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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3호 사회운동과 미디어] 한미FTA 2차 협상을 앞두고, 여론이 요동친다! - FTA 담론 지형과 독립 미디어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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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2차 협상을 앞두고, 여론이 요동친다!

- FTA 담론 지형과 독립 미디어의 역할

 

조동원(jonairship@gmail.com www.gomediact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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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자유무역협정(다음부터 FTA로 줄임) 2차 협상이 서울(신라호텔)에서 7월 10일부터 14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워싱턴에서가 아니라 이제 서울에서, FTA라는 협정문을 만들기 위한 두 번째 협상이라는 사건에 맞선 FTA 저지 투쟁이 벌어질 것이다. 이 자체도 사실 강력한 투쟁이 벌어져 협상이 결렬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될지 어떨지 모르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워낙에 그 간 전개되어온 FTA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드러난 어려움, 그 어려움은 FTA 자체가 갖는 성격에서 일정하게 기인한다.

한미투자협정(BIT)도 그랬고, FTA도 마찬가지로 투자나 무역 협정을 저지하고 반대하는 싸움이 되는 것인데, 싸우는 대상이 한국과 미국 정부와 초국적 자본이 연루된 국제 협상 형태라는 점에서 우선 그렇다. 싸움의 방식이라는 것이 또한 동원(mobilization) 투쟁의 수준도 있고, 이데올로기나 담론 수준도 있는데, 특히 후자의 경우 이 싸움의 대상인 협정 절차나 과정이나 내용 자체가 방대할 뿐더러 어렵고, 현재가 아니라 협정이 체결되면 어떻게 된다더라 하면서 미래의 삶을 예상하고 싸워야 하는 것이라 더욱 힘들다. FTA 체결되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주장과 담론을 펼치면 정부가 그렇지 않다고 나오는 것이고, 자원과 물리력, 그 기득권에서 게임이 안 되는 조건에서 반대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평택에 미군기지를 확장하겠다는 것과 그에 맞선 평화 투쟁으로 구체성을 갖은 전략적 유연성을 포함한 동북아의 군사정치적 정세까지 FTA와 겹쳐지는 현실에서 그에 대항한 투쟁의 추상성, 포괄성, 거시성은 동원 투쟁과 이데올로기 투쟁 모두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른다.

그런 차원에서, FTA 저지에 먼저 나서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주체들이 FTA를 집단적으로 자기 의제화 하는 동시에 미시적으로도 삶의 결들에 엇갈리는 것으로 풀어 나가기 FTA는 무척 낯선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각 부문과 지역에서 FTA에 대해 전격적으로 의제화 하고 실마리를 잡아 지속적으로 싸워나가는 것은 더디기만 하다. FTA 저지를 위한 상층 연대틀로서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다음부터 범국본으로 줄임)이 지난 3월부터 조직되어 왔지만, 노사관계 로드맵과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서 드러나듯이 민주노총은 동원능력 자체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전농은 지속적인 투쟁을 해왔으나 계속 수세적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FTA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게 되는 공공서비스 영역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많지만 동원 투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FTA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슈와 의제에서보다 아래로부터의 조직화 과정이 턱없이 부재한 상황이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과연 FTA 저지 투쟁의 어려움이 FTA 자체의 성격 때문만 일까? 범국본에 실무진으로 결합하고 있는 한 활동가는, 의제 자체의 스펙트럼이 넓기는 하지만, 문제는 말은 많고 행동은 적은 워낙의 관성적인 흐름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래에서 보겠지만, 이는 여러 군데에서 드러난다. 의제의 범위와 속도가 너무 넓고 빠른데, 현재의 역량과 자원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관성적인 운동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과 상황에서, 2차 협상이 코앞에 닥쳐 있다. 거의 메모와 같은 이번 글에서는 지금까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사회적 과정으로서 FTA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과 이슈들의 흐름을 단편적으로나마 추적하며, 2차 협상 시기, 그리고 이후의 미디어 전략을 짜기 위한 단초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 글은 수유너머의 활동가들, KBS 스페셜 “멕시코의 명과 암”을 제작한 프로듀서, 범국본의 선전홍보팀에 결합한 활동가들, 민중언론 참세상 등과의 인터뷰, 그리고 미디어문화행동에서의 토론을 거치면서 작성된 것임을 밝힌다. 글이 다소 길어졌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상세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싶어 그렇게 되었다.



참여정부의 선전선동!


