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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51호 인터뷰] 놀이하는 밴드, 크라잉넷(Crying Net)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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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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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1호 / 2008년 5월 16일

 

 

놀이하는 밴드, 크라잉넷(Crying Net)을 만나다 



김 윤 진, 김 주 영(ACT! 편집위원)
 

내 마음 한 구석 멈춘 시간 속에
작은 공터 하나 아직 남아 있어
그 날의 희망이 그 날의 절망이
시린 햇살 속에 뒹굴고 있는 곳
이제는 피지 않는 꽃들이 피어나고
더는 들리지 않는 노래. 그 소리가 들려오네.
목 놓아 불렀지. 우린 믿었으니까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다고


다들 잘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거리를 메웠던 얼굴 그 얼굴들
그날의 그 꿈을 일상과 바꾼 채
괜스레 서러운 하루는 이렇게 흘러가네.
목메어 부르지, 나즈막한 소리로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다고



- 정재영, [1988]


정재형은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스무 해 전을 떠올리면서 [1988]을 노래한다. 그는 괜스레 서러운 하루를 보내면서 목이 메도록 다시 한 번 부른다, 나즈막히. 여전히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다고.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을 거라던 정재형, 혹은 1988년을 살았던 누군가들의 믿음이 스무 해가 지난 2008년 현재에 얼마나 유효할지는 모르겠다.


지금 하나의 지구 위에는 60여 억의 사람들이 지구의 자전과 비슷한 속도로 저마다의 궤도 안에서 공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렇게 좁아터진 공전 궤도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정복하고 복속시키는 경험은 어느 새 지구 위의 일반 법칙이 되어가고 있다. 지구 위의 세상은 스무 해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거대한 인력(引力), 혹은 중력(重力)을 쫓는 만인의 경쟁 사회가 되었고, 60여 억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좁아터진 공전 궤도 안에서 서로 끊임없이 충돌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지구 위의 일반 법칙이 되어버린 거대한 중력(重力)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사람들도 있다. 그들 또한 완전하게 자유로울 수는 없으나, 60여 억의 사람들이 만드는 충돌 안에서 그들은 뭔가 일을 꾸미고 킥킥대며 폭죽을 터뜨리듯 파열음을 내면서 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는 음악으로, 누군가는 영상으로, 누군가는 그림으로, 춤으로, 글로, 혹은 다른 어떤 것으로, 그렇게 세상의 중력(重力)을 조금씩 흔들고 있다.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던 1988년의 믿음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진동들이 때론 세상에 울림을 줄 때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인터뷰를 하는 밴드 크라잉넷(Crying Net) 또한 폭죽을 터뜨리듯 파열음을 내며, 하지만 나른한 모습으로 세계에 작은 진동을 더하고 있었다. 그러한 진폭과 흔들림 자체는 그들의 놀이였다. 
이 사람이 같이 할 수도 있고 저 사람이 같이 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셋이서 자주 활동하여 밴드 인원이 셋으로 알려졌다는 크라잉넷의 멤버들 중에서, 몸살로 아픈 홍지를 제외한 달군과 승욱을 만나 그들의 놀이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ACT! : 크라잉넷을 진보넷 사내(?)밴드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결성하게 되었나요.



달군 : 결성을 딱히 한 적은 없어요. 진보넷에 [ACT!]와 비슷한 이름의 [ACT ON]이라는 웹진이 있거든요. [ACT ON] 형식이 영상 하나와 글 몇 개로 구성되는데, 회의를 하다가 ‘뮤직비디오를 한 번 찍어볼까.' 하는 의견이 나왔어요. 이 친구(승욱)가 평상시에도 개사를 잘 해요, 아무 때나. 그런데 자기가 크라잉넛(Crying Nut)의 노래를 개사해서 [좀 있으면 삭제됩니다]라는 임시조치에 대한 노래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러면 잠깐 이거 불러볼까?'라고 하다가 ‘이거 뮤직 비디오로 찍자.'라는 얘기까지 나와서 그 날 두 번 불러 만들었죠. 그 땐 밴드 이름도 없었어요. 영상을 다 편집한 다음에 ‘그러면 우리 이름은 뭐로 할까.' 하다가 ‘크라잉넛의 노래를 개사했으니 우리는 크라잉넷으로 할까?' 정도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ACT! : 그래서 이름도 크라잉넷인 건가요? 저희는 진보넷의 사내(?)밴드이기도 하고 활동 내용을 봤을 때 네트워크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생각했었거든요.
달군 : 중의적인 의미가 있죠. 처음에 크라잉넛을 페러디를 하기도 했지만, 그 때 내용이 임시조치에 관련된 것이었으니까.



ACT! : 그 전에 경력이 있을 것 같은데 다들 밴드활동이나 연주 경력은 어떻게 되나요.
달군 : 전 승욱에게서 기타를 배운 지 3개월 조금 넘었구요.
승욱 : 홍지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밴드에서 베이스를 쳤고, 저는 지금 멜로디언을 맡고 있는데 초등학교 때 다 치는 것 있잖아요.



