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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70호 인터뷰] 미디어를 넘어, 교육을 넘어, 공동체로 -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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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6. 1. 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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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0호 / 2010년 7월 29일

 
 
 
 
미디어를 넘어, 교육을 넘어, 공동체로
-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미디어로 여는 세상 + 혜미(ACT! 편집위원회)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기 위한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http://blog.jinbo.net/com/ )

 

 

사회교육센터 일하는 사람들에서 청소년들과 교육활동을 하며 지역에서 함께 살아내고 성장하기를 고민하던 교사들이 일하는사람들 부설기관으로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활동을 시작했다. ‘미디어로 여는 세상'의 톡톡인터뷰에서는 공룡의 활동을 위해 모인 네 명의 활동가 영길, 혜린, 종민, 보선을 만났다. 톡톡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발췌 ACT!에 싣는다. 미디어로 여는 세상 인터뷰 현장 스케치와 공룡 네 사람의 보다 생생한 프로필은 ‘공룡'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 사람의 프로필은 인터뷰에 앞서 반드시 읽어보시길 강력히 권한다!

 

* 공룡 수다방 중 <미디어로 여는 세상> 인터뷰 모습 및 공룡 프로필 보러가기 >>>>

 

http://blog.jinbo.net/com/?cid=1&pid=373
 
 
ACT! : 일단 왜 공룡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혜린 : 저희가 이 공간을 마련하고 공사를 하고 준비했던 게 올해 3월부터인데 그 전부터 모임이 있었어요. 작년 초에 우리가 제일 모르는 게 뭘까, 고민을 하다가 그게 지역과 공동체라는 생각을 해서 지역 공동체 코뮨주의 같이 공부하자고 된거죠. 그래서 1주일에 한 번이라도 정기적으로 보면서 같이 좀 준비하자 해서 공부하는 모임으로 시작을 했거든요. 장난처럼 지은 이름이 “공부해서 용되자”인데, 그걸 줄여서 공룡이에요. 그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볼까 했는데 더 좋은 이름도 나오지 않고 해서 그냥 그대로 가고 있습니다.

 


영길 : 공룡이 작년 초에 코뮨주의에 대해 공동학습을 하면서 처음 이야기된 게 유스보이스센터라고 공부방에서 5년 동안 계속 공동체 미디어교육을 했어요. 공동체 미디어교육을 계속해오면서 공동체라는 것, 미디어교육에서 우리가 놓치고 가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크게 본 건 미디어교육이었어요. 공동체 미디어교육이 미디어에 대한 기술교육이 아니라 공동체성과 일상성을 복원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아이들이 카메라를 잘 다루는 게 아니라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공동체이고, 그게 그냥 선언되어지는 게 아니라 경험되어지기 위해서는 교육에 일상성이 가미되어야하지 않겠냐, 생활적인 측면에서 일상성에 접근할 필요가 있었던 거구요. 마을에서 일상성을 가지고 접근할 때 어쨌건 첫 출발이 교육이었기 때문에 교육을 중심에 놓고 생활공동체나 일상성을 복원하는 측면에서 공동체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그래서 이름이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된 것 같습니다.
 
 
ACT! : 앞으로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서 하고자 하는 굵직한 활동들을 소개해주세요.

 

 

 

영길 : 크게 생각했던 것은 세 가지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교육. 지역아동센터나 커리큘럼화되고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마을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교육을 중심으로 풀어볼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교육이 크게 하나 있구요.

 

 

두 번째는 사회적 작업인데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이 아니라 마을에서 사람이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노동을 중심으로 사회적 작업을 만들어보자는 측면이에요. 도시 농업이 되었든, 자기가 집을 짓거나 수리해서 사는 방식이거나 먹거리를 해결하는 방식 그런 것들이 있어요.

 

 

세 번째로는 마을에서 주민운동을 할 때 크게 문제되는 부분과 연관이 있는데요. 마을에서 살다보면, 특히 지방도시에서 동네 주민들에 지나치게 맞추다 보면 시민사회운동단체가 자기 색깔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지 않고 마을 주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카페 중심으로 마을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 공간을 고민하면서부터 생각이 들었던 것 같구요. 좋은 말로 ‘공간도 미디어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만든 공간이 있음으로 해서 동네에서 소통될 수 있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카페 공사도 처음부터 재활용이나 재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것과 손수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는 것. 늦고 서투르고 생각대로 잘 안 나온다고 해도 직접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지금 현재는 만족해요.

