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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6호 이슈와 현장]진보 진영의 진지가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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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6호 / 2009년 10월 29일



진보 진영의 진지가 되련다 - 개편한 진보넷의 소망
 
뎡야핑(진보넷)

 

 

 

 

왜 만들었지?

 

 

많은 운동 단체들이 대중을 만나기 위해 포털을 찾는다. 운동의 창구는 많을수록 좋고, 포털의 이용자와의 접촉면을 가능한 한 늘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운동의 포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진보 진영의 독자적 네트워크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 스펙트럼은 다양한데, 상업 네트워크망에 대한 국가적 감시와 검열을 피하고자 하는 목소리부터 웹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목소리, 운동의 시장질서로의 편입을 우려하는 목소리, 운동의 연대를 결집시킬 공간이 필요하며 자본과 권력에 대항하는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각 수요의 이유는 달라도 필요만은 일치했다.

 

 

'소통과 연대를 위한 진보넷'이라는 타이틀처럼, 진보넷은 운동과 개인을 연결-결집하고 자체적 서버 구축과 메일, 블로그 등을 통해 검열당하지 않는 독립적인 웹상의 공간을 만들어 왔다. 개편 전의 진보넷 첫 페이지는 단체 홈페이지 링크와 진보광장란의 진보달력, 속보, 활동가 구인구직란, 참세상의 최근 뉴스와 배너 등으로 단체 사이의 통로를 일정 부분 마련해놨었다. 그러다 올 초 검색기능을 보강하면서 검색 유도를 위해 첫 화면을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어 진보광장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고 링크로만 처리했다.

 

 

지금도 여전히 검색은 중요하다. 진보진영의 수많은 운동의 내용과 성과가 이미 방대하게 축적되어 있지만, 그에 체계적으로 접근하기가 힘들다. 검색은 자료들을 연결하고 찾아내기 위해 필수적일 뿐 아니라 운동 대중에게 활용가치 높은 정보를 제공하여 그 자체로서 운동이 될 수 있다. 또 운동과 운동 사이를 연결할 때도 유용하다. 같은 태그(운동의 키워드)를 가진 글들을 엮어서 관심망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의 네트워크 중심으로 서려면 검색으로는 부족하고, 여전히 진보광장 - 속보와 일정 공유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또 단체 관계자들만 방문할 뿐인 고립되어 존재하는 홈페이지들을 연결(링크)하고, 소수자 운동 담론과 이슈에 대응하려는 블로거들에게 담론을 확장할 공간도 필요했다. 
 
 


 
개편 전 진보넷 첫 페이지에는 단체나 개인들의 여러 가지 링크가 모여 있었지만, 운동 진영의 여러 의제를 나누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진보진영의 현재 의제를 볼 수 있으며 저항적 콘텐츠를 생산해 낼 채널을 만들었다. 각 의제에 대한 검색글과 그것을 본 이용자들이 의견을 주고받음으로서, 각 단체 혹은 개인은 자신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운동을 선전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운동 간의 접점을 찾아 공동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보진영을 연결함에 더해 운동 대중을 만날 수 있다면 단체들이 포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어느 정도 타개될 것이다. 이를 위한 기획 중 하나가 위젯이다. 진보넷에 오지 않는 바깥의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내용을 선전하기 위해 운동 진영의 내용에서 검색된 자료들과 의제들을 들고 외부의 사이트에 찾아갈 수 있게 하려 한다.

 

 

요약하면 검색을 통해 진보진영에서 생산된 콘텐츠를 연결(링크)하고, 채널을 통해 진보진영의 현재 의제를 공유-확장하며, 위젯을 통해 진보진영의 의제를 가지고 진보넷 바깥의 대중(네티즌)을 만날 수 있도록 진보넷을 개편한 것이다. 여러 운동이 생겨나고 섞이고 어우러져 뻗어나가기를 기대하면서.

 

 

찾아보고 이야기하고 조직도(?!) 하고

 

 

검색

 

진보넷 검색은 등록된 RSS에 기반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RSS는 블로그 등 사이트의 메타정보를 포함하는 콘텐츠의 표현 방식이다. 한 사이트의 RSS를 구독하면 굳이 그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고도 최근 업데이트된 글의 제목과 요약문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단체 홈페이지에서 RSS를 발행하지 않고 있어 교육을 통해 RSS 발행을 적극 도모할 계획이다.

 

 

진보넷 검색은 저항적 콘텐츠들을 모아서 볼 수 있으며, 검색 결과가 깨끗하다는 장점이 있다. 낚시성 글이나 광고로 도배된 검색결과를 볼 일은 없다. 반대로 검색 소스가 적어서 검색 결과가 빈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용자의 참여가 더 필요하고 기대된다. 내용을 채우는 것은 각 개인들이고, 검색은 웹상의 사서처럼 자료를 링크(연결)하는 것이다. 누구나 직접 블로그 등 사이트의 RSS주소를 등록하여 검색자원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덧붙여, 진보넷에 방문하지 않아도 브라우저를 통해 간단히 검색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파이어폭스와 IE에서만 제공된다. (자세한 설명은 진보넷 블로그에 있는 안내 참조.) 
 


