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CT! 53호 특집] 시청자가 주인이다

이전호(78호 이전) 아카이브/특집

by acteditor 2016. 8. 10. 14:55

본문

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3호 / 2008년 7월 30일

 

 

시청자가 주인이다 



이 호 숙
 
며칠 전 다큐멘터리의 대부 김동원 감독님의 특강이 시청자미디어센터(부산)에서 있었다.
기록과 전달과 표현의 측면에서 다큐멘터리를 끊임없이 고민하신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강의 내용이었다. 감독님과의 대화시간에 “다큐멘터리는 감독님께 무엇입니까”란 마지막 질문이 있었는데, “다큐멘터리는 나의 밥줄이다”라고 진솔하고 유쾌하게 대답을 해주셨다. 센터에서 수강후기를 묻는 질문에서, 나는 “다큐멘터리는 희망이다”라고 대답을 했다.



전업주부 11년차였던 2006년에....
시청자미디어센터(부산)의 홍보영상을 보고 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담기위해서 미디어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무턱대고 찾은 이곳이 나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찾게 해주었다.



예전엔 내 울타리 안의 신랑, 우리아이들, 가족밖에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시청자미디어센터의 미디어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센터 시설을 이용하면서 다얀한 계층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다. 미디어교육의 수혜자로서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부산에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부산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 없을 때, 몇 달을 고생해 만든 작품이 마산 MBC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보물상자‘를 통해 방송이 되었을 때, 내가 만든 영상을 방송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이 되었고, 퍼블릭액세스가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되었다.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 묘한 매력을 뭐라 표현 할 수 있을지...
수동적인 시청자에서 능동적인 시청자로써 변한 것이다.
그때 작품이 방송되고 나서 방송발전기금이란 것을 받게 되었다.
야호~ 돈도 주네 ^ㅇ ^



대학생들이 나를 볼때 그 나이에 뭘 배우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센터에서 강의를 들으시는 70대의 선생님들 활활 타는 열정을 볼 때마다, 배움 앞에선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할 뿐이고 저 분들도 하는데 나는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젊은 친구들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열정과 끈기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처음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시민영상제작 1기로 강의를 들었던 내가 지금은 보조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고, 우리의 목소리를 진심을 다해 표현 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부산에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 생긴다 안 생긴다 말이 많았는데, 드디어 KBS 열린채널 부산과 MBC 시민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예전엔 이런 것들이 그저 관심거리에 불과했지만, 이젠 나 스스로가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알릴까 고민을 한다. 내 이웃의 이야기, 내 이야기를 만들어서 우리지역의 사람들과 공유 할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시청자인 우리의 시각에서 밑그림을 그려서 만들었던 나의 작품도 올 4월에 KBS 열린채널에서 “우리집 전기계량기는 거꾸로 돌아요”란 제목으로 방송이 되었다. 방송이 나간 후에 한턱 쏘라는 인사도 많이 들었지만, 방송위원회와 통신위원회가 통합되면서 업무 정상화가 늦어져 제작지원금이 지급 되지 않은 상태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액세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한다. 이렇게 약간의 삐걱거림이 있을 즈음에, 시민의 퍼블릭액세스권을 위해 만들어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인 마산 MBC의 보물상자가 7월부터 매주방송에서 월1회로 축소편성이 되었다고 한다. 무음 송출사고 때문이라고 한다. 농아인의 작품 “수화는 농아인의 언어다” 가 문제의 발단이었다. 이 작품의 중간에 의도적으로 오디오를 넣지 않은 부분이 몇 초 있었는데, 이것을 방송 시스템 자체에서 방송사고로 오인을 해서 다른 지역의 방송을 송출했다는 것이다. 시청자의 잘못에 의한 방송사고가 아니었는데도 축소편성을 한다는 것은 거꾸로 가는 정책이 아닐까 싶다. 지금껏 미디어교육의 확대를 주장하고 운영을 해왔는데 이 시점에서 일반시민들은 어디에 액세스를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참여적미디어활동을 위한 방송발전기금을 많은 시민들이 지원 받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일반시민들도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 제작하고 공유해야 하고, 그것을 방송통신위원회가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두 배로!!!

새로운 희망에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시청자가 주인이기 때문이다.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