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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31호 미디어운동] 카메라를 든 사람들의 이야기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연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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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31호 / 2006년 5월 3일



카메라를 든 사람들의 이야기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연재(2)
 
강준상 (프로메테우스)


* 이 글은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프로젝트의 개별 연출자들에 대한 인터뷰이다. 인터뷰는 전화 인터뷰와 서면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다소 길지만 각 연출자들의 고민들이 유의미하다고 생각되어 가능한 편집하지 않고 전제한다.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프로젝트가 이제 마지막 단계의 최종 편집을 앞두고 있다. 시작할 때는 ‘2005년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다’를 제목으로 했지만 몇 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며 제목을 수정했다. 이유는 ‘대한민국’이란 말이 가지는 느낌(대~한~민~국, 짝짝짝 짝 짝?)과 ‘미쳐가고 있다’란 말의 부정성 때문이었다. 여러 가지 대안들을 논한 끝에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로 낙찰.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에 대해서도 몇 가지 비판이 있었다. 첫째는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란 제목의 의미는 영화의 역사, 특히 그 중에서도 제3세계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영화는 24발의 기관총’이란 관점의 전투적 영화의 역사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필름’이란 말이 ‘35mm 필름 영화’란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연대기란 말의 통시적 관점이 이번 프로젝트 작업과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몇 번의 논의를 거친 끝에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란 제목이 가지는 의미 자체에 대해 동의하게 되었고, 연대란 年代의 의미만이 아니라 連帶의 의미도 있다는 생각으로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로 최종합의하게 되었다.
이제 막바지 작업 중이다. 개별연출자들의 5분에서 10분 정도의 개별영상들은 모두 완성되었다. 이제 어느 정도 전체 그림이 잡혔다.
역시 어려운 것은 개별연출자들의 작업스타일이 모두 다르고, 짧은 영상 안에 심층적인 이야기를 다루지 못하는 한계 등이 드러났지만, 각각의 고민들이 모이는 과정은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1. 나루 - 황우석 영상 담당
 
- 본인 소개
93년부터 방송구성작가 일을 시작했다. 99년부터 <돌 속에 갖힌 말> 작업을 시작하며 방송 일은 부정기적으로 하게되었다. 방송다큐를 하면서 그것이 주로 다루는 소재, 취재방식, 그리고 시스템 내부 문제 등을 겪으며 다큐 작업을 혼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99년에 한겨례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들었다. 그때 오마이뉴스 창간준비호에서 총선시민연대 자원활동가를 취재했다. 시민, 학교 후배, 이웃들에게 총선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을 취재해 연재하고 그때의 총선시민연대의 활동과정을 요약해 수료작을 만들었다. 그때부터 87년 노태우 당선 시 구로구청의 부정투표함 사건에 대한 기획을 해서 부정선거에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선거과정에서 운동의 과정으로. 87년에 이런 운동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서 2004년에 완성했다. 두 번째 다큐멘터리는 꽃다지 출신 박향미씨의 활동과 일상을 중심으로 영화, 연극, 인형극, 음악 등의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공연을 하고 있는 W라는 모임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7월 말까지 가편집을 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는?
이마리오 감독의 게시판 제안을 보게 되었다. 황우석 사건에 대해 여기서 다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편작업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간단한 구성안을 쓰고 있었는데 고민 중에 제안을 본 것이다. 잘 됐다. 강제성이 있으니 마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혼자 단편을 하면 황우석만 다루게 되지만 여러 사람과 같이 할 수 있게 되면 미국과의 관계, FTA 문제, 전략적 유연성과 같은 문제들을 공부하면서 작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작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점이다.

- 황우석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는데 여성주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프로젝트 장편 구성 안에서 조금 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성주의의 관점이란 것이 비판적인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중에서 여성주의적 관점을 택한 이유는 그것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명윤리, 인간의 양심, 과학자로서의 기본적 양심과도 다른 것이 아니다. 전혀 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거시적 문제를 다루는 장편을 단편화시키는 방식이기도 하다.

