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51호 미디어인터내셔널] 더 나은 소통을 위한 노동자들의 한걸음 - BWI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술 트레이닝 -
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1호 / 2008년 5월 16일
더 나은 소통을 위한 노동자들의 한걸음 - BWI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술 트레이닝 - |
이진숙 (국제건설목공노련 아태지부 활동가) |
지구화된 세계 속에서 새로운 기술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사실상 빠르게 유통 가능하도록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노동조합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들의 목적, 캠페인, 그리고 의미들을 일반 대중, 국회의원, 대중의 의사결정자들과 그들의 구성원들에게 성공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문제는 특히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노동조합들과 비교했을 때 노동조합이 주류, 케이블, 대안 언론 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어서 더욱 힘든 상황이다. 또한 노동조합이 제한된 재정적 자원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의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그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는 그것들을 통해 노동자들과 일반 대중들이 노동조합의 중요한 역할 - 노동자들의 이슈가 실상 적절한 것이고 또한 정치적, 경제적, 입법적 토론, 정책들의 일반적인 틀을 만들 때 노동자들의 이슈들이 하나의 부분으로써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 - 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노동조합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그것들을 전반적인 노조 프로그램 속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 자신들 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전략이 다양하다는 것이 또한 현실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발전된 국가의 노동조합들은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자원을 통해 선전과 미디어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를 만들거나 담당자를 배치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개발도상국의 노동조합들은 그러한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종종 노조 상근자나 간부에게 책임 지우곤 한다. 대다수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제건설목공노련(Building and Wood Workers International : BWI) 역시 후자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5년 11월 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설립된 국제건설목공노련(BWI)은 International Federation of Building and Wood Workers와 World Federation of Building and Wood Workers가 합쳐진 것이다. BWI는 129개국 317개 노동조합의 1200만 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전 지구적 조합연맹인 동시에 건설, 건설자재, 목재, 삼림관리를 비롯한 연관 업종의 노동자들을 대표하고 있다. 하지만 BWI의 전 세계적 위상에도 불하고 제네바에 있는 BWI 본부에는 오직 한 명의 상시근무자가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지역의 상황을 돌아보면 이보다 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부의 경우에는 심지어 커뮤니케이션만을 위해 배치된 상시근무자가 한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근무자들이 자신들의 현재 업무 안에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책임을 맡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BWI의 지역적, 세계적 프로그램과 캠페인과 함께 진행되는 지역의 사업들은 오직 연 4회 발행되는 뉴스레터들, 간헐적으로 발생되는 책들, 그리고 최근 BWI 웹사이트에 제출되고 있는 문서로만 전해질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BWI 아시아 태평양 지부는 더욱 포괄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전략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지역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전략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고 정착시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략은 2007년 9월 제1회 지역회의에서 소개된 지역 투쟁 계획을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당시의 투쟁 계획은 “경계를 넘은 조직화, 승리를 위한 캠페인, 그리고 투쟁을 통한 교육” 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BWI 아시아 태평양 지부는 논의와 고민의 과정 속에서 먼저 이 달 초 심도 깊은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이 세미나에는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캠페인이라는 분야에 어느 정도 친숙한 BWI 핵심 간부들과 지도부들이 참가했다. 세미나의 논의를 돕기 위해 미디액트의 김명준씨 , 타이완 SHU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스티브 휴, 호주노동조합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미디어 전문가로써 발표를 진행했다. 또한 각각의 전문가들은 각 나라에서의 노조와 관련된 경험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3일간의 세미나를 끝내면서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캠페인 전략들은 이주노동자, 아동노동, 석면금지, 젠더 주류화, 그리고 다국적기업 노조원 조직 등과 관련된 BWI의 캠페인에 주목하게 되었다. 또한 BWI는 세미나에 이어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기술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BWI 상근자들과 노조원들이 각각의 캠페인을 위해 더 발전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전략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열리게 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기술 훈련' 프로그램은 남한의 서울에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에는 BWI의 회원인 네팔,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스위스, 그리고 남한 등의 조직 활동가, 노동조합 간부들이 참가했다. 미디액트에서 5월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훈련의 핵심은 미디액트 -한국영화진흥위원회가 설립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운영하는 비영리 문화 센터 - 스텝으로 구성된 영상제작 전문 강사들과 함께 3분정도의 영상물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각각의 참가자들은 영상을 제작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과정을 훈련받았다. 또한 교육 과정에서는 실질적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을 배우는 과정과 실제 노동운동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캠페인의 방법, 미디어의 중요성 등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 균형 있게 다루어졌다.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씨와 김미례씨, 그리고 미디액트 스텝인 김명준씨와 김수경씨가 영상 제작의 기초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다. 제작 기술 수업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에 대한 소개에서 시작하여 디지털 영상물 제작의 과정을 이해하고 직접 캠코더를 사용하는 법을 배웠으며 마지막으로는 비디오와 소리 편집에 대한 부분까지 배울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민주노총 서울본주 주최로 개최된 비정규직 철폐 관련 행진에서 각자 찍은 영상 소스를 바탕으로 수업에서 습득한 기술들을 연습해볼 수 있었다. 교육의 마지막 날에는 BWI IT 코디네이터 Toni Mast가 참가자들과 블로그를 만들고 각각의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작업을 함께 했다. 웹사이트에 올라간 영상물들을 돌아보면 교육 참가자 Fatimah Mohammad의 발언을 촬영한 영상이 눈에 띈다. BWI 아시아 태평양 여성회의 의장인 그녀는 이 날 행사에서 그녀는 연대의 메시지를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전했다. 그녀는 연설에서 “BWI를 대표하여 청구성심병원, 코스콤, 그리고 이랜드와 뉴코아 노동자 여러분들과 진심어린 연대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조직 결성, 비정규직의 권리, 노동조합의 권리를 위한 여러분의 투쟁을 지원할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작과정 참가자들은 미디어 캠페인을 발전시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대상의 선정, 메시지의 발전, 작문기술, 그리고 주류 혹은 대안 언론에 대한 접근법을 함께 익혔다. SBS 방송사 PD이자 언론노조위원장인 최상재씨는 저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미디어 캠페인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는데 강의에서 익힌 요령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은 그들의 영상제작물에 관한 짧은 글을 정성껏 써보기도 했다. 교육 과정에는 2군데의 방송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하나는 주류 방송국인 SBS를 방문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퍼블릭엑세스 방송국인 RTV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은 한국건설노조 그리고 이주노동조합 KCTU 지부와도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비록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기술 훈련 과정은 짧은 일정이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주류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전파할 수 있는 중요하고 정확한 콘텐츠들을 제작하는 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이 자신의 노동조합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캠페인들을 바탕으로 짧은 영상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기술도 습득할 수 있었다. 이후 참가자들이 이번 훈련을 통해 배운 기술들을 각자의 노조로 돌아가 다시 자신들의 일을 하면서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이것을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이번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활동에 대한 15분가량의 영상물을 만들게 될 것이다. 영상물들은 이번 과정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며 동시에 올해 8월 홍콩에서 열리는 BWI 아시아 태평양 지역 세미나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물론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기반이 부족한 곳에서 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상을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도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BWI는 이들 노조들을 지원할 것이며 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전략이 그들 노조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번 교육 과정과 참가자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http://www.youtube.com/watch?v=L1_nJpjd0_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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