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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9호 현장] ‘2007년 미디어교육 평가 및 2008년도 전망' - 미디어교육 관계자 15인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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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9호 / 2008년 3월 11일

 

 

<미디어로여는 세상> 제작후기
‘2007년 미디어교육 평가 및 2008년도 전망'
- 미디어교육 관계자 15인에게 물었습니다-
 
김희영(미디액트 미디어교육실)
 
들어가며
지난 12월 26일, <미디어로 여는 세상>에서는 2007년 한 해 동안 미디어교육이 어떻게 성장, 변화해 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2007년은 여러 지역에 미디어센터가 문을 열었고 다양한 단체와 기관들이 미디어교육을 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되었던 해였다. 다시 말해 미디어교육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실질적인 교육의 양도 늘어난 해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양적인 증가가 곧장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것은 아니듯, 2007년 한 해 동안 미디어교육은 여러 가지 새로운 과제들을 남겼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디어교육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지난 한 해의 미디어교육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보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었다.

제작진은 ‘2007년 미디어교육 평가 및 2008년도 전망'이라는 이름으로 간략한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설문지에는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미디어교육의 주체들이 어떤 일에 중점을 두었고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가졌었는지, 그리고 미디어교육의 문제는 무엇이며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내용을 담았다. 설문은 전국미디어교육네트워크에 가입한 단체나 개인 활동가들, 그리고 지원기관의 미디어교육 관계자 중에서 기관 성격별로 2~3인을 무작위로 선발해 실시했다. 1) 제작진은 전화설문과 e-mail 회신 두 가지 방법으로 설문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15인의 미디어교육 관계자들에게 올 한해의 미디어교육 평가와 2008년도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디어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주최들을 7개 분야로 단순 분류하고, 그 안에서 무작위로 2~3인을 추출해 15인의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설문조사'라고 하기에 참으로 모자라는 것이 많다. 일단 인원수 자체도 설문조사로서의 통계적 의미를 갖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각 단위들이 한 가지 성격의 사업만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문의 내용도 모호한 지점이 많다.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이끌어온 미디어교육을 단순화시켜 평가해 보고자 했던 것 자체가 어쩌면 무모한 시도였다는 것과 <미디어로 여는 세상>의 제작 여건상 프로그램 제작 시간이 넉넉지 못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물론 이러한 변명이 설문의 객관성을 보완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설문은 다양한 단위의 의견을 모아본 첫 시도였으며 이는 분명 미디어교육과 관계하고 있는 많은 단위들에게 한번쯤 생각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에서 유의미하다고 하겠다. 그러니 뭐 이따위 설문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느냐고 노여워 마시고 ‘이런 의견들이 있구나' 정도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설문분석

먼저 설문에 응한 15인의 활동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 경기지역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국이 2명, 충청도와 전라도가 각각 1명씩이었다. 미디어교육 사업에서 구체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미디어교육 지원 사업 2) - 미디어교육 교사 - 미디어교육 기획 - 미디어교육 연구 순으로 나타났으며 중복으로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작진은 설문조사의 결과를 2007년의 중점 사업, 2007년 미디어교육의 변화와 성과, 2007년 미디어교육의 문제, 2008년 미디어교육의 과제와 전망 이렇게 4가지로 나누어 분석해 보았다.

1) 2007년 중점 사업
설문에서는 2007년 한 해 동안 미디어교육과 관련해 각 단위들이 어떤 사업에 중점을 두었는가와 한 해 동안 미디어교육 전반에 있어서 설문 참여자 개인이 어떤 분야에 주목했냐는 질문을 나누어서 던졌다. 각 단위들이 올 한해 집중한 부분과 개인이 관심을 가졌던 이슈를 분리해 보고자 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이 두 가지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그래서 두 가지 질문을 분리시키지 않고 의견들을 한데 모았으며 주관식 문항이었던 만큼 다양하게 나온 답변들을 유목화 시켜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하였다.
설문 참여자들은 먼저 미디어교육 기반을 조성하는 다양한 활동 을 지난 한해의 중점 분야로 꼽았다. 거기에는 교재와 커리큘럼 개발, 교사 양성, 읽기교육 강화와 교육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 미디어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들이 포함되었다. 이런 미디어교육 기반 조성에 중점을 둔 이유에는 미디어교육의 교육 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교육 참여자의 특성에 맞는 교재와 교사, 그리고 교수법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리고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매체언어'라는 국어과의 선택교과가 생겼지만 그것을 제대로 소화하고 실행할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이러한 기반 형성을 위해 교사와 교재, 커리큘럼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밖에도 교재 개발을 위한 지원금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 미디어교육의 목적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미디어교육의 기반 조성에 집중한 이유로 나타났다.

