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ACT!> 제77호 / 2011년 12월 15일
지현) 먼저 오늘 자리는 ACT!에 대한 평가회의라기보다는 미디어운동의 흐름을 정리하는 수다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반적으로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눈여겨볼만한 활동이나 특징, 주요 흐름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 잡아가도록 해보자. 숙제 해 오신 분? ^^;
민욱) 자연스럽게 얘기하라면서 (웃음)
1. 다사다난했던 2011년 미디어운동 이슈들
지현) 예전과 특별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을까? 내가 보기엔 정권 교체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주류, 대안, 공공 미디어 할 것 없이 탄압과 축소의 연속이었는데, 그런 흐름들이 올해 와서는 좀 달라지고 있지 않나 한다. 가령 작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미디어센터나 독립영화전용관 문제가 터졌고, 퍼블릭 액세스와 공동체라디오 문제는 그 이전 해부터 이어져오던 거고, 그랬던 국면이 올해 보면 지역미디어센터를 중심으로 강릉, 부천, 성남, 고양 등 새로운 센터들이 연달아 생겨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센터들은 그 전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었고 그것이 점점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은정) 작년까지 엠비(MB)정권에 대한 충격이 워낙 컸던 것 같다. 이 때문에 탄압에 대처하기에만 급급하거나 다소 멍하니 있었던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올해 4대강이나 강정, 퍼블릭 액세스 등을 주제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작업이 이뤄지는 등 새로운 변화의 전초전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미디액트가 버티고 있는 것이나 2009년 말 문을 닫았던 인디스페이스가 민간독립영화전용관으로 재개관하는 것도 그 예다. 무엇보다 이는 희망버스나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회 운동의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하는 듯 하다.
민욱) 올해 가장 특기할 만한 건 미디액트가 망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작년 이 맘 때만 해도, 올해만 넘기는 게 목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는데, 미디액트는 2010년을 넘어서 2011년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아직도 꿋꿋이 버티고 살아남아 있다. 미디어센터들을 놓고 본다면, 다들 불안한 상태이긴 하지만, 어쨌든 양적으로는 늘고 있는 추세이고, 미디액트도 살아남았다. 희망적이라고까지 말할 순 없어도,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긍정적 미래를 꿈 꿀 여지 정도는 생겼다고 본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은 미디액트가 지난 10여 년 동안 해왔던 미디어운동의 중추적 역할이 사실상 와해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걸 대신할 대안적인 무언가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도 재정적으로 어려운 실정이고. 올해 다들 살아남았다면,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대선도 있고 정책적 이슈도 많으니, 미디어 운동이 다시금 불타오를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어쨌든, 올해의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생존’이 아니었나 한다.
나비)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이하 전미네) 활동가로서 1년 동안 활동하면서 느낀 건데, 작년까지 네트워크가 멈춰있긴 했지만 지역 네트워크는 많이 생겨났고 퍼블릭 액세스 제작자 네트워크도 고민하는 사람도 늘었고 전국 단위 퍼블릭 액세스 제작 프로젝트인 ‘복지갈구화적단’도 진행되고 있고, 비교적 활발한 건 퍼블릭 액세스 정도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식의 흐름이 있는 것 같다. 한편 공동체라디오 토론회도 올해 열렸다. 또 달라진 점은 신진 활동가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인 ‘오겡끼데쓰까’를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미네 내부에서 평가하기로는 오겡끼데쓰까 덕분에 4대강 반대 프로젝트인[강원래]도 가능했고 이걸 통해 미디어뿐 아니라 다른 영역과의 연계도 있었던 것 같다. 한편 새롭게 등장한 지역의 활동 모델들도 있다. 김해의 경우 시장라디오가 있는데 기업형 수퍼마켓(SSM)에 반대해서 스피커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
[간담회를 시작한지 10분, 여기서 대화는 벌써 끊기고 말았다. 2011년 미디어운동의 주요 흐름이나 변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와 같은 추상적 질문은 대화를 턱턱 막히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올해 ACT!에 실린 기사들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로 했다.]
