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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를 퀴어링: LGBTQ+ 대담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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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2. 1. 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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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 글은 국제 다큐멘터리 협회(International Documentary Association) 사이트에 게재된 Jessica Devaney의 글, <Queering Documentary: An LGBTQ+ Convers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 https://www.documentary.org/online-feature/queering-documentary-lgbtq-conversation)
본 대담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다큐멘터리 창작에 관한 퀴어로서 각자의 경험과 고민을 나눕니다.

본 기사의 내용은 ACT!가 지향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고, 한국 다큐멘터리에서 다양성과 당사자로서의 퀴어 재현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소개하고자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다음 기사는 전문의 처음 부분이며, 순차적으로 뒷부분이 총 여섯번에 나뉘어 연재될 예정입니다.


*This article is a translation of Jessica Devaney’s writing, <Queering Documentary: An LGBTQ+ Conversation> originally posted at the website of ‘International Documentary Association’. (https://www.documentary.org/online-feature/queering-documentary-lgbtq-conversation )
In this conversation, documentary filmmakers share their experiences and thoughts about making documentary films as queer.


ACT! is a non-profit Korean media activism journal that aims to promote progressive values. This article resonates with our agendas and needs to be discovered by the people in Korea who embrace diversity as their core value and play a part in cultivating better queer representation in documentaries. The following article is the first part of the whole text and the rest will be published in six articles in order. 

 

"정체성은 내가 하는 작업을 특징짓는다. 동시에 나는 작업 안에서 대표하는 너무나 많은 목소리와 눈 들에 책임을 느낀다. 따라서 나는 끊임없이 내 정체성을 벗어 던지고 나는 누구인지, 무엇이 나를 “나”로 만드는지를 외부에서부터 보려 하는 것 같다. 재미있는 균형이다. 나에 대한 특정한 기대—내 위치에서 나로 존재하기—가 있는 반면에, 작업을 위해서 나는 개인의 경험을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ACT! 127호 리뷰 2022.01.14.]

 

다큐멘터리를 퀴어링: LGBTQ+ 대담 - 1

 

번역: 한진이 (ACT! 편집위원)

감수: 주아명

 

 

  퀴어성은 나의 창조성, 정치 성향, 그리고 가치관의 근간이다. 퀴어됨은 자유로움을 의미하며 모든 행위와 상호작용의 중심에 해방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듀서로서, 퀴어의 삶을 본격적으로 조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만드는 모든 영화는 퀴어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퀴어 프로듀싱이란 관계자 섭외, 팀원 및 투자자 계약, 고용, 재무 모델, 생산, 편집, 홍보, 판매 그리고 영향을 통틀어 영화 제작의 모든 면면에서 해방을 핵심으로 함을 뜻한다. 퀴어가 이끄는 팀으로서의 멀티튜드 필름즈(Multitude Films)’를 이야기할 때, 이는 나, 안야 라우스(Anya Rous), 그리고 스웨타 보흐라(Sweta Vohra)로 이루어진 총괄 책임 프로듀서 세 명이 퀴어로 정체화했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해방이 우리의 작업을 인도하도록 하는 일에 팀 전체가 전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멀티튜드가 이번 성 소수자 인권의 달에 5주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업계 전역의 퀴어 동료들과 함께 공동체에 대한 끌림을 느꼈다. 이 원탁 회의는 그러한 욕망의 산물이다.

 

  얀시 포드(Yance Ford), 세트 에르난데스 롱킬요(Set Hernandez Rongkilyo), 제스 서치(Jess Search), 린지 드라이든(Lindsey Dryden), 이본 웰본(Yvonne Welbon), 피제이 라발(PJ Raval), 샘 페더(Sam Feder), 킴 유타니(Kim Yutani), 그리고 비리디아나 리버만(Viridiana Lieberman)은 저마다 역할과 업계 경험의 단면을 대표하며 그들 모두의 작업과 관점, 리더십, 그리고 우정은 내 제작 실천을 더욱 예리하게 했다. 그들과의 대담을 주최하는 일은 마치 선물과 같았다.

