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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4호 이슈] 작은도서관과 미디어교육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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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4호 / 2009년 8월 29일

 

 

작은도서관과 미디어교육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조현지(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팀)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는 2008년 익산 삼성동 어린이도서관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교육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 인연으로 작은도서관과 미디어교육의 만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 4월에는 부송동 작은도서관에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에게 미디어교육을 진행했다. 오는 9월에는 익산지역 작은도서관협의회와 공동으로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미디어교육이 햇수로 2년이지만 아직 작은도서관에서 주도하지 못하고 지역미디어센터가 주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미디어센터도, 미디어교육도 아직 낯선 상황을 생각할 때 한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도서관과 미디어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작은도서관별로 개별적으로 만나는 걸로 부족했다.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정책적으로 고민하는 정책입안자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익산작은도서관협의회와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 과정으로 지난 6월 8일 작은도서관 운영주체 및 정책입안자, 자원봉사자, 그리고 미디어센터 활동가 20여명이 모여 <작은도서관과 미디어교육 만나기>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주안과 익산지역 도서관에서 진행된 미디어교육의 사례를 나눴다. 지역 작은도서관 현황, 그리고 익산시의 작은도서관지원 정책에 대한 발제를 통해 작은도서관이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도서관을 활성하는데 미디어교육이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을 모아냈다.

 

 

발제후 이어진 이야기나눔에서는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작은도서관의 입장이나 상황, 그리고 미디어센터의 역할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편 작은도서관과 미디어센터와의 사이에 미디어교육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상당히 크고 따라서 많은 만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자리이기도 했다.

 

 

미디어센터는 미디어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운영할 주체로 작은도서관을 보는데, 작은도서관은 프로그램을 언제 어떻게 해 줄 수 있는지를 궁금해 했다. 같은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전문교육기관으로 언제 교육 혜택(?)이 도서관에 돌아올지에 더 관심이 많았다. 미디어교육은 ‘교육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인식을 먼저 공유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진행되는 교육부터는 작은도서관협의회와 기획부터 함께하고 있다.

 

 

또 실제 교육집행을 논의하면서 작은도서관 운영주체들과 앞으로 활동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논의틀을 만들고자 한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아장아장 걷다보다면 어느새 뛸날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작은도서관이지?


 

작은도서관은 ‘걸어서 10분거리, 자전거로 5분거리'에 있는 생활공간 내 위치해 주민의 참여로 소규모로 운영된다. 지역공동체 공간인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운영해 주민의 삶과 밀착돼 있다.

 

 

특히 익산은 2004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삼성동어린이 도서관이 개관하고 2007년에는 작은도서관 설치를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가 제정됐다. 익산시는 2013년까지 100개의 작은 도서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센터는 작은도서관이 갖는 다양한 기능과 익산시의 작은도서관 활성화 정책에 주목했다. 작은도서관은 유아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이용해 사회적인 만남을 갖는 공공문화시설로서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와 체험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작은도서관과 미디어센터는 상영과 아카이브, 퍼블릭 액세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에 시민들의 이야기가 사회에 소통되도록 하는 지역민의 문화사랑방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역할이 각각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빈곳들을 채워주며 함께 해나간다면 두 곳 모두가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디어센터는 지역에 하나라서 떨어진 접근성의 한계를 작은도서관 함께하면서 보다 확장시킬 수 있다. 또, 작은도서관은 숫자는 많지만 내실이 부족한 프로그램을 미디어센터의 전문성, 탄탄한 물적 역량과 함께하면서 다양화시키고, 보다 질을 높일 수 있다.

 


동네마다 생기는 ‘작은' 미디어센터

 

 

미디어로서의 ‘책', 미디어를 배포(소통)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은 미디어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책읽기 모임이나 영화 상영에서부터 디지털카메라 교육, 북아트교실, 실제로 미디어교육하는 단체와 연계한 미디어교육 등 이미 미디어센터 역할을 한다. 작은도서관을 미디어와 사람이 소통하며 일상적인 문화 활동이 이어지는 ‘작은미디어센터'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매체시대에 미디어교육과 독서교육이 만나는 지점이 넓어지고 있다. 독서교육과 미디어교육으 서로 별개의 교육이 아니라 함께 진행될 수 있는 교육이다. 두 교육 모두 참여자들이 미디어를 매개로 세상과 소통하도록 하는데 힘이 있다. 지역민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목소리를 내고, 이것이 공동체를 움직이게 한다. 이 과정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며, 미디어센터과 작은도서관을 생기넘치게 할 것이다.

