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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같은 여자들이 일으킬 모래바람 - 다큐멘터리 <모래바람> 박재민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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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3. 7.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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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36호 페미니즘 미디어 2023.08.07.]

 

황소 같은 여자들이 일으킬 모래바람

- 다큐멘터리 <모래바람> 박재민 감독 인터뷰

 

 

인터뷰 진행 및 작성 : 황혜진(ACT!편집위원)

 

 

최근 몇 년간 소위 남성들의 영역이라 불리던 스포츠 예능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그맨, 모델, 유튜버 등 축구에 진심인 여성 방송인들이 넓은 구장에서 온몸을 부딪히며 경쟁하는 ‘골 때리는 그녀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놀아보는 ‘노는 언니’, 운동은 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출연자들이 농구를 매개로 마녀 같은 체력을 발견하는 ‘언니들이 뛴다 - 마녀 체력 농구부’를 비롯해 최근 화제가 되었던 소방, 경찰, 군인 등 6개 분야의 전문직 여성 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사이렌: 불의 섬>까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여성들끼리 몸을 쓰며 다져지는 끈끈한 팀워크와 욕망, 경쟁심이 여러 콘텐츠를 통해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영향의 한 예로 국내 여성 풋살/축구 인구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한국 남성들이 비교적 어린 시절부터 가볍게 친구들과 동네 축구하며 공과 친해지고 운동장에서 뛰어놀 기회가 많았던 반면, 한국 여성들은 집단적 놀이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었다는 면에서 현재의 이런 변화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프로 리그 여성, 남성 운동선수 연봉 차이는 존재하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의 인기가 더 많음에도 남자 배구 선수들의 연봉이 더 높은 편이며 비인기 종목 스포츠의 남성 여성 샐러리 갭 차이는 더 심하다.

 

“...부산 항구에는 요사이 내지 여자 씨름꾼이 들어와 연일 성황으로 흥행하는데, 나이 17, 18세로, 20세 내외의 꽃 같은 계집들이 남자 씨름꾼과 한 모양으로 아래만 사루마다로 가리고 서로 달려들어 용양호투로 장쾌히 싸우는 모양은 실로 가관이요 ...항수 장비 같은 남자가 아니고서는 과연 이러한 여자를 데리고 살 수 없겠다고 일반이 놀리더라...” 

‘부산항의 여장비, 부산에 여편네 장사가 왔어, 기막혀’, <매일신보>, 1914.4.25.

 

씨름도 젠더에 따라 연봉 간극이 있다. 이 외에도 씨름의 경우 체급을 나눌 때 남자 선수는 백두, 한라, 금강, 태백과 같은 ‘산’으로 나눈다면 여자 선수는 무궁화, 국화, 매화와 같은 ‘꽃’으로 구분 짓는다거나 경기 해설에서 선수들의 성역할을 강조하거나 선수 개인의 외모나 나이, 가정사를 언급하는 등 씨름 기술이나 선수로서의 역량이 아닌 외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한다. 1999년 최초의 여자 씨름 선수가 등장한 이래, 여자 씨름은 올해 초에야 전국체육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설움을 딛고 모래판 위에 올라서기 위에 샅바를 잡는 선수들을 함께 묵묵히 7년 동안 촬영해온 다큐멘터리 <모래바람> 박재민 감독을 ACT!에서 만나보았다.

