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CT! 63호 현장] 미디어교육 교재 현황과 분석, 그리고 과제

본문

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3호 / 2009년 7월 28일

 


미디어교육 교재 현황과 분석, 그리고 과제 






윤혜숙 (성남미디어공동체 늘봄)
 
2009.1. 단체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청소년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김기봉 팀장이 관련 교육 사례와 자료를 보내주어 커리큘럼을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2009.2 . 문광부 기반의 지역영상미디어센터에서 작년 말에 발행한 따끈따끈한 미디어교재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듣자하니 평도 괜찮다.
2009.3. 교육현장. 화려한 편집 효과를 배우고 나서 오늘 수업 내용이 정말 필요했다고 말씀하신다. 2년째 영상 한편 완성하지 못한 어르신 수강생. 효과는 대체 어디에 쓰시려나.
2009.4. 미디어교육 교재가 이제는 제법 많이 출판되어 현장 활동가의 입장에서 교재 분석을 하자고 한다.


지역에서 미디어교육을 하다가 새로운 교육 대상을 만나거나, 교육과정 중에 무언가의 부재를 느낄 때, 미디어교육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직면할 때, 이러한 어려움에서 구해 줄 구원투수가 없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구원투수는 하나의 독립적인 요소가 아니며, 상황에 따라 투수는 선택될 수밖에 없고, 투구도 상대 선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교재 또한 참여자와 교육환경에 따라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것. 하나의 교재를 하나의 교육에 통째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교육과정에서 교재의 일부를 활용할 수 있거나, 교육목표가 일치하여 목차만 따라가도 될 법한 교재가 있다면 우리의 구원투수로서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교재 포럼은 예전보다는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미디어교육 교재의 현황을 파악하고 교재의 내용체계에서부터 배포문제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바람직한 교재개발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교재의 상을 그려보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미디어교재, 대체 어떤 것들이 있는 걸까?


지난 4월 8일 첫 준비모임. 성남, 진주, 전주, 천안, 주안, 서울 등 여러 지역에서 모인 미디어교육 교사와 활동가들이 미디액트에 모였다. 최근 발간된 미디어교재 관련 소식을 나누고 교재분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본격적인 논의로 들어가자 예상보다 방대한 작업임을 알 수 있었다. 이번 포럼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그 범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미디어교육 교재 정말 필요한가, 평가할 미디어교재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교재의 평가 양식은 무엇인가, 교재와 사례집의 차이는 무엇인가 등의 논의가 이루어졌고, 각자 기관과 단체를 정하여 인터넷 검색이나 전화, 방문 등을 통해 현재까지 출간된 모든 교재를 파악해보기로 했다.
미디어교재, 과연 얼마나 있을까?
미디어교육 지원기관 (한국언론재단,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진흥원, 정보문화진흥원, 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영상자료원) 발간 교재, 시민사회단체(경실련, YMCA, 놀이미디어센터) 발간 교재, 미디어센터 발간 교재, 학교 교육에서 활용되고 있는 교재 현황을 정리해보니 200여개에 달했다.




미디어교육 교재 꼼꼼보기


200여개의 미디어교육 교재. 이렇게 교재가 많았는지 우리가 몰랐던 이유는 무엇이고 교재가 많은데 정작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럼 준비팀은 교재의 내용체계와 더불어 이용자와 활용, 배포의 문제까지 평가할 수 있는 분석틀을 마련하고, 2008년 하반기에 발간된 교재를 중심으로 교재 분석에 들어갔다.
포럼준비팀에서 심층 분석한 교재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발간한 「인터넷미디어교실」, 방송통신위원회의 「미디어가 보는 세상, 미디어로 보는 세상」, 지역영상미디어센터 발간 교재 「미디어센터와 함께하는 영상미디어교육」, 미디액트 발간 교재 「미디어교육 시작하기, 시작이 반이다!」, 그리고 2003년 발간된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미디어세계로의 여행Ⅱ」이다.
교재 분석틀은 아래표와 같다.







