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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57호 현장] 이 동네엔 라디오가 세 개 있다. - ‘라디오 미소짓다’ - 笑通을 스케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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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7호 / 2008년 12월 8일

 

 

이 동네엔 라디오가 세 개 있다.
- ‘라디오 미소짓다’ - 笑通을 스케치하다. 




안 병 천 (관악FM 방송국장)
 
관악구에는 라디오방송국이 3개가 있다. 2005년 10월 개국한 공동체라디오인 관악FM, 2008년 3월에 개국한 노인방송국 관악인터블루, 같은 해 11월에 개국한 청소년붐방송국 GBS. 관악FM이 주파수 100.3Mhz를 타고 있다는 측면을 제외하면, 이 라디오방송국 3곳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지역민과 소통한다. 그리고 모두 개별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공동체라디오'와 ‘연대'라는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동체라디오인 관악FM은 그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 중 하나로 ‘미디어불평등 해소'와 ‘지역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라는 협력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노인, 청소년을 우선 대상으로 했다.
이러한 결과로 국내에서는 첫 사례인 노인방송국 ‘관악인터블루'를 개국해 [행복한 라디오 쾌지나 청춘]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을 관악FM과 함께 만들며 방송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으며, 그 뒤 청소년붐방송국 GBS 방송국을 얼마 전 개국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성과는 ‘지역기관'인 ‘관악노인종합복지관', ‘관악청소년회관'과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 연대는 2008년 10월 19일 1세대부터 3세대가 함께 하는 관악구 라디오방송페스티벌 [라디오미소짓다-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1. 청소년 라디오 공개생방송에서, 1세대부터 3세대의 라디오방송페스티벌로


청소년붐방송국 GBS를 개국하기 전, 미디어교육의 수료작품 성격으로 ‘공개생방송'을 하려던 것이 3개 방송사가 함께 하는 지역구 
라디오방송페스티벌로 확대 됐다. 일종의 절약 정신과 2년여 가까이 쌓아온 연대관계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음향, 조명, 무대를 쌓아놓고 청소년방송 하나만 하기엔 너무 아까웠던 생각, 그리고 노인방송국도 한 번쯤은 공개생방송을 해야 했던 상황 등이 얽혀 관악FM을 비롯한 관악노인종합복지관, 관악청소년회관은 1세대부터 3세대까지 함께 하는 라디오방송페스티벌을 기획하기로 했다.




2. 서울대입구역, 도로를 막아라!


보이는 라디오로 진행된 [라디오 미소짓다-소통].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갖게 하는 방법으로 공개생방송 장소를 전혀 시도하지 않던 곳으로 정했다. 그리고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기에 관악구청과 관악경찰서를 20회 가까이 들락날락 거리며 ‘교통에 불편을 주고서라도 라디오방송페스티벌이 치러질 필요가 있음을 설명'해야 했고, 그 허가를 행사 1주일 전에서야 받아내는 스릴을 즐겨야만 했다. 

그것 외에도 해당 장소의 쇼핑몰의 협조를 받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설득 끝에 서울대입구역 4개의 모퉁이 중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가지고 있는 지하철 역사 3, 4번 출구 앞에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냈고, 해당장소에 있었던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는 1세대부터 3세대가 함께 하는 소통을 위해 순순히 물러나주셨다.




3. 명분을 최대한 알려라!


장소 허가를 받아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관악인터블루와 GBS방송국은 ‘방송국'이라는 말을 걸고 있지만, 아직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공간이다. 해당 기관 역시 ‘방송'보다는 ‘복지'분야를 다루는 곳이어서 기획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관악FM의 몫이 됐다.
그리하여 관악FM은 섭외비 無라는 상황 속에서 ‘인맥'과 ‘명분'을 최대한 활용해 섭외비 없이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게 됐다. 예산이 없다면,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공연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음향팀 역시 말도 안 되는, 아니 조금은 말이 되는 정도의 비용으로 좋은 시설을 빌려 환경을 만들려고 했고, 서울대입구역 ‘최대 유동인구'라는 장점을 잘 살려 공간을 설계하려 했다.




4. 드디어 방송 시작!! 7시간의 릴레이 생방송.


우여곡절 끝에 공개생방송 [소통]은 오후 2시부터 그 시작을 알렸다. 장장 7시간의 쉼 없는 방송이 시작됐다.


4-1. 관악인터블루, 첫 야외 공개생방송 이모저모
어르신들의 첫 야외공개생방송,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연팀을 섭외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를 섭외하기도 했다.


4-2.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청소년들의 방송'
라디오방송 페스티벌이 원래 청소년들의 공개생방송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청소년붐방송국 GBS의 방송에 역량이 많이 집중됐다. 청소년 오케스트라팀이 1시간에 걸쳐 연주를 해주기도 했고, 퓨전 국악밴드의 공연, 색소폰동호회의 멋진 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공연들이 이어졌다.




5. ‘라디오방송페스티벌 라디오 미소짓다-소통, 행복한 결말만큼이나 큰 과제들


10월 19일 장장 7시간에 걸친 공개생방송이 끝나고, 모두가 고무됐지만, 동시에 무거운 짐을 안고 가기도 했다. ‘방송'으로써 그 위상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청소년방송국 GBS의 부담은 관악인터블루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노인방송국인 관악인터블루는 이미 개국을 해 관악FM과 함께 방송을 하고 있지만, GBS는 정식 개국을 아직 하지 않은 상태였고, 게다가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2009년 관악FM만의 기획과 연출이 아닌, 힘들겠지만, 3개사가 함께 기획하고 연출하는 방송, 거기에다가 지역민이 더욱 많이 함께 할 수 있는 페스티벌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과제 역시 안겨다줬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지금의 실험들이 ‘실험'이 아닌 ‘방송'으로 계속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개발하며, 나머지 반을 채워나가면 된다. 조급해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소통하며 나아간다면, 라디오의 미소는 계속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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