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ACT! 42호 미디어인터내셔널] <미디어 개혁 회의 The national conference for media reform> 참관기 ②

본문

[미디어개혁 회의The national conference for media reform] 참관기 ② 
<미디어 개혁 회의 The national conference for media reform> 참관기 ②
 
김명준(미디액트 소장)

5. 위기 혹은 기회를 마주한 퍼블릭 액세스

알다시피 미국 미디어 운동의 주요한 중심축 중 하나는 지역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약 3천여 개의 퍼블릭 액세스 방송사들이다. ACM(Alliance for Community Media : http://ourchannels.org/)을 통해서 연대 활동을 하고 있는 이 방송사들은 지난 30여 년 동안 지역 차원의 교육과 조직 활동, 그리고 FCC나 의회를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들을 벌이면서 비판적, 참여적 미디어 운동의 근거지로 존재해왔다. 
그런데, 현재 미국의 퍼블릭 액세스는 그전과는 전혀 다른 심각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지역 액세스 방송사의 생존 근거가 되어온 지역 단위의 면허제도(local franchise)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에 의회에 제출된 법안, 그리고 1월에 열린 이 멤피스 회의 이후 발표된 FCC의 정책 등은 그동안 자치단체(주로 시, 카운티 혹은 대도시의 경우 일종의 구단위)가 담당해 온 면허부여 및 갱신권한을 주 및 연방단위로 이전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의 공식적인 근거는 그동안의 프랜차이즈 취득 및 갱신 과정이 비효율적이며 지역적 편차가 크기 때문에 그 합리화와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사실 이러한 주장의 근저에는 전화회사의 동영상 서비스 진출을 위한 장애물들을 제거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권한의 이양만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권한이 주 단위로 이전되는 것은 그 자체로서 각 지역의 특수한 조건을 고려한 면허 조건을 만드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이양의 논리에는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모든 공적 의무를 장애물로 간주하는 신자유주의적 논리가 강력하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케이블 회사의 독점적 서비스를 허가해주는 대신 그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환수하여 액세스 방송사를 운영해왔던 메커니즘 자체가 ‘장애물’로 규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는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회의에 언급되었듯이, 18개월 전만 하더라도 알라스카, 코네티컷, 버몬트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역 단위의 프랜차이즈였으나, 이제는 대부분의 지역이 주단위의 프랜차이즈로 넘어오고 있으며, 연방차원의 프랜차이즈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의회에서 서서히 세를 얻어가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변화는 이른바 “다양성 및 소비자 선택기회의 확대”를 기치로 내건 사이비 비영리단체들(풀뿌리운동에 기초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공잔디(=astroturf)라 불린다)의 로비에 힘입어서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이른바 텍사스 모델 (텍사스가 가장 먼저 이러한 정책적 변화가 일어난 지역이다)에서 보듯 액세스 방송사들은 재정적 타격을 받고 있으며, 그동안 대표적인 액세스 방송사의 하나로 꼽혔던 그랜드 래피즈(미디액트의 국제 세미나에도 참여한 바 있다) 방송사는 올 5월에 운영시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수입 구조를 상당히 다변화해온 그랜드 래피즈가 이렇게 되었다면, 다른 방송사에 미칠 타격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 지역 프랜차이즈의 내용 및 관련 정보는 http://www.buskegroup.com 참조)
그래서, 현재 ACM 및 개별 방송사들은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인터넷의 망중립성 문제와 연결해서, 인터넷과 액세스를 구하기(예를 들어 Save the internet)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에 돌입하고 있으며, FCC의 정책을 뒤집기 위한 법정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http://saveaccess.org/ 참조)

UCC의 확산 (미국의 경우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 역시 퍼블릭 액세스 운동에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의회 및 정책 담당자들은 유튜브 등이 성장해가는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서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왜 퍼블릭 액세스를 보장하고 공적 지원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얼핏 퍼블릭 액세스 운동의 위기로 보여지나, 동시에 퍼블릭 액세스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는 계기로 보여지기도 한다. 짧은 시간 동안에 급격하게 확산된 인터넷 공간은 대부분 매우 상업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단순한 공간의 개방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미디어 접근권을 보장하고 선택적 지원에 투자하는 지속적인 구조와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뉴 미디어 시대에 새롭게 재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권한 및 UCC의 확산이 가져온 새로운 상황은 분명 전통적 액세스 운동의 위기로 보여진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지역 풀뿌리 민중들과 함께 해오며 동시에 융합 시대를 대비해온(이미 10여 년 전부터 ACM은 이러한 논의를 대중적으로, 전국적으로 진행해왔다) 미국의 퍼블릭 액세스 운동은 이미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했으며, 그 결과를 비관적으로 볼 근거는 아직까지는 없다.