미디어교육 기획 및 진행에서는 청소년(학교 안/밖으로), 장애인,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에 집중했다는 의견과 교육 참여자들의 지속적인 미디어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교육 후속 프로그램의 개발과 진행, 장기적 계획 수립에 집중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교육 참여자들의 반응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하는 평가에 집중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러한 분야에 집중한 이유로는 미디어 격차를 줄이고 소외계층의 미디어 접근권 확대를 위해서, 일회성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일상과의 연결성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보다 심층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 참여자들을 이해하고 피드백 구조를 갖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것은 미디어교육의 각 단위들이 교육 실행 단계에 있어 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로 교육 기회를 확장하고 참여자들의 미디어권리 획득과 동시에 지속적인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미디어교육 지원 사업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미디어교육의 재정지원을 비롯해 원활한 교육 진행을 위한 안정적인 강사배치와 교육일정의 조정, 센터 활동가들의 전문적 영역 확보, 공공기관(재정지원)과 교육기관(교육실행)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 등이 중점을 두었던 분야로 나타났다. 미디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에서 미디어교육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위해 이러한 지원 사업이 중요하며 이것은 안정적인 교육 운영과 직결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꼽은 중점분야는 네트워크와 관련한 활동으로 전국미디어교육네트워크의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의견과 전국국어교사모임 등 교사 모임을 통한 이론연구에 중점을 두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네트워크에 관한 이야기는 앞으로 전개될 2007년 미디어교육의 문제와 앞으로의 과제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하겠다.

2) 2007년 미디어교육의 변화와 성과

설문에서는 중점 분야에 이어 2007년 미디어교육의 변화와 성과를 물었다.
설문 참가자들은 먼저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었고 미디어교육이 다양화되고 양적으로도 증가했다고 답변하였다. 즉 미디어교육이 확산되었다는 것인데 전국적으로 미디어센터의 수가 증가했고 동시에 개관을 준비 중인 지역이 많이 있다는 점, 여러 시민사회단체의 미디어교육 참여가 활발해 졌고 학교 안에서의 미디어교육이 늘어나는 등 여러 분야에서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행 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미디어교육을 지원하는 공적 자금의 증가도 미디어교육의 양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했다.
설문 참여자들이 꼽은 또 다른 변화이자 성과는 교육의 안정화와 후속활동에 대한 고민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은 미디어교육이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답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교육 이후에도 교육 참여자들이 미디어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작 지원이나 활동가 양성교육 등의 후속 활동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디어교육이 일회성 교육에서 끝나지 않고 교육의 지속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것은 교육 참여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미디어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미디어 접근권과 참여권을 높이고자 하는 미디어교육 목적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미디어교육의 지향점에 있어 ‘운동성'이 제안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7년 전국미디어교육페스티벌에서 있었던 ‘미디어교육 개념 정리와 인증체계 방안 모색' 포럼 중 ‘미디어교육의 철학과 방향, 지향점 분석 및 제안'이라는 발제를 통해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한상희 팀장이 제안한 것이다. 지금까지 미디어교육은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지만 미디어교육의 기본 개념과 지향점에 대한 논의들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발제문에서는 기존의 미디어교육에 대한 연구 조사들과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미디어교육에 있어 개인의 변화를 넘어선 사회의 변화까지를 포괄하는 ‘운동성'을 제안 하였다. 3) 물론 이것은 미디어교육을 이끌어온 주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그동안의 성과가 왜곡되는 것을 막고 미디어교육에 대한 보다 심도 있고 풍부한 논의를 위해 제안된 것이지만 해당 포럼에 미디어교육의 다양한 단위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발제자가 제안한 ‘운동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그 구체적 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공통의 논의가 부재했던 미디어교육의 기본 개념에 대한 논제를 던지고 논의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교육의 개념과 지향점에 대한 주체들 간의 소통과 논의는 네트워크의 필요성 증가와 연결되는 것으로 설문참여자들의 대부분은 미디어교육이 확산되고 양적으로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주체들 간의 소통이 중요한 부분이며 그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반면 2007년 미디어교육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 이유는 교재나 커리큘럼, 그리고 교사양성과 같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중점사업에서의 커다란 변화나 개선지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2007 미디어교육의 변화와 성과를 통해 미디어교육이 예년에 비해 어떻게 변화, 발전해 왔는가를 살펴보았다면 ‘2007미디어교육의 문제'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성과와 동시에 만들어낸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설문에서는 올 한해 이슈가 되었던 것들을 중심으로 총 10가지의 보기를 제시하였다.(표 참고)

