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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4호 현장] 매주 수요일 나를 UP시켜주는 더하기 하나! 다큐멘터리 정기상영회, [다큐플러스 인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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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4호 / 2007년 8월 10일

 

 

매주 수요일 나를 UP시켜주는 더하기 하나!

다큐멘터리 정기상영회, [다큐플러스 인 나다]


이현희 ([다큐플러스 인 나다] 기획팀) 
다큐멘터리 영화 좋아하세요? 
올 한해는 김명준 감독의 <우리학교>와 인천유나이티드 축구선수들의 모습을 다룬 <비상>처럼 몇몇의 주목받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었습니다. 극장에서는 쉽게 만나보지 못했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같이 보고 즐긴다는 건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여전히 일상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접하는 건 쉽지 않지만, 매주 수요일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수 있는 [다큐플러스 인 나다]가 지난 7월 4일 첫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관객들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감독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줍니다.
단지 영화제에서 한두 번 상영되어 많은 관객들과 만나지 못했던 작품들, 혹은 다양한 담론과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는 그 곳.
대학로 하이퍼텍나다에서 일주일에 한번, 관객들에게 다큐멘터리 영화의 참맛을 보여줄 [다큐플러스 인 나다]입니다. 

당신이 지난 가을과 봄 사이 놓쳤을지도 모를 다큐멘터리들 

[다큐플러스 인 나다]의 첫 기획 상영전은 당신이 지난 가을과 봄 사이 놓쳤을지도 모를 다큐멘터리들이다.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영화제 외에는 상영기회가 극히 드물다. 특히,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안타깝게 놓쳤던, 혹은 한 두 번의 영화제 상영만으로 그쳤던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사 진진,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 영화평론가, 다큐멘터리 애호가 등이 모여 꾸려진 기획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인디다큐페스티발 등에서 상영되었던 작품들을 보고, 최종 9편을 선정하였다. 동성애 문제, 이주여성 문제, 비정규직 노동 문제,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9편의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와 함께 첫 상영작 <Out: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여성영상집단 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6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다.

특별한 공간, 특별한 관객들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영화가 지닌 특성상 영화제 외에 노동현장, 혹은 대안적 공간, 혹은 현장에서 주로 상영되었다. [다큐플러스 인 나다]를 찾아와 주는 관객들 중 대부분은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특별함을 느꼈다. 그리고 영화 상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는 것은 관객과 감독 모두에게 정말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다큐플러스 인 나다]에서 새롭게 발견한 점은 정말이지, 관객의 발견이다. 솔직히 말하면, [다큐플러스 인 나다]의 관객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들은 영화에 대해 너무나 진지하게, 혹은 새롭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영화상영보다 더 긴 “감독과의 대화”가 단적으로 보여주는 ‘관객의 발견’은 흔히 이용되는 말처럼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닌 현실성,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 내 주위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관객들 스스로가 느끼고 함께 고민하고, 창작자에게는 다른 지점의 시선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거다. 

관객 : 영화를 보면서 여자라는 이름이 참 가혹하다고 느꼈다. 이 분들이 노동자이기 전에 여자로서 겪는 일들이.

감독: 이게 시그네틱스가 아닌 다른 집단, 다른 장소에 적용을 시켜보아도 여성노동자들은 비슷한 환경에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사회자: 유부남이자 맞벌이로서 이 영화를 보면서 뭔가 불편했다. 각자에게로 돌아가는 질문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 듯 하다.

관객 : 이 영화에서 내가 느꼈던 충격적인 장면이 있다. 인터뷰하는 도중 남편이 물 갖다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이었다. 이 상황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드셨을 텐데 어떠셨나? 끝까지 관찰자 입장을 견지한 이유는?

감독: 그 장면을 찍으면서 몸둘 바를 몰랐다. 언니 입장에선 나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맘이 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들어보니 아저씨가 정말로 전형적인 경상도 분이라고 하시더라. 관객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가 막힌 웃음을 짓는데 이런 장면은 사실 무수하게 익숙한 장면이 아닐까? 여자가 물 떠다주는 장면은 TV 드라마에서도 전형적으로 나오는 모습이다. 그다지 쇼킹한 장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7월 18일 상영 <얼굴들> 감독과의 대화 중. 

‘다큐美人', 더욱 가깝게 파고들자. 
1시간 이상의 “감독과의 대화”가 끝난 이후에도 관객과 감독과 상영 기획자간의 만남은 계속 이어진다. 차마 다 하지 못한 말, 혹은 개인적으로 감독님께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 아니면 같은 공감대를 지닌 관객들끼리 함께 하는 다큐미인 뒤풀이 자리다. 
혼자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이 꽤 있어서인지, 처음엔 뒤풀이 자리에 주저하며 찾아오지 못했던 분들도 매주 수요일 항상 하는 이런 자리에 드문드문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학생, 주부, 교사, 다큐멘터리를 찍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영화의 얘기를, 혹은 각자의 얘기를 이야기하고, 함께 토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모습은 독립영화, 그 중에서도 독립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더욱 가능한 지점일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어색해서 주저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관객에게 다큐멘터리의 즐거움을 안겨주자.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처음 제안되었던 ‘다큐멘터리 정기상영회’는 오랜 논의와 준비 끝에 7월에 처음 시작되었다. 단순히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정기적으로 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1회 상영되었던 이 영화들이 장기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일, 그리고 관객과의 접근 기회를 확대한 커뮤니티의 형성을 목표로 우선 올해 연말까지 꾸준히 상영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다큐플러스 인 나다』기획팀은 차기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경계에 선 다큐멘터리-사라지는 경계에 서서 다큐멘터리를 되묻다”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의 다양한 방식들을 소개하고, 구분짓기 모호한 다큐멘터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국내작 뿐 아니라 해외작까지 소개되는 이번 기획전은 아마도 관객에게 새로운 다큐멘터리 보기의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다큐멘터리, 더 이상 어려워 말고 매주 수요일에 하이퍼텍나다에서 만나길 기대해본다.□


★ 『다큐플러스 인 나다』의 정보는 이곳에서!
다큐플러스 인 나다 블로그 : http://docuplus.tistory.com
한국독립영화협회 홈페이지 : http://www.kifv.org
하이퍼텍 나다 홈페이지 : http://dsartc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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