정부가 FTA 체결의 필요성을 선전하기 위해 국정홍보처를 통해 38억원의 광고홍보비를 쓰고 있다. 국민의 세금인 이 돈으로 FTA에 대한 광고를 TV, 라디오, 인터넷, 지하철 옥외, 신문에 게재하고, 책자 및 간행물(‘한미 FTA가 뭐길래,’ ‘한미 FTA를 말한다’ 등)을 제작하고 배포하는데 쏟아 붇고 있다(“정부, FTA 광고홍보비 38억 집행,” 미디어오늘, 2006-06-18, “정부 대국민 홍보 ‘권한 남용’” 미디어오늘, 2006-06-18, “FTA 정책홍보, 선전·선동 수준”, 미디어오늘, 2006-06-18).

그 외에도 정부가 직영하는 웹사이트들을 통해서도 홍보는 지속되어왔다: 한국정책방송(http://www.ktv.go.kr), 국정홍보처 FTA 페이지(http://fta.news.go.kr) 그리고 한미FTA TALK! TALK! 라운지(http://fta.news.go.kr)까지... 이곳들까지를 포함해서 정부의 일련의 FTA 홍보의 문제는 FTA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조작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국정을 홍보하는 것이 선전선동으로 비판받는 것은 사실과 진실을 왜곡한다는 차원인 것이다. 한미FTA 체결은 곧 환상적인 미래를 약속하는 것처럼,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국제 경쟁에서 탈락해 파탄날 것이라는 으름장이 기본 논리 구조다. 단적인 예로, 돈 때려 부어서 거의 대부분의 TV와 라디오 채널에 쏟아내고 있는 광고를 보자: 국정홍보처 CF 보기. 엄청 쏟아냈으니 모든 미디어를 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 번이라도 볼 수밖에 없었을 텐데, 한마디로 협상 채결하면 뭐가 좋아지는지 누구에게 좋아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채,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도 않은 일본과 중국이 마치 체결한 것처럼 민족주의적 경쟁 구도를 부치기면서 무작정 파라다이스로 먼저 내달리자는 광고다. 이 이미지 광고는 여론호도와 기만술책이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국민을 우민화하는 한미FTA 홍보광고 - 정보통제하며 이미지로 여론호도, 독재 3박자”, 일다, 2006-06-28).

세금으로 선전선동을 벌이는 행태를 비롯해서, 아래에서 보겠지만 6월 4일에 방송된 KBS의 “멕시코 명과 암”에 대한 청와대의 전화, 7월 4일에 MBC의 PD 수첩("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 한미 FTA")에 대해 대놓고 공영방송들이 공정성을 잃었다고 불평 해대는 국정홍보처는 이미 언론에 대한 정부의 감시 역할(감시견?)을 해오고 있고, 사실 여부와 무관한 언론 보도에도 일일이 반박하며 과잉 대응 해왔다. 행정부에 위임한 권력 이상을 남용하는 처사라는 지적들은 당연하다.

그러다가 결국, 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대안매체’라던 “국정브리핑”에 지난 6월 14일자로 실린 “언론도 쟁점만 다루지 말고 객관적 정보 줬으면”이란 기사가 허위를 넘어 조작했다는 덜미가 잡히면서 완전 폭로되고 있다(“국정홍보처, '거짓 인터뷰'로 한미 FTA 홍보명의만 빌려 기자가 임의로 작성... 피해자 항의에 이름만 바꿔”, 오마이뉴스, 2006-06-30). 그런데 우리에게 문제는 (이를 문제제기하며 그러지 마시라고 말리는 것만이 아니라) 그 만큼 정부의 FTA 추진은 막나가고 있고, 권력을 남용하며 엄청난 자원을 때려 부어 미디어를 총동원 하고 있는 상황에서(국회는 뭐하고 있나~), 이에 대한 또 다른 ‘대안매체’의 대응 전략은 무엇일 것이냐 일 것이다.

 


FTA 저지하자는 범국민운동


대략 300여 개 민중운동 및 시민운동 단체들로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3월 말에 구성되었다. 그러나 FTA 반대는 범국본에서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공동투쟁이나 힘 있는 연대투쟁을 위한 네트워크가 목적인 연대틀인 것이므로, 지역/부문별 단체나 개별 주체들이 일정하게 알아서 하는 것이고, 범국본이 다 감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원을 하는 과정이 조율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워낙에 범국민운동이라는 형식이 갖는 전제 혹은 한계가 미시적이고 질감 있는 실천을 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다. 전략이나 계획이 없지 않으나, 실천할 수 있는 집행력의 부재가 엄존하고 있기도 하다. 그랬을 때, 공동의 전략과 여러 계획들은 각 소속 단체들의 능력과 실천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 범국본 내에서 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실천을 조직하는 선전홍보팀의 운영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FTA 저지하자는 범국민운동을 결집하는 범국본의 딜레마, 특히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실천 과정에서의 한계가 엿보인다.