 

 

ACT! : 2005년 노리울 공부방에서 공동체 미디어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거잖아요. 노리울 공부방에서 오랫동안 청소년들과 교육을 진행하면서 교육만이 갖는 한계나 고민,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공부도 시작하고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노리울 공부방에서 교육을 하면서 느꼈던 한계, 고민은 어떤 것들이었나요?

 


혜린 : 올해가 6년째에요. 2005년 5월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처음 미디어교육 시작할 때 제일 관심이 꽂혔던 게 교수법, 커리큘럼, 자료들이었어요. 다른 데선 미디어교육 어떻게 하나, 이거 아이디어 좋은데 하는 그런데 관심의 비중이 컸던 것 같고 그리고 나서는 미디어교육을 하면서 같이 만날 수 있는 교사, 사람들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 그게 3년쯤 지나고 나니까 미디어를 통한 자기 표현 같은 부분은 나아지는 것이 확인되는데 공동체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히는 거에요.

 

 

처음에 공동체미디어교육을 할 때는 미디어의 비중이 컸다가 그 다음은 교육-미디어로 하는 교육, 그러다가 공동체라는 부분이 너무 빠져 있는 게 아니냐. 공동체를 교육에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그것은 영길쌤이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수업에서 커리큘럼을 짜고 가르친다고 배워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는 가르치는 교사도 저도 뭔가 배우는 게 있고, 가르치면서 배우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려고 한다면 가르치는 사람도 다시 영향을 받아야 하는데 교실 안에서만 맴돌 때에는 받을 수 있는 게 없는 거에요. 그런 부분에서 삶으로 서로 만나져야 되는 게 있다, 교사와 학생 이 위치에서 가르치고 배우고 서로 의지하고 공감하고 지지하는 것을 넘어서는 방법들, 시스템, 조건들을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영길 : 공부방 지금의 지역아동센터에서 8~10년 정도 수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미디어교육에서도 마찬가지로 느꼈던 것 같아요. 전국의 유명한 미디어교육도 많고, 외부강사 나가듯이 학교나 그런데 나가서 수업해보면 커리큘럼 재미있고 훌륭한 프로그램이 많아요. 독서교육을 예로 들면, 옛날에는 선생님들이 자기들이 힘들지만 아이들과 치고 박고 싸우면서 교육을 했다면 지금은 너무 완벽하게 커리큘럼이 짜여지고 아이들에게 책을 한 방향으로 읽게 하는 아주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제가 한계라고 느끼는 것이 아이들을 범생이로 만드는데 지쳤다는 거죠. 정부에서 공부방을 지역아동센터로 바꾸고 프로그램을 통제시키면서 교육 기능을 빼고 보호기능 위주로 갔던 게 있어요. 아이들이 그냥 사회에 불만 안 가질 수 있도록 먹는 거 해결해주고 갈등이 있으면 상담치료 받게 하고 하는 식으로 바뀌는 것들이 있었던 거죠. 저희가 그런 걸 꿈꿨던 것은 아니지 않나란 생각을 했어요.

 

 

근데 이혜린 선생님이 미디어교육을 하면서 같은 문제에 부딪힌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이 카메라 잘 다루고 자기 이야기를 잘 드러내고, 선생님을 믿고, 지지하고 공감하는 그런 거 잘하잖아요, 미디어교육에서. 근데 거기서 더 안 나가요, 아이들이... 공부방에서는 말 잘하고 카메라도 잘 들고 자기표현도 잘하는 애들이 자기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집과 학교와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아이들이 평범한 범생이 되어서 이혜린 선생님이 그렇게 쏟아부었던 열정에 비해서 애들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취업 잘 되는 과 선택하고. 그렇지만 아이들은 너무 착하고. 그런 수준에서 끝나지 않나.

 

 

교육을 좀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갖고 사회에서 자기 삶을 변화시키는 것 뿐 아니라 내 주변과 세상을 변화시켜갈 수 있는. 나중에 내가 가르친 애들이 내가 어깨 부딪히고 살 수 있는 마을 주민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좀 더 공동체적인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야하지 않나. 미디어가 아니라, 공동체에 집중한다는 것은 어쨌건 같이 사는 거니까. 같이 살아야 하는 거지, 같이 사는 규칙을 가르쳐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공간 속 아니면 마을 안에 들어가서 부딪히면서 사는 방식으로 미디어교육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같이 했던 것 같아요.

 

 

ACT! : 보선씨는 노리울 공부방에서 진행한 공동체 미디어교육에 참여했던 분이잖아요, 교육에 참여했던 사람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때요?

 


보선 : 그냥 교육 재미있었어요. 미디어교육이 좋았어요. 선생님들이 그렇게 많이 고민하는지는 몰랐어요. 감사합니다(웃음).
 
