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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4호 이슈] 영화진흥위원회 공공 온라인 유통망 구축 사업에서 공공성의 의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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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4호 / 2009년 8월 29일

 


영화진흥위원회 공공 온라인 유통망 구축 사업에서
공공성의 의미에 대해

 
 
함주리

 

 

 

영화진흥위원회의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 요약

 

 

지난 7월22일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미디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과 붕괴된 영화 부가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그리고 온라인 불법 유통 시장을 합법 다운로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이 기획되었다. 이 사업을 통해 영화의 온라인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디지털 시장의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통한 영화 합법 다운로드 시장을 창출하고, 저작권 보호 및 영화DB 확산의 기여를 목적으로 한다. 가칭 '코미'(KOME, Korean Open Movie Exchange)로 개방형 유통지원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구축으로 콘텐츠 사업자와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B2B 시스템이다. 콘텐츠 사업자, 즉 저작권자가 이용조건과 콘텐츠를 등록하면 서비스 사업자는 콘텐츠별 조건을 열람하여 콘텐츠를 선택하여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콘텐츠 이용자는 서비스 사업자를 통해 콘텐츠를 구매하게 되는데, 실제 콘텐츠는 코미의 아카이브에서 다운로드 받는 시스템이다. [그림1]이 코미의 구조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영진위는 코미의 구축과 관리/감독 운영을 하는 체계이다. 그리고 표준 저작권 DRM을 구축하여 코미를 통해 저작권 보호 시스템의 체계화 및 표준화 마련도 '공공 온라인 유통망' 구축 사업의 중요 부분이다. 영진위는 코미 구축 사업이 온라인 유통망의 투명성을 확보하

 

 


[그림1] 개방형 마켓플레이스 모델

 

 

 


<출처 :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 설계 및 로드맵 수립 프로젝트-사업설명회 발표 자료] 2009.7.22.>

 


여 사업자들 간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고 적극적인 저작권 보호까지 이룰 수 있으며, 더불어 주류 배급 구조에서 소외되어 있는 독립영화가 코미를 통해 배급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적 기관인 영진위가 코미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온라인 시장에 서비스 사업자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거대 자본의 독과점이나 유통 질서의 불균형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공공 유통망 구축 사업과 공공성

 

 

간략하게 현재까지 발표한 영진위의 온라인공공유통망 구축 사업 설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사업에서 주요 목적은 시장 유통의 공정성과 저작권 보호 강화이다. 다시 말해 저자권자와 이용자 간의 공정 거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영화 부가 시장은 쇄락했고, 변화한 유통 환경에서 공적 기관인 영진위는 합리적 온라인 유통 질서를 유도하고 부가 시장 창출 및 활성화를 위해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용자에 대한 공공적 역할을 영진위가 어떻게 할 것 인지에 대한 고려를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시장 경쟁 논리에서 배제되고 있는 영상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공적 역할에 대한 것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물론 코미를 통해 독립영화의 유통 창구가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현재의 그림에서는 소위 말하는 킬러 콘텐츠와 상업성이 주목적이 아닌 콘텐츠가 동일한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독립영화가 현재 주류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이 이 플랫폼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공의 의미를 내포한 이 사업에서 고민되었으면 하는 공공성에 대해 거칠게라도 사고해보고자 한다.

 

 

-공공성과 이용자

 

 

영화의 문화적 측면에서 보면 문화 소비에 적극적일 수 없는 계층에 대한 공적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까와 주류 상업 영화와 다른 영화 문화가 이용자에게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라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대가를 지불하고 영화를 관람할 수 없는 계층에게, 극장이 없는 문화소외지역 주민에게 문화 향유권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고려, 그리고 이용자가 다양한 문화를 접근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대한 지원이 공적인 역할로서 담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에 영화 문화가 공공재로서 이용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설계가 배제된다면, 서비스 사업자가 수익성으로 소외시킬 수 있는 독립영화와 같은 콘텐츠는 문화가 아니라 시장 논리로만 접근되어 이용자에게 차단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불과 정산, 저작권 보호 시스템 외에도 소외 계층에 대한 문화 향유권을 지원, 공공재로서 영화 문화가 제공될 수 있는 공공 플랫폼 모델 기획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 소비 시장질서의 투명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이용자에 대한 공공적 접근은 외면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영화는 구매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일 뿐이고 문화의 의미는 희석되어지게 된다.

 


-공공성과 문화의 다양성

 

 

코미 플랫폼이 구현 운영되면 주류 상업 영화 유통 구조에서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유통의 한계를 지녔던, 독립영화가 유통 통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기존 유통 구조와 같은 한계가 있다면 그 유통 기회의 확대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주류 상업영화와는 다른 영화 화법과 실험을 하는 독립영화가 동일한 조건에서 서비스된다면 여전히 수익성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이용될 것이다. 그래서 서비스 사업자가 선택하는 콘텐츠도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의 유통은 여전히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 안에서 경제 논리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이 포함되어야 한다. 상업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합리적으로 코미를 통해 공정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화적 가치로서 의미는 분명하지만, 상업적 측면이 약한 콘텐츠는 소외 될 수도 있다. 이러지 않기 위해서는 독립영화, 예술영화가 일정하게 유통될 수 있는 공공적 지원을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 설계에 고려될 필요가 있다.

 

 

아직 계획 발표까지만 하고 오는 10월에 파일럿 서비스를 시작하는 영진위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에 대해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공공'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공적 기관인 영진위가 추진하는 이 사업이 공공성의 의미를 좀 더 강화시키기를 바란다. 영화부가시장의 몰락으로 한국영화가 극장 매출 비중이 75%(2007년 한국영화연감)에 달하는 불균형은 양질의 한국영화 재생산 순환 구조에 치명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영화 콘텐츠의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적 역할로 온라인 유통 시장의 합리적인 질서를 구축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고, 체계적인 저작권 보호를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영진위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시장의 균형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콘텐츠 이용자와 다양한 문화의 존재가 지속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지원하는 공공성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영진위 사업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영화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서 만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참조 및 정리 자료

 

 

[공공온라인유통망 구축 사업 설계 및 로드맵 수립 프로젝트-사업설명회 발표 자료], 영화진흥위원회, 2009.7.22.

 

[시노], 영화진흥위원회, 창간호(2009.5.31)

______, 영화진흥위원회, 3호(2009.7.31.)

 

[한국영화 재발명 프로젝트-한국영화정책2009-2012], 영화진흥위원회, 20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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