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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1호 이슈와 현장] 그 많던 교사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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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1호 / 2010년 9월 30일


 
 
 
그 많던 교사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2010 전국미디어교육네트워크
미디어교육 활동가의 재충전과 역랑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마치고-

 
 
박혜미(미디액트 미디어교육실)

 

 

 

이 글은 2박 3일간 천안에서 열렸던 “미디어교육 활동가의 재충전과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에 대한 소개와 평가를 집중적으로 담은 글보다는 워크숍을 준비하고 진행했던 실무자의 산만한 소회 정도가 될 것 같다. 
 

 


 

묵직한 고민, 자유로운 휴식

 

 

예전에 네트워크 활동이 한창 활발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1박 2일이나 2박 3일의 워크숍이 1년에 몇 차례씩은 있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전국적인 단위의 행사들이 뜸해진 듯하다. 2006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온 미디어교육네트워크에서도 꾸준히 매년 한 두 차례의 교사워크숍을 진행해왔다. 미디액트에서는 2005년부터 교사워크숍을 해오다가, 이후에는 미디어교육네트워크 차원의 교사워크숍을 함께 기획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교사워크숍도 매년 마련했던 미디어교육네트워크 교사워크숍의 일환으로 작년 초 2월 이후 처음 열린 워크숍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우리가 왜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는지, 미디어교육이 교실 현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려면 현재의 상황과 어떻게 만나야 할 것인지(언제나 그랬지만, 그러면서도 늘 새로운 질문!)였다. 삶과 교육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건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을 안고 워크숍을 기획하게 된 것은 지난 6월 만났던 생활교육공동체 공룡과의 대화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미디어교육을 통해] 카메라 잘 다루고 자기 이야기를 잘 드러내고, 선생님을 믿고, 지지하고 공감하는 그런 거 잘하잖아요, 미디어교육에서. 근데 거기서 더 안 나가요, 아이들이... 공부방에서는 말 잘하고 카메라도 잘 들고 자기표현도 잘하는 애들이 자기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집과 학교와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생활교육공동체 공룡과의 인터뷰에서 박영길 선생님이 던진 이 문제의식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디어교육을 해온 나에게도 의미심장한 고민을 던져주었다. 교육의 지속성, 공동체, 대안 교육, 미디어 민주주의. 우리가 꿈꾸는 미디어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이렇게 거창하고 거대한데, 정작 우리의 교육은 늘 교실 안에만 머무르거나 혹은 교사와 참여자의 관계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꿈꾸는 미디어교육을 통한 성장과 변화는 과연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걸까? 개인의 성장과 변화가 곧 공동체의, 지역의, 사회의 성장과 변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닐텐데, 우리는 이를 위해서 무엇을 더 해야 할까? 공룡이 던진 이 화두는 개인적 주체가 공동체적 주체로, 또 역사적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디어교육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뼈아프게 지적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교사 워크숍에서는 현재 미디어교육 현장이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의식을 살려 그저 교육으로만 끝나는 미디어교육이 아닌 현시대와 호흡하고 상호 실천성을 갖는 미디어교육은 무엇일지에 대한 단초를 찾아가고자 했다. 이를 위해 미디어 구조와 우리 사회의 정치, 문화적 이슈, 교육운동 등에 대한 강의와 수다로 워크숍을 꾸렸다. 김용민 ‘생계형' 시사평론가의 재미난 강의와 이희욱 블로터닷넷 기자님의 실용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강의도 무척 흥미로웠지만,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박영길 선생님의 강의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무척이나 직접적인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었다. 물론 2박 3일간의 워크숍만으로 이 엄청난 고민과 문제의식이 씻은 듯 해결되었을 리 없다. 다만 훌륭한 누군가가 ‘정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나보다 먼저 고민을 시작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참조해 나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각자의 고민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자극하고, 답답하고 궁금할 때 언제든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보다 일상적인 기회를 마련하는 것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실천하는 것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이번 워크숍에서 참여자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시간은? 바로 움직임 워크숍을 마친 후 저녁시간 전까지 주어진 자유시간이었으니! 우리에게는 묵직한 고민도 좋지만, 가벼운 휴식도 필요한 법이다.
 
 
그 많던 미디어교육 교사들은 어디로 갔을까?
 

 


 
필자는 올해로 미디액트에 들어온 지 6년차가 된다. 미디액트에 들어온 첫 해에 맡았던 일이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 전국 단위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 교사워크숍이었다. 그 때가 2005년이었고, 전국 단위의 미디어교육 교사,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는 거의 처음이었으니 '미디어교육네트워크 교사워크숍‘의 역사는 벌써 6년여에 달하는 셈이다(미디어교육네트워크라는 이름을 걸고 워크숍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참여자들은 거의 비슷했던 듯하다).

 

 

그동안 교사워크숍을 기획, 운영하는 방식, 주최 및 주관, 내용 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교육 사례 발표 중심의 강의들과 교육 기획서 작성, 교육 방법론과 참여자별 특성에 따른 교수법, 촬영, 편집, 사운드 등의 제작과정부터 대중문화, 뉴미디어, 교육론 등에 대한 강연까지 그 내용도 꽤나 다채로웠다. 기획 및 진행 방식도 처음에는 미디액트가 주최한 교사워크숍에서 이후에는 미디어교육네트워크의 기획팀이 워크숍을 꾸리기도 하고, 이후에는 네트워크 참여 단위들 중 자발적으로 준비팀을 꾸려 워크숍을 준비하기도 했다. 어떨 때는 우리가 직접 기획하고, 우리가 직접 강사로 나서는 그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교사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워크숍에 오는 참여자들은 매년 다양하다. 낯익은 얼굴도 있지만, 낯선 얼굴들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특히 작년 2월에 진행했던 <새로운 것의 발견, 익숙한 것의 재발견>에서는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는 풋풋한 대학생부터 이제 막 미디어교육을 시작한 활동가들까지 새로운 얼굴들이 참여해 미디어교육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과 궁금증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렇게 새로운 얼굴을 만나는 일은 반갑고 설레는 일임에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미디어교육을 해왔던 낯익은 얼굴들은 점차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라는 조금은 서운한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공동체 활동에 집중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지역의 미디어활동에 집중하느라 워크숍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미디어교육 교사들의 경험과 능력이 축적되지 못하고, 또 미디어교육 교사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현재 미디어교육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갑기도 하지만, 매년 이뤄지는 워크숍이 매번 새로 시작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은 분명 문제적이다. 참여자의 문제 뿐 아니라,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교사들에게 재충전과 휴식을 제공해줄 ‘무언가'가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워크숍에서는 무엇보다 ‘재생산' ‘축적' ‘발전' 혹은 ‘진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한 사람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것, 그것들이 축적되고 공유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좀더 서둘러야겠다.

 


* 워크숍 자료집 다운로드

 

http://www.mediact.org/web/morgue/data_view.php?code=Morgue&mode=View&bbid=MORGUE_DATA&type=&page=1&part=&nums=280&numC=&grp=&sfl=&st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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