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0호 / 2010년 7월 29일
천천히 , 그러나 꾸준히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함께 하다 |
권난실 ( 다음세대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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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재단 에서는 청소년들이 창의적인 미디어 활동을 통해 타인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 미디어의 현명한 소비자 및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2002 년부터 청소년 미디어 사업인 < 유스보이스 > 를 진행해 오고 있다 . [ 유스보이스 ] 를 대표하는 ‘ 사전제작지원 ' 프로그램은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여 미디어 작업에 필요한 제작비 , 교육 , 멘토링을 지원받을 수 있다 . 결과물로 경쟁하는 대회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목소리 그 자체에 집중하고 , 함께 작업을 하는 과정과 협업을 지원하였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참여가 높았으며 , 뉴미디어 환경 속에서 살아갈 청소년들을 위한 의미 있는 사업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전제작지원을 진행해오면서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기회가 주어지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야기를 해볼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 온라인 공모를 통해 지역적 , 시간적 제한을 없애보기도 하였고 , 다양한 교육을 통해 작업에 필요한 기술적 능력의 제약도 줄여보았고 ,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기획서 작성부터 함께 해보았지만 자기 표현이 서툴고 , 환경적 어려움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미디어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 이러한 청소년들이 본인이 생활하는 지역 내 익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2006 년부터 유스보이스 센터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 심사를 통해 [ 유스보이스 성 남센 터- 디딤 돌 학교], [ 유스보이스 천안센터- 해누림지역아동센터] , [ 유스보이스 청주센터 ? 사회교육센터일하는 사람들] 3 곳을 유스보이스 센터로 선정하였으며 , 최장 3 년의 운영경비와 관련장비 , 전문가 자문 등을 지원하였다 .
지역현장과 미디어활동가의 결합 , 여기에 3 년간의 장기지원 , 연구 및 수퍼비전 ( 감독 ) 운영 등 나름의 이상적인 체계를 가지고 시작하였지만 막상 센터 지원사업을 시작해보니 생각한 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였다 . 장기간의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으며 , 외부에서 온 미디어 활동가들은 청소년들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 각 센터에서는 기존의 사업과 어떻게 분리 , 통합할지 혼란스러웠다 .
초기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단과 현장 , 수퍼바이저는 유스보이스 센터 사업의 철학과 방향에 대해 끊임 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쳤다 . 함께 하는 사람들이 사업의 철학과 방향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지역 내 미디어 사랑방으로 자리잡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월 1 회 이상 현장과 수퍼바이저가 만났고 , 수퍼바이저와 재단이 만났으며 , 분기별 재단의 현장방문이 진행되었다 . 1 년에 2 회 이상 전체가 함께 모이는 워크샵을 통해서는 진행 결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면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 조언과 칭찬을 나누기도 하였다 . 이렇게 서로간의 상황과 고민을 지속적으로 열어두고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파트너쉽을 형성하게 되었고 , 이러한 파트너쉽을 토대로 유스보이스 3 년의 기나긴 여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
3 년간의 유스보이스 센터 사업의 결과를 살펴보면 청소년 , 현장 및 미디어 활동가 , 재단이 함께 성장하였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
먼저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언어조차 잘 몰랐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하였다 . 나를 돌아보게 되었으며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 내가 생활하는 공간과 이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 지역이 컨텐츠가 되어 아이들의 작업에 묻어나기 시작하였다 . 더 나아가서는 교육의 대상자에서 벗어나 스스로 본인들의 작품발표회와 캠프 등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변화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 활동과 교육의 중심이 청소년이 된 것이다 . 이를 통해 지역 내에서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조심스럽게 가져본다 .
다음으로 , 다양한 시도를 통해 미디어 활동가 및 현장이 각자의 지역에 맞는 형태로 센터를 구조화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프로그램 참여 청소년들의 수준에 따라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거나 새로운 커리큘럼을 추가해보기도 하고 , 지역 내 관련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위해 세미나 및 특강을 진행해보기도 하였다 . 또 미디어 활동가 및 현장 담당자들의 교육을 위해 스터디를 구성해보기도 하면서 각 센터들은 ‘ 지역에서의 청소년 미디어 교육의 장 ' 으로서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
마지막으로 재단에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야말로 각 지역현장이 자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 비록 진행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지역 , 청소년 , 미디어를 키워드로 3 년간 함께 고민하면서 결과적으로는 3 개의 센터 모두가 지역에 맞는 청소년 미디어 교육의 방향을 찾게 되었고 , 현재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 중에 있다 . 유스보이스 센터가 지향했던 목표가 ‘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미디어 교육 ' 이었던 만큼 1 회성 지원에서 종료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궁극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된 센터의 모습은 유스보이스 센터 지원사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
유스보이스 센터 사업을 마무리하며 그 동안의 경험과 과정을 나누고자 지난 6 월 12 일 ( 토 ) 에는 광화문에 위치한 독립영화관 시네마루에서 ‘ 미디어 교육 3.0 beta- 유스보이스 센터 미디어 교육 3 년의 경험 ' 라는 주제로 유스보이스 센터 발표회를 개최하였다 .
발표회에서는 < 유스보이스 성남센터 디딤돌 학교 >, < 유스보이스 천안센터 해누림 지역아동센터 >, < 유스보이스 청주센터 사회교육센터 일하는 사람들 > 이 3 년 동안의 유스보이스 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 치유를 위한 미디어 교육 무엇을 할 것인가 ? ▲미디어 활동가와 현장은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 ▲ 공동체 미디어 교육은 가능한가 ? 를 주제로 그 동안의 과정과 결과를 진솔하게 이야기하였으며 ,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정현선 교수 , 평택나눔지역아동센터 전민수 목사 , 고리울 청소년 문화의 집 꾸마 오창환 미디어 활동가가 토론자로 참여하여 ‘청소년' , ‘미디어' , ‘지역'을 키워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 (-> 유스보이스 센터 발표회 현장 보러가기 )
이제 유스보이스 센터는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 지나온 3 년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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