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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5호 인터뷰] 좀더 모나게! 좀더 발칙하게! 모난라디오 DJ들과의 까칠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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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 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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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5호 / 2009년 9월 30일

 

좀더 모나게! 좀더 발칙하게! 모난라디오 DJ들과의 까칠한 수다
 
박규민, 박혜미(ACT! 편집위원)

 

 

 

 

 

[편집자주] ‘모난라디오'(www.monanradio.net)를 알게 된 것은 청바다(청소년, 바라는 세상을 말하다!) UCC 창작워크숍에서 만난 친구들을 통해서였다. "모든 청소년이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모난라디오는 청소년인권활동을 통해 만난 또연, 엠건, 난다, 쩡열, 공기 이렇게 5명의 10대, 20대의 여성이 모여서 만드는 인터넷 라디오이다. 2009년 9월 18일 교육공동체 나다에서 좀더 모나게, 좀더 발칙하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모난라디오의 모난 DJ ‘난다’, ‘또연’, ‘엠건’, ‘쩡열’을 만났다. 그러니까 여기서 ‘까칠한 수다'의 ‘까칠한'은 결코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 그녀들과의 수다가 즐거웠다면, 혹은 그녀들의 수다를 통해 모난라디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면 곧바로 여기를 클릭! www.monanradio.net

 

 

* 즐거운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한 시간 반이 넘는 인터뷰가 녹음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인터뷰는 실제 했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모난라디오의 또연, 엠건, 난다, 공기가 별도로 작성해주신 것이다. 실제 인터뷰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지 못한 점을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리면서, 번거로운 서면인터뷰를 다시 해주신 모난라디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녹음되지 않은 실제 생기 발란 인터뷰 현장에는 난다, 또연, 엠건, 쩡열이, 서면인터뷰에는 난다, 또연, 엠건, 공기가 참여해주셨다.

 
 


 
 

ACT! : 우선 각자 소개와 함께 모난라디오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드려요.


 

또연 : 금요일 ‘미심쩍은언니의 위험한 상담소'를 맡고 있는 또연입니다. 문화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이기도 하고 모난라디오의 유일한 비청소년이기도 합니다. 언니라고 하는건 나이가 많아서이기도 하고 좀더 고민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되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미심쩍은'이라고 하는건 그저 나이 어린 사람들만 보면 충고하려 덤비는 꼰대가 되기 싫어서 붙였습니다. 상담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수상쩍고 미성숙한 어른임을 밝히는 정체성적 단어입니다. ‘위험한'이 붙는건 상담사연을 백프로 믿으면 안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어딘가 미심쩍은 언니 또연이 진행하는 조금은 위험한 상담소이랍니다.

 

 

모난라디오는 어느날 갑자기 눈앞에서 펼쳐졌어요. 물론 그 온도가 되서 끓기 직전까지 사전 온도작업들이 있긴 했지만요. 이런저런 활동들을 하면서 친해졌던 활동가들과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되었지요. 워낙 잔소리가 많은 성격이라 회의록 기록을 하고 있고, 유일하게 신용카드가 있는 사람이라 예산 집행을 하고 있지요


 

엠건 : 나이로 치면 청소년, 벗뜨 학교 졸업하면서 노땅 취급을 받고있지만 그래도 아직 청소년인 엠건입니다ㅋㅋ 처음엔 분명 청소년 관련으로 문화연대 자원활동을 해본다, 였습죠. 그것 땜에 뭐 할 지 찾다가 라디오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재밌을 것 같아서 오케이 했어요.


 

난다 : 안녕하세요, 저는 모난라디오 금요일 디제이 난다입니다- 청소년인권활동을 하고 있는 청소년 활동가이기도 하고, 비록 청소년 나이가 이제 얼마 안 남긴 했지만- 모난라디오에서 ‘난다의 교신 중입니다' 코너를 맡고 있습니다. 모난라디오는... 청소년인권활동이란 걸 하다가 만난 친구들과 어찌어찌 수다 떨고, 자주 만나서 놀고, 하다가, 음. 그냥 저냥. 사실 다들 비슷할 거 같긴 한데, 같이 놀다가 서로 사적인 고민들도 풀어놓고 하다가, 그렇게. 참여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친구들이 지금 다 디제이를 하고 있지요-

 

 