 

 

Q. 우선 감독님과 다큐멘터리 <모래바람>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린다.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감독 정체성이 하나 더 생긴 박재민이라고 한다. 관객들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는 신인 감독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모래바람>은 5명의 여자 씨름선수 이야기이며 그들이 저마다의 꿈을 안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Q. 영화를 촬영할 당시, 그리고 현재도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인데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현재 영화수입사에 다니고 있다. 영화를 직접 만들거나 선택하는 업무는 아니고 경영지원팀 일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회사가 좋은 영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직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좋아하는 영역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아쉬움이 늘 있었다. 직장생활 한 지 10년이 됐을 때 스스로 많이 소진되고 지쳐서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나한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내가 더 나답게 살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대표님한테 이야기했더니 그러지 말고 네가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하고 싶은 일을 더 해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 영화판을 뜨기 전에 직접 내 손으로 내가 좋아하는 소재의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2017년 설, TV에서 중계되는 서울 씨름 대회를 보았고 여자 씨름선수들이 경기하고 있었다. 그때, 이 세계가 너무 궁금하다고 생각해 취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취재하며 다큐멘터리로 만들기 너무 좋아 보였고 그때부터 다큐멘터리 수업을 들으며 제작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홍샅바를 메고 있는 선수

 

Q. 정말 신기한 것 같다. 원래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던 사람이면 여자 씨름 경기 장면을 보고 취재하고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갈 수 있는데, 아예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그걸 보고 나서 바로 취재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그 시기에는 여성 서사에 많이 목 마른 상태였다. 2016년에 있었던 강남역 살인사건이 많은 사람들한테 큰 충격을 줬고 나 또한 굉장히 참담함을 느꼈다. 그 이후에 미투 운동이라든지 다양한 여성 운동 흐름이 있었는데 그때 더 많은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가 나를 임파워링 해 줄 거고 다른 여성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사회에서 느끼고 있던 여성 서사에 대한 목마름과 개인적인 직장생활의 매너리즘으로 인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 그런 욕구들이 겹치면서 여자 씨름을 접했을 때 제작에 대한 그린라이트가 켜졌다. 강한 여성에 대한 이미지, 여성들이 신나게 깨부수는, 여성들이 힘을 느낄 수 있는 여성 서사를 원했다. 그래서 여자 씨름이 나에게 크게 와 닿았다. 

 

Q. 영화 안에 5명의 주요 인물이 나오는데 그 5명을 주인공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TV에서 처음 여자 씨름을 봤을 때 송송화 선수가 경기하고 있었다. 중년의 여성분이 샅바를 매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선수와 씨름 경기를 하는 그 장면이 나에겐 충격이었다. 그래서 처음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송송화 선수는 메인 등장인물이었다. 그랬는데 마침 송송화 선수님의 팀인 콜핑에 임수정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고, 두 사람을 통해 어떠한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 분은 나이 많은 운동선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면이 있었고 또 한 분은 최고로 씨름을 잘하는 선수로서의 다양한 매력 말이다. 송송화 선수를 촬영하며 임수정 선수를 눈여겨보고 이 둘을 같이 촬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등장인물을 5명으로 확정하게 된 이유는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단순히 씨름이 아니라 이런 비주류 스포츠 안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여성들의 연대와 그 안에서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 송송화 선수나 임수정 선수, 이 둘만 촬영해서는 이러한 서사를 담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같은 팀 안에서 같이 성장하고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김다혜 선수, 최희화 선수, 양윤서 선수를 촬영하게 되었다.

 

▲ 2017년 구례전국여자천하장사대회 중 숙소에서 담소 중인 콜핑팀 선수들

 

Q. 촬영 시작부터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1년을 꾸준히 찍는 일도 진짜 어려운 일인데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감독님 본인 스스로도 힘들지만 촬영 대상에게도 이런 지난한 과정을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과정도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7년 동안 계속 끌고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었나.

있었다. 7년 전 처음 콜핑팀에 취재를 갔을 때였다. 영화에 나오는 임수정, 양윤서, 김다혜, 최희화 선수가 다 같이 있었다. 그분들에게 “여자 씨름 너무 재미있어서 제가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런데 이거 누가 보겠어요?”라고 하더라. 본인들도 영화가 만들어지면 너무 좋겠지만 만들어져도 누가 이걸 보겠냐는 이야기였다. 우리 이야기가 영화가 될 수 있겠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분들이 그때 당시 상상하기 어려웠던, 그러니까 비인기 종목을 누가 좋아해 주겠냐는 반응들이 나에게 오히려 원동력이 됐다. 물론 사람들은 인기 종목을 좋아하고 인기 종목 선수들이 더 많이 이슈도 되고 사랑을 받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도 계속 사건은 일어나고 있고 삶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관객들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했다.

