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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의 동료가 돼라! -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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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1. 11. 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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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원동력은 ‘다른 여성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라는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이 ‘갈증'이었는지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회사에만 있으니 오히려 디자인 풀이 좁아졌고, 친한 친구들이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실무'이야기를 나누는 게 잦은 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동료에 대한 갈증이 저에게 원동력이었을 것 같아요."

 

[ACT! 127호 페미니즘 미디어 2021.11.12.]

너, 나의 동료가 돼라!

-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

 

인터뷰 : 김세영(ACT!편집위원), 황혜진(ACT!편집위원)

 작성 : 황혜진(ACT!편집위원)

 


  여성으로서 안전함을 느끼며 전문 분야를 발전해나갈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어떨까.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이하 FDSC)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보이는 문구다. 정보교류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주체적으로 다양한 외부 활동과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FDSC는, 2018년 50명의 디자이너와 시작해 현재는 180여 명의 디자이너가 교류하는 소셜 클럽이다. 

 

  FDSC 안에서 회원들은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하고, 강연을 듣거나, 새로운 일을 받기도 한다. FDSC SNS를 통한 #페디소(페미니스트 디자이너를 소개합니다), FDSC 회원이 사회초년생이나 학생들에게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리뷰’, 여성 디자이너의 일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말하는 팟캐스트 ‘디자인 FM’ 등 FDSC 회원들의 활동은 일종의 스스로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인 셈이다. 개개인은 커뮤니티 안에서 교류하고 활동하며 모임이 지속 가능하게 하고, 공동체는 개개인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기반을 보장하는 순환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커뮤니티가 다른 분야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인터뷰를 청한 끝에 FDSC의 운영진인 김소미, 김수영 디자이너를 여름의 끝자락에 만나보았다.

 


=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수영: 저는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에서 일하는 인하우스 디자이너이고, 현재 FDSC에서는 디자인 팟캐스트 <디자인 FM>을 제작하는 방송국팀과 비전팀에 속해 있는 운영진입니다. 

- 김소미: 저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눈디자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FDSC를 2018년에 처음 창립한 멤버 중 한 명이고 지금은 회원들의 소모임을 도와드리는 활동지원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영님과 함께 디자인 FM MC로도 활약하며 비전팀에도 같이 속해 있습니다.

▲ (왼쪽 상단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김수영 디자이너, 김소미 디자이너, ACT! 편집위원 김세영, 황혜진


= 어떤 계기를 통해서 FDSC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흐름과 질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이런 방향성을 정하기까지의 과정 또한 궁금합니다.

 

- 김소미: FDSC의 처음은 2018년에 신인아 디자이너(스튜디오 ‘오늘의 풍경’ 운영)의 제안으로 시작이 되었어요. 여성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공부도 하고 서로를 도와주는 모임을 만드는데 관심 있는 분을 찾는다고 SNS에 올리셔서, 그때, 저랑 양민영 디자이너 우유니 디자이너 이렇게 4명이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비슷한 연차의 동료 디자이너 너덧 명이 모인 작은 스터디 모임 같은 걸 생각했는데 이런 모임에 대한 갈증이 사람들에게 아주 많았는지 모임을 시작하자마자 열렬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습니다. (‘밀리언아카이브’ 정은솔 디자이너의 공간지원 등) 그렇게 생각보다 더 큰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단체 성격이 변해오며 무료 회원제였다가 유료화를 거쳐 현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 처음에는 작은 스터디 모임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이제는 백여 명이 함께하는 모임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모인 과정을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김소미: 2015년부터 한국에서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부르는 흐름이 있었고, 2015년과 2016년 사이에 문화계 내 성폭력 고발 해시태그 운동이라던지 디자이너들이 의식할 수 있는 행동이나 사건들이 여러 가지 있었어요. 그래서 각자가 내면에 ‘우리가 모여서 뭔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은 다 있었던 거 같아요. 정은솔 디자이너가 공간을 제공해 주기로 해서 (코로나19 상황 이전) 30명 정도 규모로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와 생각들, 그리고 어떤 활동을 우리가 같이 할 수 있을지 계획을 공유하는 설명회 자리를 준비했어요. 

