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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50호 인터뷰]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김소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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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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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0호 / 2008년 4월 17일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김소혜를 만나다 


인터뷰 : 박규민(ACT! 편집위원회)
정리 : 박규민, 김주영(ACT! 편집위원회)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개관한지 어느 덧 4개월을 지나 여러 정기 상영회, 기획전, 장편 독립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다. 독립영화 전용관으로서 다른 일반극장과 차별화된 곳, 《인디스페이스》의 프로그래머 김소혜 활동가를 찾아가 활발히 상영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기획전, 프로그래머로서 갖고 있는 생각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구체적이고 많은 내용들을 담아내진 못했지만 현재 중요한 이슈들과 기획전들을 알아봄으로써 아직 전용관에 대해 낯선 사람들에게 관객으로서 관심을 갖고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ACT! : 인디스페이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김소혜 : 2007년 11월에 문을 열었고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독립 영화만을 상영하는 극장입니다. 일반 극장에서 독립 영화만을 1년 내내 상영하는 곳은 인디스페이스가 처음이고 굉장히 오랫동안 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애를 써주셨습니다. 처음 제안한지 7년 만에 성과가 이루어진 것이고 명동 중앙시네마 3관을 임대해서 상영하고 있습니다.



ACT! :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소혜 :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이 다른 사람들과 합의를 통해 골라지고 있고 개봉작들 외에도 다양한 상영 프로그램들이 인디스페이스에서 정기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프로그램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를 맡게 된 계기는 이전에 인디다큐페스티벌 같은 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 일을 했었고 거기서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 기회에 프로그램을 맡아 일을 했으면 하는 제안이 들어와 프로그래머로서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ACT! : 현재 상영되는 프로그램, 기획전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소혜 : 인디스페이스는 개봉관으로, 개봉이라 하면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하여 일정 기간 동안 관객과 만나고 정기적인 개봉 프로그램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 외에도 정기 상영회가 있습니다. 정기 상영회는 독립영화 중에서도 개봉되기 힘든 독립 애니메이션, 실험영화들을 매주 화요일에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째 주는 독립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둘째 주는 실험영화를 상영하고, 셋째 주는 인디스페이스와 함께하는 파트너 단체, 시민사회운동 진영, 소수자 진영의 단체들과 함께 사회운동과 맞닿은 부분의 이야기들을 영화 상영을 통해 풀고 있고, 넷째 주는 자유롭게 인디스페이스 회원들이나 인디스페이스를 찾아주신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들을 기획하여 상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특정한 시기동안 진행하는 기획전이 있습니다. 한국정신대 대책협의회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합니다. 일본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데 그것이 800회를 맞았을 때 인디스페이스에서 정대협(한국정신대 대책협의회)과 함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다큐멘터리들을 모았던 기획전이 있었습니다. 또 얼마 전에 끝이 났던 아시아영화펀드(ACF) 쇼케이스 같은 경우 부산영화제의 아시아시네마펀드, 아시아영화펀드를 통해 완성된 아시아의 독립영화들을 소개하는 자리, 이런 기획전들이 상시적으로 마련될 계획입니다.



ACT! : 인디 아카이브를 마련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아카이브의 접근 및 활용도는 어떠한가요? 다른 미디어센터들의 아카이브들의 경우, 장애인, 혹은 이동이 어려운 사람들은 이용하기 매우 어려운데 이에 대한 고민과 계획들이 있는지요?


김소혜 : 인디스페이스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인디 아카이브의 문을 열지 못하였습니다. 작품은 수집 중에 있으며 인디 아카이브를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은 회원가입을 하신 회원들에 한해서입니다. 대출은 어렵고 내부의 시설에서 아카이브를 이용해야 하는데 극장을 임대하여 사용하다보니 물리적인 한계가 있으며 극장 공간은 장애인 접근이 가능하지만 인디 아카이브가 마련된 사무실은 휠체어가 접근이 힘든 부분들이 있습니다. 아카이브의 이용에 대한 부분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데 지체장애인들이 아카이브를 이용하고자 할 경우 다른 방식의 활용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 확정된 상황이 아니고 인디 아카이브가 구체적으로 가동이 되지 않았기에 가동되기 전에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지 이야기를 통해 정리해 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ACT! : 인디 아카이브와 더불어 웹페이지도 아직 공식적인 오픈을 하지 않고 블로그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데요. 웹오픈 계획과 함께 웹접근성 문제에 대한 말씀도 해주세요.