-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마리오 감독과도 얘기를 나눴지만 하나의 주제를 옴니버스가 아니라 각자를 모아 한국사회 전반을 바라보는 장편을 다루려는 최초의 시도이다. 검증된 감독들만이 아닌 영상활동가들과 함께 한다는 점도 의미이다. 제작과정의 열린 방식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큰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 구성에 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같이 장편을 만드는 것이니까 의논하면서 진행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만난 분들이 모두 많은 고민을 제시한다.

- 이후 나루감독님의 영상활동 전망?
첫째는 영상으로 치유하는 작업이다. 한국의 현대는 각종 대형사고들, 열차사고, 성수대교붕괴, 백화점 붕괴 등 대형인명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의 역사 자체가 침탈과 황폐의 역사이다. 대추리, 새만금, 그 모든 곳의 좌절과 절망, 분노의 역사들. 그것들을 속보로 알리는 작업 보다 이후 남은 사람들한테 평화로운 마음으로 치유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작업하고 싶다.

또 하나는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다. 가족 내 관계에서 자기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고, 침해, 억압당하는 여성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말할 수 있도록 하자. 그렇게 많은 여성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들이 직접 주체로 표현하면서 치유하는... 그런 과정으로서의 다큐멘터리! 여성들이 직접 표현하는 주체라는 점. 가령 ‘나와 부엉이’에서 기지촌 여성을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질문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전문적인 사람이 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분담해서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다큐멘터리가 되는 방식으로 하고싶다. 두 번째 다큐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2. 오종환 - 새만금 관련 영상 담당
 
- 이번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영화제 가서 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여러 고민하며 만든 것을 난 그냥 얻어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로젝트 주제가 계속 고민해 왔던 것이라 참여하게 되었다.
- 이번 프로젝트에서 새만금 관련 작업을 맡게 되었는데 관점은?
자본이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고 싶었다. 어렵다.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그것을 드러내기는 참 어렵다. 얼마 전에 어민 대책위가 해상시위 시작한 후,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점인데) 이제까지 싸우면서 어머님들의 힘이 컸다. 세상의 축소판이라 생각한다. 남자들은 회의나 진행하지만 결국은 어머님들이 행동하신다. 요번에도 그런 형국이다. 실질적인 싸움은 어머니들의 몫이다. 이전에 앞장섰던 어머님들, 계속 해왔던 어머님들의 해상시위 시작 후 양분화가 되었다. 피해보상과 해수유통으로. 막아도 상관없으니 생존권만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주민 대책위는 협상을 통해 피해보상으로 가는 분위기다. 결론이 났다. 생명은 죽이지 마라는 어머님들이 모습이 이제 방조제 막아도 좋으니 피해보상을 하라고 말씀 하신다. 그 어머님들 얼굴이 자본의 다른 얼굴 아닐까.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이다. 저 어머님들의 얼굴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고 싶다.
-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어떤 생각들을 했나?
내가 가진 역량이 부족한데 볼륨이 커지는 느낌이다. 덩치가 커져서 기대도 커지고 부담감 이 많다. 잘 나오고 아귀가 맞아서 잘 표현되는 프로젝트 되길 바란다.

-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같이 모이는 작업 ... 잘 알지 못한다. 나도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답의 차원이다.


 
3. 이재수 - 새만금 관련 영상 담당
 
- 독립다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학 4학년 때 영상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비전향 장기수에 관련해 영상을 만든 적이 있다. 그분들과 2,3주 생활하면서 그분들의 삶과 희망에 대해 다큐를 만들었다. 방송다큐 하다가 RTV 입사하고 새만금 프로 맡으면서 점차 독립다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다도시, 새만금 대안은 있다’란 특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년 정도 취재하다보니 주민단체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때 내 아이가 태어났다. 생명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다. 주민들 입장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독립다큐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다.