설명회 참석자를 모집할 때 모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 하다시피 했고, 그냥 ‘여성 디자이너’, ‘페미니스트 디자이너’가 모일 것이라는 정도의 정보만 있었는데, 100여 명이 지원하셨어요. 계획했던 인원보다 많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 왔고, 겨우 늘려서 참석자 60명 정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셨던 분들이 거의 다 가입을 해주셨어요. 그 후에 모임 내부에서는 서로의 견적서 작성 노하우를 나누거나 함께 모여 운동을 하는 등의 내부 소모임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리뷰 행사와 현직자 대상으로 하는 타운홀이라는 디자인 관련 토크 행사가 있었어요. 이런 모임과 행사를 열면서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회원들 간의 교류 모임과 외부적으로 FDSC가 생각하는 것들을 전하는 활동방향에 대한 감을 잡았고, 이렇게 쭉 온 것 같아요.

- 김수영: 처음 회원 수가 100명이 채 안 되었을 땐 모임을 무료로 운영했어요. 모임 구성원 분들의 후원금으로 운영을 해나가다가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면 어쨌든 돈이 필요했고, (슬랙과 노션의 서비스 이용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유료화를 거치게 되었습니다. 유료로 전환된 이후에도 대부분이 잔류하시고, 매번 회원을 모집하는 오픈데이를 열면 항상 새로운 100명 정도가 신청하셔요. 이렇게 점점 모임의 규모가 커지면서 FDSC가 기획하는 프로그램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 FDSC 공식 웹사이트


=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현업을 하시면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김수영: 개인적인 원동력은 ‘다른 여성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라는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이 ‘갈증'이었는지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회사에만 있으니 오히려 디자인 풀이 좁아졌고, 친한 친구들이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실무'이야기를 나누는 게 잦은 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동료에 대한 갈증이 저에게 원동력이었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 FDSC 회원 3년 차인데 초창기 회원이었을 때는 뭐든 배우고 싶고 즉각적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3년 차에 접어드니 생업에서도 시니어에 접어들고 종종 관리자 역할을 하게 되면서부터 바쁘고 체력 소모도 커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요즘은 그 ‘균형 찾기'가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FDSC에서 털어보고 FDSC에서의 일이 회사에서 동력이 되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 일을 길게 오래 할 수 있도록,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만나면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이 동력이 되어요.

- 김소미: 저 같은 경우는 모임을 처음 만든 입장으로서 ’이런 모임이 없었으니 우리가 멋진 것 해보자‘라는 열망이 가득했고 지금은 수영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모임의 구성원 누군가가 지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세심한 설계를 하는 것으로 관심의 포인트가 바뀐 것 같습니다. 제가 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때 다녔던 디자인업계의 행사나 강연은 저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안과 알고 싶은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현재의 학생들, 주니어 디자이너 혹은 동료들이 이것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것이 저에게 큰 원동력인 것 같아요.

 


= 커뮤니티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반대로 생각하지 못했던 새롭고 즐거운 점이 있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수영: 힘든 순간이 다 비슷할 것 같아요. 나의 생업과 겹쳐지는 순간, 사람 일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과부하가 걸리기도 하잖아요. 아니면 저나 팀이 청사진을 그려놓은 대로 잘 가지 않을 때 가장 힘들어요. 기획과 콘셉트가 뚜렷하고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활동이 장기화가 되거나 활동 범주가 커질 때 부담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어요. 개개인의 상황도 모두 달라서, 함께 하는 활동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갈등 상황으로 느껴지는 때가 생기기도 해요. 반대로 새롭고 즐거운 점은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회의를 통해 지혜로운 방법들이 나오는 때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돌파구가 생기니까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아 적용해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다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웃음)

- 김소미: 다들 이런 활동을 원하고 의욕적이기 때문에 역으로 너무 몰입하게 되는 경향이 있기도 한 것 같아요. 다들 생업이랑 병행하고 있고 이 활동에 몸담을 수 있는 정도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는 건데, 자신이 원해서 100% 즐겁게 하다가도 누군가가 본인만큼 참여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서운할 수 있거든요. 반대로 여러 상황 상(돌봄노동, 체력의 차이 등) 다른 회원보다 활발한 활동이 어려운 회원들이 소외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러한 부분들에서 의욕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왔고 다양한 장치들(빅활동 참여 멤버들과 운영진의 활동 시간 트랙킹, 운영진 방학 및 졸업제도) 등을 도입하는 중입니다.

