펴보신 분이라면 성노동자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성노동자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의견은 매우 상충되어있었다. 하다못해 진보적 운동진영 내에서 조차도 성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냉랭했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필자는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를 선정하는데 있어 어느 한 부분 소홀이 다뤄져서는 안 되겠지만 성노동자 부분 역시 빠지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 했다. 또 현재 성노동자 운동이 성명서만을 발표하며 극한으로 치닫는 형태가 매우 소모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미디어운동 진영 역시 이 부분에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다못해 미디어교육 역시 성노동자 부분에서는 예외였으며 미디어를 활용한 어떠한 이야기도 이들을 대변하지 못했다. 또한 이들은 미디어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를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서 미디어운동의 적절한 연대와 함께 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미문동 협력 단체의 활동가의 도움을 받아 성노동자들과 함께 짧지만 영상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성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 운동진영 내에서 조차 정리되고 가지 못한 부분이 현실이었다. 물론,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미문동 메일링을 통한 반대 의견이 나왔고 이 의견을 가지고 또 여러 의견들을 주고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정리해 이야기 하자면 성노동자 운동이 초기 단계인 지금 진보진영 내에서 조차 정리되어 가지 못한 부분을 섣불리 건드렸다가는 이 모든 정치적 책임은 미문동에 있다는 것이다. 미문동 자체가 프로젝트 형식의 팀 이였기 때문에 여러 단체가 협력해 있는 상황에서(각 단체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의되지 않고 진행 될 시 참여 단체 간의 입장이 애매해 질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간에 쫓겨 서둘러 제작되어 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에 있어 성노동자 부분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니 일정에 쫓겨 서둘러 제작하지 말고 부산 APEC과 홍콩 WTO 각료회의 일정과는 별도로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제작과 함께 성노동자 운동에 대한 토론과 이번 기회를 계기로 미디어운동 진영에서 내에서도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가는 방편이 낫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 따라서 이 논의는 분명히 성노동자 부분을 누락한다거나 무기한 연장이 아닌 미문동 평가가 끝난 뒤 참여자들을 모아 다시 진행키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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⑷ 결과 및 평가 | ||||||||||||||||||||||||||||||||||||||||||||||||||
애초 지역별 영역과 주제별 영역, 2개의 영역으로 제작될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던 이번 프로젝트는 각 단체(단위)별 현황에 따라 취소와 변동이 있었다. 따라서 최초 기획과 달리 지역과 주제 영역을 분리해서 진행하지 않고 주제영역 하나로 통합시켜 완성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표-4와 같다. 표 2)
하지만,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가 보기와는 달리 아래서 부터의 요구로 제작되지 못한 부분을 언급 할 수 있겠다. 퍼블릭액세스 특성상 아래로 부터의 요구에 의해 기획되어지고 제작되어지는 것이 분명 좋은 모습이나 현실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총괄 기획자가 프로젝트의 진행을 맡아 완성되어 지는 것 역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간적, 거리적 제한으로 모든 참여자들이 모여 토론과 준비과정을 거치지 못한 점은 아쉽게 느끼는 바이다. 또한, 애초 기획되고 제안되었던 퍼블릭액세스 지원단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지역영역과 주제영역이 하나의 주제로 통합 되었다.) 더불어 짧은 일정으로 인해 무리수를 두는 결과 제작지원(촬영,편집)의 형태로 작업이 이뤄지긴 했으나 10개 주제 가운데서 무려 5개나 필자가 이틀 만에 직접 편집하는 건 솔직히 문제가 있었다. 그 결과 공중파 방송을 통한 액세스 작업이 미뤄진 것은 못내 아쉽게 느껴지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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⑸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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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들 수 있다. 첫째, 미디어교육과 연대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주류미디어가 부산 APEC 과 홍콩 WTO 관련 소식들을 찬양과 폭도로 몰고 가는 현시점에서 이에 대항할 만한 인력들이 전국적으로 적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던 것이다. 진보적 미디어 운동단체를 중심으로 미디어교육이 충실히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가 가능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미비할 수는 있지만 거대 주류미디어에 맞서 이렇게 우리의 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행복한 저항이 아닐 수 없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 관련한 역할 분담과 의견소통을 들 수 있다. 아쉽게도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였던 공중파 방송을 통해 액세스를 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시간적 제한의 여유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미문동 내부에서 이와 관련하여 혼선이 빚어졌다. 딱 잡아 말하면 전임 프로듀서와 후임 프로듀서간의 정보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미문동 내부에서 짚고 평가되어 질 부분이지만 서로 역할분담과 의견소통이 이뤄지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제작주체에 대한 특성과 독립영화 진영과 다른 프로젝트. 퍼블릭액세스 프로젝트는 독립영화 진영에서 진행되어지는 프로젝트와는 분명 차별화 되어 갈 필요가 있을 듯하다. 프로젝트라는 특성상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의미 있는 작업이긴 하지만 퍼블릭액세스 같은 경우 독립영화 진영의 프로젝트와는 달리 제작주체에 대한 특성을 고려치 않고 독립영화 진영의 형태를 답습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앞서 언급했듯이 각 제작주체별 특성을 고려해 미디어교육 혹은 제작지원(촬영,편집)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한다면 이거야 말로 정말 위에서부터 내려진 지나친 정치적 행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 진행되어질 퍼블릭액세스 프로젝트 같은 경우 주제선정과 제작주체 선정을 병행하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디어운동의 확장 계념으로 새로 발굴하고 교육해야하는 것을 우선시 둬야 한다고 생각된다. □ 영상은 미디어문화행동 웹사이트를 확인 할 수 있다. http://gomediaction.net/webbs/list.php?board=gomediaction-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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