현재까지 범국본 차원의 선전홍보 활동은 소수의 몇몇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고, 돈과 사람이 없다는 문제는 새삼스럽게도 정부의 때려 붓기 식 선전선동을 따라할 이유도 없지만 어쨌든 대적할 수도 없는 조건인 셈이다. 그렇다고 할 때, FTA 저지와 대안을 위한 대항 담론을 유통시키고 대중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형성해 내는 일은 각 단위의 참여와 실천을 통해 기대할 수 있다. 우선, 범국본 자체의 선전홍보 전략과 문제, 일정한 성과를 추적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볼 때, 여전히 전체 사회운동 진영은 미디어를, 선전홍보를, 대중 커뮤니케이션을 도구적으로만 이해하고 있고, 내부 토론과 교육, 대외 홍보에 집중하며 활용하는 차원에 그치고 있다. 대중적 감수성, 사회적 감수성을 감지하며 그에 조응하며 자극받고 자극하면서 풍부한 질감과 다양한 심도를 구사하는데 서투르다는 것이다.

FTA 저지라는 직접적 목적을 위해 행동을 기획할 때, 한편에 운동 사회 내부의 대중동원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있다면, 그만큼이나 중요한(더군다나 조직화된 운동 주체들조차 FTA를 자기 의제화 하기 쉽지 않는 상황에서라면) 관심 환기, 설득과 교육, 참여와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게 할 대사회적인 대중 커뮤니케이션이 또 한 편에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범국본의 선전홍보팀이 전략을 맡아 짜고 역할 분담을 조정하는 역할이 있는 것일 테지만, 범국본 전체적으로 이에 대한 중요성의 인식과 역량의 배치는 요원한 상태로 지속되어 왔다.

현재 부딪히는 문제를 보면, 전자, 즉 운동사회 내부, 작게는 범국본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그 형식과 절차를 따지느라 본론과 결론에 이르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한다는 것이다. 관성의 힘은 이와 같이 엄청나다. 단적으로, 범국본의 ‘공식’ 웹사이트의 초기 디자인에 대해 범국본 내부에서 말이 많았다. 아쉬운 대로, 인터넷의 젊은 층 이용자를 대상 층으로 한 웹사이트 메인 디자인은 감수성의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였는데, 이에 이질감을 느낀 운동 사회 내부에서 그에 대한 반발이 있었고 어느 단위에서는 보이콧까지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당시 올라온 글 중의 하나는, 이것이 으레 보아왔던 운동권의 웹사이트와 분위기가 달라 놀랐다고,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공식’ 웹사이트답게 하자는 내부의 주장에는 엄밀하게 볼 때 딱히 그럴 근거가 없는 것이었고, 문제는 “운동권”의 의연한 감수성만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회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상상력과 실험들을 계속 해나가야 하는 게 필요하다는 건 특히 FTA 저지 투쟁 국면에서 절실하며,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이게 뭐지! 관심을 갖고 자기 고민으로 안아 스스로 성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그렇게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자는 대중적 설득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찾는 게 우선할 작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집행력이 내외부에서 결집이 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범국본 조직 유지를 위해 선전홍보팀도 상황실을 지원해야 하는 일들에 치여야 하는 것 때문에 더 악화되어왔다. 성명 발표, 기자회견, 거점선전전, 집회하는 것도 힘겹고 이렇게 하고 있는 범국본의 내용조차 잘 퍼져 나가도록 하는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환류의 원을 내부에서 외부로 점점 크게 그릴 수 있는 노력들, 이를 위한 유통/배급과 효율적인 선전홍보; 노출 전략, 노출 기획이 필요하고 이는 일정하게 결집하면서도 분산적 네트워크 형태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크게 운동 사회 내부의 동원투쟁을 목표로 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선전홍보팀의 한 활동가는 단순한 실무 역량 배치가 아니라, 자기 운동을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실천적 파트너쉽을 맺으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적으로, 한미FTA 저저 지적재산권 분야 대책위원회(http://nofta-ip.jinbo.net)가 현재 12탄까지 해서 정기적으로 내놓고 있는 "대량 난감 - 한미FTA 지적재산권 쟁점 바로알기 릴레이 만화전"과 같은 활동은 그런 차원에서 눈여겨 볼 활동 방식이다.