2. 올해 ACT!에서 좋았던 원고들
은정) ACT!의 주요 목표는 국내외 다양한 미디어 이슈 및 현장을 발굴하고 공공 미디어 현안 분석과 점검 등이다. 이러한 목표를 ACT!가 잘 달성했는가도 이야기 주제가 될 수 있지만, 각 이슈나 사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르) 올해 ACT!에 결합하면서 느낀 건 대구미디어컨퍼런스 등 지역의 이슈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막연히 서울의 소식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지역 소식들이 메일로 계속해서 포워딩되었고 중요한 이슈도 많았다. 한편 이런 지역 이슈들의 원고화가 많이 되지는 못한 점이 아쉽다. 대구미디어컨퍼런스 원고가 실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전미네 담벼락이나 이런 것들... 나는 지역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 그런 기사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이) 솔직히 말해서 내가 쓴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웃음) 올해 처음 편집위원을 시작한 터라 미디어운동의 흐름을 읽어낼 능력은 없고 뭐든 새롭게 다가올 뿐이다. 전년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단체를 탐방하거나 기사를 읽을 때 예산이나 지원도 많이 없어져서 힘겹게 버티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다만 최근의 움직임을 볼 때 미디어운동 자체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고 정치적 흐름이 바뀌니까 미디어운동도 그런 흐름을 담아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강정이나 4대강 같은 경우에도 미디어운동이 결합해서 영상을 생산했지만 얼마나 유통되고 사회적 영향력을 주었는지 자신할 수 없다. 내 주위에 물어봐도 [강원래]나 [잼다큐 강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미디어운동이 사회적 흐름을 만드는 것보다 단지 각 이슈에 붙어서 영상을 만들어내고 목소리를 담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에 그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지금 ACT!에서 편집위원들이 너무 많이 바뀐 게 안타깝다. 갑자기 한꺼번에 바뀌다 보니까 흐름을 읽어낼 사람이 없고, 올해나 작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걸 잡아내고 읽어낼 만한 사람이 없었던 게 아쉽다.
미르) 저도 특별히 제 원고가 눈에 띄는데(웃음) 아까 지역에서의 움직임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것과도 이어지는 생각이 있었다. 꼭 지역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에서 [총장실 프리덤]을 만들었다던지... 소위 말하는 풀뿌리 제작자들이 있다. 숲 속에 누가 따로 키우지 않아도 알아서 버섯이 자라듯이, 누군가 돈을 주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꾸역꾸역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ACT!에서는 그런 활동들을 다른 곳보다 관심을 가지고 기사화할 수 있는 곳이니까, 이런 기회에 [총장실 프리덤] 인터뷰해서 좋았고 평상필름도 잘 몰랐던 곳인데 기사화되니까 읽어보기도 하고 눈에 뜨였던 것 같다.
스이) 그 기사(평상필름 권용협씨 인터뷰) 내가 썼다. (웃음)
준혁) 올해 나온 ACT! 중에 저는 전반적으로 서울에 있으니까 제가 원래 살았던 지역에 미디어센터가 없었고 뭘 하는지 몰랐는데 대구나 부산 활동 소식 등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하나를 꼽는다기보다 지역의 미디어 활동을 짚는 게 좋았다.
규민) 내용적으로 좋았던 건 [무산일기] 원고다.
민욱) 제가 쓴 겁니다.
전원) (웃음) 깔대기다!
지현) 올해 보면 소셜네트워크(SNS)나 디지털 뉴미디어 활용 사례도 늘어나는 것 같다. ‘단디TV’나 ‘플로그TV’ 등 퍼블릭 액세스 영역이 다매체화 되는 경향도 보이는 것 같고 이번 호에 다룰 [나는 꼼수다] 사례도 그렇다. 처음 유씨씨(UCC)가 등장했을 때 우리의 입장은 그게 굉장히 상업적인 공간이라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포섭된 것처럼 보이고 어떻게 보면 전유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공간에 대한 실천들도 새롭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사실 그동안 고민하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흘러왔다.
