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6호 / 2011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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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시시콜콜 - 전미네의 담벼락 |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사무국 |
[편집자 주] ‘방방곡곡 시시콜콜 - 전미네의 담벼락'(이하 담벼락)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이하 전미네)의 사무국에서 전미네 메일링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보내는 지역소식을 모은 것입니다. [ACT!] 의 다른 기사들처럼 자세하고 분석적인 글은 아니지만, ‘담벼락'을 통해서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들의 맥락과 의미에 대한 보다 폭넓은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안 - 미니 FM ‘마이라디오'
지난 7월 28일 부터 8월 3일 까지 진안 마을축제에서는 미니 FM ‘마이라디오'가 진행되었습니다. ( http://cafe.daum.net/myradio21 ). ‘마이라디오'는 전주 영시미가 교육과 진행을 맡아서 지난 2009년에 처음 시작하였고, 올해로 3년차가 된 미니 FM입니다. 작년까지는 마을 축제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주파수 사용 허가를 받아서 진행되었던 마이라디오는 올해에는 사정상 주파수 없이 인터넷으로만 방송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3년간 꾸준히 라디오 교육을 하고 미니 FM을 운영해 온 성과를 조금씩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해요.
‘마이라디오'가 2009년에 처음 시작되었을 때에는, 진안 지역에 라디오 문화를 알리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고 하네요. 진안은 산간지역이라서, 워낙에 라디오 전파가 잘 잡히던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라디오를 처음 시작할 땐 ‘우리 지역에서 무슨 라디오냐'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었다고 해요. 하지만 올해엔 방송 진행 중에 스튜디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셔서 ‘주파수가 얼마냐'라고 물어보시는 주민분도 계셨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번엔 인터넷으로만 방송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미니FM 덕분에 예전에 비해서 진안에 라디오 문화가 정착되고 ‘마이라디오'에 대한 지역민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또한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 뿐 아니라, 라디오를 함께 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2009년에 처음 시작할 땐 라디오 제작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 바닥부터 교육을 진행했지만, 올해에는 방송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반 정도가 작년, 재작년에 교육을 받고 미니FM에 함께 참여하셨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이라디오'에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주 여성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계속 편성되었는데, 2009년에는 이 분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정도였지만, 올해에는 프로그램 제작과 진행을 도맡아 하는 발전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진안에서는 미니 FM의 경험을 바탕으로, 라디오를 축제 때의 이벤트를 넘어 진안 지역의 상시적인 소통 장치로 삼기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 보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또한 미니 FM에서 방송된 내용도 그냥 휘발되도록 놓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서 나온 마을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마을에서의 대안적 교육이나 공정 여행에 대한 실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주민들 사이에 자리잡은 미니 FM이, 앞으로 마을 공동체의 현실을 대변하고 변화시키는 소통의 도구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 풀뿌리 시민 제작자 네트워크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8일까지 대구에서는 ‘아워 미디어 in 대구' 미디어 컨퍼런스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http://blog.naver.com/mediadg ) 이 컨퍼런스에서는 지역의 풀뿌리 시민 제작자들과 그 밖에 풀뿌리 미디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다섯 번에 걸쳐서 ‘대구 지역 풀뿌리 시민 제작자들의 네트워크 구성'과 ‘지역 의제에 대한 풀뿌리 콘텐츠 제작과 이를 위한 펀드 조성'이라는 두 가지 주요한 문제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지금은 대구 지역의 풀뿌리 시민 제작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대구MBC의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인 ‘열린TV 희망세상'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되어 왔고, 이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작품을 방송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중에서는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자기가 직접 이야기하기 원하는 (주류 언론이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하는) 당사자 그룹도 있고, 자신들의 활동의 주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풀뿌리 단체들도 있으며,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는 미디어 활동가나 제작자도 있습니다. 전문 언론인도 영화감독도 아니지만, 직접 영상을 만들어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이라는 통로를 통해 전달하는 이러한 다양한 사람들을 묶어서 ‘풀뿌리 시민 제작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들 단체 혹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활동했을 뿐,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여기에서 느껴지는 한계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이 사람들이 풀뿌리 시민 제작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거나, 풀뿌리 미디어 활동을 하기에 더 나은 사회적 조건을 만들기 위한 행동에 참여할 길이 마땅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작 기술, 시간, 혹은 돈이 부족해서 원하는 이야기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 수 없을 때 이에 대한 도움을 구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문제도 있었고요.