공기 : 안녕하세요. 저는 엠건과 함께 월요일을 맡고 있는 ‘발칙한 소영 학교담을 넘다'를 진행하고 공기라고 합니다. 모난라디오는 문화연대 자원활동에 관심이 있었고 라디오라는 걸 해보자~ 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다고 해요. 그때는 제가 없었으니..ㅋ 그래서 저도 자연스레 라디오라는 매체물에 관심가지게 되고 지금은 나름 학교다니면서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ACT! : 여기 참여하고 계신 분들을 보면 다들 청소년 인권활동을 하고 계시고, 모난 라디오 역시 청소년인권활동의 맥락에서 시작된 듯 한데요. 모난 라디오의 활동 방향 및 목적이 궁금해요. 어떤 것을 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또연 : 원래 엠건, 난다, 또연, 쩡열이 입시페지 대학평준화 관련한 "몹쓸교육"이라는 이름의 허접한 가내수공 UCC를 만들었지요. 그러다 점점 수다모임으로 변질되어 가던 것이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상담자리가 되었고 삶과 활동이 구분되지 않은 우리기에 자연스레 활동을 고민하는 자리로 이어간 것 같아요. 용산참사현장의 옥탑방에서 옹기종기 이불을 덮고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어느새 라디오를 해볼까? 라는 고민으로 이어간것 같아요. 그때 이미 서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들을 많이 해 왔던지라 라디오를 하면 서로 하고 싶은 것들이 어떻게 이어질지 바로바로 답이 나왔어요. 그래서 라디오를 하게 되었죠.

 

 

모난라디오는 정말로 모나게 사는 것이 방향이자 목적이에요. 선지자가 되거나 리더가 될 생각따위는 없구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모나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길이지요. 학교 밖 다른 세상,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아닌 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던지면서 한번 더 고민하고 뒤짚어 보게 하는것, 그래서 서로의 삶을 자극해서 다양함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이랍니다.

 

 

엠건 : 초기 멤버가 또연, 난다, 엠건. 셋 다 '놀듯이 활동하기'에 삘이 꽂힌 상태였어요. 하고 싶은 활동들을 반 장난같은 기분으로 늘어놓다가 욕구와 필요와 신선함이 딱 떨어지게 일치한 모난라디오에 도달한게지요. 단체- 사업 중심의 활동을 하다보면 나 개인을 바라볼 시간이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쏟는 관심이 줄어드는 느낌. 라디오는 내 개인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일 것 같았어요. 기존의 활동에 비해 좀 더 일상적이고 작고 개인적인 활동- 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지. 일상성, 소박함 이런 것들은 모난라디오가 지향하는 가치라고도 생각해요. 활동방향이나 목적은 참 어려운 질문인데... 누군가 들을 수 있는 라디오를 통해,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 위함이겠지요. 음. 일단은 이렇게만. 생각 안 나요. ㅋㅋ

 

 

 

난다 : 한 마디로 말하자면, 못나고 모난 사람들, 세상 한 번 모나게 살아보자! 랄까요... 저희들끼리 가끔 농담으로, 근데 어쩌면 진담으로 하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 애들이 성격이 다들 좀 모나요.” 이런 얘기들을 하거든요. 근데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성격이 모나서 그냥 주는대로, 받기만 하고 살지를 않아서. 우리가 하는 얘기 제대로 안 듣고, 또는 얘기도 못하게 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직접 만드는 우리 라디오로, 하고 싶은 얘기들 좀 해보면 안될까- 라는 거.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라디오의 활동 방향도 아마- 하고 싶은 말 하고 살 수 있게, 우리 성격들처럼 모나게, 말해보자. 말 걸어보자. 이런 거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같이 활동하던 사람들과 시작하게 된거잖아요. 이런 얘긴 좀 쑥스럽긴 한데, 라디오 디제이들이 좀 든든해요. 그런 면에서, 모난라디오는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모나지기. 뭐 그런거 아닐까요- 막상 생각해보니 또 잘 모르겠기도 하고 그러네요. 하하하


 

공기 : 모난 라디오의 활동 방향은 앞으로 또연이 그랬는데 내가 졸업할 때까지 한다고 했고,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냐면 어느새 내가 웹자보를 만들고 있었던거 같아요. 시작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너무 즐거웠어요. 구성원 자체가 재미있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ACT! : 자 이제 모난 라디오에서 각자 맡고 있는 코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코너를 준비하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해요. 자료도 찾아야 하고 선곡도 해야 하고, 함께 기획회의도 할텐데요, 어떤 과정들을 거치나요?


