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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3호 인터뷰] 릴레이 안부인사 (7) 10년은 아직 우리에겐 너무 먼 미래지만 - 다큐창작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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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5. 5. 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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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93호 인터뷰 2015.5.31]


릴레이 안부인사 (7) 10년은 아직 우리에겐 너무 먼 미래지만

- <다큐창작소> 김철민, 김상규, 최아람 인터


진행 및 정리: 주연(ACT! 객원필자)


 그들을 처음 만난 곳은 페이스북이었다. ‘엄마아빠의 수학여행’이란 제목의 5분 55초 영상이 내 타임라인에 나타났다. 영상 말미에 ‘다큐창작소’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를 눌렀더니 그 뒤로도 꾸준히 세월호 관련 영상과 소식들이 올라왔다. 세월호가 304명의 승객을 싣고 사라진지 1년,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외침은 새로운 투쟁이 되었다. 다큐창작소는 영상으로서 기꺼이 그 흐름에 함께하고 있었다. 세월호 1주기가 다가오고 있던 봄날, 다큐창작소 사무실에서 그들을 만났다. 사무실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꽤 아늑해보였다. 인터뷰는 다큐창작소의 세 멤버 김철민, 김상규, 최아람이 함께 했다.


다큐창작소, 정체를 밝혀라


다큐창작소는 서울에 위치한 영상창작집단으로, 시대에 꼭 필요한 영상을 기획, 촬영, 편집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세와 시의성에 맞게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시도한다.


김철민(이하 철민) : 2013년 1월 처음 다큐창작소 만들었다. ‘소’라고 지은 것은 소처럼 느리더라도 묵묵하게 포기하지 말고 영상운동을 해나가자는 의미로 만들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 문제들이 너무 많아 빨리빨리 많은 영상을 만들고 있다. 장편다큐 뿐만 아니라 짧은 기획영상들을 만들어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큐창작소를 만들기 이전, 청춘이란 미디어운동 단체에서 10년 동안 활동했다는 김철민 씨는 다큐창작소의 맏이였다. 그는 <걸음의 이유>(2011)와 <불안한 외출>(2014)이라는 장편 다큐멘터리 2편을 내놓은 감독이자, 다큐창작소의 시사․단편다큐들도 함께 담당하고 있는 영상 활동가이기도 했다. 올해 첫 장편을 준비하고 있는 김상규 씨는 작년 인터넷상에서 조회수 26만 명을 돌파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28분 분량의 영상을 만든 영상 활동가이다. 다큐창작소 막내이자 없어서는 안 될 최아람 씨는 다큐창작소를 통해 영상에 대한 첫 걸음을 시작하는 중이었다.



▲ 다큐창작소 활동가들 왼쪽부터 김상규, 김철민, 최아람 


-세 분은 어떻게 만났나?


김상규(이하 상규) : 공통점이 있다. 셋 다 학생운동을 했다. 그러다보니 집회나 행사에서 볼 기회가 있었고 어쩌다 보니 소개나 추천을 받아서 여기에서 만나게 되었다.


-역할 분담은 어떻게 진행되나? 만드는 영상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진 않을까 궁금했다.


상규 : 우리가 욕심이 많다. 사회문제가 많은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많다. 세월호 미디어팀으로도 활동 중이다. 일단 공동창작으로 할지, 어떤 사람이 맡아서 할지 작품의 성격이나 난이도에 따라서 나눈다. 온전히 한 사람이 다 맡아서 나오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표현방식에 있어서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주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형식을 고민하고 부족한 게 있으면 배우면서 한다. 만약 우리 안에서 소화가 안 되는 일이라면 다른 분과 협업을 통해서 하기도 한다. 연극을 하는 사람에게 연기를 부탁하기도 하고, 뮤직비디오 노래는 다른 사람이 작곡․작사해주면서 주변관계들을 활용하면서 한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종북이 되는 시대


 다큐창작소는 한국사회의 레드콤플렉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는 영상들을 작업해왔다. 김철민 감독의 <불안한 외출>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국가권력이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삶을 얼마나 무너뜨렸는지를 장기간 기록한 영화이다. 또한 다큐창작소는 ‘현대사 다시보기’라는 기획을 통해 서북청년단이나 6.15선언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나, ‘시사단편’을 통해서는 국정원 대선개입이나 국가보안법 등의 이야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철민 :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는데, 분단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후가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문제들에 비해 다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분단의 상처로 인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대화조차 가능하지 않을 때도 굉장히 많다. 일단 다큐창작소 안에서 같이 공부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어떤 영상이 필요한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김철민 감독의 말에 이어 김상규 감독은 레드콤플렉스에 대한 장편기획을 조심스레 이야기해주었다.