 
ACT! : 공룡을 만들기까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뭘까요?

 

 

 

종민 : 뭐가 힘들었을까를 생각해봤죠. 힘들었던 게 있었나. 몸이 힘들었던 건 당연한 거 같고. 어려운 게 뭘까했는데 저는 사람들한테 부탁하는 거,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공사 반장이었거든요. 혼자 기 쓰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혼자 이걸 끌어안고 가고 있더라구요. 자연스럽게 공사는 늦어지고 그럴 때마다 사람들한테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나머지 세 명한테도 그걸 이야기하는 게 잘 안됐던 것 같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더더욱 안됐던 것 같고. 우리가 하려고 하는 활동의 목적이랑도 관계가 있을 것 같아요. 혼자 장인 정신을 발휘해서 그런 게 아니라 같이 살자고 했던 거였는데 일하는 건 혼자 하고 있었던 거 같아서. 일단 성격도 있고 그동안 일했던 방식도 있어서. 그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잘 못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좀 풀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연장선상이긴 한데 넷이 합을 맞추는 것. 그 전에 이야기하고 회의할 때랑은 다르게 실제 일을 오랫동안 알고 해오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밀도있게 일을 해본 건 처음이어서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맨날 싸워야 돼 이야기하긴 했는데 합 맞춰가는 게 힘든 것 같아요. 아직도 쉬워진 상태는 아닌 것 같아요.

 

 

보선 : 뭐가 힘들었을까. 만들기까지는 뭐 그냥 시키는 거 하고. 기획이 다 된 거에서 따라간 거였으니까 힘든 건 없었는데 만들어지고 나서 뭔가 맡아서 해본 적도 없고 내가 깊게 고민해본 적도 없고 뭐 한 번 하다가 안 되면 다음에 해야지 안해야지 했었는데 이런 것도 처음이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아니면 말지 생각 안 하는 것도 처음이고. 모든 게 처음이라서 힘들고. 연령도 많이 차이가 나다보니까 힘들고.

 

 

그 전까지는 그냥 수업받는 학생이어서 더 많이 배려해주시고 뒷모습은 안보이고 나한테 맞춰주시고 그런 거여서 편하게 생각했었는데... 같이 준비하는 모습도 보다보면, 지금까지 그냥 좋았던 사람들보다는 좀 더 많은 모습을 보니까. 뭐랄까 갑자기 좀 그렇게 친절하기만한 사람은 아니구나.(웃음) 마냥 좋게만 생각하기보다는 그런 것도 힘들었다기보다는 아무튼 이렇게 사람들이 다 친절할 수만은 없는 거구나. 지금은 뭐. 좋아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고.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영길 : 힘든 건 여전히 힘들고 쉬운 건 쉬운데. 힘든 건 그런 것 같아요. 옛날에 사무국장이었을 때 상근자들에게 어느 단체나 마찬가지지만 맞춰가려고 하는 게 있는데. 공룡 일을 하면서 가급적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거든요. 합을 맞추려고 하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합을 맞추지 않는 대신 자기 걸 지키려면 배려가 아니라 실제로 싸울 줄 알아야하는데 잘 싸우질 못해요.

 

 

제일 두려운 건 세 명이 날 닮지 않으면 좋겠다라는 거에요. 자기 스타일대로 갔으면 좋겠어요. 운동하면서 제일 힘든 건 직장개념이 아닌가 싶거든요. 자기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라도 삶과 운동이 괴리되면 근무시간을 따지게 되고 그런데 자기가 사는 거고 좋아서 하는 게 운동이면 24시간 일을 해도 일한단 느낌이 안 들거든요. 어쨌든 활동가는 특히 자기 삶과 운동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생활교육공동체 시작할 때 일상성에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한 것도 마찬가지이구요. 교육도 그렇지만 운동도 일상적으로 먹고 살고 연애하고 친구들 만나는 거랑 이 공간에서 운동하는 거랑 괴리되면 ‘몇 시간을 일을 하냐' 그런 생각이 들죠. 그런데 그러면 운동 못해요. 농사꾼이 편하게 사는 건 농사가 곧 자기 삶이기 때문인 거고 공장의 노동자가 힘든 건 노동이 곧 자기 삶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고 적어도 운동가들은 농사꾼처럼 운동이 자기 삶인 것처럼 느껴져서 계절 변화에 따라 알아서 움직이고 그렇게 되어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죠.
 
 
ACT! : 공룡이 지금 하고 계신 활동이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세 가지의 세부 계획 같은 게 있으면 이야기해주세요.

