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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68호 안녕!인디스페이스!] 용관아 다시 올 거지!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호의 ‘침몰'을 안타까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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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 2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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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68호 / 2009년 12월 30일

 

 

                          용관아 다시 올 거지!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호의 '침몰'을 안타까워하며

 

김화범 (인디스토리 제작기획팀장)

 

 

0. 용관아!


2007년 11월 8일, 독립영화인들의 10년 염원과 관객들의 ‘열망'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망망한 대해를 가로지르기 시작한 인디스페이스. 항구에도 채 닿기도 전에 2009년 12월 31일이면 ‘공모제'라는 유령을 만나 자신의 방향타를 내주게 된다. 누구는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누구는 가진 게 많아서라고 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인건가에, 공공성에 기반을 둔 독립영화 배급활동에 ‘활력'이 줄어 들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가 된다.


여기에서 잠시, [활력연구소]의 폐관과 인디스페이스의 운영중단이 참으로 닮은꼴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내용이 큰 것 같다. 활력연구소는 서울시와 함께 준비한 충무로 역사 안에서 미디어센터이다. 현재의 ‘미디액트'와 조금 다른 새로운 미디어센터 모델로서 ‘놀이하는 미디어센터'였던 충무로 활력연구소. ‘빨갱이'라고 서울시 관계자에게 모욕까지 들어가면서, 폐관 되었다. 그 때 서울시장이 현재의 대통령이다. 인디스페이스의 공모제 전환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만들어 놓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없애거나 입맛에 맞는 운영주체로 교체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민간의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짓. 얌체 없이 빼앗아, 우는 아이 달래듯이 달콤한 사탕처럼 넘기는 짓 모두. 하지만 이 지면은 구구절절하게 인디스페이스에 대한 ‘상실'과 ‘애도'를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글이 아니니, 이정도로!!! 자제하기로 하고.


이 글은 독립영화 배급사 입장(이지만, 글쓴 이 개인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쓴)에서 2007년 11월 8일 개관한 이래 인디스페이스가 독립영화전용관으로써 독립영화 배급 상영에 미친 건강한 성과와 긍정적인 영향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운영될(?) 독립영화 전용관이 고민해야 할 지점을 몇 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인디스페이스

 

 

배급사 입장에서 인디스페이스가 독립영화 배급 , 상영 미친 영향을 거칠게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인디스페이스가 비록 단관극장이지만, 극장운영만의 틀을 넘어선 상영(허브)로 자신의 역할을 창조함으로서 독립영화 배급 , 상영에 새로운 상상력으로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 독립영화 ‘개봉' 산파역할에서부터 장기 상영, 상영 횟수 보장, 정기 상영회, 특별전 개최, 대관 등 짧은 기간에 많은 상영 사례를 남겼다.

 

 

- 16mm 필름에서부터 HD Tape, DCP 파일상영까지 다양한 포맷 상영이 가능함으로써 안정적인 상영공간의 역할 뿐만 아니라, 인디 아카이브를 운영함으로써 독립영화 관객운동의 가능성을 함께 가지고 나갈 수 있었다.


인디스페이스는 개관 때부터 현재까지 총 59편(*주1)의 장편영화를 개봉했다. 개관 전 시작한 양해훈 감독의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에서 부터 57번째 김조광수 감독의 [친구사이?]까지. 다큐멘터리 20편을 개봉했다. 최하동하 감독의 [택시블루스]에서부터 [기죽지 마라]까지. 애니메이션 2편, [별별이야기2]와 [셀마의 단백질 커피]다. 실험영화인 [마지막 밥상]등. 알만한 독립영화들의 개봉의 산파역할(인디스페이스 개봉 지원한 25작품, 전체 개봉편수에 50%)을 자임했고, 독립영화가 확대될 수 있도록 장기상영도 마다하지 않았다. [은하해방전선]의 경우는 2007년 12월 1일 개봉을 시작해 2008년 10월 28일까지 상영되었다. 배급사 입장에선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상영을 할 수 있는 독립영화 전용관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배급작품 선정하는데 있어, 적극 모색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 같은 존재였다. 여기에는 인디스페이스가 단순 극장이 아니라, 개봉지원이라는 독자적인 개봉지원프로그램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단관 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 상영이 가능하고, 다양한 개봉작들을 소화하기 위해 일종의 시도한 ‘교차 상영'(멀티플렉스의 교차상영하고 다른)상영 정책 또한 이후 좀 더 정교한 형태로 발전 시킬만한 내용들이 많을 것 같다. 독립영화 배급사 입장에서 인디스페이스는 단순 극장을 넘어서는 ‘협력적 파트너'로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셀마의 단백질 커피]나 김종관 감독의 [연인들]의 경우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장편 형태의 개봉이라든지, 단편영화 ‘모듬 개봉'을 진행하는 등의 실험을 통해 관객들과 접촉면 확대에 기여를 했다. 실험영화라든지, 배급사가 없는 감독 개인의 개봉이라든지 끊임없이 상상하고, 실험하고, 실천해왔다. 국제교류를 위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했고, 색깔 있고 생각 있는 상영회를 조직했다.

위에 기술된 내용들은 인디스페이스가 ‘극장에만 한정된' 소극적인 ‘상영' 활동이 아니라, ‘극장을 넘어선' 적극적으로 배급 , 상영활동을 실현시킴으로써 배급사간의 혹은 극장 간의 신선한 자극과 신나는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다. 여전히 실험이 진행 중이지만, 실험실이 없게 되는 역설을 어떻게 할 것인가.

