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미디어 시대, |
박 수 경 ( 의정부 송현고등학교 교사 ) |
I.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 미디어교육의 중심 이동 |
“텔레비전은 어린이들의 정신력을 약화시켜 그들이 건강한 인류로 자라나는 데 필요한 자연스럽고 정서적인 발전을 파괴한다. 또 어린이들 스스로 주체적인 목소리를 발전시키기 못하게 방해하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부정한다. 또 아이들 자신의 이미지들을 지워버리고 의지를 약화시킨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자아와 조용한 대화를 하지 못하게 한다.” - Barry Sanders의 “철자법도 모르는 한심한 아이들(A is for Ox)” 가운데 "이 새로운 기계는 청소년들을 훨씬 더 세련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문화와 리터러시에 대한 그들의 관념조차 바꾸어 버린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청소년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그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정치적 자아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이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정부와 검열에서 독립된 세계를 둘러싼 가장 삼엄한 요새와 포탄을 뚫고 빛나고 있는 것처럼 어린이들은 이제야 처음으로 사회적 관습의 숨막힐 듯한 경계를 넘어서 자신들에게 이로운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어른들의 완고한 편견을 넘어설 수 있게 되었다.” - John Katz의 “가상 현실(Virtuous Reality)” 가운데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아이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의 문제는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위의 이야기 가운데 Barry Sanders에게 있어 텔레비전과 컴퓨터라는 미디어는 아이들의 정신력을 약화시키고 상상력을 파괴시키는 해로운 기제일 뿐이다. 이에 반해 John Katz에게 있어 디지털 미디어는 어린이들을 어른들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고 이로부터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부여해 주는 긍정적인 기제로 작용하게 된다.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 우리의 아이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미디어와 만나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려고 할 때 위의 두 가지 이야기는 명백히 대조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친 보호주의든 지나친 낙관주의든 이러한 두 입장은 모두 그 출발이 기술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즉 기술이 우리의 사회적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우리의 정신적 기능을 변화시키며 우리의 지식과 문화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결정적으로 이런 맥락 속에서 배움의 의미와 아이들의 정체성의 의미를 변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기술 결정론적 입장에 근거하는 것이다.1) |
II. 문화를 생산하는 즐거운 미디어교육 |
“자살을 조장하는 자살 사이트, 원조 교제의 온상인 채팅방, 자퇴를 부추기는 자퇴 사이트, 그리고 학원 폭력을 조장하는 조폭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최근 인터넷은 온통 위험천만한 지뢰밭으로 묘사되고 있다. 언론은 인터넷에서 지뢰를 밟은 청소년들의 사건 · 사고를 부지런이 실어 나르고 부모들은 마치 우물가에 내놓은 아이들처럼 인터넷에 접속한 자녀들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인터넷은 위험한 공간인가?” - 사이버문화연구소의 “인터넷의 아이들” 가운데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의 미디어는 글자 그대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매개체나 통로로서의 좁은 의미를 넘어서서 새로운 공간과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아이들은 오프라인의 세계만이 아닌 온라인 세계에서도 생활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간은 가상이 아닌 실제의 장으로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III. 참여적 공동체를 구성하는 미디어교육 |