상규 : 레드콤플렉스가 한국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주제는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도 피해가거나 오히려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한국사회가 반드시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내가 앞으로 다큐 작업을 계속 한다면 에둘러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힘들더라도 이야기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사실 레드콤플렉스는 한국사회에서 너무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첨예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에서 ‘종북’의 정의는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 그 몰이의 잣대는 텔레비전 속 어느 시위집단이었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종북의 잣대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자기검열의 남한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상규 : 사실 우리도 내부에서 자기 검열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에는 대중과 소통하게 되더라. 국가보안법이라는 칼날이 우리 내부로 들어올 수도 있지만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작품을 기획하면서 우스갯소리로 이러다 감옥 구경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철민 : <불안한 외출>이 부산영화제 때 상영되고 보수 언론에서 낙인찍기 보도를 많이 했다. 그로인해 배급 과정에서 차질이 있었다. 극장 개봉이 어려울 것 같아서 공동체 상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때 당시 다이빙벨 논란보다는 덜했지만 보수 언론에서 보도하면서 상영자체가 순탄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이 결정되어 영화제 측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불안한 외출> 네이버 영화페이지에는 영화내용에 대한 평보다는 ‘좌빨’, ‘종북’이라는 문구들이 난무했다. ‘진짜 영화판을 좌파들이 다 먹어버렸다는 게 사실인가봐요..’라는 댓글이 83개의 추천수를 획득해 있었다. 


최아람(이하 아람) : 이런 문제들을 접할 때 오빠들보다는 아직 더 무서운 것 같다. 인터넷에 다큐창작소 이름으로 글 하나 쓸 때도 고민이 많이 된다. <그들이 돌아왔다>라고 서북 청년단 다큐작업 할 때도 무서웠다. 그분들에게 테러당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상규 : 근데 별로 신경 쓰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유명해지고 나서 걱정하자고 생각했다.


아람 : 그럼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웃음)



   

▲ 왼쪽부터 김상규 감독, 김철민 감독, 최아람 감독




우직한 우리의 소를 꿈꾸며

 다큐창작소는 영상창작 뿐만 아니라 ‘송아지’라는 스터디그룹과 ‘소소한 다큐상영회’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둘 다 ‘소’와 관련된 이름들이다. 소는 농경사회의 전통을 지닌 우리 민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가는 소처럼 다큐창작소는 자신들만의 영상을 바쁘게 만들어가고 있다.


철민 : 상영회는 평소 다큐멘터리를 볼 기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좋은 다큐들을 소개하고 함께 하기 위해 만든 작은 자리다. 말 그대로 소소한 다큐상영회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영회를 통해 다큐의 재미에 대해 눈 뜨게 되셨다는 분들도 있어서 보람이 있다. 특색은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영화를 보고 상영이 끝나면 곧바로 뒤풀이가 이어진다. 할 때마다 고민은 드는데 꾸준히 해서 주변 분들도 보다 많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 인터뷰를 진행한 양주연 ACT! 객원 필자



- 다큐창작소의 10년 뒤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철민 : “10년.. 10년은 아직 우리에겐 너무 먼 미래지만(웃음) 일단 각자가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생계비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꾸준히 살아있는 다큐창작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활발하게 다양한 영상들을 시도하고 나눴으면 좋겠다. 또 다른 한편의 고민으로는 올해가 분단 70년인데, 사회분위기가 점점 더 경직되는 것 같다. 이 상태로는 남북 간의 거리가 더 멀어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지금의 이러한 상황을 꾸준히 문제제기하고 풀어내기 위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 분단 70년이라는 지금의 상황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


상규  : “일단 첫 장편을 시작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완성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 외에는... 연애하는 것?(웃음)”


아람 :  “연애도 해야 하고(웃음) 아직 다큐창작소에 들어온 지 1년이 안돼서 10년 뒤는 어떤 모습일지 전혀 모르겠다. 지금은 일단 편집 프로그램 배우는 것도 재밌고 영상을 만드는 것 자체가 좋다. 단기간 계획은 오빠들처럼 되는 것이다.”


 소를 꿈꾸는 세 사람이 있다. 소는 수백 년의 세월을 상징하는 민족의 가축이다. 역사의 소용돌이 안에서도 소의 눈과 다리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냈다. 다큐창작소의 10년은 아직 먼 미래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오늘은 구체적인 현실이다. 미래는 여전히 멀고 현실은 빛나지만 고단하다. 가장 중요한 건 ‘오늘’을 묵묵히 버텨내는 것이다. ‘오늘’도 바쁜 다큐창작소의 발걸음을 SNS에서 조용히 공유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친다. ⁋



▲ 인터뷰를 마친 후 단체 사진


*참조

- 다큐창작소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docucow
- 다큐창작소 유투브 채널 https://www.youtube.com/user/jinbochungc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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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양주연 (ACT!객원필자)

대학교를 졸업한 지 2달 정도가 지났다.

아직 나를 소개할 말을 찾지 못했다.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와 ‘뭐든지 할 수 없습니다’ 사이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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