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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6호 공동체상영운동] 인천 노동영화 정기상영회: 노동자들의 대안적인 일상문화의 모색

이전호(78호 이전) 아카이브/특집

by acteditor 2016. 8. 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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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노동영화 정기상영회: 노동자들의 대안적인 일상문화의 모색

 

 

최 영 준 (노동자 영상패 '씨')

 

1. 노동자들의 일상문화

노동자들의 일상속의 문화에서 영상매체는 어떤 지형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이 사회의 대부분의 다른 사회집단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 또한 자본주의 사회의 상업적 영상에 전적으로 포섭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노동자들에게 있어 일상적으로 접하는 영상매체는 퇴근하고 집에서 시청하는 T.V.와 간헐적으로 보는 비디오가 전부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 노조원만이 아니라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노조간부들 또한 다르지 않다.

물론 파업현장이나 집회에서 대안적인 영상을 접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은 파업이나 집회라는 일시적인 시공간에 국한되는 것이고 그들이 다시 돌아간 집이나 동네에서 일상의 문화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 것이다. 파업현장이나 집회의 문화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러한 일시적인 시공간에 국한된 행사가 반복된다고 해서 대안적인 영상이 노동자들의 일상속의 문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 년 전부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와의 단체협상 사항으로 매주 1회 점심시간에 현대자동차 영상패가 제작한 사내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매월 1회는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제작한 열열프로젝트라는 새롭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자신들의 사업장에서 상영되는 자신들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반응은 제한적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얼른 점심식사를 끝내고 밖에 나가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업장 내에서도 그러한데 퇴근하고 집에서의 노동자들의 문화는 상업적인 대중문화에 전적으로 포섭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영상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매체의 노동문화 경험을 본다면 노동자들의 대안적인 문화에 대한 관심은 파업시기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노동자들의 대투쟁의 시기에는 많은 노동자들이 현재도 일부 노동자들은 적극적으로 풍물, 노래, 율동, 영상의 매체를 가지고 자신들의 대안문화를 일상적으로 향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일반적이지는 못하다.

노동자들의 대안적인 일상문화. 어떠한 하나의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그것을 만들어 낼 수도 없고 문화적인 또는 정치적인 접근만 가지고도 그것이 해결될 수 없는 단기적인 목표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과정의 문제일 것이다. 인천 노동영화 정기 상영회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대안적인 일상문화에서의 영상이란 매체를 가지고 진행하는 하나의 모색이다. 오랫동안 꾸준하게 진행되려는 노동영화 정기상영회이지만 상당한 기간동안에는 소수의 노동자들만이 참가하는 작은 상영회에 머무를 것이다. 그렇지만 정기 상영회는 노동자들의 대안적인 일상문화를 만들려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작은 하나의 시도이자 실험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왜 노동영화 정기 상영회라는 형식인가.

현장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기획하여 노동영화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노동자들이 향유해야 하는 영화가 노동자들이 나오는 노동자들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여야만 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에 대한 모든 대안적인 영상들 여성, 환경, 인권 등등. 이 사회에 대하여 고민하는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형식의 영화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천 노동영화 정기 상영회는 그러한 이유로 프로그램의 기획에 있어 노동자 영상패 “씨”를 중심으로 노동자뉴스제작단과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4회를 진행하면서 주로 노동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상영하였지만 상영회가 자리를 잡아나가면 위에서 언급한 좀 더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영화와 영상물을 상영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왜 정기상영회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는 영화제라는 형식의 집중적인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또한 그만큼이나 소규모이면서도 여러 형식으로 진행하는 일상적이고 다양한 상영회가 지역에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제와 작은 상영회는 동시적으로 진행하고 모색되어야 하지만 지역에 영화제들이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생각해보면 작은 일상적인 상영회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3. 인천 노동영화 정기상영회의 현황

인천 노동영화 정기 상영회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인천지부 주최, 노동자 영상패 “씨” 주관, 노동자뉴스제작단 후원, 노동자 영상패 “씨”와 한국독립영화협회 공동 프로그램기획으로 진행한다.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6시 반에 민주노총 인천본부 지하 강당에서 진행하며 2005년 7월 28일 현대중공업 박일수 열사에 대해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만든 [유언]을 1회 상영으로, 2회에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문화부와 노동자뉴스제작단이 현대자동차 사내방송 제작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열열프로젝트]와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의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3회에는 “독립영화속의 노동: 또 다른 현실”에서 상영된 3개의 [빗방울 전주곡], [빵과 우유], [크레인 제 4 도크]를 상영하였다.

아직도 좋은 영화들이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만나는 기회가 활성화되지 않아 현재 인천 노동영화 정기 상영회에는 현장노동자들과 지역의 문화활동가들이 10-20명 정도 참가하는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작은 상영회를 일상적으로 유지해낸다면 그러한 상영회를 자신의 삶으로 즐기는 노동자들이 조금씩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상영회를 유지해내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영화제들과 그 외 다른 문화행사들이나 프로그램과 연결하여 지역의 통합적인 프로젝트가 되도록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인천노동영화 정기 상영회는 아주 작고 미약한 노력이지만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한 노동자들의 일상문화의 현 주소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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