 

 

 

영길 : 교육은 5-6년 해왔던 공동체미디어교육을 중심으로 대상을 다르게 접근하는 방식하고 공동체미디어교육에서 계속 느낀 것은 우리한테 미디어라는 매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문제 때문에 공동체라디오가 됐든 마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교육에 포함되어 갈 수 있을 것 같구요, 사회적 작업은 어렵게 이야기하면 노동을 참노동, 삶노동의 개념처럼 삶과 괴리된 노동이 아니라 마을에서 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것 속의 노동을 해나가는 것 이렇게 잡고 있어요. 내가 집을 짓고 내 옷을 만들고 어떤 식으로든 자기가 내가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는 노동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구요. 도시노동, 목공이나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DIY나 취미생활 이런 목공이 아니라 내 집은 내가 고쳐서 살 수 있는 방식. 수도가 되었든 전기가 되었든 지붕을 고치든. 직접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것도 주민들을 만나가면서 이야기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구요. 작업은 기획해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필요에 의해 생기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어쨌건 처음 시도는 도시농업이나 이런 게 제시될 수는 있는데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가장 두리뭉실하지만 동네에서 살아가는데 핵심일 수 있는 게 사회 작업일 것 같구요. 마을 카페로 이야기하는 것은 마을 사람들, 우리가 소통하는 것의 핵심이지 않느냐. 이 공간을 중심으로 매체를 중심으로 소통되어지는 것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카페가 나왔던 것 같고.

 

 

큰 축은 그렇게 세 가지. 교육 중심으로 풀어보는 것. 그 다음에 자기를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노동을 경험해보는 것. 그리고 그 내용을 가지고 소통해보는 것. 그렇게 크게 있고 사무국장으로서 제가 생각하는 것 한 가지가 첨부된다면 외부지원이나 정부지원이 아니라 우리가 생산해서 단체가 유지되는 방식으로 가면 좋겠어요. 후원회원 개념과 다르게 활동을 전제로 한 또는 활동이 공유되는 회원이면 좋겠다. 농사를 지어서 먹거리 뿐 아니라 활동자금이 되며 좋겠다. 활동자금도 우리가 활동하는 것으로 나오면 좋겠다. 맥주 뿐 아니라 농사를 지어서 준비 중인 게 있구요. 우리가 교육활동 상근자의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은 외부 지원 없이 우리가 하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자기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재미없으면 다른 매니저도 하고, 공간이 여러 사람에 의해 공유될 수 있도록 공간이 만들어져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ACT! : 공룡이 계획하고 있는 미디어교육의 방향과 공룡이 생각하는 미디어교육은 어떤 것인가요?

 


 

혜린 : 교육은 하고 싶은 거랑 필요한 것 두 개의 균형을 잘 맞춰야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내가 이 사람들과 이 매체를 가지고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해봤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게 있는 거고 근데 하고 싶은 것으로만 가는 건 아니고 필요한 것도 해야죠. 예를 들어 처음 공동체 미디어교육 시작했을 때는 중1, 2였던 학생들이 이제 성인이 되고 그러면서 삶의 조건과 관계들이 다 변하잖아요. 그 때 했던 교육의 내용이 아니라 성인이 되고 청년이 되고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자랄 수도 있는 거고. 그랬을 때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교육들, 같이 공부해야하는 것을 배치하는 것들 두 가지로. 그것을 기획하는 사람이 하고 싶은 것과 같이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을 고민할 거고.

 

 

형태로 보면 지금은 외부로 나와서 공부방을 찾아가서 하는 형태로 하고 있는데 그것과 동시에 이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서 여기서 진행하는 교육을 준비하고 있구요. 그게 구체적으로 몇 월에 누구 대상으로 무엇을 할 거고 이렇게 나오진 않았는데 준비중이구요.

 


