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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4호 해외소식] 멕시코 와하카 지역 여성들, 방송국을 점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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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8.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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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4호 / 2006년 8월 14일

 

 

멕시코 와하카 지역 여성들, 방송국을 점거하다.
 
이진행 ( ACT! 편집위원 )
 
 
최근 멕시코의 한 지역에서 여성들이 방송국을 점거하여 기존 방송을 중단시키고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물을 방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선거 부정 문제로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활발하게 표출되고 있는 멕시코 지역이지만, 이들의 문제의식과 요구는 보다 지역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것이었다. 급하게 모아본 정보를 가지고 이들의 투쟁을 재구성해보았다.
2006년 8월 1일 화요일 아침, 멕시코 와하카(Oaxaca) 지역에서 2,000여명의 여성들이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냄비와 프라이팬스푼, 그리고 피켓을 들고 시내 중심부를 행진했다.
이 중 350여명의 여성이 오후 1시 30분쯤 주 정부 채널인 9번 방송국에 들어가서 방송국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아무도 이 여성들을 막지 않았으며, 방송국 밖에는 천여명의 여성들과 학생들이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방송국 점거 후 두 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 30분, 9번 채널은 방송을 중단하게 되었다. 방송국을 장악한 여성들은 방송 중단 한 시간 정도가 지난 뒤, 지역 대학에서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국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방송국 장악 은 어떠한 반대와 저항도 없는 평화로운 과정이었으며 부상자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내고, 청취자들에게 물과 식량, 사수대를 모아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현재 FM과 AM 두 개의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고 있으나 TV는 아직 방송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특히 TV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이 참여해주기를 요청했다.
저녁 7시에 채널 9번의 TV 방송이 다시 시작되었다. 사운드는 형편없고, 노이즈도 심한 상태였지만, 와하카 민중 연합(APPO)의 여성들이 직접 만드는 방송이 드디어 전파를 타게 된 것이었다. 6명 정도의 여성들이 현수막 앞에 앉아, “이번 투쟁은 남성들의 개입 없이 여성들에 의해서 준비되고 추진된 것이다. 채널 9번은 언제나 우리에게 거짓만을 이야기했을 뿐, 올바른 정보를 준 적이 없다. APPO는 민중이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우리는 이 공공 채널을 장악했다. 이것은 역사적인 투쟁이다.“라고 밝혔다. 여성들의 승리 방송 이후에는 지역 공동체의 주체들이 제작한 영상물들이 방송되었다.
다음날인 수요일 아침에는 6월 14일의 집회 당시 촬영했던 비디오들이 모두 방송되었다. 무장한 경찰이 공격하는 장면, 병원에 있는 부상당한 교사들과의 인터뷰, 집회, 행진, 회의 등의 장면이 담겨있었다. 이 비디오는 이전에 어떠한 방송국에서도 방영되지 않아, 처음으로 방송 전파를 통해 공개된 것이었다.
이번 집회와 방송국 점거 투쟁은 와하카 지역의 교사 운동 단체인 APPO의 주도로 여성 교사들과 학생들의 어머니 등 여성들이 참여한 것이었다. 이들은 무상 교육이 멕시코 헌법에 의해 보장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등록금, 교복과 교과서를 위한 비용을 지불해 온 것에 대해 항의하며, 주정부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와하카 지역은 버젓한 학교와 교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제에 직면해있고, 최근에는 공립 학교의 등록금 문제 등이 이슈가 되고 있다.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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