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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2호 이슈] 공동체라디오, 설립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첫 발걸음. 초기 설립비를 낮추기 위해 우리의 눈을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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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2호 / 2007년 6월 6일

 

 

공동체라디오, 설립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첫 발걸음.

초기 설립비를 낮추기 위해 우리의 눈을 낮춰라!

안병천(관악FM 방송국장) 
 
현재 8개 시범사업자의 초기 시설비는 대략 8천만 원에서 2억 5천만 원 정도 사이가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설비에 보증금, 초기 운용비용까지 합한다면, 그 액수는 더 커진다. 이때 액수가 커지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동체라디오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3년 이내에 수익구조를 만들어내 초기 설립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8개 사업자들은 2004년도 11월에 선정되어 2007년도 5월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부지원금 외에 이렇다 할 수익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출력의 문제도 있겠고, 후원회원의 개발과 관리, 그리고 광고 또는 협찬 수익 등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업무를 위한 인력충원이 전혀 되지 못하는 것도 이유가 된다. 이것만 있겠는가?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수도권과 대도시의 경우 자원활동가의 활동이 많아 '그래도 답은 있을거야'라는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 방송위원회, 각 시범사업자의 해당 시나 구, 행자부 등의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에 따른 지원금이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연속성 측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나마 해당 지자체의 지원이 안정적인 지원책이지만, 그것 역시 지원 근거가 없기 때문에 지역에서의 ‘로비’ 능력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고 있다. 향후 시행령이 통과하더라도 당장 지원은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조례 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러한 것까지 이뤄내자면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가적으로 설립하게 될 공동체라디오가 고액의 초기설립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초기 설립 시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방송시설 부분의 다양한 모델들을 제시함으로써 그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해보려 한다.

초기시설비용, 조직적 역량에 맞게 맞출 수 있다.
사실, 차기 공동체라디오사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적 지원을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공동체라디오의 운영모델을 만들어보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안정화 단계를 3년으로 잡고서 연별로 설립 및 운영 모델을 매뉴얼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면 좋을 듯한데, 아직 관악공동체라디오 역시 운영 3년이 되지 않아 섣부르게 3년짜리 계획안을 매뉴얼화 하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그래서 방송시설을 설치한 뒤 3년 동안 운영한다고 할 때, 대략 비용은 어떤 식으로 들어갈까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을 다음에서 서술하려 한다.
공동체라디오, 한국은 초기시설비 평균 1억 6천, 미국은 초기시설비 1천만 원
  무려 16배,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경우 공동체라디오 준공기간을 1년 6개월, 초기 준공비용은 평균 1천만 원이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준공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 초기 준공비용은 평균 1억 6천만 원 정도였다.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우선 방송위원회 및 용역을 받아 보고서를 쓴 이들의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이다. 거기에 시범사업자들의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얇은 인식 역시 한 몫을 하고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라디오’ 매체에 대한 고정된 인식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런데, 여기서 이것만은 분명히 하고 서술을 해야겠다. 1억 6천만 원, 또는 2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공동체라디오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잘 해낼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운영해본 결과 솔직히 재정을 더 들여서 만들면 그만큼 사업진행이 더 수월해지고 다른 것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역량만 된다면 그렇게 시작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질 정도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재정의 투자 역량과 운영진의 마인드, 해당 방송국의 운영원리가 아무래도 반비례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다른 모델을 찾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델을 찾는 데 있어서 라디오 매체에 대한 고정된 인식을 버리는 것이 다양한 모델을 찾는 데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국의 100년에 가까운 실험과 한국의 이제 막 시작된 실험의 차이일 것이다.

생각의 전환 1. 소프트웨어, 국외로 눈을 돌려라.
미국의 경우, 그런 실험의 결과로 다양한 방송장비와 소프트웨어가 개발되어 있고, 이를 구축할 다양한 기술진이 포진하고 있다. 인터넷 야후에서 'radio automation'이라고 쳐보라. 듣도 보도 못한 소프트웨어들이 나올 것이다.(*주1) 가격대는 저렴한 것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기존 공중파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만이 유통되고 있어 그 가격은 천만 원대 단위로 올라간다.
관악공동체라디오의 경우, 소프트웨어 가격만 천오백만원이었다. 이것만으로 끝나는 걸까? 호환성 문제가 있어서 그것을 운용할 수 있는 오디오카드는 저렴한 게 400만 원이다. 하지만, mp3 기반의 국외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은 웬만한 저렴한 오디오카드와 호환이 다 된다. mp3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10만 원 정도의 오디오카드로도 양질의 라디오방송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의 전환 2. 방송기기 대신 음향기기로, 서버급 PC 대신 일반 PC로.
여기에 또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바로 믹서기와 서버다. (다행히도 이것부터는 굳이 오랜 실험이 없다고 할지라도 약간의 지식과 시장조사만으로도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방송용 믹서기 16채널이면, 보통 1천만 원, 하지만 음향기기 16채널 믹서기는 좋은 것으로 했을 때 140만 원 정도이다. 물론, 이것은 내구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140만 원 짜리 믹서기로도 좋은 음질의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재정이 더 충분하지 않다면, 9만 원 짜리 믹서기를 구입해 진행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비용은 확 준다.(*주2)
그리고 서버의 경우에는 24시간 365일 켜져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안정성이 보장되는 장비를 사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500만 원에서 1천만 원 사이의 것을 구입한다. 하지만 정 안될 경우, 일반 PC용 중 본체만 100만 원 정도로 구성해 만들게 된다면, 적어도 1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표로 단순 정리해보겠다. 