-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작할 영상은?
2004년에 25분짜리 다큐를 만든 적이 있다. 열린채널에서 방영했다. <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라는 다큐였다. 4공구가 막히고 각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와 바다이야기를 담았다. 이번에는 음악다큐를 만들 계획이다. 길거리 가수 별음자리님, 그리고 여러 길거리 가수들, 그분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촬영해 음악다큐를 만들 계획이다. 올해 연말에는 장편 다큐를 만들 계획이다. 벌써 새만금을 촬영한지 4년. 그간의 과정을 장편다큐로 만들고 싶다. 지역주민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담을 계획이다.

- 새만금에 대한 관점의 차이들이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담을 것인가?
환경단체와 주민 사이의 차이나 그런 부분을 담는 것은 부적절하다. 내부 판에서의 역학관계를 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들 목적이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변화하는 모습, 변화하면서 절망 한다. 거대자본과 국가에 대한 절망이다. 점차 그들이 깨닫게 되어가는 과정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 이번 프로젝트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나?
태준식 감독 작품에 대한 열린채널 방영에 대한 집회할 때 나도 참석하게 되었다. 그때 한독협 황철민 이사장도 만나게 되었다. 프로젝트 얘기가 나왔다. 새만금 얘기로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영화 감독들 모두가 열심히 하시니까 공감했다. 연대하자고 생각했다. 집단창작은 아니지만 다양한 관점과 주제를 가지고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다들 개성 있는 감독들이라고 생각한다.

- 이후 활동 계획?
독립영화 진영의 어려움, 특히 경제적 부분도 해결해야한다. 독립다큐는 장기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죽을 때까지 카메라 들고 현장에 있고 싶다.


 
4. 전경진 - 사학법 관련 영상 담당
 
- 본인 소개?
계속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왔다. 최옥란 열사 추모영상 작업, 장애인권, 학교이야기, 사학비리 관련, 청소년문제 등에 대한 다큐를 작업해왔다. 사회에 대한 나의 목소리를 영상작업 통해서 내고 싶었다.- 처음에는 속보작업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현실에 대해 속도감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바로 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록을 한다는 것은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오래 남는다. 작품으로 만들어 앞으로 벌어질 사안에 대해 어떤 괌점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

- 프로젝트 참여 계기?
한국사회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일종의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작업 자체가 실험이다.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또 다른 형태의 실험을 할 수 있는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

- 프로젝트에서 담당한 영상은?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부분을 다루려고 한다. 정치적인 논란 보다는 고등학교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그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사립학교법 문제에 대해 접근할 계획이다.

- 진보 진영에서도 법안에 대한 비판이 있다. 그 부분은 어떤 입장인가?
개정된 법안에 따라 사외이사가 참여한다고 해도 부족한 지점이 많다. 그것을 가지고 논란을 하고 있는데 미흡한 상황이다. 사학재단이나 보수층이 주장하는 것은 심각할 정도로 문제다. 많은 사학 재단들의 비리와 인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개정된 법안에 대한 논쟁은 이후 문제이다.

- 프로젝트 작업에 대한 기대는?
결과물에 대한 큰 기대는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가지고 영상 작업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에 의미가 있다.

- 이후 활동 계획은?
다큐멘터리란 장르의 영화를 계속 만들 계획이다.


 
5. 정일건 - 평택 관련 영상 담당
 
- 본인 소개?
푸른영상에서 일한지 2년 정도 되었다. 그 전에는 케이블방송에서 VJ와 극영화를 했다. 평택에서 다큐를 찍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되었다. 주민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왜 반대하고 있는가의 문제를 주로 다룰 것이다. 농민들 입장의 땅에 대한 애착이 많이 들어갈 것이다. 대추리에 문화예술인 프로젝트 ‘들이 운다’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제목으로 할 계획이다.