김소혜 : 아직 웹페이지가 오픈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블로그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웹페이지는 제작 중에 있으며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 통합된 웹페이지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 또한 장애인 혹은 이용하기 힘든 분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 중에 있습니다. 극장 사업이 극장 사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확장하여 생각할 수 있는데 장애인 접근권과 관련한 눈에 보이는 물리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노력도 하고 있지만 장애인분들이 직접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장애인미디어운동네트워크(장미네)와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것도 극장에 있는 공간들을 많은 장애인들이 와서 활용하고 또 그것을 통해 독립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층을 더 확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독립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반 극장보다는 장미네 상영회나 인디다큐페스티발을 통하여 많은 장애인 관객들이 찾아와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더욱이 휠체어 좌석이 차는 것을 보고 앞으로도 계속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워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ACT! :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확대, 독립영화와 사회운동 연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인디스페이스를 모르는 분이 많으신데요.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김소혜 : 관객과의 대화는 개관 전부터 지속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없을 때에는 아무래도 아트시네마에서 예술영화 관객과 독립영화 관객이 혼재되어 존재했다면, 이제 독립영화 전용관이 생겼으니 독립영화 관객층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이 생기는데요. 아직 극장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독립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 자체가 소외된 층들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트너단체와 상영을 하는 것이 관객 개발의 측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반 상영 뿐 아니라 현재 중요하게 봐야 할 이슈들, 영화라는 상영 운동을 통해서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것을 독립 영화 전용관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박하게 필요한 기획전들을 마련할 여지가 항상 있고 상영에 대한 요청을 자유롭게 해주시면 함께 논의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ACT! : 프로그램이나 기획전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거나 좋았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김소혜 : 힘들었던 것은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은 것입니다. 영화제나 행사 때 이외에 일반 영화를 상영할 때에는 관객이 많지 않아서 ‘독립영화를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까' 라는 고민들로 좀 힘이 들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 말씀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일반극장에서 불가능한 상영회들, 장미네 통합 상영회, 반차별반대행동 상영회 같은 경우에도 일반 극장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단순 영화 관람이 아니라 사회운동과 연계해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기 위해서 상영관을 빌려주고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관람할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인디스페이스가 지금은 개봉작을 2주간 상영을 하고 있는데 2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마케팅 비용이 다른 영화들보다 많지 않아서 특정 요일은 개봉영화를 틀고 다른 요일은 그 전 영화들을 섞어가는 방식으로 해서 1주일 동안 3~4 가지 영화를 인디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개봉영화는 8주 정도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이러한 변화로 인해 얼마나 많은 또 다른 변화가 생길 것인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ACT! : 지금 정기 상영회는 파트너십을 맺은 단체가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상영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 상영회를 마친 장미네 통합 상영회, 반차별 공동행동, 수요시위 등과 같은 상영회는 사회운동과 연계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면 몇 달에 한 번씩 상영회를 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바라는 점은 혹시 파트너십 정기 상영회를 확대할 계획은 없는지요?


김소혜 : 질문에는 많은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디스페이스는 개봉관이고 장편독립영화의 상영기획을 해보자라는 것이 첫째 목적이고 정기상영회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방향을 잡아서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봉작을 장애인들이 볼 수 있는 화면해설, 한글 자막을 마련해서 개봉작을 통해서 상영회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상영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정기상영회 같은 경우 아직 확대 기획은 없지만 지금의 구조를 유지하되 그 관객들이 특정한 영화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영화전용관에서 하는 다른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그 과제를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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