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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55호 현장]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1년 - 인내는 쓰다. 그런데 그 열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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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55호 / 2008년 9월 30일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1년
- 인내는 쓰다. 그런데 그 열매는?



글. 이순학(광주전남미디어행동연대)사진. 박성배
 
방송통신위원회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2008년 6월 12일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광주를 포함한 호남지역의 시청자들의 ‘미디어 놀이터' 역할을 기대하며, 2007년 6월 12일에 개관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여타의 미디어센터들 보다 예산, 직원, 건물의 규모가 컸던 만큼 그 역할에 대한 기대치 또한 컸다. 개관 1주년.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는 호남 지역민들에게, 광주 시민들에게, 미디어운동 진영에 어떠한 존재로 자리 잡았을까? 시민들의 눈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의 1년을 돌아보았다.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의 1년 평가의 주체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시민이 되어야 한다. 업무적으로 이루어진 숫자적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 시청자의 눈으로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센터의 발전방향을 함께 만들어보자.” 바로, 『시청자미디어센터(광주) 활동 방향 제시를 위한 <시민과 함께하는 토론회>』를 준비하게 된 이유이다.


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빠르게 들려오는 곳은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홈페이지였다. 하지만, 센터의 모습이 가장 안타깝게 비쳐지는 곳도 홈페이지였다.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Gwang-ju Community Media Center)의 ‘Community'가 가장 활발하게 ‘Communication'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 하지만, 개관 후 첫돌이 넘도록 홈페이지는 ‘임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홈페이지 개선 요구에 1년이 넘도록, ‘곧' 정식 홈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라는 말만 되돌아온다. 시민들의 막연한 기다림. 1년 동안의 인내가 가져다 준 열매는 무엇일까?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고여 있는 물이 되어 가는가.


지난 1년.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중심에 두고 2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첫 시작은 광주 센터에서 열린 “전국미디어교육 페스티벌”에서 센터직원의 불미스러운 발언 문제이다. 이 사건으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전국적 네트워크에서 대외적 신뢰를 잃어갔다. 그리고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의 광주인권영화제 사전검열 문제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와 광주지역시민사회단체 사이의 신뢰의 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개인적 실수, 절차적 실수,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오해' 때문에 신뢰가 무너져 내린 것은 아니다. 문제가 일어난 후, 센터의 의사소통방식이 가장 큰 문제였다. 사과를 통한 관계회복보다 먼저, 반론이 앞섰다. 사과를 받기까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광주의 시민사회단체는 센터의 반론과정에서 폄하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광주시민사회단체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는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반드시 연대해야 할 단체들이다. 사건의 본질, 반론을 떠나서라도 미디어운동진영에서 탄생된 ‘미디어센터'라는 개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 정책”의 과정을 센터에서 이루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교육, 연구, 정책” 과정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반드시 연대해야할 단체들이 바로 광주시민사회단체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인 것이다. 과연,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누구를 위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시청자미디어센터(광주) 활동 방향 제시를 위한 <시민과 함께하는 토론회>』


이러한 광주 센터의 모습에 변화를 기대하면서, 이번『시청자미디어센터(광주) 활동 방향 제시를 위한 <시민과 함께하는 토론회>』가 기획되었다. 먼저, 시민들의 목소리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시청자미디어센터 자유게시판을 내용들과 통계를 분석하고, 홈페이지, 메일, 전화를 통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준비한 것은 센터와 시민들의 만남의 장. “미디어교육” 분야였다.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미디어교육 강사들과 미디어교육 기획자인 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미디어 공교육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조사된 설문을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자료로 활용되도록 정리분석 하였다.


그리고, 타 지역 미디어센터 백서 분석 작업.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운영위원회 회의 자료 분석,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 운영위원회 회의록과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운영위원회 회의록 비교 분석을 통하여, 타 지역 센터들의 운영과정에서 효율적인 정책들은 광주센터에 제시하고자 했다. 이렇게 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토론회에서 제안하였다.



- 운영위원회 규정의 개정
- 정상적인 운영위원회 구성 (결원보충, 실효성문제)
- 장비이용 규정에 대한 수정 
  (이용자의 눈높이, 미디어작업의 속성에 부합하게)
- 미디어교육과 리터러시에 대한 미디어 정책 연구
- 시민단체와 활동가들과의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간담회 마련
- 다양한 계층과 지역을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 지역 방송국의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 방안 고민
- 투명한 운영과 정보공개
- 광주센터의 1년 백서 제작





이러한 제안은 토론회에서 김미향 광주전남미디어행동연대 공동대표에 의해 발제되었다. 토론회는 광주 YMCA에서 김광훈 광주전남미디어행동연대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광주전남미디어행동연대 공동대표 김미향, 시청자미디어센터(광주) 기획관리팀장 고광연, 부산시청자주권협의회 정책위원 권용협, 미디액트 사무국장 이주훈, 광주 인권운동센터 최완욱씨가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시민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토론회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다는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그만큼 시민영역에도 토론회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토론회가 진행될수록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의 반응은 미디어활동가들은 물론, 시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제안을 위한 노력은, ‘비판'이라며 일축 당하고, ‘끝없는 반론'에 맞서야 했다. 결국 이번 토론회 제안사항들 중에, 앞으로의 방향이 논의된 것은 단 하나도 없이 토론회는 끝났다.


작은 목소리 크게 듣고 있나요?


시청자미디어센터의 가장 큰 존재 가치는 “작은 목소리” 때문이다. 거대한 주류미디어, 거대한 자본력, 거대한 권력. 이 거대함에 막혀 경험하지 못했던 ‘미디어', 이 거대함에 막혀 묻혀있던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세상으로 꺼내오기 위한 “통로”. 그것이 바로 시청자미디어센터다.


이 작은 목소리들이 세상과 닿을 수 있는 통로. 세상 그 무엇보다 넓어야 할 이 통로가, 좁혀질 위기에 놓여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부산과 광주의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전파진흥원에 위탁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예산과 직원의 축소는 물론,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전파진흥원에 위탁되면 그 역할과 위상에 변화를 겪게 된다. 다른 기관에서 설립한 어떤 미디어센터들 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미디어센터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청자미디어센터”라는 공간을 지켜가야 할 필요성 또한 크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입장에서 시청자미디어센터라는 상징적 공간은 잃고 싶지 않은 ‘미디어놀이터'이다.


광주전남의 미디어활동가로서 우리지역에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라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를 처음 만나고, 배우고, 내 작은 목소리가 세상과 소통했다. 내 ‘미디어 고향'과도 같은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라는 공간을 진정으로 지켜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광주센터와 연대를 갖고 이 흐름에 대응해 나가야 할까. 한시라도 빨리, 광주센터와의 ‘연대의 힘'을 되살려 내서, 미디어흐름에 태풍이 오는 시기에, 광주를 ‘태풍의 눈'에라도 두게 하여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지켜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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