- 프로젝트에서 맡게 될 영상은?
몇 번 회의를 통해서 마지막 부분을 담당하기로 했다. 논의 이미지나 그 형님들, 농민들의 일상의 이미지와 농사짓는 모습을 담을 계획이다. 편집리듬만 가지고 가자고 생각하고 있다.

-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
바램은 배급이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대중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가 고민이다. 처음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은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그런 고민을 포괄하는 작품이 나오길 기대한다.

-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든 생각은?
편집과정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타일이 다른 많은 감독들이 참여해 걱정도 된다. 연결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 최세일 - 화상경마장 관련 영상 담당
 
- 자기 소개?
강원도 원주 민예총에서 영상을 담당하고 있다. 다큐 제작보다는 미디어교육에 중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영상제작 실무에 있어서 보조할 수 있는 역량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
예전부터 다큐물을 하고 싶었다. 지역상황 안에서만 소통의 기능이 필요하다. 지역 사안에 대해 대대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덤으로 갈 생각이었다(웃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프로젝트를 통해서 시간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후 활동 계획은?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을 할 계획이다. 독거노인, 저소득층 아이들이 지금 살고 있는 동네 모습 담게 하는 미디어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3년 전부터 퍼블릭 액세스 활동을 하고 있다.


 
7. 박일헌 - 카지노 관련 영상 담당
 
-자기소개?
글쎄, 마땅히 소개할 만한 것이 없는데... 좋아하는 영화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98년인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영화제작학교 7기 과정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16mm 필름작업을 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재미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가서 고민하던 차에 한겨레에 디지털비디오저널리스트 과정이 생겨서 수강을 했다.

그러던 중 오정훈 감독의 <낙선> 써치 작업 자원봉사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2001년 2월에 푸른영상에 들어가게 됐다. 김동원 감독님의 <한사람> 조연출과 김성환 감독의 <김종태의 꿈>, 류미례 감독의 <엄마>에서 스탭으로 활동했다.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다고 느낀 것은 인권영화제에서 <칠레전투>를 보고 난 후였다. 푸른영상에서 함께 생활했던 류미례 감독은 ‘다큐멘터리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하더라. 이 말이 참 좋다. 김동원 감독님처럼 가난하게 사는 것은 자신 없지만, 독립다큐멘터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고, 나를 고쳐 나가는 것이라 믿는다.
2005년부터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서 독립다큐멘터리를 보고, 제작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지역주민 5명과 강원랜드 직원 5명으로 만들어진 모임은 작년 11월에 작은상영회란 이름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상영회를 갖기도 했다.
-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
예전에 푸른영상 회의에서 삼성을 소재로 우리사회의 문제를 옴니버스 형태로 만들자고 제안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푸른영상 식구들이 다들 자기 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제안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에 이마리오 감독이 제안한 것을 보면서 너무 기뻤다. 제가 지금 고한에서 하는 작업을 점검하는 의미도 있었다.

- 프로젝트에서 편집할 영상? 
강원랜드는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유일한 카지노다. 지역주민의 생존권이라는 명분으로 생겼지만 카지노의 폐해는 심각하다. 많은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면서 찾는 생존권은 폭력이다. 강원랜드 입구에 있는 길가 담에는 어느 정신이상자의 낙서가 있다. 말이 안 되는 낙서들은 바로 카지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어떤 것?
이번 작업이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며, 행복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 영상활동 전망?
김동원 감독님처럼 삶과 작품이 함께 가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8. 최은정(참세상) - 비정규직 관련 영상 담당
 
- 자기소개?
1998년부터 강릉씨네마떼끄에서 활동했었다. 그 전부터 영화는 계속 좋아했었는데, 2003년에 미디액트에서 수강료가 쌌다는 이유로 들었던 '비디오액티비스트를 위한 다큐멘터리 연습'이 계기가 되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그 사이에 정동진독립영화제나 강릉인권영화제, 인디포럼, 인디다큐페스티발 스텝을 하면서 독립영화 쪽 사람들과 많이 알게 되었다.