6. 미디어 운동의 독자적 인프라

제목이 약간은 추상적인 이 워크숍에서는, 공적 자원이 투자된 것이든 아니면 독립미디어의 독자적 구축이든, 미디어 운동의 소통 구조와 근거지로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과제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자리였다.

최근 미국의 미디어 운동에서 이와 관련하여 많이 언급되는 영역들로는 와이어리스, 퍼블릭 액세스, 공동체 라디오, 인터넷의 독자적 공간, 지역 공동체 미디어 네트워크 등이 있다. 우선 와이어리스의 경우는 어떻게 무료 개방 와이어리스 네트워크를 지역 차원에서 구축할 것인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와이어리스 서비스를 둘러싼 논쟁은 그동안 일부 지자체가 공공 무선 네트워크를 구성했을 때 이것이 시장을 교란하는 조치라고 주장하는 망사업자들이 법적 투쟁을 벌이는데서 볼 수 있듯 시장과 공적 영역이 충돌하는 대표적 전투장이 되고 있다.
퍼블릭 액세스의 문제는 이미 위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도록 하고, 공동체 라디오의 경우는 최근 수년간 빠르게 성장한 분야로, 올해부터 FCC는 소출력만이 아니라 대출력(full power license) 공동체 라디오 면허를 줄 예정에 있다. 특히 운동의 발전이라는 면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가지로, 우선 미국 공동체 라디오 운동의 성장이 풀뿌리-전국-국제로 이어지는 연대와 상호지원의 확대를 통해서 가능했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프로메테우스(http://www.prometheusradio.org/)라는 전문적 지원-네트워크 조직이 그러한 연대와 지원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멤피스 회의에서도 프로메테우스는 상담 부스를 설치해서 각 지역 활동가들에게 성실하게 자문에 응했으며 특히 미국, 탄자니아 등의 회의 및 방송사 설립 사례를 기록한 DVD는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다음으로, 인터넷상의 독립적인 공간의 문제는 그동안 많은 토론이 되었던 주제는 아니지만 “야후와 구글이 웹을 장악해감에 따라”(워크숍에 참석한 한 발언자의 표현) 저작권의 문제, 공간의 상업적 성격의 문제 등이 이미 현실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그동안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미디어 활동가들이 더 이상 “이들 두 회사의 광고 수익 확보를 위해 일할 필요는 없다”라는 주장이 부각되면서 점차 논의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물론 과연 독립적 미디어 운동이 유튜브와 유사한 공간을 갖출만한 자원을 갖출 수 있는지 그리고 갖춘다 하더라도 의미 있는 대중적 공간이 될지, 특히 이 문제가 공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상운동과 정보통신운동의 경계 파괴의 문제와도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그 전략적 초점이 불확실하다. 특히 공적 지원과 공공 미디어 영역이 협소하며 그에 대한 활동가들의 적극적 상상력도 부족한 미국의 경우는 그러한 주장이 자칫 운동의 게토화(고립과 괴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어느 정도는 그래오기도 했음)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공동체 미디어 네트워크가 있다. 이것은 지역 수준에서 다양한 미디어 기술 및 미디어 구조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가리킨다. 워크숍에서 발표된 사례는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1996년에 만들어진 산악지역 정보 네트워크(Mountain area information network : 비영리 ISP http://main.nc.us/)였다. 이곳에서는 이러한 ISP 및 액세스 방송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아울러 일부 지역 기업가의 지원까지도 확보하여 다양한 공적, 민간 자원에 기초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미디어 인프라 각각에 대한 논의 이외에 몇 가지 중요한 논점 또한 제기되었다. 우선 첫째는, 이러한 미디어 인프라 속에 자치(self-governance)라는 운영 원칙 및 철학이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 스스로 운영 및 제작을 이미 하고 있는 맨해튼의 액세스 방송사 MNN의 청소년채널(http://www.youthchannel.org/)이 그 대표적인 모델이다. 그리고 둘째는, 가용 주파수의 문제이다. 우선 공적 미디어 인프라의 확대를 위해서는 상업미디어에 내준 면허 스펙트럼 중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는 70%를 환수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주파수의 희소성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 신기술(예를 들어 가용 주파수를 자동적으로 찾아서 활용하는 스마트 기술 = smart technology)을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어차피 지역 차원에서 여러 미디어를 다 할 수는 없으므로, 지역에 맞게 선택하되 한정된 숫자의 활동가들에 의존하지 말고 특히 자발성이 높은 청소년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부여해서 그들이 모델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운동을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이다.