 

Q.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여자씨름을 누가 보겠냐, 우리 이야기가 영화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던 것도 있었겠다.

그렇다. 인기 있고 유명하다고 해서 그 삶이 더 가치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당신들이 이렇게 그 자리에서 열심히 묵묵하게 도전하고 있는 모습 자체도 아름답고 굉장히 멋있다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제작기간이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촬영기간이 늘어날수록 어떻게든 완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나중에는 촬영 갈 때마다 민망했다(웃음)

 

Q. 7년 동안 촬영하시면서 감독님도 씨름의 전문가가 됐을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 씨름 기술 소개 부탁드린다.

들배지기를 제일 좋아한다. 들배지기는 상대방을 확 들어 올리는 자세다. 그래서 그걸 실제로 보면 진짜 그 힘이, 그 박력이 느껴져서 정말 멋있다. 그리고 들배지기라는 기술이 사람을 완전히 들어올리기 때문에 쉽지 않은 파워풀한 기술이고 송송화 선수가 말하길 이걸 잘해야 진짜 씨름꾼이라고. 사실 나는 씨름 전문가는 아니다. 씨름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접근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 경산남도 함안군에서 열린 씨름행사장에서 시범경기를 벌이는 임수정 선수와 정은미 선수 (들배지기 자세)

 

Q. 여자 씨름과 남자 씨름을 관전할 때의 차별점이 있나?

 

젠더가 다르다고 해서 스포츠를 즐길 때 다른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비슷한 기술 쓰고 어쨌든 룰이 같기에 스포츠로서 즐기는 것은 둘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여자씨름이 남자씨름과 제일 다른 것은 경기 끝났을 때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의 손을 잡아서 세워주는 거 같다. 체육을 둘로 나누면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여자 씨름은 생활 체육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여자 씨름이 막 생활 체육으로서 시작됐던 초반에는 중년 여성들도 많이 참여하고 연령대가 다양했다. 승자든 패자든 넘어진 사람을 보고 그냥 내려가는 게 아니라 일으켜 세워줘야겠다는 그런 배려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지금에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들었다.

 

Q. 촬영하며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가?

정말 운동만 하더라. 팀 안에서 어떤 사건 사고도 있고 감정의 소용들도 있고 그런 걸 기대했었는데 다들 묵묵히 연습하고 체력 단련만 했다. 특히 임수정 선수를 찍으면서 그의 성실함에 많이 놀랐다. ‘역시 1인자는 좀 다르구나’ 그런 생각. 그리고 특히 운동선수들의 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지 않나. 매일매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결실인데, 그런 거에 진짜 되게 감탄했다. 수많은 경기가 다 인상적이었지만 계속 보다 보니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기까지 이렇게 열심히 달려온 이 선수들의 모습 자체가 의미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

 

Q.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오래 걸린 만큼 완성하고 나서 주변 지인들과 선수들의 반응이 남달랐을 것 같다. 반응이 궁금하다.

모든 선수들이 예전 자기 모습 보는 게 좀 부끄럽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다. 임수정 선수는 본인이 영화에 나오는 30대 중반 그때가 가장 나이나 은퇴 이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할 때였다. 부천영화제 GV에서 저 때 저렇게 고민했었는데 지금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닌데 거기에 얽매여 있었던 것 같다고 그런 것들이 지금은 좀 보인다고 지금은 괜찮다고 하더라.