설문 참여자들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한 것은 미디어교육네트워크와 주체들 간 소통의 문제였다. 설문 참여자들은 미디어교육이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미디어교육에 대한 개념과 방향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논의의 필요성만 존재할 뿐, 그런 논의가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논의는 소위 미디어교육의 양적 팽창기라는 시점에서 미디어교육의 의미와 목적을 다지고 교육의 근간을 마련하는데 중요하며 교육의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마련하거나 미디어교육 교사 양성 등의 과제들을 해결 해 나가는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미디어교육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보다 많은 논의들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단위마다 네트워크에 대한 목적과 중요성을 달리해 공통의 논의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동시에 네트워크가 너무 미디어교육 활동가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갖는 학교 교사나 연구자 등의 참여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가 네트워크의 강화와 연대를 어렵게 한다는 상반된 의견도 있었다.

두 번째로 지적된 문제는 미디어교육의 교재와 커리큘럼의 부족과 지원사업의 문제였다. 교재와 커리큘럼의 부족에 있어서는 단순히 양적인 문제를 넘어서 미디어교육 참여자의 특성과 관계없이 동일하거나 비슷한 교재와 커리큘럼이 사용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견은 기존에 나온 교재에 대한 분석과 비판 없이 새로운 교재만 요구한다는 것인데, 즉 기존의 교재나 커리큘럼을 면밀히 살피고 그것들을 교육 참여자의 특성과 교육 환경에 맞게 변화, 발전시키는 자기화 과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은 생략한 채 새로운 것이 나와야 한다고만 이야기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미디어교육 지원사업의 문제는 교육에 대한 예산 지원이 확대되면서 지원금이 교육에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 결과물을 내기 위해 단발적이거나 제작 중심의 교육으로 흐르는 경우 등 교육의 본래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 전반에 걸친 지원이 아니라 기자재 등의 일부만 지원이 되는 경우가 많아 교육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다음으로 지적된 문제들은 미디어교육의 수업 방식, 교사 양성과 재교육, 평가의 문제로 앞서 교재와 커리큘럼의 문제와 같이 교육 참여자에 따른 차별화된 수업 방식의 부재를 미디어교육 수업 방식의 문제로 꼽았다. 교사 양성의 문제에서는 교사연구모임이나 교사워크숍 등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교사'라는 명칭을 너무 포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교교사, 그 안에서도 어느 교과의 교사인가에 따라서 미디어교육을 접목시키는 지점과 방법이 다르며 미디어교육 전문 강사, 어린이집 교사, 지역단체의 활동가 등 미디어교육 교사에 포함되는 ‘교사'의 스팩트럼이 굉장히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양성과정에서 미디어교육의 방법과 교수법에 차별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미디어교육 평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교육의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없어 각자의 주관적 평가에서 머문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다.
기타의견으로는 교육 주체들의 미디어교육에 대한 인식과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는 최근 미디어교육이 증가하면서 일종의 유행처럼 미디어교육이 시행되는 일부 케이스들을 지적한 것으로 미디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교육의 양이 증가한다고 해서 미디어교육에 대한 기본 철학과 목적의식 없이 교육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2008년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5가지로 정리 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앞서 2007년 미디어교육의 첫 번째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던 미디어교육네트워크의 강화 및 소통의 채널 확보이다. 설문의 참여자들은 미디어교육네트워크에서 미디어교육의 개념과 방향 설정과 같은 큰 틀의 논의를 풀어 나갈 수 있으며 그러한 역할을 미디어교육네트워크가 감당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미디어교육의 다양한 주체들이 미디어교육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협력하면서 미디어교육 제도 및 정책을 생산하고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미디어교육네트워크에서의 논의를 통해 미디어교육아카이브 구축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앞에서 계속 언급되었던 미디어교육의 개념과 방향 정리는 2008년도에 해결해야 하는 선행과제로도 꼽혔다. 미디어교육에 대한 기본 철학이나 목적 없이 시행되는 미디어교육을 지양하기 위해서라도 각 주체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유하면서 미디어교육의 개념과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음으로 제시된 과제는 미디어교육의 안정적인 기반의 확립이었다. 기존 교재와 커리큘럼에 대한 면밀하고 체계적인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 주체들의 교재, 커리큘럼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 다양한 단체와 기관, 개인 활동가들의 의사소통을 통한 미디어교육 연구모임과 이를 통한 다양한 교육 자료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 교사 양성 방안에 대한 네트워크 차원의 논의와 주체별로 세분화 되고 특성에 맞는 양성과정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음은 미디어교육 평가와 피드백 강화로 객관적인 미디어교육 평가 지표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미디어교육 기획자-교사-연구자-단체 혹은 기관이 연계된 평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원사업의 효율성 확보가 2008년도의 선행 과제로 제시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집행기관과 교육 실행기관간의 긴밀한 협력과 평가 및 피드백 구조를 확립하고 미디어교육 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정부기관의 지원체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각 주체들의 교육 목적에 맞는 자생적인 미디어교육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2008년도에는 교육의 질적 성장과 그것을 위해 다양한 단위들이 큰 틀에서 미디어교육의 개념과 방향을 잡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가며