 


=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많은 고민과 공부, 검토 끝에 만드신 것 같은데 만드시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만든 이후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 김소미: 어느 날, ‘회원이 어느덧 150명이 되었는데, 150명이 모여 있으면 언젠가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만약 그런 갈등이 빚어지고 회원들이 이 안에서 해결 못 하고 큰 상처를 받아 모임을 떠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초에 중점을 둔 부분은 ‘갈등 상황이나 폭력 상황에 대한 해결’이었어요. 다른 단체나 기관들의 가이드라인을 많이 공부해보다가 다른 사례들은 주로 큰 형사적인 사건 혹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폭력 사건들이 주된 가이드라인이었는데 우리가 하는 활동들에서 성폭력 상황을 떠올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맞는 가이드라인을 고민하기 위해 회원들과 워크숍을 진행했을 때 나온 주된 의견은, 오히려 서로의 위치 차이(직급의 차이, 계약 관계, 학력, 지역 격차 등)에서 기인하는 소외감이나 위화감에 대한 고민과 우려가 주로 나왔어요.

  1기 마지막쯤에 오니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가시화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회원들과 가깝게 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커뮤니티에 대한 온도가 한층 더 올라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개개인의 상황이 다층적임을 서로가 이해하고, 나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사실이 그들의 소속감을 높여주었던 것 같아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의 한계가 있고 ‘미완의 리스트'라고 지칭하긴 했지만, 이 문서가 있으므로 FDSC 회원들이 느끼는 ‘안정감'에 주목하고 이 안정감을 높이면 어떤 갈등 상황이 오더라도 개개인에게 해결할 힘이 있다는 자신감(?)을 조금이라도 심어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민우회와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 BIYN’의 자문 받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갈등 양상을 좀 더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우리가 단체로서 할 수 있는 것과 현실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들도 조금은 더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커뮤니티문화팀 2기, 3기 등 계속 커뮤니티에 맞게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 FDSC OPEN DAY 현장


= FDSC의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업으로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으실까요? 

 

- 김수영: 시즌 1때부터 참여해 온 팟캐스트 <디자인FM>과 지금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 40, 포트폴리오 리뷰, FDSC STAGE, 디자인 학당…. 어느 하나 꼽을 수 없도록 매 활동 참여하고 지켜보고 있으면 전율이 옵니다…!! 모두 디자이너고, 직업인이다 보니 자신의 현 상황에 가깝게 있는 사람이 공감 가는 말을 해주거나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지지받는 느낌이에요.

  <디자인FM>은 다양한 연차와 직무를 고려해 섭외하기 때문에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후기가 많아요. 작은 조직이나 소규모로 혹은 혼자 일하는 디자이너에게도 틀어놓으면 동료와 수다 떠는 기분이 드는 것이 기억에 남는 후기이기도 한데요. 게스트 분들의 활동을 위대한 업적이라고 칭송(?)하기도 하지만 업적이 될 수 있었던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물어봅니다. 그러면서 겪었던 실수와 헤쳐나간 방법을 들으면서 완벽한 디자이너는 없다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누구나 멋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말도 전할 수 있어 애정해요.

- 김소미: 제가 3년째 하는 포트폴리오 리뷰! 포트폴리오 리뷰는 FDSC 회원들이 학생/사회초년생 디자이너들을 만나 포트폴리오를 리뷰 해 주는 행사예요. 많은 사람이 정말 좋은 후기를 남겨주시는데 특히 다들 막연히 갖고 있던 불안이 해소되고 자신감을 얻게 됐단 후기가 많아 늘 굉장히 보람찹니다. 취업준비 과정은 누구나 막막하고, 여학생들의 경우엔 여기에 더불어 선배들과 끈끈하게 연결되거나 소위 ‘교수님 라인’에 속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게 있어서, 여기에서 오는 정보 격차도 불안에 한몫을 하곤 해요. 이런 분들이 후기에서 막막하고 불안했는데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제 알겠고 내가 지금 많이 부족하지 않다는 걸 알아서 안심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이미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디자이너들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 데서 오는 안정감도 있는 것 같고요. 패널분들이 본인들이 학생/주니어 시절에 느꼈던 갈증이나 불안을 충분히 의식하고 기억한 채로 ‘그 시절의 나'를 바라보듯 진심 어리고 전문성 높은 조언을 해 주십니다. 리뷰를 해 주는 입장과 받는 입장 모두가 힘을 많이 얻어가는 좋은 행사예요.