 

 

 

 

 

 

2.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인디스페이스(극장)로만 한정해서는 독립영화전용관이 독립영화 배급 , 상영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다 아우르지 못한다. 즉, 인디스페이스로 수렴되지 못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디스페이스의 운영주체로서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활동을 모르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인디스페이스는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에서 운영한 극장이라는 사실이다. 극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독립영화 상영 , 배급 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주2)을 아끼지 않았다'는 언급에서도 보듯이 단순한 상영 활성화의 목적으로 독립영화 전용관의 활동이 국한되지 않았다. 바로 ‘구조'혹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공모제로 전환한 후 극장 운영 주체들이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을 지, 독립영화 배급, 상영 시스템 구축이라는 노력에 어느 정도 기여 할 수 있을 지 의문이지만,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만큼은 못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겠다.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가 독립영화 배급 , 상영에 미친 영향은 정리해보자면.

 

 

 

-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디스페이스를 잘 운영했다.

 

 

- 독립영화 공공 배급, 상영과 관련한 네트워크 활동들((가칭)독립영화 배급사네트워크회의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 공동체상영운동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지역 상영활동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는 공적기구의 지원정책과 민간차원의 자발적 운동의지가 합쳐져 협력적 체계로 결합되어 출범했다. 그 역할은 지속가능한 독립영화 상영 허브로서 인디스페이스의 안정적인 운영과 독립영화 상영활동 지원을 위해 상영활동가들의 네트워크인 ‘공동체상영운동네트워크'의 기획, 조정자로, 공공적인 활용이 가능한 콘텐츠 확보와 활용이 가능할 수 있게,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 등 확산에 힘쓰는 네트워크 활동,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상영 활동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배급 , 상영 활동과 교육사업 등 다양했다. 여기에 다 기술 할 수 없음이 안타까운 지경이다.

 

 

배급사가 할 수 없는 혹은 잘 할 수 없는 공백인 공공영역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모색함으로써, 배급사의 배급활동에 숨통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공동체 상영의 경우는 [우리학교], [식코], [워낭소리] 등 다양한 참조를 주는 활동을 전개 하였고, 다큐멘터리 상영 구조의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함으로 이후 공동체 상영에 일종의 롤 모델, 상영정책(공동체 상영의 의의라던지, 상영비 등)를 직접적으로 알려냈다. 공동체 상영활동 안정화에 기여함으로 극장개봉으로 뿐만 아니라, 공동체 상영으로 수익 안정화하는데 일정정도 기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립영화 배급사간의 정보교류와 공동 활동을 위한 배급사 네트워크 회의를 주도적으로 조직함으로서 앞으로 독립영화 배급사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의 길을 열었다.

 

 

 

 

 

 

3. 관객운동&국제교류

 

 


인디스페이스를 매개로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는 멤버십, 프랜드십, 파트너십 등 프로그램과 연계한 관객회원 제도를 운영했다. 백퍼센트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동적인 관객이 아니라, 극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들의 실체를 등장 시킨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는 독립영화 전용관 운영에 있어 관객 수익이 운영에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관객들의 힘, 관객의 실체를 인정하고 배제하지 않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시키는 관객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바로 이런 점은 관객들과 함께 독립영화를 고민하는 극장으로 인디스페이스는 각별한 극장이 되었고, ‘독립영화전용관'이라는 실체를 널리 알려내는 역할을 했다. 이런 점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 독립영화 전용관이 운영되더라도 관객과 함께 운영되어야 좋은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독립영화 배급사 입장에서도 좋은 영화를 배급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중국독립영화특별전], [일본다큐멘터리특별전]의 경우처럼, 중국과 일본의 독립영화 감독, 다큐멘터리 감독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창구가 됨으로서 향후 독립영화 국제교류에 디딤돌이 되었고, 이런 내용들은 배급사의 해외 세일즈에도 보이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4. 아듀! 인디스페이스

 

 


무슨 말로, 아쉬움을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배급팀 활동을 4년 했고, 인디스페이스의 탄생의 모습을 죽 지켜본 글쓴이로서는 유구무언이다. 그 동안 잘했고, 잘 할 수 있는데 아쉽게 되었다. 막 실험을 끝내고, 새롭게 뭔가를 모색할 수 있는 시기에 인디스페이스가 중단된 것은 독립영화 배급사뿐만 아니라,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영화 관객들에게도 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다양성에도 흠집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독립영화 전용관을 확대하겠다는 발표도 있고, 아리랑 씨네 센터가 전용관으로 바꿔서 운영하겠다고 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독립영화 개봉지원 사업도 하겠다고 하고, 아트플러스 극장지원 등도 계속 되겠지만, 인디스페이스가 함께 해온 열의와 정성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이다. 극장을 운영하면서도 극장을 넘어서서 자율과 독자생존이 가능한 독립영화 배급 상영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이들을 이젠 보기 힘들 지 않을까. 가장 친한 벗을 잃은 기분이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웅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방전되었던 내부의 에너지를 다시 끌어 모으고, 고갈되어가던 아이디어 뱅크도 채워가면서 좀 더 많은 독립영화 전용관이 곳곳에 생겨날 수 있도록, 좀 더 큰 그림의 배급지원센터가 운영될 수 있는 구조는 어떤 것일지 있을 지 다함께 고민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무엇도 인디스페이스를 대신할 수 없다. 그동안, 고생한 배급지원센터 활동가들에게 힘내라는 말 꼭 전하고 싶다. 용관아, 다시 올 거지!!!

 

 

 

 

* 주

 

인디스페이스와 관련한 수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힌다. 내부 통계자료를 참고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밖에서 보는 시선이니만큼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논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인디스페이스가 어느 정리되고, 시간이 흐른 후 인디스페이스와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나 내용들은 백서 형태라도 발행되어야 할 것이다.

 


2) 인디스페이스 소식지 ‘INDIE SPACE ON PAPER' 원승환 소장의 글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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