10,000명 규모로 진행된 인터넷미디어교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청소년들이 인터넷미디어에 대한 이론적 개념을 배우고, 직접 인터넷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인터넷 미디어교실을 운영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2008년 10월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 중학생을 대상으로 총 9권의 「인터넷미디어교실」교재를 발간하였다. 2008년에 인터넷미디어교실 운영학교를 지정, 교재와 더불어 기자재와 소프트웨어, 담당 교원의 교육 등 필요한 제반사항을 지원하고, 11월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총 240여개 학교에서 10,000여명의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했다. 2009년 현재에도 동일한 규모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규모로 지속적인 미디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특히, 인터넷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사이버공간에서의 타인에 대한 배려, 소비적인 인터넷 활용에 대한 비판적 사고, 개인놀이공간의 전형이 되어버린 인터넷미디어를 창작과 소통을 통한 공동체적 놀이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인터넷미디어교실 교재를 분석하는 과정은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처음 교재를 접했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분석틀에 비추어 꼼꼼히 보니 미처 보지 못한 것이 보인다는 것. 교육관련 학자와 현장 교사가 함께 집필한 이 교재는 설정된 교육 목적에 따라 지식, 가치, 기능적 내용을 적절히 결합하였고 가벼운 분량과 교재별 포트폴리오, 일관성 있는 구성 체계가 교재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지정된 학교 이외에는 결코 교재를 받아볼 수 없다는 점, 대상에 따라 교육목표가 어떻게 설정되었는지, 목표는 달성되었는지, 교육시간이나 교육인원 등 교육환경은 적절했는지 교사의 평가 시스템이 없는 점, 인터넷미디어교실임에도 정작 인터넷상에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점 등은 아쉬운 지점이다.
교재 분석내용을 이곳에 모두 옮길 수는 없지만 이번 포럼을 통해 집중 분석되고 소개된 5종의 교재는 모두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특히 2003년에 발간되었지만 아직까지 교육현장에서 유효한 미디어읽기 교재 「미디어세계로의 여행Ⅱ」, 현장 활동가들의 생생한 경험과 고민 속에서 탄생한 속이 꽉 찬 영상미디어 이론서 「미디어센터와 함께하는 영상미디어교육」, 3년간의 여성미디어교육을 통해 탄생한 교재답게 공동체의 따스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미디어교육 시작하기, 시작이 반이다!」등은 꼭 한번 만나보길 권한다.




그리고 남은 과제와 가능성


지난 6월 18일에 열린 미디어교육 포럼『미디어교육 교재 꼼꼼보기-교재 현황과 분석, 그리고 과제』는 다양한 영역에서 미디어교육을 담당하는 미디어교육 교사, 미디어센터 활동가, 교재 집필진 및 연구자 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발행 주체별로 선택된 5개의 교재를 살펴보았고, 2부 우리에게 필요한 교재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종합 토론이 진행되었다.
미디어교육 교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동시에 미디어교재에 대한 여전한 갈증과 과제를 남긴 미디어교육 포럼.
무엇보다 현재까지 발간된 교재 현황을 파악하고, 수집 가능한 모든 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한 것, 현장에서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는 일선 교사와 활동가의 관점에서 교재 분석을 시도한 것은 참으로 고마운 성과이다. 특히 포럼 준비 내내 발목 잡혔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털어놓으면서도 관련 기관이나 단체를 방문하고 집필진과 통화하면서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 개근상 활동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 다른 성과로는 비판적 미디어교재 바라보기의 시각을 제공한 교재분석틀의 마련이다.
여러분도 교재분석틀에 맞추어 미디어교재를 직접 분석해보시라. 역으로 교재개발과정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교재는 교육목적의 설정에서부터 내용체계와 목차 구성, 평가와 활용, 교재 배포 방식까지 종합세트로 고려해야한다. 교육 현장에서 크고 작은 교재를 개발할 때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들.
교재라는 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양식임을 감안할 때 교육대상자별, 교육 매체별로 골라 쓸 수 있는 백과사전식 교재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교재와 사례를 나눌 수 있는 아카이브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었다. 현재 운영이 중단된 방송통신위원회 <미디어교육 아카이브>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위탁운영 할 예정이라 하니 향후 활용과 운영에 있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교재에 삽입되는 자료나 교육 결과물에 사용한 이미지, 음원 등에 따른 저작권 문제도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지역의 상황에 맞는 교재 개발과 지역 간 연대의 필요성, 지역에서 발간한 교재의 배포 문제 등 우리가 먼저 실천해야 할 과제도 있다.


지난 6월에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유아 미디어교육 교재가 출간되었고, 미디액트에서는 노인 미디어교육 교재가, 특수학급 미디어연구회에서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특수학급의 미디어교육 모델 개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교육현장의 든든한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 교재들의 더 많이 개발되고 지금보다 활발히 심층적인 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포럼 준비 내내 우리를 독려하던 한마디. 시작이 반이다! □


* 미디어교육 교재 포럼 좀더 자세히 보기 
http://www.mediact.org/web/ecenter/board_eduNews_view.php?code=Ecenter&bbid=EC 
ENTER_EDUNEWS&mode=View&part=&type=&nums=89



* 미디어교육 포럼 자료집 및 녹취록 다운로드 받기
http://www.mediact.org/web/ecenter/forum_view.php?code=Ecenter&mode=View&bbid 
=ECENTER_FORUM&cate=&type=&page=1&part=&nums=49&numC=&grp=&sfl=&stx=



* 미디어교육 웹진 <미디어로 여는 세상> 관련 기사 보기 
http://www.mediact.org/web/ecenter/hyunjang_medu_view.php?code=Ecenter&mode=Vi 
http://www.mediact.org/web/ecenter/hyunjang_medu_view.php?code=Ecenter&mode=Vi=&stx=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