 

또연 : 간단한 코너 소개는 위에 했구요. 코너를 준비하는 과정은 상담사연이 올라오면 여기저기 주변을 들쑥들쑥 하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이론적인 접근은 가끔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러나 무엇보다 새벽에 옥상에 올라가서 조용히 생각해 보는거죠. 상담사연이 아닌 것들은 일상에서 메모를 해두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지난 유기농, 웰빙 방송도 누군가 준 유기농 초컬릿 한 조각을 먹으면서 생각한 것들을 적어두었어요.


 

엠건 : 엠채널- 골방메모리, 골방에서 뒹굴뒹굴 책 읽고 영화보고 티비 보던 '기억'들을 나누는 코너 과정은 대본 쓰고 엠피쓰리로 녹음해서 편집해서 올린다- 로 간단히 대답할 수 있으나, 이 안엔 귀차니즘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미리 못 준비했다는) 후회와 기타 온갖 노가다와 날림의 기운들이 농축되어 있지요-_-..큿


 

난다 : ‘교신 중입니다' 코너는 다른 디제이들 코너에 비해, 좀 더 시사적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이리저리 얘기해보는 코너예요. 예를 들면 얼마 전 방송에서는, 2pm 재범씨 한국비하 발언이랑 출국 관련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기도 했구요. 음.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매주 금요일 방송인데, 대본 쓰기 전에 꼭 한 번, 제 다이어리의 일주일을 다시 한 번 살펴봐요. 내가 이번 주에는 뭐하고 살았나- 스윽 돌아보면서, “휴대전화사용금지조례? 용산 참사 8개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뭐 하지?” 뭐 이런 식으로... 아니면 인터넷 메인에 뜬 뉴스들을 보면서 관심이 가거나, 얘기해 볼꺼리가 있겠다 싶은 기사를 가져와서 얘기하기도 하구요. 또, 가끔이긴 하지만 저희 모난라디오 홈페이지 교신 중 게시판에 ‘이 뉴스 어때요?' 하면서 기사들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교신꺼리가 올라오면 냉큼 받아서 대본으로 쓰고 그래요.ㅎㅎ


 

공기 : ‘발칙한 소영 학교담을 넘다'는 학교 안에 있는 소소한 일상들 예기치 못한 에피소드들의 사연으로 이뤄지구요. 이 모난 지구를 살아가면서 이것만큼은 꼭 궁금하다 이런걸 다루면서 이뤄져요. 준비하는 과정은 콘티쓰고 대본쓰고 녹음할 장소 부족하고 해서..ㅋㅋ 

 


 

ACT! : 모난 라디오를 하면서 느꼈던 라디오만의 매력을 느꼈을 것 같아요. 있다면 뭘까요?

 

 

또연 : 라디오는 사실 혼자 듣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듣기도 하지요. 내 말을 정리해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흥분해서 막 이야기하기도 하고.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누군가 듣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말하기도 하지요. 결정적으로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회의때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내가 다 해야하니까 생각이 나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라디오에서는 꼭 내가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좀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는 사람이 듣는다 생각하면 창피하기도 하구요. 결국 라디오는 허공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흘러갈테니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자극시켜 엉덩이를 떼게 할지도 모른다는 불펌된 자신감이 생긴달까?

 

 

 

엠건 : 아주 가끔씩이나마 사연이 올라와서, 방송에서 그 사연을 읽다보면 '아.. 이래서 사람들이 라디오를 하는구나' 싶어요. 타인을 통해 내가 전혀 몰랐던 무언가를 알게되고,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새로운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것. 그리고 분명 혼자 떠드는 방송이긴 한데, 누군가 이걸 듣고 있고 가끔은 자기 생각도 들려주고 난 그럼 거기에 대해 얘기하고 대화하고- 정말로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살짝 감동받은 적이 있어요. 나하하... 개인적으로는, 제가 자기 자신한테 하는 말에 익숙해요. 글 쓰는 것처럼. 그래서 타인을 향해 말을 거는 라디오를 하는 것 자체가 무지 어색하긴 한데, 이 어색함을 극복하고 위의 라디오 하는 맛 같은 것도 깨우치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 더 배워가는 것 같기도?