다른 한편, 6월 전후해서 농성장도 설치하고 어느 정도 체계를 잡고 굴러가고 있다고 할 때, 우리가 믿는 진실을 사회적으로 확대시키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고, 저지시키는 것이 실무적으로 우선되어야 할 일로 배치되고 있고, 이제 본격적인 사업들이 추진되는 과정에 이르고 있다. 이제 좀 더 본격적으로 사회적 내용 확산, 사회적 공유를 통해, 물리적 투쟁만큼 중요한 여론, 담론, 이데올로기 투쟁에서의 질감 다른 기획이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마침, 2차 협상 시기는 그럴 수 있는 정치적 긴장과 역량이 결집되고 대중적 관심도 고조되는 시기가 아닌가.



FTA를 다룬 미디어와 여론


위와 같이, 정부를 중심으로 한 찬성측, 범국본을 중심으로 한 반대측의 구도 속에서, 미디어는 어떠한 담론과 여론과 사회적 토론을 이끌어 내고 있을까?

우선, 지배적 주류 미디어(주류 방송이나 신문 등)는 대체로 무관심으로 일관해 왔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워싱턴에서의 1차 협상 이후와 서울에서의 2차 협상을 앞 둔 한 달 새에 상대적으로 많아진 신문 기사들과 방송 프로그램은 여러 민생 현안들과 531 지방선거를 비롯해 특히 월드컵이라는 핫이슈를 뚫고 이제야 나오고 있다. 아래에서 보게 되겠지만, KBS 스페셜이나 MBC PD수첩 등의 다양한 뉴스 보도 및 시사 프로그램들이 월드컵으로 난리통이 되기 이전에 준비에 들어가 2차 협상 직전에 다행히 방송되어 나오는 것은 주류 미디어 내부의 변화와 외부의 개선 요구, 그리고 여론의 변화 간의 상관관계를 좀 더 정치하게 분석할 거리를 던져준다.


다른 한편, 인터넷 공간에서의 FTA에 대한 의견들도 처음에는 너무나 잠잠하다가, 어느 순간들에 특정한 계기들: 특히 주류 언론의 보도나 심층 프로그램이 나간 직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포털 이외에 정부 사이트들을 포함해 수많은 웹 공간으로 FTA에 대한 언론 보도나 기사들이 퍼 날라지고, 그에 대한 덧글 토론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월 2일 FTA 협상 개시 선언 전후부터 해서, 초기에 FTA의 문제를 다루며 정부의 졸속 추진 과정을 폭로하는 동시에 FTA가 불러올 재앙과도 같은 영향력을 분석한 것은 참세상, 프레시안, 민중의 소리 등의 진보적 인터넷 언론들이었다. 다른 곳들도 엇비슷할 텐데, 참세상의 경우 정부가 쉬쉬하는 초기에 문제를 들춰내고 미무역대표부 자료 보도하면서 선도적인 여론 조성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런데 지속적인 폭로와 심층 취재를 위한 역량과 정보력의 한계는 명확한 것이어서, 최근에 이르러 웬만큼 협상과 관련한 일정과 상황들을 주류 미디어가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역할이 축소되거나 보다 선명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담론 작업으로 인터넷 언론의 활동이 전환되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래에서 보겠지만, 최근 FTA가 네티즌들의 고조되는 관심사가 되기 전까지 연구공간 ‘수유너머’가 포털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FTA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온 활동은 몇 가지 점에서 돋보이는 것이었고, 초기에 포털에서의 FTA 관련 글들과 여론 환기는 수유너머의 지속적인 작업에 빚진 것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독립영화 및 미디어운동 단체들과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조직화 작업과 FTA에 대한 독립 미디어 활동이 이어졌다. 독립영화 활동가들이 영화인대책위나 범국본과 함께 선전과 교육을 위한 영상 작업을 꾸준히 해왔는가 하면, 한국독립영화협회를 기반으로 한 독립영화인들의 옴니버스 프로젝트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와 같은 작업은 FTA의 문제를 직접 다룬 단편들과 함께, 미쳐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함께 편집되어 현재의 FTA 문제를 보다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는 동시에, 4월부터 해서 독립영화운동 차원에서 “한미FTA 저지 독립영화실천단”이 조직어 활동해 오고 있고(http://www.indieaction.net), 작년 부산에서의 APEC 반대 투쟁과 홍콩에서의 WTO 반대 투쟁에 이어 한미FTA 저지 투쟁을 위한 미디어 문화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로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미디어문화행동”(http://www.gomediaction.net)도 지속적인 것들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실험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진행된 이러한 독립 미디어 활동들은 독립적인 동시에 다소 고립적인 방식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적인 담론 형성에  개입하고 대항적 담론을 추동하는데 있어서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미디어의 생산-배급의 기획과 실천이 아직 없는 탓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미디어를 통해 FTA의 문제를 대중(국민)의 관심사로 여론으로 형성하는데 있어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사실 이 글에서, FTA를 둘러싼 각 영역 미디어의 보도/관점 등의 일반적인 제경향을 분석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는데, 전략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심층적 분석은 필요한 일이다.)



