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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42호 현장] 수원지역 미디어센터의 올바른 설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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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42호 / 2007년 6월 6일

수원지역 미디어센터의 올바른 설립을 위하여

서주애(수원여성회 여성영상제작집단 '씨', 민주노총경기본부) 
 
경인지역의 유일한 지상파 방송이던 iTV가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을 받지 못해 방송이 멈춘 지 2년 반.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경기인천 지역에 방송사 설립을 위해 만든 새방송창사준비위원회(이하 창준위)가 희망조합(*주1)과 2년 반이 넘는 활동을 통해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공익적 민영방송실현이라는 기본목표를 가지고 오는 11월 송출을 시작한다. 
희망조합과 창준위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청자 참여형 새방송 설립을 목표로 활동하면서 설립주체가 확정되자 새방송(OBS경인TV(*주2))의 사업계획에 시청자 5대 약속(*주3)을 통해 지역문화 문화발전사업 출자 등 경인지역에 지역시민의 방송접근성을 높이고 참여할 수 있는 미디어센터를 6곳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OBS경인TV는 6곳 중 1차로 의정부와 수원 지역에 미디어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하였다.
경기, 인천 지역의 민영방송설립도 큰 성과이지만 서울 인접지역, 수도권이라는 이름으로 미디어교육에서 소외되었던 경기, 인천 지역에 시민참여라는 목표를 건 새방송이 미디어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은 경기, 인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영상 활동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타지역에서도 지역의 단체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미디어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경기도청의 소재지, 경기남부권역의 중심인 수원 지역은 서울 인접지역이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미디어교육이나 창작지원 체계 등이 서울로 집중되는 경향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원 지역의 미디어센터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원 지역에서는 미디어센터는 아니지만 공영방송국에서 운영하는 영상교육과 편집을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이 있으나 운영주체인 방송국이 지역에 지원하는 운영보다는 방송을 지원하는 시설, 영화제작과 편집에만 이용권을 열어 놓아 일반시민이 이용하기에는 접근권이 떨어지고 시설대관조차 어려워 미디어센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러한 지역의 미디어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원 지역에는 지난 2004년, 2005년 미디액트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을 통해 발굴된 몇몇의 영상 활동가들이 OBS경인TV가 미디어센터 설립을 확정짓기 이전부터 미디어센터 설립과 관련된 논의를 시작하고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소규모이지만 지역의 민언련에서 퍼블릭액세스 영상물 상영회를 개최했으며 올해는 작년에 이어 미디어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웹송출 방식의 라디오방송(다산인권센터, 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이 운영되는 등 지역에서의 미디어활동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지역만 확정되고 현재 구체적인 설립 시기, 재원 등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원 지역의 미디어센터 설립을 고민하는 활동가로서 우려되는 점을 지적하고 방향과 고민을 담아보았다.