 

작게는 4배, 많게는 9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방음시설, 마이크, 송신기, 안테나, 제작용 PC 등 다양한 것들이 부가적으로 붙게 되면 그 차이는 훨씬 커진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시립관악노인종합복지관 내에 관악FM이 설계해 노인방송을 해나갈 스튜디오를 만들기로 했는데, 기존의 PC등을 사용한다고 볼 때, 나름 좋다고 볼 수 있는 모델이 700만원이 조금 안되고, 더욱 저렴하게 구축을 할 경우 340만 원 정도이다. 이 시설에 송신기와 안테나만 달면, 충분히 방송이 되는 시스템이다.





 

생각의 전환3. 방음, 흡음시설 꼭 있어야 되는 게 아니다.

1안으로 제시된 풀세트 700만원에 송신기 200만원, 안테나 150만원을 곁들인다면, 1050만원이다. 물론, 이때 문제는 여분의 스튜디오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방음시설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주3) 그렇다면, 6안인 340만 원짜리 모델 2개를 만들고, 방음의 경우 조용한 건물을 선택해 우선 설치를 해 운영하면 될 것이다. 
이 안들보다 더 비용을 줄여 약 1천만 원에 스튜디오 3개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PC가 60만원이면 LCD 모니터까지 함께 살 수 있는 걸 볼 때, PC 7대(7*60=420만원), 믹서기의 경우 베링거 저가형 8채널 4대(4*12=48만원), 송출용 믹서기 6채널 1대(9만원), 마이크 8개(8*5=40만원), 전화연결은 직접 3개 제작(3*10=30만원), 오디오카드 저가형 7개(7*10=70만원)... 이런 식으로 구성한다면, 스튜디오를 3개 구성할 수도 있게 된다. 다음은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해 만들어본 표이다.



이렇게 다양한 모델의 구성으로 3년 정도 운영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시설유지비용까지 드는 비용이 얼마일지가 대략적으로 정리된다면, 설립 시 어떻게 자금을 운영해 3년 이후 안정적인 방송국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사업계획안을 만드는 데 있어 수월할 것이다. 아무래도 인건비와 경상비 등은 예측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려운 설립비용과 시설의 감가상각비 등에 대한 부분만 해결된다면,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짧은 글로 저가형 모델은 이렇게 구성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리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초기시설비용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안들을 바탕으로 조직적 역량에 맞는 선상에서 시작한다면, 스트레스는 적게 받으면서 유쾌하게 방송국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팁을 드린다면, 공동체라디오를 설립하기에 앞서 저가 믹서기와 오디오카드를 구입하여 편성표를 만들고 실험적으로 인터넷방송을 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러한 경험이 공동체라디오 설립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1. 자동송출편성프로그램의 경우 이것 저것 찾아본 결과, 최저가로는 윈앰프전용 소프트웨어인데, 약 6~7만 원 정도도 있다.
2. 저가형 믹서기의 경우 문제가 있다면, 내구성 문제이다. 송신기로 연결되는 믹서기의 경우 대개 365일 24시간 켜놓게 되는데, 저가형 음향기기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정도 켜놓게 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9만 원짜리로 2년을 버틴다면,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한다고 할 때, 36만 원이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
3. 방음, 흡음 효과를 주는 것은 다양한 대체 방법이 있다. 흡음을 위해 방안에 책들을 둘러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소리를 크게 지르지 않는 이상 소리가 반사되어 다시 들어와 울리는 효과가 나는 등의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좁지 않은 방만 잡으면 된다. 음반 제작을 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리만 막을 정도의 공간이면, 충분히 방송을 할 수 있다. 또한 콘덴서마이크 사용은 자제하고, 다이내믹 마이크를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바깥의 소음이 들어가면 또 어떤가? 오히려 진행 도중에 에피소드 하나가 더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뉴스를 진행한다든지 그럴 때에는 다소 민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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