아무튼 나는 처음에는 영화가 좋아서 마냥 영화 보러 쫓아다니다가 강릉씨네마떼끄를 알게 되고 독립영화를 알게 되고, 사회를 알게 되고, 다큐멘터리를 알게 된 건데, 거기에는 언제나 무시할 수 없었던 건 역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정말 운좋게도 강릉씨네마떼끄 시절부터 지금까지 좋은 독립영화 선배들을 많이 만났고 충고도 받고 격려도 받고 그 덕분에 계속 이어올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고, 참세상에 들어온 것도 한 선배의 권유로 지원했었던 거였다. 이럴 수 있었던 거에는 분명 독립영화인들이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세대도 바뀌고, 뭐, 나는 한 3세대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튼, 뭐 그런 영향이겠다.
참세상에 들어오면서는 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현장들을 다니면서 느끼는 그 순간들의 소중함도 많이 느꼈고, 참세상 안에서도 다양하고 재밌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 이런저런 배우는 것도 있었다.
-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
이건 개인으로 참여한다기 보다 참세상 영상팀이 같이 참여하는 거고 저는 담당 격으로 나온 것.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이런저런 영상팀의 의견을 같이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잽싸게 이래저래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혜리 : 참세상에서 하고 있는 일은 이 미친 세상의 증거를 수집하는 일이고, 그것들을 함께 모아 같이 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겠다는 것. 그리고 이런 방식의 욕구들은 참세상에서 계속 있어왔었고, 우리가 가지 못하는 다양한 미친 세상의 모습들을 모아낼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정민 :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만들어질 것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도 들고,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도 되고, 다양한 사회 현상들이 묶였을 때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창영 : 우리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는 것, 그리고 제작하는 것은, 하나의 사회 운동이고, 이 운동에 미디어 활동가들이 연대해 함께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의미라고도 생각하는 것.
- 프로젝트에서 편집할 영상 소개?
참세상이 맡은 부분은 역시 참세상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오기 전에는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투쟁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우리는 모두 같구나, 하나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순간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평생 노동자로 살면서도 자신이 노동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수두룩 하니까. 투쟁하는 순간이 일상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살면서 처음이거나 혹은 그게 마지막이 되거나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데, 참세상이 하는 일은 그 순간들, 변화의 순간들과 과정들, 자신의 삶에서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들을 기록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 이번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어떤 것?
각각의 모든 현실들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연결'들을 잘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바라는 거다. 변혁운동에 대한 패배적인 전망들이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는 개별화된 사안들을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계 때문인 것 같다. 왜냐면 현실 운동에서 각 개별 사업장의 문제나 하나의 사안으로만 놓고 보면 그 패배나 어려움은 답이 정말 안 보인다. 하지만 그와 연결된 사회 문제들과 더 큰 틀의 정치들을 연결시키고 중심을 잡아가다 보면 꼭 패배라고 보기 어려운 일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이게 참세상에 1년 6개월 가량 있으면서 터득한 깨달음 중에 한 가지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번 작업이 각각의 개별화된 현실들의 연결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여주면서 동시에 우리 운동이 더 큰 틀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물론 그다지 영향력이 있을지는 미지수고 작업이 잘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뭐, 이제 시작인 거니까. 아무튼 그렇다.