 

  얀시 포드는 자신의 영화 <스트롱 아일랜드(Strong Island)>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최초의 공개적인 트랜스젠더 감독으로서 새 역사를 쓴 바 있다. 세트 에르난데스 롱킬요는 미등록 이주민 영화 제작자 단체의 공동 창립자로, 단편 영화 <커버/에이지(Cover/Age)>를 감독하고 <혐오의 시대(Call Her Ganda)>의 임팩트 프로듀서를 지냈다. 제스 서치는 독 소사이어티(Doc Society)의 최고 경영자이다. 린지 드라이든은 <언레스트(Unrest)> <트랜스 인 아메리카(Trans in America)>로 잘 알려진 에미상 수상 프로듀서이며 포워드 독(FWD-Doc)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이본 웰본은 수상 경력이 있는 영화 제작자로, 시스터즈 인 시네마(Sisters in Cinema)의 최고 경영자와 치킨 앤 에그 픽쳐스(Chicken&Egg Pictures)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고문을 겸하고 있다. 구겐하임 출신의 피제이 라발은 에이-(A-Doc) 리더십 팀에 속해 있으며 그의 작업 중에는 <혐오의 시대(Call Her Ganda)><비포 유 노 잇(Before You Know It)>이 있다. 샘 페더는 피바디 지명 감독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디스클로저(Disclosure)>로 알려져 있다. 킴 유타니는 현 선댄스 영화제 프로그래밍 감독, 전 아웃페스트 예술 감독이다. 비리디아나 리버만은 오스카상 최종 후보자 명단에 오른 <콜센터 블루스(Call Center Blues)>와 선댄스 관객상 수상작 <더 센텐스(The Sentence)>,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우리는: 브루클린 세인츠(We Are: the Brooklyn Saints)>로 이름난 편집자이며 또한 <스포츠 히로인즈 온 필름(Sports Heroines on Film: A Critical Study of Cinematic Women Athletes, Coaches and Owners)>의 저자이다.

(이 대담은 분량과 명료성을 위해 편집된 바 있다.)

 

제시카 데바니(Jessica Devaney): 정체성에 관해서 몇몇 영화 제작자들(영화 제작에 어떤 식으로 관련되어 있든 간에)나는 흑인으로서, 또는/그리고 트랜스로서, 또는/그리고 퀴어로서, 또는/그리고 장애인 영화 제작자로서의 경험을 질문 받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작업에 대한 질문을 원한다.” 말한다. 한편 다른 영화 제작자들은 나의 퀴어됨, 흑인됨, 장애 등은 내 작품을 특정짓고 강화한다.” 말한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당신에게는 이 질문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나?

 

 

피제이 라발: 나는 스스로를 퀴어 영화 제작자로 정체화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퀴어라는 말이 좋다. 내게 있어서 퀴어는 단순히 젠더나 성 정체성에 대한 서술이 아니다. 이는 또한 정치적이다. 퀴어라는 단어는 특정한 정치적 역사를 가지며, 따라서 이 단어를 사용하는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경험하는 방식을 빚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에 스스로를 아시안-아메리칸 영화 제작자, 또는 필리피노-아메리칸 영화 제작자로 부르기를 그만두고 필리핑스(Filipinx)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나의 정치적 사고를 나타낸다.

 

 

세트 에르난데스 롱킬요: 나는 어렸을 때 한 번도 미등록 이주민 영화 제작자를 접한 기억이 없고, 따라서 나를 미등록 이주민 영화 제작자이자 필리핀에서 온 이민자로 명명하거나 정체화하는 일이 좋다. 나는 정체화하기를 좋아하는데, 어릴 적의 내가 그랬듯 동질감을 주는 또 다른 미등록 이주민을 찾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 제작자인 것에 더해, 나의 이러한 경험을 공언하며 그에게 저기, 당신도 이런 거 할 수 있어요.” 말을 건넨다.