 

난다 : 제 개인적으로는 아마, 혼자 있는 시간? 제가 원래 혼자 있는 것보단 사람들과 많이 북적북적 같이 있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요. 그래도 가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라디오를 할 때만큼은 대본 쓰는 것부터 녹음하는 것까지, 혼자 하는 작업이다 보니, 스스로를 좀 돌아보고 살펴보는, 이번 주에는 내가 무슨 일을 했나,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나, 이런 식으로- 나 잘 있나? 이렇게 좀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거? 사실 라디오는 ‘라디오'라는 거 자체로도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음. 그냥. 그런 느낌- 다른 미디어들과는 좀 다른 특별한 느낌이라서.


 

공기 : 우리 라디오의 매력은 내 입으로 이런 말 해도 되나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톡톡튀는 발랄함?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것 같은 인간들? 키키키키키 여튼 재미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재미있어지고픈 라디오입니다.

 


ACT! : 모난 라디오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고민들이 있다면요? 그리고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은 어떤 거에요?


 

또연 : 내공이 모자라다는 것이 절대적으로 어려운 점이지요. 더 좋은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싶은데 아는게 비루하여 나눠줄 만한 열매가 별로 없다는것, 그런데 또 바쁜 활동속에서 따로 공부를 해나가는 것도 꽤나 만만치 않아서 조금 허접한 방송을 하게 되면 내 방송을 내가 들으며 부끄러워 지는것 같아요. 앞으로 더 하고 싶은건, 전 야외방송이에요. 야외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씩을 녹음하여 방송하는거에요. 하루에 한가지 질문씩 해서요. 그리고 유랑단을 꾸리는 것이 더 하고 싶은 것이에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랄까? 진짜로 그 장소에 와야만 들을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동네방송국처럼요.


 

엠건 :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청소년을 억압하는 세상에 대한 온갖 띠꺼움 그러지말란 주장 내지 짜증 등등만 일방적으로 쏟아냈다는 느낌. 말 거는 방식이 많이 서투르고 투박해요. 딱히 공중파 라디오 방송의 매끄러움을 닮고 싶진 않지만..

 

혼자 와르르 말하고 끝나는 발언대 같은 것에 머무를 생각이 아닌 이상, 청취자들과의 '소통- 교류' 같은 걸 실제로 가능하게 만들 장치나 기획같은 걸 많이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난다 : 사실 어려운 점이라 하면... 매번 어렵긴 해요.^^; 대본 쓰는 것도 잘 얘기가 안 풀리면 어렵고. 또 다른 날 시간을 잘 못내고, 꼭 그 전날 밤에 대본 쓰는 것부터 녹음하고 편집까지, 그렇게 하게 되는데, 졸음이 와서 어려워요. 그리고 내공이 별로 없다는거?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하고 싶은 말들이 정리가 잘 안될 때? 그 때 어려움을 느껴요. 그래서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건, 내공을 좀 더 쌓고 싶기도 하고- 좀 더 깐깐하게, 교신 중 코너 컨셉이 약간 깐깐함이거든요. 방송도 조금 더 깐깐하게 하고픈 욕심이 있긴 한데. 마음만큼 몸이 잘 안 따라줘서... 꽤 매끄럽게, 프로답게, 이런 느낌을 바라진 않아요. 그런데 무튼 ‘말 걸기'를 좀 더 잘해보고 싶긴 해요.


 

공기 : 학교 때문에 대본쓰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요. 보충이라도 빼줬으면 하는마음이 몹시크고,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거나 일러스트레이션을 하고싶어요. 
 
 


 

ACT! : 아무래도 라디오이다보니 어떤 사람들이 듣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 청취자들과의 만남, 소통이 중요할 것 같아요. 청취자들과의 소통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피드백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해요.


 

또연 : 사실 모난라디오 청취자들은 꽤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 청취자들이랍니다.....라고 믿고 싶어요. 많은 댓글이 달리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래도 저 같은 경우는 주변에서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오히려 기성세대들의 반응이 뜨겁기도 한 아이러니함이 있기도 하구요. DJ들끼리는 피드백이 활발한 편이기도 해요. 지난 엠건의 야오이 방송은 제가 댓글을 달기도 했고, 공기의 방송에 학교에 다니지 않는 다른 DJ들이 의견을 달기도 하구요.