영길 : 아까도 말했지만 공룡이 합의가 되지 않은 게 굉장히 많은데요, 미디어는 매력적이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미디어가 무기일 수 있다는 생각을 오히려 미디어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다란 생각을 했어요. 공동체미디어교육이라든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미디어교육을 보면 자기 이야기 발견하고 자존감 느끼고, 목소리내고 그런 경향들이 아주 많다. 문제는 거기서 멈추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게 자꾸 가는 경향 속에서 미디어가 매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최근의 한국 사회의 경향이나 사람들이 살아갈 때 사적인 것을 지나치게 공적 영역으로 끌고 오는 게 있어요. 공적인 영역으로 사고하지 않는 게 있어요. 운동도 개인의 취향으로 가는 부분이 강하구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개인의 취향은 명확히 다른거다란 생각이 들어요. 운동에 너무 사적인 것을 개입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옛날엔 공적인 게 있었지만 요새는 지나치게 사적으로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미디어교육을 하는 분들이 좀 더 미디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아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자기 목소리까지 발견을 했으면 문제는 그걸 가지고 배급 이런 게 아니라 어떤, 자기 삶을 자기 목소리를 유지하고 가기 위한 매체에 대해 고민해봐야하지 않느냐는 거죠. 아이들을 보면 실제로 삶의 90퍼센트 이상의 매체는, 미디어의 환경은, 그러니까 정부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강요하는 게 있고 그러니까 아무리 주체적으로 살려고 해도 티비보고 음악듣고 신문보고 언론을 보면 90퍼센트는 세뇌당하고 사는 거잖아요. 계속 아이들한테 네 목소리를 내봐한다고 했을 때 그게 자기 목소리이겠냐라는거고. 좀 더 미디어에 방점을 찍어도 되지 않겠냐. 저도 미디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소통하는 것에 대해 신경써볼 필요가 있다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공부방 애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정말 잘한다. 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굉장히 못 한다란 생각이 들어요. 5년, 6년 같이 있다 보면 아이들이 친해서도 그렇지만 자기 힘든 이야기, 자기가 원하는 이야기를 다른 아이들보다 잘하는 게 있어요. 주눅들지 않고 내 이야기를 잘 하는 건 있는데 거꾸로 남의 이야기를 거의 못한다는거랑 세상 이야기랑 공동체 이야기를 못하는 게 있다. 미디어교육에서 미디어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란 생각이 들고, 그래서 마을 라디오가 됐든 공동체나, 살아가는 삶의 경계 안에 있는 매체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어요.
 
 
ACT! : 네 분한테 공룡은 어떤 곳인지. 더불어 공룡에게 바라는 것, 앞으로 어떻게 공룡이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는지 마지막으로 여쭤볼게요.

 


영길 : “공룡은 나에게...” 이런 말 별로 안 좋아해요. 공룡이 정의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명사형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계속 움직이고 변하고 언제든 떠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게 제가 공룡에 바라는 모습이구요. 서로 맞춰지지 않았으며 좋겠다라는 것이 공룡한테 가장 바라는 것. 저는 공동체가 규정되면 망한다란 생각이 있어서 규정되어지는 순간 공동체가 각 개인들의 숨통을 조인다고 생각해서 공룡은 무엇이다가 아니라 공룡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보선을 사랑합니다(웃음).

 


혜린 : 현재 저에게 공룡은 민보선, 정종민, 박영길, 김설해가 있는 곳이에요. 제가 여기서 정말 잠을 많이 자거든요. 처음에는 출근하기 귀찮아서 여기가 일하기가 편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이 다 없으면 혼자 있을 때는 여기 있고 싶지 않아요. 이 사람들이 여기 있어서, 한 명이라도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이상해서 그런 기분 드는 곳. 지금 공룡은 그렇고 앞으로의 공룡은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되면 좋겠어요. 5년 10년 후에는 내가 그때도 공룡을 정의내리지 못하더라도 지금 네 사람에 플러스 알파로 더 많은 것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보선 : 제일 좋은 거는 네 사람이 있는 것도 좋지만 플러스 알파 다른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게 좋고 10년 후엔 더 많은 사람들 만났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고. 매일 와서 깊은 관계 맺었으면 좋겠고 만남의 장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북적북적대는...

 


종민 : 공룡은 공룡이다. 말장난 같은 걸 좋아하긴 하는데 뭔가 규정되어 있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계속 했거든요. 지금 이렇게 활동하고 있는 것도 우연처럼 여겼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계속 우연처럼 진행되고 만들어지고 했으면 좋겠단 생각. 그 자체가 계속 공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거는 철학적이고 깊은 고민이 아니고 그냥 성격상 단순하게. 그런 것 같고 5년 뒤 10년 뒤 공룡도 그래서 잘 안 됐으면 좋겠어요. 잘되면 범접하기 힘들잖아요. 그럴 것 같아요. 그냥 저는 그냥 잘 되서 ‘오 잘하는데' 그런게 아니라 항상 서툴고 이런데 계속 사람들이 아 쟤네 이러면서 자꾸 오고싶고 그러면서 그 사람들이랑 같이 뭔가 하게 되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 미디어로 여는 세상의 톡톡인터뷰는 2010년 6월 26일(토) 청주 공룡 까페에서 진행했습니다.

 

* 일부 사진은 공룡의 블로그( http://blog.jinbo.net/com/?cid=1&pid=373)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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