7. 전국적 연대 그리고 국제주의

이 회의 자체가 ‘연대’를 위한 회의이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미국 미디어 운동은 전국적 연대 및 국제적 연대에 있어서 여전히 취약하다.
우선 전국적 연대의 경우, 워낙 땅덩어리가 크니 모이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미디어센터, 퍼블릭 액세스, 공동체 라디오 등 분야별 연대를 넘어서는 전국적 연대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 약간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하나는 조건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연대의 시도이다. 조건의 변화는 다름 아닌 미디어 융합이다. 그에 따라 그동안 미디어의 기술적 차이 때문에 분화되어있던 미디어 운동들은 서로의 영역,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주로 FCC의 정책(소유 규제 완화 및 인터넷 중립성 등)에 대한 투쟁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연계의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연대의 시도는, 미디어 개혁(reform)보다 더욱 급진적인 사회 변화를 추구하며 풀뿌리 운동 현장과의 결합을 강조하는 미디어 정의(justice) 계열의 운동 내부에서 시작되고 있다. 주로 미국 서부 지역에 근거지를 둔 미디어 얼라이언스(Media Alliance : http://ww.media-alliance.org), 청소년 미디어 협의회(Youth media council : http://www.youthmediacouncil.org/) 등이 제안하는 전국적 네트워크가 바로 그것인데,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주목하고 지지해야 할 시도로 보인다.

국제연대와 관련해서는, 필자의 발표가 있었던 두개의 워크숍 (권리와 개혁을 넘어서서 : 당신이 주인공이 되는 미디어 정의의 확장을 위한 전지구적 운동 - Beyond Rights & Reform: Imagining a Global Movement for Media Justice Featuring You / 전세계의 독립 미디어 : 다양하게 지역경계를 넘어서서 - Independent Media Around the World : Polymorphous & Translocal) 및 와하카 사례(교원 노조로부터 출발한 민중 시위가 주류 방송사 점거로까지 이어진) 소개, WSIS(정보사회를 위한 세계정상회의) 소개 등이 이루어진 몇 개의 워크숍이 있었다. 아울러, 대만의 연구자, AMARC(공동체라디오운동연합), 밴쿠버, 베이루트 등의 제작자, 스웨덴의 녹색당 청년 그룹, 중국의 연구자 등 수십명의 해외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모임(caucus)이 열려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 회의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문제는 이 회의에서 국제 이슈를 다룬 워크숍이 많지 않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전지구적 미디어 운동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 미디어 운동의 강화를 초점에 맞춘 “회의의 국제화”가 부족하다는데 있다. 말하자면, 이 회의를 국제회의로 만들 필요는 없으나, 어떻게 미국의 미디어 운동이 국제적 이슈 및 타국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자신의 운동 전략과 모델을 발전시키게 할 것인가가 회의와 관련된 국제연대의 초점중 하나이며, 따라서 한편으로는 전략적으로 타국 활동가를 각 주제에 배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프로그램을 별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회의에는 이러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전지구적 수준의 대응과 미디어 운동의 국제적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영상 콘텐츠 교류의 근거지가 베네수엘라에서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미디어 운동의 국제화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알바 TV(ALBA TV)인데, 6월 2일 위성을 통해서 첫 전파를 쏘게 될 알바 TV는 비베 TV에 의해 만들어진 채널로서, 공동체 TV의 국제적 네트워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8. 현장과 함께 하는 정책 연구와 실천