다른 하나는 작업 방식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 같다. 몇 년 사이 다양한 프로젝트 작업들이 많이 이뤄졌는데, 전에 현숙 언니가 프로젝트 작업들이 나오는 이유는 장편다큐 작업이 할 수 없는 그 때 그 때 사회적 발언들을 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 아니겠냐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의견에 동의한다. 다만 참세상은 반대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늘 개별 사안들만 보여주다가 그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큰 문제를 다루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이 작업에 참여하는 것인 것 같다. 방향은 틀리지만 한 곳에서 만난 것이랄까.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사람들과 많이 알아갔으면 좋겠고, 플러스로, 이와 같은 한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 외에도 지금 논의되고 있는 FTA 영상제작과 관련된 부분들까지도 확장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 앞으로의 활동 전망?
어렵다. 요즘 좀 고민이 되는 것이라서..음..음..지금 이 순간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고 하면서도 좀 게을러서 문제인데..음음..솔직히 막연한 전망은 있는데 구체화되지 못한 게 문제이기도 한데..음..좀 쑥쓰럽기도 하지만, 전에 자막 넣다가 아네스 바르다의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든 생각은 저 나이 먹어서도 카메라 들고 있었으면 좋겠다 정도랄까. 가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고 카메라도 무겁고 프리미어 클릭하기도 싫을 때가 있는 게 좀 문제이긴 하고, 그래서 그 나이 먹을 때까지 카메라 들고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게 전망이라고 하기에는 우습지만 전망이라면 전망이랄까. 하지만 여전히 돈도 벌고 싶고 효도도 하고 싶고 아무 생각 없이 티비나 보면서 주말을 보내면서 평범하게 일하고 싶기도 해서 잘 될지는 모르겠다. 아 요즘은 자신감 다운의 시기라..음..--;;


 
9. 조대희(미디어문화행동) - 홍콩 WTO 영상 담당
 
- 소개?
2000년 초부터 직업적인(?) 독립미디어활동가로 활동을 해왔고, 현재는 노동넷 미디어팀에서 PD로 활동하고 있는데, 영상제작이 아무래도 중심이고, 올해부터는 독립미디어 전반에 대한 활동을 하려고 하는 중이다.

미문동은 작년 부산 아펙투쟁을 위해 미디어운동과 문화운동의 단체와 개인들이 모여서 만든 일종의 네트워크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반대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미디어운동과 문화운동이 결합된 신자유주의 세계화반대 투쟁을 해보자는 취지로 모였다고 볼 수 있다. 부산 아펙투쟁시기에는 미디어활동가 워크샵, 문화제, 영화제, 부산 현지 인터넷 생방송 등의 활동을 진행했고, 12월 홍콩WTO 투쟁에는 10여명이 넘는 활동가들이 홍콩현지에서 실시간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했다. 지금 현재는 홍콩 후속작업들과 한미FTA 대응과 관련된 활동들을 준비 중이다.
- 프로젝트 참여 계기?
개인적으로는 좀 다른 소재로 참여하고 싶었는데, 홍콩현지에서 한 달이나 머무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개인적인 참여라기보다는 미문동 차원의 참여로 볼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미문동에서 홍콩 부분을 맡겠다고 자청한부분이 있지만...

- 참여영상은?
작년 12월 홍콩WTO 투쟁이 국내언론에서는 홀대를 좀 많이 받은 측면이 있다. 아시겠지만, 황우석사건 때문인데, 그래서 홍콩현지에 있으면서 무지 열받았다,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연행되고, 홍콩경찰측의 인권유린이 국제사회에서 크게 이슈화되었음에도 국내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워낙 급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바람에 어떤 기획의도나 구성에 대해 생각을 못했다. 굳이 기획의도라고 한다면 홍콩에 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도대체 왜 모인 거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정도...

-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
2004년에 이주노동자 인터뷰 프로젝트에도 참여를 했었는데, 그때와는 좀 다르게 이번 프로젝트는 하나로 묶어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연결고리로서 기획이나 구성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제일 고민, 전국 방방곡곡에서 상영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영화라는게 만든 사람끼리만 보려고 만든 것은 아니니까. 극장개봉은 힘들더라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정말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수 있게...