 

엠건 : 별로 안 이루어져요,라고 하면 너무한가. 하지만 사연도 없고 댓글도 없고 흐허헝- 이 인터뷰 보고 모난라디오 듣게 되는 분들이 있다면, 댓글 플리이이이이즈~


 

난다 : 청취자들이....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조회수나 그런거 보면. 근데 어디 계신지 통 알 수가 없다는거.ㅠㅠㅠㅠㅠ 그래서 사실 잘 감이 안 잡혀요. 소통, 잘 되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구요. 흠... 그러니, 듣고 있다는 신호 좀... 보내주시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렇게 얘기하기도 해요. 우리는 디제이들끼리 서로 댓글 달아준다고.ㅋㅋ 비밀게시판도 하나 있어서, 디제이들끼리 서로서로 의견도 주고받고 하기도 하고- 음. 대체로 그런 식으로 피드백을 하는 것 같아요. 아니면 회의 때 얘기하기도 하고.


 

공기 : 아직은 내가 그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더욱더 많이 신경쓰고있는 부분이고,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을 과제인 것 같아요. 하지만 댓글이라도좀.. 여튼 저튼 계속계속 노력중이에요. 
 
 


 

ACT! : 모난 라디오는 모두 여성활동가들로, 그리고 대부분 청소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성들로 이루어지게 된 이유가 따로 있나요? 여성들로 멤버가 이루어져서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DJ들이 청소년의 나이가 지났을 때는 ‘모난라디오' 어떻게 되나요? ^^


 

또연 : 아무래도 날밤새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저희 집에서 모이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남성들이랑은 잘 못 모였던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의도했던건 아니지만 자연스레 그렇게 된 듯, 청소년들이 나이가 든다면 또 그 나이에 맞는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제가 첫 방송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이유 중 청소년이 아닌데 청소년의 방송을 하는 것이 맞나? 뭐 이런 것도 이었는데 결국 방송을 하기로 한건 그들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외부에서의 시각도 필요하다는 생각이였어요. 실제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라면 으례 진로, 공부, 대학, 이성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독립을 위한 자금모으기, 언론악법에 대해서,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우리동네 슈퍼에 대해서 등등 관심은 무궁무진 한데다가, 결국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판단이였지요. 물론 우리의 관심사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청소년이라면 청소년 이야기를 하는 방송이 되겠지만 관심이 바뀐다면 이야기를 바꿔서 하게 되지 않을까요? 억지로 하게 되진 분명 아닐테니... 어쩌면 모난라디오 2기가 생겨서 청소년방송으로 머물게 될 수 도 있지만 자연스레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이에요.

 

 

어른들은 자꾸 물어봐요. 지금 너에게 이 일이 진짜 중요한 일이냐고. 너의 미래가 되는 일이야. 다 너잘되라고 그러는거야를 꼭 이유로 붙여서요. 그다음 이렇게 시작하는 끝이 없는 이야기를 하지요 "나도 너만 할 때...." 결국 모든게 자신의 경험일 뿐인데 함부로 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충고들은 대부분 내가 겪어보니 후회되더라로 끝나거든요. 게다가 대부분의 결론은 공부 열심히해라로 끝나요. 물론 중간에 조금 깨어있는 척 하는 어른들은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지요. 그말에 대답을 잘하면 그게 진짜 하고 싶은 일이냐라고 물어서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해라로 결론짓고 대답을 잘 못하면 그런게 없으면 일단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그럼 선택의 폭이라도 넓어지지 않겠냐고로 결론 지어요. 결국 과거의 자신의 10대를 바탕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너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질 않길 바란다는 말로 자신의 충고를 내가 깊이 새겨 들어야 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모두의 삶은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거잖아요. 게다가 나는 그 어른들이 10대이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것은 "구려요". 청소년들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만 할 때는..." 뭐 이렇게. 결국 그렇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기특"하다 또는 "맹랑"하다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속상했지요.

 

 

충고는 그만 사양합니다. 이명박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명박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고민인거에요. 그러니 촛불집회를 나온 청소년들은 결코 기특한 사람들이 아니라 당연한 사람들인거지요.. 모난라디오는 그래서 조금 되바라지고 발칙함을 모토로 하고 있어요. 어른들의 그럴싸한 충고에 속지 않고 "왜요?" 라는 의문을 던지도록 할꺼에요. 하고싶은 일의 환상보다는 현재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일들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해 나갈꺼에요. 도대체 그 일이 무슨 의미인지 묻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일단은 지금 너무 재밌고 중요해서 하는 일이니 이 하루하루가 쌓이면 내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니까요.