사례1: 수유너머 등의 미디어 작업


정부와 범국본을 축으로 하는 찬성과 반대의 전선, 그리고 이 전선의 경계를 따라, 다양한 미디어 부문이 어떻게 FTA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여론 형성과 재형성의 과정을 밟아왔는지 아주 개괄적으로 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몇 가지 주목되는 사례가 있는데, 우선 수유너머의 작업이다.

이번 FTA 싸움에서 너무 과장이 아닐까 모르겠으나 초기에 연구공간 ‘수유너머’가 다크호스처럼 등장했고, 그 활동은 FTA에 맞서 싸우는 것이 갖는 어려움에 비추어 비교적 돋보이는 그것이었다. “걸으면서 질문하기 - 수유너머 대장정”, 젊은 층을 겨냥해 “우리의 미래를 팔아 먹지마”라는 제목의 대학로 난장, 산책시위, 그리고 2차 협상시기를 앞두고 미디어문화행동과 연계하여 비디오와 라디오 제작(과 온라인 배급) 작업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리와 웹에서의 활동들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포털 사이트들을 활용한 지속적인 담론화 작업이 주목된다.

지난 4월 초, 한창 범국본이 출범하고 각 부문 공대위들이 조직되는 시점에서 학술연구 단위로서 결합한 수유너머는 내부 회의를 통해 자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연구실 게시판의 신설이나 별도의 웹사이트 개설 등의 의견이 오가다가, 대중적 접근성을 고려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카페 개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로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일삼은 사람들이 연구 공동체를 이룬 수유너머(http://www.transs.pe.kr)에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아 퍼나른다는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첫 회의 자리에서 곧바로 네이버에 F-키라 카페(http://cafe.naver.com/ftakiller.cafe)를 개설하는 기염을 토했다(당시, 포털 사이트들이며 블로그를 뒤져도 관련 카페나 블로그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이다).

FTA에 대해 공부하면서 글 올리며 카페를 운영 해나갔고, 평택 사태가 격화되는 과정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미디어다음 아고라(공개토론방 http://agora.media.daum.net/)에 글들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그에서 그치지 않고, 올려진 글들이 미디어다음의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게 하기 위해, 연구실 사람들과 네이버 카페 회원을 중심으로 “추천”을 조직했다. 전체적으로 수유너머에 평균 7-8명이 일상적으로 역할 분담하여 이러한 글 생산과 퍼나르기 작업, 추천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 이 참에 알게 된 사실은, 소위 ‘대문에 탑’으로  뜨게 되는 게 수많은 사람들이 클릭하고 추천해서 될 일도 아닌 게, 대략 10명 정도가 추천하고 덧글이 좀 붙어서 자기증식 하듯이 되면 메인에 등재된다는 사실이다. 현재에도 F-키라에서 미디어다음/아고라/네티즌 청원에 “항의합니다(서명하기) - 준비 없는 한미FTA 협상 중지를! 가 진행 중에 있다.

수유너머는 이 참에 포털을 활용하며 인터넷을 대중 담론화를 위한 공간이자 도구로 활용한 것이 처음이었고, 그러면서 포털의 문제와 그에 대한 기왕의 비판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접근성을 고려한다는 차원에서 유효한 측면이 있다고 본 것이었는데, 오히려 직접적으로 느낀 한계는 포털 때문이라기보다는 글이라는 소통 형식 때문이다.