 


= 마침 두 분이 팟캐스트 디자인 FM의 작가, MC여서 질문을 드리자면, 올해로 디자인 FM을 제작하신 지 삼 년 차가 되었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 김수영: 시즌 1에서 돈, 연봉 테이블 이야기를 시원하게 해 준 김도은님, 시즌 2에서 추가 클립이었던 신통방통 디자인 고민 상담 쇼! 시즌 3은 모두 좋은데 어쩌죠(웃음)
  특히 김도은님은 속속들이 본인이 어떤 커리어를 거쳐 어떤 금액을 받고 연봉을 어떻게 늘리고 협상했는지 이런 것들을 알려주셔서 되게 흥미롭고 사실 많이 감춰져 있는 영역인데 속 시원하게 말해주셔서 대리만족을 느꼈습니다.

- 김소미: 정말 다들 너무 좋고 내가 잘 아는 분야는 할 말이 많아서 더 재밌기도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배울 때(의료 마케팅, 사회복지 등). 그래서 시즌 3이 더더욱 녹음하면서 즐거웠어요. 특히 곧 송출되는 마지막 회가 정말 짱입니다! (웃음) 

▲ 디자인 FM 시즌 2 이미지


= 개인적으로는 FDSC와 같은 팀, 단체, 커뮤니티가 다양한 직종에도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FDSC와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나 이에 관련한 경험을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 김수영: ‘우선 해보자!’. 저도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 겁이 났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생각을 줄이고 일단 움직이는 게 제일 좋은 마인드인 것 같아요. 갑자기 디자인 학당에서 들은 말이 생각나요. ‘페미니즘은 도구’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데 사람이 늘 열성적인 상태로 있긴 힘들어서, 너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야 해요. 여성들이 특히나 뭔가를 할 때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그런 마인드가 강해서 그런 걸 많이 내려놓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향하는 바가 열린 커뮤니티라면 내/외부의 소통도 잘해야 하고 찾아오는 사람만 만나는 게 아니라 직접 찾으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열려있음을 강조하고 보여주어야 진짜 ‘열린' 커뮤니티가 되는 것 아닐까요? 

- 김소미: 사실 저희랑 가까운 분야에서도 이런 모임들이 왕왕 생기고 있고, (프프프, 루이즈 더 우먼 등의 시각 매체 중심 커뮤니티 등) 이미 다들 그들의 직종이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기획을 잘하고 계세요. 실은 시작 하면 맞는 방법은 어떻게든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암만 멋지고 좋은 일을 해낸다고 해도 동시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거든요. 구성원들이 지치지 않고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리도 필요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든(아주 작은 금전적 수단 혹은 무형의 피드백이나 효능감일지라도) 보상이 돌아가야 하고, 서로의 일과 삶이 침해받지 않도록 충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구성원들과 늘 충분히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못다 하신 말씀이 있다면!

 

- 김수영: 디자인 FM 시즌 3 홍보…! 시즌 3은 협업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보니 누구든지 쉽게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라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저희가 대표로 나왔지만 커뮤니티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 이렇게 인터뷰만 보시면 정제된 이야기로 보이지만 활동하는 과정 중에는 정말 ‘우당탕탕’이에요. 저희도 당연히 힘든 과정도 많고 불편한 상황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너무 멋지게만 보시는 것보다 비판적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소미: 맞아요. 모임을 하다가 뭐든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것 같더라도 그것이 실패가 아니라 다른 곳도 비슷하게 이런 상황들을 겪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페미니스트 어쩌고(웃음) 모임이 모든 직군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관련 사이트

-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 https://fdsc.kr/

- 디자인 FM https://soundcloud.com/design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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