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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0호 이슈] 열린채널 6년, 열고 닫음의 문제가 아닌 확대의 계기로 가야 한다. - KBS의 역할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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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0호 / 2007년 4월 9일

 

 

열린채널 6년, 열고 닫음의 문제가 아닌 

확대의 계기로 가야 한다.

- KBS의 역할을 중심으로 -


권순택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시민사회단체 협의회 간사) 

User Created Content. 일명 UCC 열풍의 시대다. UCC의 탄생을 두고 "상업적 목적에 의한 것이다" 혹은 "아니다"라는 논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이런 논란의 지점을 떠나서 중요한 것은 UCC가 현재 TV를 켜더라도 인터넷을 접속하더라도 열풍이라는 말도 모자랄 정도로 대세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KBS의 <개그콘서트>의 '마빡이'라는 코너는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동영상으로 인해 더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었고, 다른 방송사 역시도 UCC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또한 요즘은 기업광고를 시민들이 제작한 UCC로 대체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UCC 제작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신문도 이에 뒤질세라 UCC 열풍에 대한 기사 쓰기에 바쁘다. 그러나 UCC란 용어가 회자되기 이전부터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이것이 지상파를 통해서 전파되도록 요구해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열망들이 모아지는 속에서 2000년 방송법의 개정으로 시민의 방송참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시창자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항들이 포함됐고 그 속에서 대표적 지상파 공영방송인 KBS에 시청자 액세스 프로그램에 관한 편성을 강제하면서 탄생한 것이 <열린채널>이다.이렇듯 2001년 5월 5일 첫 방송으로 시작된 <열린채널>은 어느덧 6년이란 시간을 가지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열망으로 인해 제작되는 <열린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운영에 있어는 그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이중심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제작자와의 상의 없이 편집되거나 혹은 25분물을 12분물로 재편집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청자참여프로그램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시청협)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퍼블릭액세스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열린채널> 운영의 기준이 되고 있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지침’을 개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내용은 이러하다. 
열린채널의 운영과 프로그램 선정을 담당하고 있는 시청자위원회 참여프로그램 소위원회의 구성을 6인에서 9인으로 변경하고 시청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하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외부 전문가 3인을 추가 구성할 것을 요구한바 있다. 외부 전문가 3인에는 퍼블릭 액세스 활동에 대한 연구자와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미디어 활동가 등 풍부하고 다양한 소위원회 구성의 포함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실제 액세스 주체들과 <열린채널>을 열심히 시청하는 시청자, 그리고 퍼블릭액세스 연구자들이 모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현재 드러나고 있는 <열린채널>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 테이블로서 기능하도록 하여, 퍼블릭액세스로서의 <열린채널>이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제안으로 참여프로그램 소위원회의 회의내용을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 원칙에 대한 운영규정 조항을 선정/불선정 여부와 그 이유에 대해서 문서를 통해 방송신청인에게 고지한다는 내용으로 수정제안 한 바 있다. 이는 회의내용을 전부 공개한다기보다는 회의 내용의 종합된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요구이다. 이는 심사 주체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요구라고 보고, 이를 통해 국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경향과 한계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불선정의 이유를 명확히 함으로써 방송신청인이 다른 작품을 구상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KBS 시청자위원회 참여프로그램 소위원회가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분기별로 정례화하는 조항을 명문화 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상시적으로 시청자들과의 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열린채널>에 대한 고민의 폭을 넓힐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 한편으로 송출용 테이프의 경우 제작 의무가 방송신청인에게 되어 있는 현재의 조항을 KBS에서 하는 것으로 수정할 것이 제안되었다. 이는 기존 시민제작자들이 호소하는 어려움 중 하나로 <열린채널>의 로고를 편집하여 삽입한 디지베타 규격의 송출용 테이프를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하여 제출하게 되어 있는 현재 절차에 대한 변경 요구이다. 이에 대한 경험이 없는 제작자들은 <열린채널>에 대한 접근 자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KBS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설과 기술력으로는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인 만큼, KBS의 지원을 통해 좀 더 시청자들이 제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외에도 제출하여 선정된 프로그램을 제작자와의 협의 없이 KBS가 편집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9월에 방영된 문정현 제작자의 ‘꿈이 자라는 땅’이 제작자와는 사전 동의 없이 3초를 삭제하여 방영한 것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는 단순한 3초라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에 대한 KBS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제작자가 시청자들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위의 내용들은 시청협에서 17기 KBS 시청자위원회 참여프로그램 소위원회 위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서 전달한 내용들이다. 