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구에서는 풀뿌리 시민 제작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서 개별적으로는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실험들을 해 보려 하고 있습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선 지금 있는 풀뿌리미디어 모임이 활동하기에 더 나은 조건을 만들기 위한, 또한 지역 내의 새로운 풀뿌리미디어 모임을 발굴해 내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뜻이 맞는 주체들이 모여 제작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기획하면서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만들어 보는 실험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고, 풀뿌리 미디어의 제작 여건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영상 촬영과 편집을 넘어서 풀뿌리 미디어 안팎의 영역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연대 활동을 실험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퍼블릭 액세스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열린TV 희망세상'이 남긴 성과를 바탕으로, 대구의 미디어 활동가들과 풀뿌리 시민 제작자들은 미디어 운동이 나아갈 다음 방향을 또 다시 모색하는 중입니다. 비록 지역마다 퍼블릭 액세스 관련 상황과 제작자 네트워크의 가능성 및 필요성은 다 다르겠지만, 풀뿌리 시민 제작자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대구지역의 새로운 시도는 다른 지역의 퍼블릭 액세스 활동가들에게도 새로운 고민을 던져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익산 - 익산미디어센터의 어르신영상제작동아리 ‘재미동' 소개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http://www.ismedia.or.kr/main/main.php ) 에서는 2009년부터 1년에 한 번 씩 익산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르신영상제작자양성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 교육을 수료한 어르신들이 모여 ‘재미동'이라는 어르신 영상 제작자 동아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재미동의 주된 활동은 ‘할매하나씨 세상'이라는 뉴스 형식의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것인데요,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의 기획, 대본 작성, 촬영, 편집 등 모든 부분을 스스로 진행하신다고 하네요. 미디어센터의 스텝들은 옆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긴 하지만, 어르신들이 주체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도록 되도록 개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재미동의 어르신들은 ‘서울노인영화제'의 익산 순회 상영에서 모더레이터 역할을 하거나, 최근엔 이 영화제에 극영화를 직접 만들어서 출품하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익산센터의 ‘어르신영상제작자양성교육'은 지역 복지관과 같이 이미 커뮤니티가 형성된 곳을 통해서 교육생을 모집한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수강 신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동아리가 만들어졌을 땐 동아리 사람들 사이에 깊은 관계가 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가벼운 친목 도모를 위해 함께 모이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제작하는 것도 생활에 활력을 주는 취미생활 정도의 역할을 했고요. 하지만 동아리가 어느 정도 지속되면서 이제는 어르신들이 서로의 일상에까지 개입하는 오밀조밀한 관계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제작하는 영상의 내용에서도 어느 정도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동에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할매하나씨 세상'의 주된 내용은 건강식품이나 나들이 코스 등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을 통해 어르신들의 일상적인 관심사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지만, 어르신들의 삶에 대한 자기 고민 같은 것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할매하나씨 세상에 새로 생긴 ‘유언'같은 코너를 통해서, 그리고 최근에 만들고 계신 극영화를 통해서도, 이제 어르신들이 그저 뭘 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디어센터 스텝들은 앞으로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는데, 그러한 변화를 위해 어떠한 계기를 던져줄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미디어센터라는 것이 생기고 운영되면서, 개별적인 수강생들에게 미디어교육 강좌를 열거나 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공동체에서 미디어교육을 수행하는 미디어센터의 역할 모델은 많이 안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센터를 통해 직접 공동체가 형성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익산미디어센터의 새로운 시도가, 공동체 발굴과 활성화에 미디어센터가, 그리고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던져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 - 미디액트의 ‘생활창작워크숍' 교육
미디액트는 2002년 설립 이래 현재까지 영상 이론, 영상 기술, 영상 제작 및 공공 미디어 영역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미디어센터 교육의 전형을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2009년에 상암동으로 이전을 한 이후에는 강좌 영역 자체를 크게 재편하면서 ( http://www.mediact.org/web/education/standingEdu.php 참조), 스스로가 만든 전형을 벗어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중입니다.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생활창작워크숍'영역을 신설한 것입니다. 세상에는 영상 이외에도 말과 손짓, 발짓은 물론이거니와 글, 그림, 노래 등 스스로의 생각과 뜻을 표현하는 다양한 미디어들이 존재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전반의 미디어 영역 역시 영상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창작과 향유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그 내용 역시 권력이나 자본에 종속되어 가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요.