미디어교육 관계자 15인의 의견을 들어본 ‘2007년 미디어교육 평가 및 2008년도 전망'은 2007년 한 해 동안 각 단위들이 중점을 둔 분야와 미디어교육의 변화와 성과, 문제,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2008년도의 과제를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동시에 각 단위들의 다양한 의견을 살펴보면서 미디어교육에 대한 인식과 의견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설문을 진행하는 동안 여러 단위들이 ‘미디어교육'이라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단어, 혹은 행위의 개념과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들에서 차이가 존재하는 듯했다.
물론 미디어교육을 직접 실행하고 있는 미디어센터나 시민사회단체, 청소년 기관 등의 단위와 미디어교육의 예산 지원 사업을 하는 단위, 그리고 미디어교육을 연구하는 단위 사이에 이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미디어교육을 실행하고 있는 단위들 안에서도 미디어교육을 시작하게 된 배경, 목적, 방향들에 차이가 존재하므로 미디어교육에 대한 개념과 기대하는 바가 다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필자는 설문에서 중점적으로 언급된 ‘소통과 네트워크의 요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전제로 크고 작게 존재해 온 미디어교육이 다양성을 넘어서는 뭔가를 원하고 있다는 것은 다양성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 다양성을 전제로 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미디어교육을 모두가 꿈꾸고 있고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즉, 각자의 방법으로 미디어교육을 변화, 발전시켜오면서 부재했던 서로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이것이 ‘소통과 네트워크의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필요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의 지향점을 찾고 다양한 협력의 방법을 찾아볼 때, 지금까지의 ‘각자의 미디어교육'을 ‘각자의 특성을 가진 미디어교육' 즉, ‘우리의 미디어교육'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08년에는 미디어교육의 개념과 방향 정리라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교사양성과 재교육이라는 실질적인 문제까지 ‘소통과 네트워크'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고 발전 방향을 그려보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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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문 대상의 선정은 먼저 미디어교육과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을 7개 분야로 나누고 각 분야에서 2~4인을 임의 추출 하는 방식을 택했다. 7개 분야는 미디어센터, 시민사회단체, 청소년기관, 학교, 개인활동가, 미디어교육 학계, 미디어교육 지원기관이었으며 1차 설문 대상이 된 20명에게 설문을 시도하였고 최종적으로 15명에게 설문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설문에 응한 15명은 미디어센터 2명, 시민사회단체 1명, 청소년기관 2명, 학교교사 3명, 개인활동가 2명, 미디어교육 학계 2명, 미디어교육 지원기관 3명이었다.

2) 설문조사를 하기 전에 제작진이 설정한 ‘지원사업'은 미디어교육의 재정부분의 지원이었다. 하지만 의견들을 모아보니 설문 대상자들은 ‘지원사업'을 재정부분의 지원뿐만아니라 미디어교육을 보다 안정적으로 진행 할 수 있도록 하는 인적, 물적 차원의 지원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결국 제작진이 설정한 의미보다 큰 의미로 해석되어 담당 분야 중 가장 많은 답변을 얻은 것이다. 

3) 즉 운동성을 갖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적인 변화를 이루어내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기에 이제 미디어교육에서의 운동성을 ‘단지 개인의 차원에서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인 변화를 유기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잇도록 미디어로 나타나는 현상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미디어를 통해 개인 혹은 집단의 목소리를 표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이 “운동성”을 중심으로 미디어교육이 지향하게 될 철학이나 목적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 할 것을 제안한다. (한상희, 2007전국미디어교육페스티벌 자료집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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