 

엠건 : 모난라디오의 시작도 그렇고, 꽤나 빡센 일정을 소화하게 하는 원동력도 그렇고, 모난라디오 구성원들 간의 관계의 힘이 커요. 같이 날밤도 까고, 여자들끼리 할 수 있는 얘기도 하고, 연애상담도 하고, 그러자면 아무래도 여성들끼리의 관계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고. 대부분 청소년인 건 뭐 청소년 라디오니만큼. 내년만 되도 청소년이 아니게 되긴 하는데. 그 때 가봐야 알 듯. 어떻게 될 지, 어떻게 할 지. 흠. 
 
 


 

난다 : 다 여성인거는.... 어쩌다보니- 같이 오래오래 수다 떨고 하다보니까, 여성들끼리 모이게 된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그래서 좋기도 하고 그래요. 아무래도 동성들끼리 통하는 얘기들이 좀 있잖아요. 그런 얘기들도 편하게 하게 되고, 서로의 고민들도 풀어놓고 하다보니, 좀 더 든든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청소년 나이가 지나도, 글쎄, 지금도 청소년 라디오이긴 한데. 청소년인권이나 청소년들에 시선이 더 가있는 게 나도 청소년이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 나이가 지나서, 청소년이 아니게 되면, 그 땐 그 때 하고픈 얘기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하고픈 얘기가 지금처럼 청소년에 맞춰져있을 수도 있겠고, 흠. 실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내 얘기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럴 것 같아요.


 

공기 : 모이다보니 여성들만 있었어요. 서로 편한점도 많았고 같은 여성이기에 - 아무래도?그리고 내가 청소년이다보니 현실적으로 어른들보다 많이 아는게 청소년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여~ 여성들로 멤버가 이루어져서 좋은 점은 첫번째로 편하고 연대감?? 끈끈한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것도 있고 서로 어려운 이야기, 감춰뒀던 이야기 등등 편하게 할 수 있을꺼같아요. 그리고 청소년 나이가 지나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누리면서 열심히 개척해나가며 살 것이여요!

 

 

ACT! : 앞으로의 계획 및 보이는 라디오, 참여 라디오 소개해주세요!


 

또연 :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마땅히 정하지 않았어요. 그야말로 더 발칙하게 되바라지게 내공을 팍팍 쌓는 것이 목적이지요. 라디오는 자신의 활동을 점검해나가는 중요한 도구이자 나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는 매체이기도 해요. 점점 날을 세우고 좀더 모나고 뾰족하게. '엣지'를 가지는 라디오를 만드는게 목표에요. 참여라디오는 청소년이 아니여도, DJ가 아니여도, 한국사람이 아니여도, 사람이 아니여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코너입니다. 격주로 찾아오고 다양한 곳곳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입니다. 자유게시판이나 rainbowroman@gmail.com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요.


 

엠건 : 지금의 허접 라디오에서 업그레이드하는 걸 목표로 ㅋㅋ 보이는 라디오(보라)는 디제이들이 직접 나가서 라디오를 빙자해 갖가지 퍼포먼스를 하는 그런 느낌? ㅋ 참여하는 라디오(참라)는 모난라디오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하는 분들 혹은 모난라디오 안에서는 나오지 못하는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하고자 직접 다른 분들은 섭외하여 진행하는 인터뷰 라디오에요.


 

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딱히 있는 것 같진 않아요. 그냥 하던대로 쭉- 그냥 하는 데까지 하는거?ㅋㅋ 좀 더 고고씽하는 마음으로, 잘 해보면 될 것 같아요. 참라랑 보라는- 다른 디제이들이 다 잘 소개해준 것 같아요.ㅋㅋㅋ


 

공기 : 꼬박꼬박 한달에 한번씩 나타나는 ‘보여주고 싶어 환장한 라됴' 이번에도 기대해주시구요. 참여라디오도 알게 모르게 열심히 하고있으니 또한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웹자보와 웹툰도 차차 나오니까 무한 관심! 
 
 


 

ACT! : ACT! 독자들에게 한 마디!


 

또연 :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게, 그러나 발칙하고 되바라진 전달자들을 만나러 모난라디오를 켜보세요. 초절정버라이어티시건방과 세상을 향한 오버헤드킥을 맛볼 수 있습니다. 상상을 뛰어 넘는 산만함으로 1시간 이상 청취는 금지입니다.


 

엠건 :(oen more time~) 이 인터뷰 보고 모난라디오 듣게 되는 분들이 있다면, 댓글 플리이이이이즈~


 

난다 : 좀 많이 아마추어스럽지만, 그런 걸 모난라디오의 매력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디제이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모난라디오 홈페이지로 놀러오세요- 우리 같이 모나져보아요~


 

공기 : 말이 필요없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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