포털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라는 게 기조, 문체, 분량 등에서 콘텐츠가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글은 길어지게 마련이고, FTA에 대해 갖는 어려움은 여기서도 확인되는 바, FTA에 대한, 평택 미군 기지 확장의 배경이 되는 전략적 유연성 사안에 대한 대항 담론은 더군다나 무게 추를 단 듯 무거워지기 일쑤였던 셈이다. F-키라 카페에 가입한 중고등학생들은 중요한 문제라고 느꼈다고 하면서 플래쉬나 만화로는 안 만들어주시나요? 라고 묻기도 했다. 현재는, 그렇다고 상세하게 의견과 주장을 풀어내는 분석 글과 같은 무거운 텍스트들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며, 이를 계속 해 나가면서도 조삼모사 패러디나 칼이쓰마, 인터넷 만화들과 같은 가벼운 텍스트들도 동시에 작업하는 것으로 접근해 가고 있다. 이것들 간의 상호 연계와 흐름을 잡아나갈 수 있다면, 대중들에게 정보가 주어지는 방식의 문제를 치밀하게 기획해 볼 수 있다면, 인터넷에서의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히 선정적이고 흥미 위주로 치부해 버리고 방치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유너머에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일관되게 인터넷을 탐색해 본 것, 비교적 폭넓은 대중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장에서 FTA에 대한 대항 담론을 형성해내려고 한 것은 포털 웹사이트들이 갖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사례이다. 더군다나 인터넷을 통해 출발하고, 거리의 행동으로 모아가는 것이 기조였다는 점에서 인터넷 여론전에만 매달리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렇게 지속되고 있는 수유너머의 일련의 활동은 학습 공동체로서 탄탄한 내부 결속력을 가진 집단이 자율적인 행동 기획과 실행을 해나갔다는 점; 즉, 업무로 한 게 아니라, 같이 생활을 하면서 한 것이라고는 점이다(반면, 동시에 네이버 카페에 평택 서울대책위에 결합하여 올해도 농사짓자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여기서의 역할분담은 활동가들 간의 업무로 되면서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했다고 한다). 물론, 짧거나 길거나 FTA에 대해 뭔가 글을 빨리 많이 쓸 수 있는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생산한 텍스트들이 있고 보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어지고, 살포할 수 있는 곳에 자연스럽게 살포해왔던 것이다.

수유너머의 이러한 소규모 집단 기획과 행동은 그 자체로 고립될 수도 있었지만, 폐쇄적이지 않고 개방적인 형태를 취했으며, 범국본 선전홍보팀에도 결합하거나 다른 미디어 단위들과 협력해나가고 있다. 범국본에서도 수유너머의 작업을 통해, 포털 데이를 정해 포털 사이트 등에서 FTA 반대의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인터넷에 FTA반대의 농사를 지어요!”). 덧붙여, 위키위키라는 온라인 문서 작업 툴을 이용한 "우리 손으로 편집하는 FTA대사전 프로젝트"(http://ftadic.ba.ro/) 역시 주목할 만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범국본 웹사이트에도 배너가 달려 있다.


사례2: NA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KBS 스페셜)


필자가 아는 한에서, 주류 방송에서 처음으로 FTA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프로그램은 지난 6월 4일에 방송된 KBS 스페셜의 “NA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일 것이다: 프로그램 보기 이를 제작한 이강택 PD가 이를 기획을 하기 시작한 것은 FTA 협상 개시가 선언된 2월부터였고, 3월에 3부작으로 제작 기획안을 낸 후에 한 달이 지나도록 확정이 되지 않아 한 달 동안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1편으로 축소된 채로 4월에 본격적으로 제작 기획이 들어가고, 5월에 현지 취재를 했다고 한다.

처음에 3부작으로 기획될 때의 내용은 이렇다. 1부는 미국이 뭘 노리나! 업계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를 추적 하면서, 이전의 협상들에 비추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고 2부는, 당시만 해도 FTA 말 자체도 생소했기 때문에 그 실체를 보여줄 필요성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의 사례를 다루는 것이었으며, 3부는 토론 형식을 취하든 해서 FTA 협상 대상이 되는 각 부문들의 쟁점을 세부적으로 짚어보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획안에 대한 프로그램 제작팀 내부의 반응은, 정부가 추진하는 것이니만큼 부담스럽다, 의제가 되겠느냐, 더군다나 3부작으로까지 갈 필요가 있냐 등이었고, 6월초에는 뭔가 방송이 되어야 하고, 1편이라도 혼자라도 가서 하겠다고 하였고, 의제 설정을 위해 3부작 중, 2번째의 멕시코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멕시코로 향했다고 한다. 여전히, 하필 왜 멕시코냐는 반응들이 있었지만... 처음의 제목은 “멕시코의 교훈”이었는데, 초점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 준비과정이 어떠했고 협상 이후 어떤 대책들이 있었는가로 잡아, FTA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관점은 아닌 것으로 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방송 나간 다음날(월요일), KBS로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기도 했고, 곧바로 국정홍보처 브리핑에서 반박자료를 내보내기도 했다(“94년 멕시코와 미국, 2006년 한국과 미국 - [한미 FTA] 경제구조·지표·기술수준 등 역량에서 커다란 차이”, 국정브리핑, 2006.06.08). 공정성을 잃었다는 게 요지다.