ACT! : 그래도 블로그에 영상 올려놓은 것 보면 집에서 피아노를 치시는 것 같던데.
승욱 : (웃음) 피아노도 어릴 때 배웠던 거고 기타도 조금씩 쳤고 막 특별히 밴드를 했다거나 그랬던 것은 아닌데 조금씩 이것저것 많이 해서 그런 것들이 여기서 도움이 된 거죠.



ACT! : 그렇다면 밴드활동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었나요.
승욱 : 
뮤직비디오 처음 찍고 계속 밴드를 해야겠다, 그런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뮤직비디오를 찍은 이후에 인권활동가 대회를 갔는데 거기에서 장기자랑 보다는 좀 더 수준 높은 공연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우리가 한 번 해볼까 싶어서 시작한 거죠. 그 때 우리가 마침 2달 전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었거든요.
달군 : 연습 삼아서(신청하게 되었어요).
ACT! : 그러니까 참가를 요청 받은 게 아니라 참가를 신청한 거였나요.
달군 : 네. 참가하는 팀이 저희밖에 없었어요.



ACT! : 그럼 연습 등의 밴드활동은 따로 시간을 내서 하는 건가요?
달군 :
 전혀요. 주어졌을 때. 예를 들면, 언젠가 홍지와 저와 승욱이 술을 마시다가 저희 집에 모두 잔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침에 갑자기 승욱이 ‘악상이 떠올랐어.' 이러면서 자다 깬 목소리로 일어나 곡의 처음 두 마디를 만드는 거예요. 그 다음부터는 저희도 일어나 같이 만들었거든요. 노래가사 내용은 그런 내용이에요. ‘체불 임금이 많다. 체불 임금은 언제 받을 수 있을까.' 가사에 계좌번호도 넣고.
ACT! : 아, 그렇군요. (난감................)



잠깐. 여기까지 읽으면서 혹시 어떠한 의심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니까, 과연 이게 인터뷰가 맞는지에 대한 추궁 비슷한 의심 말이다. 사실 인터뷰 도중 달군이 말했다. “그런데 이걸로 인터뷰 쓰실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지만 이들에게 크라잉넷이라는 밴드는 놀이였다. 여기까지의 인터뷰 내용만 보아도 이들에게 있어 이 밴드활동이 놀이임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 이들은 정말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진보넷 위키에 스스로 올린 크라잉넷 프로젝트 소개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크라잉넷은 진보네트워크센터 사내(?) 프로젝트 밴드다. 우주적이고 대충적인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고 있으며, 위너 정서를 절제하고 넘치는 루저 정서의 음악으로 인권활동계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주로 가사와 주변적인 요소로 어필하려고 노력하며 심층적인 음악성 보다는 표면적인 유머로 현실을 비틀고 조롱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공연장에서 연습적인 느낌을 죽이지 않도록 되도록 연습은 하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기교를 줄이고 간단한 코오드로만 이루어진 곡을 주로 발표하며, 악기 또한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싸면서도 재미있는 즉 싼간지가 나는 악기들을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다.'
- 진보넷 위키의 크라잉넷 프로젝트 소개 중에서



“그런데 이걸로 인터뷰 쓰실 수 있겠어요?”
“.................... ( ‘')( ..)( ..)”



인터뷰 도중 미심쩍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던 달군의 질문에 우리는 짧은 침묵을 가졌다. 인터뷰 초반부터 그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니 잠시 머쓱해진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짧은 침묵 뒤에 ‘당연히 열심히 써야죠.'라는 식의 대답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쓰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의심하지 말고 계속 읽으시길. 이들의 놀이는 오락실 노래방에 혼자 들어가 노래하는 놀이와는 조금 궤를 달리 하니.


그럼 계속 가볼까.


ACT! : 달군은 기타 외길인생 3개월 만에 공연을 하셨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 날 공연에 대한 평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그 날 반응이 어땠나요.
달군 : 
폭발적이었어요. (웃음)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너무 긴장하고 해서.
승욱 : 잘했다 이런 얘기는 없었고, ‘너무 웃겼어요.' 등의 얘기만 있었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우리가 개사한 곡을 불렀기 때문에 그 사람들한테 다가갈 수 있었나 봐요. 그 사람들이 활동했던 이야기를 가지고 개사해서 노래를 만들었거든요. 그 때 대선 이후 국가인권위를 행정부가 가져간다고 해서 명동성당에서 노숙 농성 일주일 동안 하는 등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런 얘기들을 우리가 개사한 노래로 풀어내니까 노래를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 좋아 하시는 것 같았어요. 남의 얘기가 아니고 자신들의 얘기를 듣는 거잖아요.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 반응도 좋고 그랬던 것 같아요.