“박정희식 새마을 운동이 노동자와 도시 빈민들의 소외를 빚어냈다면 정보화의 찬란한 금자탑 이면에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인간 소외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그것은 첫째 정보 격차로부터 발생하는 소외이다. 둘째 사이버 공간에서 날로 가속화되는 인간 관계의 분절화 · 파편화로 인한 소외이다. 셋째 현실과 다르지 않은 위계적 인간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소외이다. 넷째 다수의 힘의 논리로부터 배제된 소수자들이 겪어야 하는 소외이다.” - 주간 iWeekly 131호, ‘정보화 새마을 운동의 종착역과 네트의 인간 소외’ 중에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고 사이버 공간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은 그 속에서 맺게 되는 다양한 인간 관계와 그러한 사람들이 모인 가상의 공동체에 주목하게 된다. 특히 우리 사회가 혈연과 지연, 학연을 중심으로 하는 닫힌 공동체 사회였음을 생각해 보면 사이버 공간에서 열린 공동체의 성장과 확대는 사람들에게 현대 사회의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는 듯 했다.4) |
IV. 디지털 뉴미디어의 맥락(Context)에 주목하는 미디어교육 |
“현실 세계를 구성하는 국가, 경제, 시민 사회라는 세 가지 영역은 디지털 문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내는 공간은 일종의 전자적인 영토이며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통치의 대상인 국민으로 설정된다. 그래서 국가는 법과 권력을 동원하여 끊임없이 디지털 기술을 규제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한편 자본의 입장에서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내는 공간은 새롭게 형성된 거대한 시장이며 그 안의 사람들 역시 소비자 집단이다. 그러므로 자본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에 전력을 기울인다. 반면 시민 사회의 관점에서 볼 때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내는 공간은 현실 세계에 대한 일종의 대안적 공간으로 간주되며 이 속의 사람들은 자유와 자율을 영위하고자 하는 전자적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사이버문화연구소의 “사이버 현상과 새로운 문화 형성의 과제” 가운데 TV CF에서 볼 수 있는 디지털 뉴미디어의 사회는 언제 어디서나 개인이 원하는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연결이 가능하며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표면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사회를 조망할 경우 그 사회는 장밋빛으로 가득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에 명과 암이 있듯이 디지털 뉴미디어가 변화시킬 사회의 모습 또한 빛과 그림자가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중요한 것은 디지털 뉴미디어 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그러한 기술이 디자인되고 생산되어 시장에서 분배되는 미디어 맥락에 대한 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생각했을 때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의 미디어교육은 미디어 중심의 기술 변동에서 출발하는 입장이 아닌 아이들의 미디어 문화와 삶에서 출발하는 입장으로 그 중심을 이동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즐겁게 문화를 생산하고 참여적 공동체를 구성하며 미디어 맥락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디어교육의 과정을 통해 디지털 뉴미디어 시대의 올바른 사회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 1) Buckingham, David(2004), “전자매체 시대의 아이들”. 우리교육 2) 박혜미 외(2004). “공교육에서의 영상미디어교육 체계화를 위한 교육 과정 연구”.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3) Buckingham, David(2004). “미디어교육 : 학습, 리터러시, 그리고 현대 문화”. jNBook 4) 홍성욱 외(2001). “2001 싸이버 스페이스 오디쎄이”. 창작과 비평사 5) 한국인터넷정보센터(2002).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연령별 분포 현황” 6) 사이버문화연구소(2001). “Cyber Is : 네트에서 문화 읽기”. 역사넷 7)판옵티콘은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는 뜻의 ‘opticon’을 합성한 것이다. 번역하면 ‘모두 다 본다’는 뜻이다. 원래는 죄수를 교화할 목적으로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벤담(Jeremy Bentham)이 1791년 처음으로 설계하였다. 그러나 벤담이 설계한 뒤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75년 프랑스의 철학자 푸코(Michel Foucault)가 그의 저서《감시와 처벌(Discipline and Punish)》에서 판옵티콘의 감시 체계 원리가 사회 전반으로 파고들어 규범 사회의 기본 원리인 판옵티시즘(Panopticism)으로 바뀌었음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8) Trend, David(2001). "문화 민주주의 : 정치, 미디어, 뉴테크놀로지“, 한울 9) Rushkoff, Douglas(2002). "미디어 바이러스“. 황금가지 10) Darley, Andrew(2000). "디지털 시대의 영상 문화“. 현실문화연구
* 이 글은 <10회 연속 화요 공개세미나> - '뉴미디어 난개발! 그 현실과 대안' 中 제3회 '뉴미디어에 대한 교육 정책'에서 발표된 발제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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