이 자리에서 소위원회 위원들은 23분물을 12분으로 줄이라는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부분과 제작자와의 사전 동의 없이 삭제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송출용 테이프 제작을 KBS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방송시간의 확대에 대해서는 1년 동안 응모된 작품의 성격, 편 수 등을 고려하여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물론 간담회 자리에서 논의된 부분이 시청자위원회에서 어떻게 논의될지, 그리고 어떻게 실제 <열린채널>의 운영에 반영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지만 이러한 소위원회 위원들의 전향적인 모습은 <열린채널>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으로서 <열린채널>이 최소한도로 갖춰야 하는 부분에 해당되는 것이지 한국사회 내 퍼블릭액세스권을 확장시키는 데에는 미흡한 지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제는 이러한 <열린채널>과 관련된 문제점을 논의하는 수준을 넘어 퍼블릭액세스 확대의 개념 속에서 <열린채널>을 사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의 변화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시청자들의 방송접근권을 확대하고,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 단순히 편성되어 방영된다는 개념을 넘어 많은 시청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와 시청자들의 역할이 있음은 물론이고 <열린채널>이 방송위원회 방송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방송위원회의 역할도 당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열린채널>의 편성과 지원의 역할을 담당하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역시 가지고 있는 KBS에서 우선적으로 <열린채널>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으면 한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열린채널>이 방영되고 있는 KBS에서 고려해야 할 지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편성시간의 부분이다. 현재 <열린채널>은 방송에서 지정하고 있는 100분(매주 25분)만을 방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1개월에 들어오는 작품이 많게는 15편 이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이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이는 시청자들의 제작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것에 비해 법제적인 부분과 방송사의 퍼블릭액세스권에 대한 관심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KBS의 <열린채널>이 먼저 나서서 방송시간을 확대하여 시청자들의 권리를 좀 더 넓히는 역할들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현재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에 의해 방송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국회에서 통과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KBS에서 나서서 먼저 편성시간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타방송사에 적극 제안하고, 그래서 국회를 압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가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의 명확한 역할에 해당되는 것이다.
둘째, 장르의 부분이다. <열린채널>은 다큐멘터리, 드라마, 영화, 쇼, 오락 등 어떠한 구성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제적으로 다큐멘터리에 치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신청 작품이 다큐멘터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열린채널>의 발전상을 두고 봤을 때 한 장르에 작품이 편중되어 방영되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편성으로 시청자들이 좀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열린채널>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에 대한 KBS의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셋째, 편성시간대의 부분이다. 현재 <열린채널>은 KBS 1TV에서 토요일 13시 10분에 방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은 시청자들의 TV시청이 많지 않은 시간이다. <열린채널>을 프라임시간대로 변경하는 것을 제안한다. 현재 시청자들은 불륜, 출생의 비밀 등 뻔한 드라마 스토리에 식상함을 넘어 질려 있는 상황이며 연예인들의 신변잡기가 난무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실망하고 있다. 이에 KBS에서 파격적으로 <열린채널>을 프라임시간대에 편성하여 방영하고 그 내용들을 풍부히 한다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또한 시청자들이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퍼블릭액세스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네 번째, 제작지원의 확대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이제는 KBS의 자료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열린채널>에 제출할 작품을 구성하고 제작하는 높은 수준의 KBS의 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때라고 본다. 방송사가 보유하고 있는 세트장 혹은 KBS의 내부 장소의 지원으로 시청자 제작자들이 사극에도 도전해보고, 쇼?오락프로그램도 만들어보고,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칠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회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시청자들이 제작하고자 하는 장르를 제작자들이 경험 등이 없어서 기획단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KBS에서 나서서 기획과 구성에 대해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 역시 제작지원의 큰 틀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다섯 번째로 제작지원비도 확대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겠다.
<열린채널>은 6년이란 시간동안 방영되고 있고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짊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 그만큼 <열린채널>이 부흥되었던 측면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열망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 이제는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시각을 변경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은 미디어의 소비자였던 시청자들이 제작의 한 주체로서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퍼블릭액세스가 가지고 있는 의미로, 한국사회 내에 미디어에서 소외되었던 주체들이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구로서의 역할과 이를 통한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결국 한국사회 내에 존재하는 불평등의 구조를 바꿔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열린채널>에서 시청자들의 엑세스권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서 확대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때이다.
이제 KBS의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열린채널> 방영이 아닌 공영방송으로서의 KBS를 사고함으로써 “어떻게 하면 더 참여를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KBS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지?” 더불어 “어떻게 하면 미디어에서의 소외계층을 안고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과 질문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필요가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KBS의 존재 이유임을 KBS에서 잊지 않고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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