 

 

도서관과 미디어센터 모두 참여자 자신의 변화에서 머무르지 않고, 그 변화가 세상과 소통되면서 공동체가 살아나도록 하는데 방향이 같다. 지역 공동체 안에서 공동체를 다양하게 하고 스스로 다채로운 문화를 만들내는 것, 이것이 소통되고 공동체가 활발해지는데 두 교육이 함께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송동작은도서관 미디어교육은 미디어로서의 책, 소통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고민하며, 책을 매개로 진행했다. 「아름다운 감정학교(아지북스, 채인선)」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감정을 이야기 나누고, 미디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활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이용해 감정을 이야기하는 책을 만들고, 이를 영상화했다. 또, 아이들이 만든 감정책은 부도서관 서가에 꽂아 친구들과 나눴다. 아이들에게는 도서관과 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활동이었다. 영상은 상영회를 통해 부모와 교사, 지역민과 소통하면서 미디어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하도록 했다.

 

 

이 교육을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여러 고민과 상상을 동시에 했다. 책이 매개가 되면서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과 미디어교육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책을 만들면서는 문화예술교육과 미디어교육의 차이를 스스로 질문했다. 아직 그 답은 명확히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미디어교육을 통해서 우리동네 모습이 담긴 사진책, 우리동네 슈퍼 아저씨가 주인공인 개인사책이 만들어지고 그 책들이 우리동네 도서관에서 비치되고 그 책이 많아져 도서관에 가득 채워지는 상상만해도 흥미롭다.

 

 

작은도서관을 주인공으로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작은도서관과 미디어센터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 중 미디어교육을 위주로 고민했다. 이때 가장 염두한 것은 작은도서관이 주인공이 되어야한다는 점이다.

 

 

- 도서관과 미디어센터가 함께 기획해 만들어지는 미디어교육

 

 

 

 도서관과 미디어센터가 함께 기획해 보다 도서관에 적합한 미디어교육을 개발해 낼 수 있겠다. 지역 미디어센터가 개관한 지금 늘어나는 작은도서관만큼 미디어교육에 대한 요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요구들을 개별화하는 것이 아닌 작은도서관협의회와 함께 체계적으로 기획되는 틀이 마련되어야한다. 이 안에서 작은도서관이 주체적으로 도서관 실정에 맞게 교육을 기획하고, ‘교육받는 것'이 아닌 ‘교육하는' 미디어교육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 지역에서 꾸준히 진행된 도서관미디어교육들을 공유하고 보완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상승작용도 예상된다.

 


 - 미디어교육을 진행할 도서관 자원봉사자들 교육

 

 

지역에는 미디어교육 교사가 많지 않다. 미디어센터에서만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운영하는 주체가 직접 각자의 도서관에서 교육한다면 보다 많은 도서관에서 미디어교육이 진행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을 교육해 운영주체들이 직접 교육을 실행하는게 좋겠다. 미디어센터는 작은도서관에서 직접 미디어교육을 실행할 주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미디어교육이 이뤄지고, 도서관내에서 지속적으로 미디어교육 활동을 할 주체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 도서관 미디어교육에 대한 교육 지원

 

 

미디어교육을 할 사람과 받을 사람이 있다. 하지만 현재 공간이 협소하고 재정도 열악한 작은 도서관에서 미디어교육을 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나 카메라와 컴퓨터 등 기본 장비와 교육 공간 마련을 위해서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민들의 작은 후원이나 시에서 지원되는 적은 운영비로는 도서관을 운영하기도 부족한 실정에서 ‘그림의 떡'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디어센터는 도서관에서 미디어교육을 위한 장비와 공간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 <작은도서관과 미디어교육 만나기> 자료집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곳

 

 

http://www.ismedia.or.kr/laboratory/action.php?pageNo=1&bbs_view_div=view&bbs_code=bbs052&idx=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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