 

 

린지 드라이든: 내가 동료들, 그리고 시민 사회와 함께 진행하는 작업 중 다수는 퀴어적 관점 표현하기와 보고 싶으나 결여되어 있는 관점들을 위한 공간 마련하기에 관련있다. 따라서 나의 작업과 퀴어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장애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질문이 있는 것 같다. 한동안 넷플릭스, 그리고 독 소사이어티와 협업하며 장애인 영화 제작자와 효과적으로 관여하기를 목적으로 한 툴킷을 제작했다. 이와 관련하여 주최한 근래의 행사에서 말하지 못한 것은, 우리가 오직 그 일을 위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장애인 영화 제작자들이 있었고, 그들 모두 장애, 그리고 개인적 견해에 관한 영화의 제작을 위해 지원과 투자를 받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성찰하고자 하는 전부는 아니다.

 

 

제스 서치: 나는 나를 퀴어로 소개하는 것이 기쁘고, 그것이 다뤄지고 있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체성을 드러내기 이전에도 자신이 인정, 존경받는다는 느낌을 원하기도 하며 실제로 그러한 경향을 나의 팀에서 목격한 바 있다. 우리는 독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정한 정체성을 작업에 적용하고 싶은지, 만약 그렇다면 스스로를 어떻게 정체화할 것인지 묻는 양식을 작성하게 한 적이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젊은 사람들, 조직 안에서 공적 권력을 비교적 적게 가진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우는 데 조금 더 신중하다는 사실이다. 이해한다.

 

 

킴 유타니: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내 작업과 정체성이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체성은 내 작업을 특징짓는다. 동시에 나는 작업 안에서 대표하는 너무나 많은 목소리와 눈에 책임을 느낀다. 따라서 나는 끊임없이 내 정체성을 벗어 던지고 나는 누구인지, 무엇이 나를 로 만드는지를 외부에서부터 보려 하는 것 같다. 재미있는 균형이다. 나에 대한 특정한 기대내 위치에서 나로 존재하기가 있는 반면에, 작업을 위해서 나는 개인의 경험을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샘 페더: 질문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생각이 몇 있다. 용어의 순서를 바꾸는 것 만으로도 중대한 변화가 생긴다. 당신은 트랜스 영화 제작자인가, 아니면 영화 제작자인 트랜스인가? 당신은 퀴어 영화 제작자인가 아니면 영화 제작자인 퀴어인가? 이것이 내포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나는 트랜스 영화와 퀴어 영화 모두 실재하며 또한 가능하다고 믿지만, 동시에 정말로 그러함을 확신할 수 없다. 시스템 아래에서, 우리는 매우 이성애 중심적이고, 시스규범적이며 헤게모니적인 산업 안에 우연히 존재하는 트랜스 혹은 퀴어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리차드 다이어(Richard Dyer)가 그의 70년대 저작 <게이즈 인 필름(Gays in Film)>[1]에서 왜 동성애 영화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지에 대해 쓴 것을 떠올린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트랜스 영화 제작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질문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내가 스스로를 그런 꼬리표를 가진 사람으로 정체화하는 것과 그것이 작업에 끼칠 영향, 그리고 누군가 그런 꼬리표를 가지고 나에게 접근하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 그러한 질문과 함께 다가올 때 나는 매우 구속되는 듯 느낀다. 나에 대한 그들의 기대와 그 기대 이면에 숨어있는 것들이 너무도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 있어 그러한 꼬리표는 확장성에 반대되는 의미를 갖는다.

 

 (계속)

 

[1] Dyer, R. (1978). Gays in Film. Jump Cut: A Review of Contemporary Media. No. 18. Pp.15-16.

https://www.ejumpcut.org/archive/onlinessays/JC18folder/GaysinFilmDy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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