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미디어를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신설된 영역이 바로 이 생활창작워크숍 영역입니다. 현재까지 음악창작, 미술창작, 사진창작, 만화창작 등의 세부 교육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고, 겨울 분기부터는 글 창작 영역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장기적인 목적은, 이러한 독립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협업을 실험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음악과 다큐멘터리 제작 영역에서의 협업을 통해 두리반의 투쟁을 알려내기도 하고,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을 지지하는 활동을 하였으며, 인디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영상 수업의 수강자들이 제작하고, 영화 제작과정의 영화음악을 음악창작수업의 수강자들이 작곡하는 등의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을 분기에는 ‘최규석의 거꾸로 배우는 드로잉', ‘연상호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에세이 만들기', ‘개러지밴드_몬구와 함께하는 곡을 쓰고 싶지만 네가 생각나', ‘아마츄어 증폭기와 함께하는 아마츄어뮤직 증폭 (3기)'라는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 http://www.mediact.org/web/education/lecture_list.php?part_area=C001 )
아울러 생활창작 워크숍 영역에서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경계 및 지식의 위계가 뚜렷했던 기존 교육의 한계를 넘어, 누구나 자신이 가진 특기와 지식을 원하기만 하면 남들과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활의 달인'은 교육 내용을 스텝들이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목적에 동의하는 회원들이 직접 미디액트에 신청하여 자신의 강의를 개설하고 지식을 나누게 됩니다. 이번 분기엔 ‘생활의 달인 : 라분의 이면지를 활용한 뚝딱뚝딱 재활용 북아트 따라해보기' 라는 강좌가 열릴 것이라고 하네요.
미디액트에서는 근 10년 간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디어센터 교육의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영상 이외의 영역으로, 그리고 교사-학생 간의 수업이라는 기존의 틀 밖으로 확장하려는 이러한 노력이, 점점 더 안정되고 있는 미디어교육 모델이 관성화되지 않도록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대전 - 대전충남민언련의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대전충남민언련, www.acro.or.kr/ )에서는 오는 10월 21-22일에 '제 9회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를 개최합니다.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는 2001년에 전국의 민언련에서 공동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서울, 전주, 대전 등에서만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대전에서도 2008년에 방송통신위원의 지원이 끊어지면서 2년의 공백이 생겼지만, 2010년부터는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영상제를 부활시키게 되었습니다. 대전에서 이렇게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대전 풀뿌리 미디어가 처한 쉽지 않은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전은 지역의 규모에 비해 풀뿌리 미디어 관련 인프라가 열악합니다. 우선 대전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미디어센터가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자기 영상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교육, 공간, 장비 등을 확보하기가 힘들지요. 또한 제작한 작품을 배급할 수 있는 통로인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도 대전 CMB의 '열린 미디어 세상' 하나뿐입니다. 이렇게 넉넉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대전 지역 풀뿌리 미디어의 유지, 확산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온 곳이 대전충남민언련입니다. 이 단체에서는 우선 영상 활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 제작강좌를 진행하고, 작품 제작에 필요한 촬영, 편집 장비 및 공간을 부족한 여건에서라도 제공하는, 미디어센터를 대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강좌를 통해 모인 사람들이 그냥 흩어지지 않도록 영상 제작 모임을 만들고 이들과 계속 관계를 맺었지요. 이러한 활동과 더불어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일종의 채널 역할을 한 것이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입니다. 물론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이니 일주일 단위로 방영되는 TV 프로그램만큼 일상적인 소통의 통로가 될 수는 없었겠지만, 만들어진 작품을 상영할 수 있는 영상제의 존재는 다큐멘터리 강좌를 통해 모인 사람들이 계속해서 제작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남아있을 수 있게 한 커다란 동력이었습니다. 실제로 2008년에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가 없어지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모였던 시민 제작자들이 많이 흩어져 버렸지요. 그래서 2010년에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퍼블릭 액세스 시민영상제를 재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영상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사람들이 다시 발견되고 있는 중이고요.
대전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풀뿌리 미디어의 제작, 배급을 위한 나름의 구조를 구축해 왔습니다. 물론 앞으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해 나가는 것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려면, 미디어센터와 같은 기반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실제로 최근에 대전 지역의 미디어센터 설립을 위한 논의가 계속 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언련이 했던 지금까지의 활동이 미디어센터가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시방편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인프라가 확보되고 퍼블릭 액세스 활동이 확장될 가능성이 열렸을 때, 그것을 긍정적으로 운영하고 활용하는 데에 있어서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과 사람들이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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