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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26호 퍼블릭액세스] “TV를 열어라, 퍼블릭액세스” - 퍼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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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26호 / 2005년 10월 27일  

 

“TV를 열어라, 퍼블릭액세스”
- 퍼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
 
이혜린 ( 충북민언련 영상미디어팀장, 영상제 종합프로그래머 )
 
1. 퍼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는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상영하고 평가하는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미디어 제작 참여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 확대해 주며, 초청작품(해외 국내) 시사회 및 강연회를 통해 퍼블릭엑세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와줌으로써 시청자주권 향상에 구체적으로 기여하고자 기획된 영상제 www.publicaccess.or.kr 제5회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 홈페이지 참조
로 전국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 공동사업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회까지 진행되었다. 올해는 서울민언련과 별도로 6개 지역 민언련에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로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가 진행된다. 올해부터 영상제가 서울과 지역이 분리해서 기획, 진행되게 된 배경에는 우선 기존의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의 지역에서의 사업 평가 결과 서울과 그 외 지역의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 제작 인프라의 차이 등이 큰 상황에서 지역 현실에 맞는 별도의 영상제 기획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공모형식의 기존의 영상제가 지역 퍼블릭액세스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에서였다. 공모형식으로 진행되었던 기존의 영상제의 경우 지역에서 1차 공모를 해서 지역 심사를 거쳐 서울에서 진행되는 영상제에서 다시 본선 심사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영상의 완성도가 심사 기준으로 작용하게 되는 상황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다. 지역의 공모자들의 경우 지역 심사 결과는 서울 영상제 본선진출을 위한 과정처럼 되는 상황도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지역에서 제작된 영상물들을 일반시민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의 공모 대상은 어린이 및 청소년 부문, 젊은이 및 일반 부문, 아줌마 부문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제작했다는 기준 하나만으로 모두 퍼블릭액세스물로 볼 수 있는가라는 부분, 어떤 영상을 퍼블릭액세스물로 볼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에 대한 근본적인 정체성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울과는 차별화된 영상제의 기획 및 실행이 요구되어졌고 이에 지역의 경우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 형식을 기존의 공모와 심사를 거치는 컨테스트 형식에서 지역에서의 한 해 동안의 액세스 성과 및 가능성들을 발굴하고 모아내서 그것을 지역 내에서 다시 공유하고 알려내는 지역 축제 형식의 영상제로의 변화가 논의되었다.
 
2. 퍼블릭액세스 및 시민영상제에 대한 시민 의식 조사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이하 영상제)가 펴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는 지역 영상제 실무자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이었다.
이에 영상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별로 “퍼블릭액세스 및 시민영상제에 대한 시민 의식 조사”를 진행 광주전남민언련, 전북민언련 담당 
했다. 8월 한 달 간 6개 지역 총 491명 응답자 유형 : 이번 조사에는 총 6개 지역에서 491명이 참여하였다. 이 중 남성은 185명 여성은 306명이었다. 조사대상의 연령 대 비율은 20대가 20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30대, 10대, 40대 순으로 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에 응답한 시민들 중 직업의 경우 대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미디어운동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NGO활동가들이 73명으로 조사되었다.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프리랜서 활동가들이 대답한 기타항목이 그 뒤를 이었다. 
의 설문응답 조사로 이루어진 이번 조사 결과 중 주목할 항목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퍼블릭액세스 개념에 대한 인지도 조사 퍼블릭액세스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라는 응답이 41.5%로 가장 많이 나왔다. 다음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라는 응답이 124명으로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들어보기는 했지만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이 13%를 차지하여 퍼블릭액세스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거나 의미를 모르는 시민들이 5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 퍼블릭액세스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거나 의미를 모르는 시민들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하였는지 묻는 항목에 대해 34.9%가 KBS의 ‘열린채널’이라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38.6%가 ‘기타’라고 답했으며 기타 프로그램으로 ‘VJ특공대’가 가장 많이 지목되었다. 시청한 경험이 있는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을 묻는 항목에 대한 시민들의 응답을 통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과 일반 VJ들이 촬영하여 내보내는 프로그램을 혼동하고 있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매년 각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에 대한 인식도를 묻는 항목에 대해서 과반수가 넘는 259명이 전혀 알고 있지 않다라고 답해 영상제의 홍보 및 참여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임을 드러냈다.