나비) 그런 걸 아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민욱) 내가 요즘 가장 흥미 있게 지켜보는 게 그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인상 깊게 본 미디어운동의 변화가 바로 [나는 꼼수다]였다. 이걸 우리 영역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이미 터졌고, 대중은 이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대안 미디어가 직접적으로 대중과 접촉하여 그들을 대규모적으로 움직인 아주 예외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걸 우리가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무시해버릴 것인지를 굉장히 열심히 고민해야 할 단계인 것 같다. 이것은 변화이며, 변화는 당연히 일어나야만 하는 것이다. ACT!도 많이 변했다. 특히, 나는 75호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는데, 아마 75호 때, 내가 기획회의를 안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75호에 실린 서울LGBT영화제나 [총장실 프리덤], 원전 사진전 등은 기존 ACT!에서 보기 힘들었던 기사들이었다. 나를 포함해 새로운 편집위원들이 기획에 결합해서 이런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은정) 익산센터에서 발행하고 있는 경쟁지(?) [미디어생각]의 이진행씨가 [총장실 프리덤]이 궁금했었는데 원고가 실려 재밌었다고 카톡을 보내신 바 있다. (웃음)
[이렇듯 ACT!에 실린 원고를 통해 올 한해 미디어운동의 흐름을 짚어보고자 했던 시도는 모두 자신이 쓴 원고가 베스트 원고였다는 자기자랑으로 귀결되었다. 아닌 게 아니라 올해 ACT! 신입편집위원들은 단순히 청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집필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그리고 이런 열의는 미디어운동에 관한 세미나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올해 ACT! 편집위원회는 상반기에는 미디어운동 전략, 공동체라디오, 퍼블릭 액세스, 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 등 미디어운동의 주요 영역에 대한 세미나를, 하반기에는 초기의 ACT! 기사들을 다시 읽으면서 당시의 고민과 미디어운동에 대한 시야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러한 세미나를 바탕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3. 미디액트와 ACT! 10주년을 앞두고, 10년 전과 지금 미디어운동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민욱) 초기 ACT! 기사들을 살펴보니까, ‘세계적으로 연대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식으로 결말을 맺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이런 식의 이야기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스이) 작년까지만 해도 미디어인터내셔널에 깊이 있는 기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약해진 거 같다. 미디어 인터내셔널이 ACT!에서 갖는 비중을 잘 몰랐던 것 같다. 특히 작년에 지현 씨가 쓰신 캐나다 관련 기사를 보고 굉장히 오랜 기간 준비하고 쓰신 것 같아 많이 놀랐다.
지현) 국제 소식을 얼마나 잘 다뤘나보다 우리 운동에 어떻게 도움이 되게 할 것인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한편, 예전에는 국제연대 활동도 많이 이루어졌던 거 같다. 씨애틀, 홍콩 세계무역기구(WTO) 반대운동,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운동 등 반세계화, 대안세계화 운동이 큰 사회운동의 이슈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런 이슈들의 중요성이 많이 약화된 건가? 최근에 FTA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오는 것을 보면 꼭 그런 건 같지는 않고 ……
민욱) 따지자면 지금은 ‘국제’가 아닌 ‘지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슈 자체의 무게감이 변화한 게 아닌가 싶다.
은정) 국제 이슈 자체가 변화한 영향도 있다. 예를 들어, 국제 연대가 활발히 이뤄진 WTO 투쟁의 경우, 자본에 맞선 전 지구적 연대와 저항이 가능한 이슈였지만 최근 추세인 국가간 협정 FTA로 그 수준의 연대와 저항의 전선을 만들긴 쉽지 않다.
준혁) 하지만 작년 서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를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민욱) 이번 99% 국제연대에도 한국이 가장 참여가 저조하다. 어쩌면 국내에 MB라는 타겟이 너무나 확실하게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은정) 한편, 예전에 비해 미디어운동의 프레임과 전략에 대한 긴장이 둔해지고 있는 듯 하다.