이 프로그램의 위력은 인터넷을 통한 여론 동향을 통해서 확인된다.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멕시코 현지 방송코디네이터를 했던 사람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멕시코 NAFTA의 그늘, 그 참담한 현장을 가다”, 2006-05-29)이 미디어다음 탑에 뜨고, 조회수가 11만이 넘었다. 또한 ‘민중언론 참세상’에서도 프로그램 방영되기 전에 제작자인 이강택 PD를 직접 인터뷰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도록 자극이 되었다(“4일 저녁 8시, KBS스페셜에 주목! - [한미FTA저지특별기획](25) 이강택, '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참세상, 2006-06-02). 이러한 정보들이 퍼져나가면서, KBS 스페셜 보기 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범국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KBS 스페셜을 챙겨보았다.

멕시코 명과 암 방송 이후, 또 하나 흥미로운 일은 F-키라 카페에 가입하는 회원 수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한두 주 사이에 100여 명이 가입을 하더라는 것이고, 수유너머의 활동가들은 “역시 거대 미디어를 무시할 수 없구나... 우리가 큰 방송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이상, 인터넷이 그나마 활용해야 할 장이구나” 느꼈다고 한다. 그 가입인사를 봐도 처음에는 거의 없던, 개인적인 의견들이 묻어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아~ FTA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이젠 살갗으로 느껴지네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해요! 자주 들를께요~” 등(보다 많은 이야기들은 진보블로그 F-killer 참조).

주류 미디어가  FTA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KBS 스페셜의 멕시코 사례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례는 훨씬 풍부해질 것이다. 이미 일부 신문사나 방송사들에 FTA 특별취재팀이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5월 전후로 해서 9시 뉴스에서 매일 한 꼭지 기사로 한미FTA를 다루어 왔고 6월말 7월초의 MBC의 100분 토론이나 PD 수첩("론스타와 참여정부의 동상이몽 - 한.미 FTA")은 멕시코의 명과 암에 이어 FTA가 핫이슈로 되고 여론이 요동치는데 적절한 시점의 중요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KBS 스페셜은 또한 7월 9일, 2차 협상이 시작되기 전날, “한미 FTA -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준비하고 있고, MBC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2차 협상이 이루어지는 한 주간 fta특집을 편성해 놓고 있다고 한다.



F-키라와 멕시코, 대략 두 가지 정도를 지금까지의 FTA 저지 투쟁에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특이한 사례로 들었다. 범국본의 경우 선전홍보에 대한 보다 다양한 실험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도 반추해 볼 수 있는 사례들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의 선전홍보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만들어서 어느 정도 배포되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보다 엄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관행적으로 그냥 만들기만 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독립영화실천단이나 미디어문화행동 같은 독립 미디어 단위에서도 고분분투 하고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뭔가 생산되는 것을 아직 볼 수 없다는 사실에서부터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뭔가 하나에 초점을 맞추어, 가령 대중 여론전을 펼친다거나, 조직된 주체의 동원투쟁을 위한 선전홍보를 기획 실천한다거나, 진중한 다큐멘트를 한다거나 뭔가 전략에 따른 지속적인 행동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배급과 유통, 그야말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개입과 영향력 있는 참여에 대한 전략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2차 협상 시기, 그리고 그 이후, 독립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단초들


조금만 생각해 보면, FTA를 당장이라도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것 같이 오버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심지어 국민 대중의 무관심이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 자기 전략일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협정을 맺어온 과정이 모두 비밀주의와 이면합의에 의한 것이었으니, 국민의 무지를 핑계 삼아 맘대로 하고 싶은 것인데, 이게 뭐냐, 왜 이렇게 하냐 떠들고 하니까 불리해져서 어쩔 수 없이 공익을 압도하는 국익 광고도 하고 하지만, 여전히 추상적이고 애매하며 어쨌거나 FTA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당연히 최대한 알려내는 것이다. 이 사회의 통치권에 근거가 되는 전체 사회구성원들이 최대한 많이 알고 반대하고 대안을 찾자는 목소리를 낼 때까지 알려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뭘 알려낼 것인가? 서울에서의 2차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 그리고 3차, 4차 협상이 2-3 개월 간격으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알려내야 할까?