- 이후 활동 계획?
미문동 활동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이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미디어운동을 고민하자는 건데, 뭐랄까 미디어운동에서 생산되는 콘텐츠에 대한 문제제기라고나 할까. 우리끼리 보고 말게 아니라면 좀더 대중적인 소통방식들에 대해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디어운동에도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아펙이나 홍콩에서의 미문동 활동에 대한 평가는 각자 다른 부분이 있겠지만, 이제는 그냥 중계만 할께 아니라 이걸 어떻게 잘 포장해서 대중들에게 보여줄까를 고민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현재 넘어야할 산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활동가들이 타이트한 조직화가 될 필요는 없지만 느슨한 네트워크 형태라도 더 많은 활동가들이 결합할 수 있었으면 한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활동에 대한 슬럼프 때문에 고민이 많았었는데 한 달 동안 전국으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후에 많이 변화된 건 없었지만 제 자신을 추수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었다. 개인적인 전망이라면 미문동같은 네트워크가 좀더 대중적으로 확산되어서 즐겁게 활동을 하고 싶다는 것과 현재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인데, 홍콩에서 사회운동과 미디어운동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왔다. 지금도 자주 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 개인적인 활동의 영역을 아시아 쪽으로 넓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세상이 정말 넓더라...

 
10. 김환태 - 병역거부 관련 영상 담당
 
- 자기소개?

독립다큐 만들고 있다, 최근에 만든 영화는 ‘원폭 60년, 그리고...’라는 작품인데 이건 작년이 광복 60주년임과 동시에 원폭 60주년이기도 했는데 사실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원폭 60주년과 관련된 행사를 알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기록을 해놔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게 됐다. 특히 원폭 2세들의 아픔을 담고자 했던 작품이다. 지금까지 주로 장편을 해왔는데 이 작품은 짧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전에 만들었던 작품으로는 2003년도에 완성했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관련 다큐 1편 격인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과 2004년도에 파병반대를 주장하면서 병역거부를 선언한 강철민씨와 그와 함께 농성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인 ‘708호, 이등병의 편지’를 만들었다. 이건 2편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평화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게 된 계기는 역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문제를 알게 되고 기록을 하게 되면서였다. 병역거부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정말로 이기적인 병역기피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이들이 지키고자하는 자신의 신념과 양심의 문제, 평화의 문제가 우리 사회 안에서 고민되고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였다. 주류적인 사고를 하고 다수의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소수자들에게 폭력적이고 감정적으로 대하고 있는지를 보면서 뭔가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더불어 그런 문제들은 저 스스로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실제하는 전쟁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2003년도에 일어났던 이라크 전쟁. 참 많이 슬프고 아팠는데... 어쨌든 전쟁과 폭력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역으로 평화는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
한마디로 엮였다.(웃음) 총연출을 맡은 이마리오 감독이랑 이래저래 얘기를 하다가 병역거부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었고 현재도 진행중인 일이고, 또 나름으로는 의미 있게 사회의 금기에 도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제가 2002년도부터 계속 기록을 하고 있으니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어떻겠느냐 하는 뭐 그런 술자리에서 이야기들 속에서 술 먹은 김에... 에라! 5분정도의 단편이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욱하는 생각에 참여하게 된 것.

근데 사실은 병역거부 3부작의 마지막인 <받들어 총!!>이라는 작품을 현재 제가 제작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조금 더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다. 장편에 대한 요약이나 예고편 느낌도 좋을 수 있긴 하지만 뭔가 5분 안에서도 나름의 구조나 의미를 갖췄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참고로 <받들어 총!!>은 올 9월쯤에 완성 예정으로 빡세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 맡게 된 영상은?
큰 틀에서 구상을 했는데 사실 제가 현재 제작하고 있는 장편의 내용을 조금 요약해서 빠른 템포의 영상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좀 재미있게.