 
채널

 

채널은 주제별 글모음란으로, 이슈에 대한 논의들을 검색으로 엮어서 보여주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진보넷 첫 화면(http://www.jinbo.net)은 여러 채널의 검색글과 그에 대한 코멘트의 링크로 구성된다. 개설자는 추천글을 첫 페이지에 고정시킬 수 있는데, 노출 시간이 긴 만큼 추천글의 조회수가 가장 높다. 채널이 진행되는 2주 동안 개설자는 언제든지 추천글과 키워드를 바꾸며 주제를 좀 더 확장시키거나 집중시키는 등 편집자로서 채널의 담론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처음에는 의견을 교류하기 위한 토론장을 고안하였다. 게시판 토론에 대한 사람들의 향수가 일정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리스트형 게시판은 제목을 보고 클릭을 한 번 해야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즉각적으로 글을 읽고 쓰기에 부족하다. 좀 더 가벼운 글쓰기/읽기를 가능하게 하고자 블로그나 트위터처럼 본문을 바로 읽을 수 있되, 토론이 될 수 있도록 글자 수 제한이 있는 단문형 글쓰기는 지양했다. 그래서 게시판 중 '포럼' 형식을 많이 참조했다. 포럼은 원글과 덧글의 위계 구조 없이 순서만 있을 뿐 모든 글이 병렬적으로 존재하고, 전체 글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여기다가 리스트로만 글을 볼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해서 친숙한 게시판 형태도 유지했다.

 

 

그러나 오픈 이후에 '토론'이라는 말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코멘트로 형식을 바꾸었다. 일단은 최대한 부담 없이 글쓰기를 유도하려 한다. 그러나 진중한 토론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다른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글을 쓸 수 있게 글쓰기창이 스크롤을 따라 이동하도록 만들어 적극적인 반박-토론을 가능하게 했다.

이밖에도 채널에서 글을 직접 쓰지 않아도 블로거는 트랙백을 통해 채널에 글을 등록할 수 있다.

 

 

위젯

 

아직 채널은 진보넷에 '찾아오는' 이용자들을 맞이할 뿐이지만 운동이 되려면 채널을 가지고 진보넷 바깥의 다른 공간에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젯을 추가개발하고 있다.

 

 

그동안은 배너가 운동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애니메이션이나 플래쉬로 만든 화려한 배너들이 선보였지만, 배너로 연결되는 사이트가 얼마나 활발히 업데이트되고 있는지는 보여줄 수 없다. 위젯은 채널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검색글과 토론글의 업데이트 현황을 나타낼 작은 창으로, 퍼가기도 쉬우며 블로그, 홈페이지 등 어디에나 붙일 수 있다. 운동에 공감하는 블로거들과 위젯 달기 운동을 해서 의제를 퍼뜨리고 논의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첫 화면 구성

 

각 채널이 모인 진보넷 첫 화면은 최신 검색글이 풍부한 것이 1번 채널로 올라간다. 뉴스보다는 블로그나 홈페이지 검색결과가 많은 것, 코멘트 개수 등을 점수 계산하여 가장 활성화된 채널이 자동으로 추출되므로 1번 채널은 주기적으로 변하고, 그만큼 다양한 이슈가 공유된다.

 

 

또 현장에서 전하는 실시간 속보란과 사회단체 활동가 구인구직란, 활동 소식 공유란 등을 둬 운동 간의 연대를 꾀하고 있다. 단체와 개인들을 위한 배너 공간도 마련했는데 아직까지는 신청자가 없어서 그때그때의 주요한 이슈를 위해 내가 계속 만들고 있다. 350 * 110 사이즈로 많은 신청 바라며, 배너 신청이 많아지면 페이지를 새로고침할 때마다 다른 배너가 뜨도록 할 계획이다.

 

 

계속될 개편과 바람

 

진보넷은 국가적 통제와 감시에 저항하는 대안적인 담론이 소통되는 대표적인 미디어 공간을 꿈꾸면서도, 고립되지 않기 위해 포털을 포함한 주류 미디어와 유연한 콘텐츠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 이것은 단순히 운동 진영의 콘텐츠를 상업미디어에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주류 상업 미디어에 개입하기 위한 정책과 전술을 축적하고 소통하는 공간이자 거점으로 기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위젯을 개발하고 진보넷의 다른 사이트도 개편하고 있다. 초읽기에 들어간 블로그 개편의 핵심 중 하나가 액션을 조직화하기 위한 진지로서의 팀블로그이다. 단순히 여럿이서 쓰는 팀블로그와는 다른 의미로, 그때그때 이슈에 따라 개설된 채널들이 장기적 운동으로 이어질 때 팀블로그가 유용할 것이다.

 

 

또 사람들을 만나러 나가면서 동시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려면 검색에 있어 좀더 특화된 기획이 필요할 것 같다. 이를테면 진보진영에서만 생산되며, 대중에게 어필하기에 적합한 재료는 무엇인가? 진보적 관점으로 생산된 영화와 책에 대한 양질의 리뷰를 특화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대규모 자본이 투여되는 인터넷 시장에서 진보넷이 돈과 플랫폼으로 경쟁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욱 개인과 단체들과 함께 운동과 관계를 생산하며 메타이며 관계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다. 개편한 진보넷이 한 줄짜리 인사에서 장문의 비판까지 다양한 글들이 오고가며 각 운동의 진지가 연결되고 또 고립되고 분산되었던 개인들이 서로 발견하고 엮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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