우선 이를 위해서는 여러 의제들의 스펙트럼을 볼 필요가 있다. 의제의 발견은 절차의 문제 - 협상 내용의 문제와 그 파괴적 결과 - 협상 저지 필요성 - FTA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 등으로 압축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의제들이 대중동원과 여론 선전을 목표로 해서 다양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위에서 보았지만, 절차의 문제 - 협상 내용의 문제와 그 파괴적 결과 - 협상 저지 필요성까지는 이제 주류 신문과 방송사에서도, 시민사회단체들이나 종교계, 대통령 전현직 측근인사들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여론의 방향이 졸속은 안 된다, 지금 하면 안 된다, 잘 준비해서 해야 한다, 더 나아가 531 선거 결과도 봐보니 다음 대권을 고려하여 보다 준비된 신자유주의 세력에게 FTA 협상을 넘겨야 한다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면서 FTA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이라는 대항 담론이 형성되는데 까지 이르지 못할 수 있으며, 여차저차해서 일단 FTA 협상이 중단될 수도 있지만, 연기되는 것이라면 실제로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는 게 될 수 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이게 뭔지도 모르도록 한 채 FTA 협상을 체결하는 것만큼이나, 운동 진영이 가진 대중동원의 강력한 투쟁력을 통해 FTA가 저지되었는데 대중들은 여전히 FTA를 체결하려는 것의 의미, 그 주도 세력들에 대해, 노무현 정부와 초국적 자본과 미제국과 국제 기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해 모르고 있다면 그건 투쟁의 진정한 승리가 아닐 것이다. FTA 저지는 이 자체로도 엄청 힘들고 어려운 일임에도, 더 악화되는 민중의 생존권과 미제국의 식민지가 되는 것을 그나마 한 차례 막아내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당연히도, 현재 FTA를 둘러싼 문제의 본질이 FTA라고 하는 국제적 무역협정 사안에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의 사례를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듯이, FTA는 구실이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목적인 것이고, 자유무역은 곧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고, 그것은 외부충격을 통해 구조 조정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 구조조정은 노동유연화, 국가 규제 철폐,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등을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 FTA 이전에라도 민중의 생존권은 파괴되어 왔으며, 미제국의 정치경제적, 문화정치적 식민화 과정은 진행되어 왔다. 노사관계 로드맵이나 비정규직 관련 악법 재정, 저작권법 강화, 신자유주의적 융합미디어 추진, 지역 개발 정책으로서 행정도시나 제주도 등의 경제자유구역, 새만금, 부안, 평택 등 지역과 부문별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저항 흐름이 개별화되어 FTA 저지 투쟁과 연계가 안 되어 왔을 뿐이다. FTA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완결판인데, 그러니 이 완결판만 저지하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초점이다. 독립 미디어는 이를 선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졸속 추진이나 절차의 문제는 어느 정도 여론 환기와 대중적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때, 협정문 초안이나 2차 협상의 주제들과 협상 내용을 분석해 들어가면서, 협상 내용의 문제와 그 파괴적 결과, 그러면서 FTA의 본질에 육박해 들어가는 담론화의 전략이 절실하다. 현 국면에서 저지 자체의 결과가 직접적인 목표라면, 다양한 영역의 운동 주체들을 비롯해 서민, 시민, 대중들이 이 이 참에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피부에 와 닿아 소름끼치는 이성/감성적 인식을 하는 교육 과정, 더 나아가 대안 사회를 위한 변화의 기획에 참여하고 행동하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들이 마련되고 추구되는 것이 더 큰 목적이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2차 협상 시기는 FTA가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주류 언론이  부각시킬 수도 있을 만큼, 혹은 주류 언론이 애써 외면하더라도 엄연히 서울에서 협상이 이루어지는 “사건 발생” 상황에서라면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적 관심이 집중적으로 환기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동시에 한미FTA에 대한 집약적이고 종합적인 투쟁이 이루어지는 시기인 만큼, 대중 여론이 새롭게 형성될 수 있는 핵심적인 국면의 하나가 될 것이다.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신문에서, 라디오에서 TV,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계속 나오는 이야기들, 그 어느 시기보다, “모르면 간첩”까지는 아니겠지만 도대체 FTA가 뭐길래 왜 저렇게들 난리냐며 대중적인 관심의 영역으로 포착될 수 있는 시기이고, 이는 곧 가장 유력한 대중 정치 교육이 밀도 있게 기획된다면 효과를 발휘할 중요한 시기 중의 하나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독립 미디어는 이러한 여론의 동학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선전과 교육의 정치적 관점을 명확히 하며, 자그마한 것이라도 지속적으로 집중하며 제작하고 배급하고 토론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을 기획하고 무엇보다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답습하지 않으면서 자율적인데, 지속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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