ACT! : 정보통신 분야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노래를 부르시는 것 같은데 어떤 곡들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려요.
달군 :
 처음 작업한 것은 임시조치에 대한 노래들로 크라잉넛의 노래를 개사한 [조금 있으면 삭제됩니다]와, 한대수 노래 [소주나 한 잔 마시고]를 개사한 [하루 아침]이라는 노래예요. 부르면서 웃겼던 건 조또마떼라는 노래였는데, 어떤 분이 일본에 가면 입국할 때 지문을 찍어야 하는 것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 가사를 만들었어요. 거기에 누가 또 노래를 만들어서 한줄송닷컴이라는 사이트에 올렸는데 그걸 듣고 너무 웃겨서 저희가 불렀거든요. 가사가 조금 황당하기도 하지만 저희가 지문날인 반대도 해서 딱 이거 좋다면서 불렀죠. 그리고 다산인권센터의 인터넷라디오 방송 [인파속으로]의 1주년 공개방송 때 초청되어 축하노래를 개사해서 불렀어요. 얼마 전에 개봉한 [JUNO]라는 영화 O.S.T의 [Anyone else but you]라는 곡을 개사해서 [인파속으로]라는 제목으로 만들었죠. 최근에는 전자여권 반대 퍼포먼스 할 때 전자여권 관련된 노래를 만들어서 불렀고, 아까 말한 체불 임금에 관한 [후원은 연대다]라는 곡은 창작곡으로 곧 발표할 예정이에요.



ACT! : 생활에서 나오는 노래들이지만, 동시에 자신들 각자 영역의 운동과도 맞물려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래 음악활동을 하면서 그런 부분에 고민이 있었던 건가요?
달군 : 
그냥 그게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뭐 활동이랄까, 당연히 그런 것이 있죠. 활동하면서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어요. 사람들하고 더 재미있게 지내면 좋겠고 항상 성명서 쓰고 이런 것 말고 재미있는 것 생각하다가 노래 개사하고 그냥 한 번 해볼까 하다가 했는데 다들 되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 보면 알겠지만 처음에 했을 때는 다들 상기되어서 ‘이런 것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새로운 경험이고 재미있기도 하고. 활동하면서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재미있으니까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자여권의 편리] by 크라잉넷 





ACT! : 하는 사람들이 즐거워 보이니까 보는 사람들도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이것을 통해 운동의 문화적인 흐름에도 어떤 파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승욱 :
 아까도 얘기했지만 우리의 음악활동이 그런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서 그런 것을 잘 따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우리가 하는 거고 우리가 즐거워해서 힘을 받는 활동이라고 할까요.



ACT! : 계속 재미있는 활동을 해나가실 거죠.
달군 :
 문화운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이 밴드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냥 아무 것도 없고 그냥 우리의 재미만을 위해서 하는 거예요.'라고도 말할 수 없는 것 같구요. 그것은 분리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어차피 활동하는 것과 삶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섞여서 계속 나오지 않을까요. 하지만 일단 우리가 재미있어 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 중에서도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중요할 것 같구요. 그래서 뭔가 할 수 있다면 이슈들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계속해서 해보려고 노력은 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런 방법들에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또 어느 정도 관심을 끌어 도입부까지 쉽게 가져올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가사만 써진다면 이것저것 생각날 때마다 하면 좋지 않을까 하네요.



ACT! : 마지막으로, 밴드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나요?
달군 : 
오디션 봐야 해요. (웃음) 일단 진보넷 사람들은 다 할 수 있어요. (주: 말했지만 크라잉넷은 진보넷 사내(?)밴드니까 )



Time is ticking on, Too long to fake your smile.
But then you sold your soul for a leading role, So wear it for a while.
If I can′t hear the music and the audience is gone,
I′ll dance here on my own.

- James Blunt, [I can′t hear the music] 중에서


인터뷰의 마지막 즈음, 달군은 이런 말을 했다. 
“저는 태어나서 제가 노래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우리 엄마 아빠도 제가 어디 가서 기타치고 노래한다고 하면 되게 비웃거든요. 내용을 자세하게 모르시지만 기타를 들고 나가면 ‘너 그거 들고 어디 가니?'라고 물으셔서 ‘노래하려고..'라고 그랬더니, 부모님께서 피식 웃으시는 거예요. 사람들이야 괴롭겠죠. 확실히 괴로워한다는 것은 사무실 아래층 사람들이 얘기해줘서 알았어요. (웃음) 그래도 제겐 신기한 일이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1988년의 세상에서 벌써 스무 해가 흘렀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정복하고 복속시키는 경험이 착실하게 쌓여 만들어낸 지구 위의 일반 법칙은, 2008년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그리고 시간은 째깍거리며 계속해서 앞으로 가버리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음악을 듣지 못하게 되고 음악을 듣던 이들 또한 가버려도 여기에서 나만의 춤을 출 것'이라는 James Blunt 의 노래와 달군의 마지막 말은 닮아 있었다. 노래가 세상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던 1988년의 믿음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면서 나만의 춤을 출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폭죽을 터뜨리듯 파열음을 내며 세계에 작은 진동을 더하지 않을까. 누가 그랬다. 내가 춤출 수 없으면 그건 혁명이 아니라고. 이들을 보면서 역시 그럴 듯한 말이라고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크라잉넷의 ‘조금있으면 삭제됩니다'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한다. 모두 즐겁게 감상하시길.. 
http://www.mncast.com/mainFrame.asp?mainSubMenu=/player/index.asp%3Fmovie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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