미디어 운동의 발전 과정에서 흔히 간과되기 쉬운, 그러나 매우 필수적인 영역중 하나는 바로 연구 사업이다. 워낙 진보적 성향의 연구자들이 부족하다보니 사실 이러한 연구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다른 한편 그러한 연구를 유도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기도 하다.
우선, 이번 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1월 11일에는 주최 단체인 프리프레스와 연구 지원 단체 SSRC(Social Science Research Council http://www.ssrc.org/)가 공동주최한 미디어 정책 연구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미디어 개혁과 미디어 정의를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조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약 200여명의 연구자와 활동가가 참여한 이 회의에서는 향후의 연구 방향과 관련하여 정량적 연구의 필요성(Need for quantitative research), 데이터에 대한 접근 필요성(Need for access to data), 특정 공동체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Targeted research on specific communities) 등이 강조되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많은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은 새로운 프로젝트는 회의를 전후하여 발표된 SSRC의 국제 연구 지원 프로젝트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 지원 프로젝트는 연구의 주제 및 연구 방법론에 있어서 다른 연구 지원 프로젝트와는 상당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 우선 이 지원 프로젝트는 민중의 미디어 권리의 확대 및 미디어 운동의 발전과 연관된 주제를 대상으로 하며 이미 진행된 실천만을 연구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앞으로 진행될 실천에 대한 연구 또한 지원 대상으로 포함한다. 그리고 지원 신청 주체는 반드시 연구 주체와 해당 운동 현장의 주체가 모두 포괄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신청 주체의 자격 문제는 흔히 현장과 분리된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그 한 예로, 최근 선정된 주제중 하나는 미디액트의 국제 세미나 및 인권영화제에도 참석한 바 있는 미국의 독립미디어 활동가이자 연구 활동가인 사샤 콘스탄자 쇼크의 프로젝트이다. <이주자의 목소리 :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일용직 노동자 및 의류 노동자와 함께 사회 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적용 - Migrant Voices: Applying Communication for Social Change>라는 이 프로젝트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이주 노동운동의 미디어 전략과 실천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연구자가 참여하여 함께 실천하고 평가하며 종합하는 연구 사업이다. 아래의 기획안(각주 1 참조)에서도 드러나듯 이 사업은 앞으로 진행될 미디어 운동의 실천을 연구하는 서업이자, 연구자와 실천가가 함께 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SSRC의 프로젝트, 그리고 멤피스 회의와 함께 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이러한 이론과 실천의 적극적인 결합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구 사업, 지원 사업들이 보다 확대되어야 하며, 한국의 경우도 이러한 방식의 연구 지원 사업 모델 도입 및 개발을 특히 방송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 공공 기관 및 학계가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 90년대 말부터 시작된 공공 미디어 영역의 확대를 위해서도, 그리고 동전의 양면처럼 작동하는 형식적 개혁과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넘어서는 미디어 관련 정책의 의제 혁신을 위해서도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이다.


9. 부럽기도, 아쉽기도...

전반적으로 이번 회의는 지난 수년간 계속된 미국 미디어 운동의 전국적 연대가 꾸준히 발전되고 있고, 아울러 그것이 미디어 현실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특히 여기서 언급한 부분들 외에도, FCC 위원들이 활동가들과 정책 토론을 벌이는 모습들, 뮤지션들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인터넷 구하기 파티, 행동 지침을 간결하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각종 리플렛과 카드 등은 흥미로운 벤치마킹의 소재들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적지 않다. 여성, 장애, 노동 등 각 계급, 계층 주체의 운동에 대한 보다 섬세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관료주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지나칠 정도로 이슈별 캠페인을 넘어서는 공동 행동이나 공동 전략에 대한 논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2년 후 열릴 예정인 다음 회의에서는 그러한 한계들이 조금이나마 극복될 수 있기를 바라며, 부문과 영역의 경계를 넘어서는 미디어 운동의 전국적, 국제적 연대가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함께 발전하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


* 주 1. <이주자의 목소리 :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일용직 노동자 및 의류 노동자와 함께 사회 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적용 - Migrant Voices: Applying Communication for Social Change> 기획안 원본

Migrant Voices: Applying Communication for Social Change methodology
with day laborers and garment workers in Los Angeles

SHORT DESCRIPTION

Project: Migrant Voices: Applying Communication for Social Change
methodology with day laborers and garment workers in Los Angeles

Organizations: The Institute of Popular Education of Southern California
(IDEPSCA) and the Garment Worker Center

Principal Researcher: Sasha Costanza-Chock

Description: Immigrant workers in the city of Los Angeles have limited access to any channel of communication. The principal researcher, the Institute of Popular Education of Southern California, and the Garment Worker Center will use Communication for Social Change methodology to analyze the technical, organizational, and policy requirements for a hybrid radio/net/telephony project by and for immigrant workers. The participatory research process will produce 3 outputs: a concrete plan for implementing the media project, popular education materials, and an analysis of the policy implications.

FULL DESCRIPTION (이하 생략)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