액세스권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산되면서 최근 방송가 및 미디어운동가들 사이에서는 퍼블릭액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케이블 방송에서 6mm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시민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의 민언련과 미디어운동 단체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여러 형태의 퍼블릭액세스 운동은 아직 그 시작단계에 있으며 많은 개선점들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밑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퍼블릭액세스 운동이 미디어운동단체 및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위에서부터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미디어 운동이 그리고 퍼블릭액세스 운동이 대중성을 갖추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그리고 영상제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3. TV를 열어라, 퍼블릭액세스
 
‘공적(퍼블릭) 접근(액세스)의 권리’라는 뜻의 퍼블릭액세스(Public Access)는 지상파,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의 일부 시간이나 채널을 개방해서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시민이 매체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이를 보장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미디어의 집중과 독점화가 일반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퍼블릭액세스는 시민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의 참여를 보장하고, 이를 통해 공공적 공간의 형성을 지향한다. 퍼블릭액세스는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는 권리를 개념화하고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시민운동의 한 모습이자 미디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이에 퍼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는 “TV를 열어라, 퍼블릭액세스”라는 슬로건으로 TV가 매체를 소유한 그들만의 공간이 아닌 지역 시민들에게 공공적으로 열린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액세스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한 지역의 퍼블릭 액세스 사례에 주목하고자 한다. 미디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퍼블릭 액세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밑으로부터의 지역에서부터의 퍼블릭 액세스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비록 투박하고 거칠지라도 미디어를 통해 지역공동체의 이슈를 지역 사회 내에서 소통하고자 한 사례들을 접하며 다른 지역의 퍼블릭 액세스 현황 파악 및 우리 지역에서의 퍼블릭 액세스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에 상영회 프로그램 중 첫 번째 섹션인 “도전과 성과”부분에서는 4회까지의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를 통해 발굴된 시민영상물 중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지역의 이슈를 주제로 제작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상영작은 <상암동 월드컵 - 사람은 철거되지 않는다>(2회 상영작), <새만금의 미래에 우리는 없다>(2회 상영작), <아파트 단지 내의 3.8선>(3회 상영작), <안터민원>(3회 상영작), <작은 마을 평동엔>(4회 상영작)이다. 두 번째 섹션은 “실험과 모색”이라는 타이틀로 각 지역의 퍼블릭액세스 실천 및 활용 사례들을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섹션의 경우 영상물의 본편 상영 외에 영상이 제작되게 된 배경과 의의 등을 제작주체와 인터뷰하는 영상을 덧붙여 상영함으로써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상영작은 부안 주부영상제작단 ‘줌마’ 작품, 강릉시민영상제작단의 ‘우리들 TV', 마산시민영상제작단의 ‘보물상자’, 대구 ‘TV를 바꾸자’ 팀 작품, 서울 미디액트 장애인 퍼블릭액세스 교육 결과물, 부여 ‘여성 농민 일 저지르다’ 교육 결과물 등이 상영작으로 준비 중이다. 세 번째 섹션은 지역별 섹션으로 각 지역의 한 해 동안의 액세스 사례들을 모아서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는 섹션이다. 충북의 경우 “미디어교육과 퍼블릭액세스”라는 주제로 미디어교육 결과물로 나온 영상물들의 액세스 사례의 성과 및 한계 등을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섹션은 “열어라! 열린채널”이다. 대표적인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는 열린채널의 이중심의 문제와 이로 인한 <우리 모두 구본주다>,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국가보안법과 한총련> 등의 작품의 방송보류 사태에 대해 영상물 상영 및 공중파 액세스 프로그램의 심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4. 마치며
 
퍼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는 “TV를 열어라, 퍼블릭액세스”라는 슬로건으로 10월 20일 대전(10/20-22)을 시작으로 전북(10/28-29), 부산(11/4-5), 경남(11/5), 충북(11/11-12), 광주(11/11-12) 6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여러 가지 문제의식 속에서 변화를 모색한 영상제이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을 것이다.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가 퍼블릭액세스 영상제로서 어떤 차별성과 정체성을 가질 것인가와 동시에 시민영상제로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중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운동이 지역 안에서 어떤 대안과 실천들을 확보해 낼 것인가 역시 영상제 하나만으로는 풀어내기 어려운 지점일 것이다. 하지만 영상제가 그 과정에서 유의미할 수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역 내의 퍼블릭액세스의 다양한 사례들을 발굴하고 모아내며 그 성과와 가능성을 평가하고 지역 사회 내에서 공유하는 영상제. 소박할지라도 투박할지라도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며 격 없이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영상제가 되기를 바란다. 
참 두서도 없이 길기만 한 글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 미디어운동 활동가들에게 퍼블릭액세스 확대를 위한 지역 순회 시민영상제에 대한 참여와 제언을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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