OBS경인TV의 개국 일정이 11월 1일로 확정되자 미디어센터 설립 논의는 창준위와 일부 활동가들만의 논의에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창준위에 참여한 단체와 개별인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경기미디어시민연대’(*주4) 모임에서 경인 지역에 미디어센터를 타지역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교훈삼아 올바로 세우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모임에서는 미디어센터 운영의 독립성, 방송사의 공적 지원체계 마련 등 다양한 의견이 제출되었고 OBS경인TV측도 사업목표에 따라 참가자와 원칙에 동의하며 내용을 이후 OBS경인TV와 창사준비위원회의 워크숍을 통해 제기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후 개최된 OBS경인TV와 창사준비위원회의 공동워크숍에서 발표된 미디어센터 사업계획을 보면 OBS경인TV의 지역 미디어센터 설치과정에 시민단체와 영상 활동가들의 내용이 담기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OBS경인TV 워크숍에서 발표한 미디어센터 설치의 주요내용은 전체가 확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하지만 명칭은 ‘OBS경인TV UCC미디어센터’로 이후 확대되는 미디어센터의 허브역할을 담당할 근거지로서의 공간뿐 아니라 영상제작 기자재를 제공하고 시네마테크의 기능을 갖춘 영상문화센터를 지향한다고 했다. 또한,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 영상물 상영, 방송과 지역 현안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립 계획을 보면 초기비용 1억원의 예산으로 임대료 및 기자재구입, 1년 인건비를 책정하고 있어 미디어센터가 사업계획에 맞는 제 역할을 할 것인지는 물론 설립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전용면적 40평에 교육실, 사무실, 상영관, 편집실, 녹음실, 기자재 보관실의 배치가 가능한가? 미디어교육을 한다면서 5대도 안 되는 캠코더와 편집장비로 경기남부와 북부의 넓은 지역 주민과 함께 어떤 교육을 진행하고 지역의 문화미디어사업을 책임지는 미디어센터를 세우겠다는 것인지... 미디어센터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나로서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OBS경인TV의 사업계획을 전해 듣고 미디어센터의 고민을 논의하던 단위는 결정된 수원 지역에 미디어센터를 올바르게 설립하고자 하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하였다. 초기 논의라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지역의 미디어센터 설립에 대한 방향을 정리해본다.
▷ 설립 초기자본 - 경기남부와 북부의 거점에 설치될 2곳의 미디어센터는 그 임무가 막중하다. OBS경인TV에서 이후 추가로 설치하게 될 4곳의 미디어센터의 모델이 될 것이고 OBS경인TV가 같은 지역에 세울 지역사무소와도 유기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센터는 부산미디어센터처럼 넓은 부지에 새 건물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육실, 상영관, 편집실, 기자재 보관실 등이 충분히 배치될 수 있는 100평 이상의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기자재 또한 교육이 가능할 수 있도록 최소 10대 이상의 교육장비가 확보되어야 한다.
▷ 장소 - 경인TV가 시청자가 주민이 되는 방송이듯이 미디어센터 역시 지역의 주민들이 함께 하는 곳이다. 따라서 주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지역의 주요거리에 위치해야 한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의 센터 사용을 높이기 위해 강의실 대여 등 대관사업 또한 사업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많이 다녀 미디어센터가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교육사업 등 사업진행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운영주체 -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지자체, OBS경인TV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어 독립성과 자율성이 담긴 미디어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미디어센터의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서 공적부문의 참여와 OBS경인TV의 참여는 중요하다. 지역 단체에 위탁 운영하는 것은 타지역에서 오류를 보아왔듯 민주적이고 독자적인 미디어센터의 운영을 담보하기 어렵다.
▷ 상근자 - 교육, 기자재 대여, 영상제작지원, 각종 사무 등 미디어센터는 교육사업 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미디어사업을 책임질 수 있는 단위가 되어야한다. 지역 미디어운동 활동을 통해 지역시민단체 및 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인력이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채용 등의 절차 또한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것이며 상근자는 최소 3명,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 미디어센터 명칭- UCC는 요즘 한참 웹상에서 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하고 참여하는 매체로 집중 받고 있다. 그러나 UCC도 미디어의 한 영역일 뿐이다. 교육과 퍼블릭 액세스 강화, 미디어정책연구, 창작지원, 지역영상문화 및 미디어저변확대 등 미디어센터의 역할을 ‘UCC미디어센터’라는 한 영역으로 국한 지을 수 있는 명칭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사안이 있으나 주요한 쟁점에 대한 방향을 정리했다.
OBS경인TV는 검증되지 않은 지역에 초기부터 많은 재원을 투자할 수 없다고 한다. 어떠한 검증을 했는가? 여러 지역에 설립된 미디어센터에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변화하는 시기에 미디어센터의 필요성과 그 활용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 가운데 지역의 미디어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일부의 문제를 가지고 미디어센터 설치 계획을 축소하거나 협소화하려는 계획은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업계획을 통해 보건데 미디어센터의 이름을 걸고 OBS경인TV의 시청자기자단, VJ를 양성하는 곳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보인다.
다행히 설립 계획 속에 OBS경인TV와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를 포함한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미디어센터 설치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이후 실무위원회는 논란이 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담아 미디어센터의 역할에서부터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실무위원회에서 원칙이 확정되면 설치가 확정된 해당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영상 활동가를 만나 미디어센터의 설립부터 열어놓고 역할과 지역에 맞는 역할을 논의해야 한다.


수원 지역의 미디어센터를 고민하는 활동가들은 6월 중 창사준비위원회, 경기도 단위의 시민사회단체가 논의하는 미디어센터가 아니라 수원 지역의 문화미디어활동의 중심이 되는 미디어센터를 만들기 위해 수원 지역 전체의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미디어센터의 역할을 고민하는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만 공유하고 있는 미디어센터의 설립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전체가 공유하여 지역에 뿌리박는 미디어센터, 지역과 함께하는 미디어센터가 되도록 지역에서는 그 활용과 지원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iTV정파 이후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설립된 시청자가 주인이 되는 공익방송, OBS경인TV의 송출과 함께 미디어센터의 설립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영상 활동가가 미디어문화 및 지역의 사안을 담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날로 변화하는 미디어영역에 제도권에서 소외된 계층이 지역의 미디어센터를 통해 한발 다가갈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


1. iTV노동조합으로 설립된 희망조합은 2005년 12월 iTV정파후 경인새방송 희망조합으로 이름을 변경하여 새방송 설치를 위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2. 경인TV는 지난 4월 사명을 'OBS 경인TV'로 확정했다. OBS의 'O'는 Orient, One, Open, Our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CI업체와 사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공익적 민영방송의 의미를 담은 open이 추천되고 있다.
3. 지난 5월 11일 진행된 OBS경인방송 개국설명회에서 시청자 5대 약속으로 1. 소유와 경영 분리 2. 특정 종교 편향성 배제, 3. OBS경인TV 본사 인천 이전(2009년) 4. 희망조합원 완전 고용 5. 나눔의 문화 실현을 발표했다. 
4. 경기지역의 미디어 관련 현황과 정책을 연구하고 관련 의제를 개발하여 시민미디어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정립, 미디어교육, 미디어활동의 네트워크 등의 사업계획을 가지고 오는 6월 1일 발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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