병역거부 문제를 기록하면서 느낀 것은 대다수의 대중들은 병역거부 문제를 다분히 감정적으로 받아드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국가’의 명령과 의무에 불복종하는 것은 ‘국가’를 해치는 일이라는 획일적이고 폭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 무서운 ‘국가주의’의 틀 안에서의 사고! ‘애국’, ‘국익’, ‘민족’ 뭐 이런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표현만 다를 뿐이지 거의 유사할 것이다. 거기에 ‘군사화된 사회’의 여러 병폐들, 내면화된 군사주의 등은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모습은 정말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난 이런 모습이 정말 ‘미쳤다’라고 판단한다. ‘미친 한국, 미친 코리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타이틀도 ‘오! 미친 코리아’로 할 거다.
BGM도 ‘오! 필승 코리아’를 변형해 ‘오! 미친 코리아’로 할 예정이다. 영화에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 미친 코리아의 모습을 확 한번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병역거부의 변화 양상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대비하면서...  
- 이번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
처음에는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했는데 역시 독립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어찌됐든 진행이 되긴 되는 거 같다. 다들 빡세게 살아서 그런가.ㅋㅋ

음... 의미있는 작업이다. 각 분야에서 관심가진 내용을 꾸준하게 작업해 온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의 여러 모습을 얼마나 이번 영화에서 통찰적으로 보여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시도 자체만으로도 저는 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작업이 시발점이 돼서 한국사회가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개별 사안이 독립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병역거부문제, 황우석 사태, 정선카지노, 비정규직 문제, 평택싸움, 새만금싸움, FTA 싸움 등등. 내밀화된 연결고리의 핵심은 자본과 인간의 문제이고 미국주도의 세계화와 군사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내밀한 모습을 한 영화에서 어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만 일단 ‘사고의 폭’을 넓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뭐 제법 그럴 듯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뭐 총연출자가 많이 빡세지겠지만...ㅋㅋ
아무튼 좋은 영화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많은 대중에게 보여져서 소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1. 이수정 - 평택 관련 영상 담당
 
- 자기소개? 
지금현재 사회적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인디저널리스트 활동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잘알고 있는 시민기자와 같은 개념인 것. 처음에 시민기자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RTV에서 교육을 해왔던 것 같다. 일인미디어를 추구하는 새로운 영상분야라고 할까?

처음엔 카메라를 들고 제가 촬영하고 다닐 것이라고 생각은 안했다. 우연한 기회에 다큐이야기 자활로 들어가서 인연이 돼서 사실 그전부터 독립다큐멘터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성격이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보니깐 이걸 극복해보고자 스스로 테스트를 했던 건데 지금까지 잘 견디고 있다. 요즘은 슬럼프이긴 하지만 그러다가 다큐이야기 김환태 감독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같이 활동했던 자활들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에 대한 관심도 좀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집회현장에 나가서 촬영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부터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RTV 총선영상제에 출품을 하게 되었는데 그게 우수작으로 뽑히게 됐다. 그래서 그게 인연이 돼서 RTV에서 인디저널리스트들이 뉴스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하게되었다. 인디저널리스트 활동하면서 2004년도에 평택 대추리 주민들을 만나게 되었다. 문정현 신분님도 처음 뵈었다. 그러면서 연대한 시민단체들 활동들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추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관심 갖게 되었고 계속 평택 관련한 뉴스를 제작해서 RTV에 방송을 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까지 평택 관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것 같다.
-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
평택주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알려주고 싶었다. 전국 트렉터 순례를 갔다 온 영상물을 만들었는데 정작 상영될 공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사이트에서 보게 됐고 그래서 도움이 될까 싶어 참여 하게 됐다.

- 프로젝트에 소개될 평택 영상은?
만4년째 싸우고 있는 분들의 지난한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2004년도에 인터뷰한 할머니들 모습과 지금 현재 까지도 싸우고 계시는 할머니분들 그리고 이분들을 이끄는 대책위 분들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들을 잘 들어낼 수 있을지...

- 이번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 
솔직히 말로만 듣던 독립영화계 분들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행운인 것 같다. 그래서 욕심 없다. 물론 잘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평택 얘기나 감춰져있던 진실들이나 모른 척 지나간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전달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전망?
계속해서 평택 관련한 이야기를 할 것 같다. 주한미군과 관련한 이야기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생각 중에 있다. 경험을 더 쌓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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