 

Q. <모래바람>을 보는 관객이 느꼈으면 할 영화의 핵심. 제일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디든 길을 처음 개척하는 개척자들이 있지 않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은 처음 시작하다 보니까 그만큼 앞서 나갈 수 있지만 또 척박한 환경에서 시작한다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개척자와 그런 개척자를 롤모델로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같이 맞물리면서 이 세계가 확장되어 가고 더 단단하게 이어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씨름이라는 종목 자체가 여성들이 진입한 지 얼마 안 됐고 선수 자체 풀이나 팬덤도 남자 씨름에 비하면 작다. 남성들만의 리그에 여성들이 뛰어들어서 새로운 롤모델로서 성장해 가는 것 자체가 어렵지 않나. 얼마 전 방영된 NETFLIX <사이렌: 불의 섬>에 나온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 출연자들에 여성들이 열광하는 지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와 지지가 되어 주었기 때문에, 관객들도 그것을 느끼고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힘을 얻기를 바란다.

 

 

▲ 2009년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열린 제1회 여자천하장사씨름대회 천하장사를 차지한 임수정 선수

 

Q. 씨름관객 주 연령층이 어르신이 많지 않나?

일단 관객이 별로 없다. 있어도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저씨. 사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모든 씨름 경기는 무료이고 굉장히 많이 열린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보통 전국의 각 지역을 돌면서 경기가 펼쳐지는데 그런 면에서 씨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별로 없지 않나. 특히나 어르신들이 즐길 문화는 더 없다. 그런데 이런 놀이 문화가 계속해서 지역을 파고들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면서 선수들도 그 안에서 점점 사랑받으면서 더 재밌게 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이거를 조금만 더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가, 재미있는 놀잇거리가 바로 가까이에 있으니 많이들 가서 보면 좋겠다. 무료다.

Q. <모래바람>을 보고 씨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어떤 곳에서 배우면 좋을지 정보를 줄 수 있나.

 

전국 각 지역에 씨름 협회가 있다. 서울이면 서울, 부산이면 부산 이렇게 각 지역의 씨름 협회에서 생활 체육 선수들을 모집하기도 하고 다 같이 모여서 연습하기도 한다. 각 지역의 씨름 장이 생활 체육 선수들에게 항상 열려 있기에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모든 곳에서 환영이다. 대한씨름협회 사이트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지역 시도씨름협회에 문의하면 된다.

 

▲ 2019년 구례전국여자천하장사대회에서 임수정 선수

 

Q. 본인에게 어떤 의미의 작업이었는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상영한 소감도 궁금하다.

진짜 감개무량했다. 지난 7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그리고 되게 신기했다. 드디어 극장에 걸리는구나. 완성 이후에 영화제 기회가 잘 안 왔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많은 관객과 같이 보게 되니까 굉장히 고맙다는 마음이 컸다. 이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 봐준다는 사실이 고마웠고 끝나고 나서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정말인가 잘 실감이 안 났다. 그분들처럼 이 작품을 통해서 가슴이 뜨거워질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다.
                             

Q. 이제 막 완성해서 영화제에 출품하고 있는데 이런 질문이 이르지만 <모래바람> 이후 차기작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차기작에 대한 마음은 굴뚝 같지만, 일단은 <모래바람>에 집중하고 싶다. 일단 국내외 영화제 문을 계속 두드려보고 있고, 개봉을 위해 독립영화 배급사 위주로 배급사도 알아보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못다 한 말이 있다면?

<모래바람>은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인생에 대한 영화다. 그래서 씨름을 좋아하는 것과 관계없이 이 영화를 재밌게 볼 지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씨름을 좋아한다면 금상첨화고. 나의 전성기가 지나버린 것 같다는, 허무함이나 쓸쓸함을 느끼는 분들도 같이 <모래바람>을 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한번 내 자리를 돌아보고 영화 안에서 선수들이 느낀 순간들을 함께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모래바람> 홍보 이미지

 

 

* <모래바람>은 2023년 8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리는 제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지금 여기, 한국영화’ 섹션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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