나비) 그런 필요성에 대한 자각이 줄어든 것 같다. 뭔가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활동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인식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은정) 과거에 수립된 프레임이나 전략이 상당 부분 실현되었거나 혹은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지현) 독립영화의 경우 옴니버스 제작 프로젝트나 영화제 등도 사실 예전 같으면 배급 전략이나 소통 전략에 대한 고민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나, 좀 더 참여적인 영화 제작과 배급 방식, 공동체 상영의 의미 등이 주요 화두였다. 가령 2006년인가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프로젝트 등은 전국적으로 이 영화를 동시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한다던가 이런 저런 상영회 조직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한편 지금은 그런 고민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은정) 이미 현실화 된 다양화 된 채널들을 다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서일 수도 있다. 물론 이를 고민하는 단위가 줄어든 영향도 있고.
나비) 한편 지금 2-3년째 퍼블릭 액세스 지원금이 줄어들고 있는데 예전 원고들을 보면 정말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싸우고 그랬는데 상대적으로 지금은 우리 힘이 소진돼서 그런지 그런 이슈로 많이 싸움을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대화가 느슨해진 틈을 타 은정이 다짜고짜 올해 미디어운동 10대 뉴스를 뽑아보자고 제안했다. 밑도 끝도 없이 진행된 제안이었지만 어쨌든 얼추 5가지 아이템을 뽑을 수는 있었다.]
4. 이것만은 기억하자! ACT!가 꼽은 2011년 미디어운동 5대 뉴스!
은정) 각자가 생각하는 미디어운동 뉴스를 뽑아보자.
나비) 사회적 제작 – [뉴타운컬쳐파티], 4대강 영상 제작 프로젝트 [강(江)원래], [잼다큐 강정], [어머니] 등 최근 사회 이슈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들이 사회적 모금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
은정) 퍼블릭 액세스 예산 삭감 –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올해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제작 지원 예산을 2009년 대비 50% 이상 삭감했다. 2009년 30억, 2010년 25억, 2011년15억으로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 및 제작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준혁) 종편 – 보수 언론 4곳: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MBN)의 방송사업 확장. 종합편성채널은 다른 케이블 채널과 다르게 교양, 오락, 보도 등 지상파와 동일하게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다.
민욱) SNS, 나꼼수 – 올해 SNS는 개인들 간 사적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빠르고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새로운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 특히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그램은 일명 ‘주어 없는 각하헌정방송’을 자임하며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르) 지역 풀뿌리 미디어의 성과, 플로그TV, 단디TV – 플로그TV(부산), 단디TV(진주, 베타서비스) 등 지역 풀뿌리 미디어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퍼블릭액세스 활동이 결실을 맺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는 올해 ACT!를 하면서 느꼈던 점이나 ACT!의 발전 방향, 개선점, 역량 강화 방법 등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자칫 (아직 다 끝나지도 않은) 올해 ACT! 활동 평가 회의처럼 느껴질 그 얘기를 여기에 다 싣는 것은 애초 2011년 미디어운동의 주요 흐름을 짚어보고자 한 본 좌담회의 기획의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가 나눈 대화들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분석이라기보다는 인상비평에 가까운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디어운동의 흐름과 성과, 의미를 돌아보는 자리가 같은 주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혹시라도 이런 저런 자극과 화두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적어도 ACT! 편집위원들에게 이 자리는 자극이 되었다.]
5. 2011년 ACT! 활동을 돌아보며
민욱) 1년 하면서 나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고 이것은 편집위원들 다 마찬가지일 거다. ACT! 초기호를 보면 나도 모르게 피가 끓는 심정에 젖어 든다. 글쓴이들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마구 느껴지면서, 그 때 상황들을 상상해 보면 나도 흥분되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도 그 때의 에너지, 열정, 흥분은 느낄 수가 없는 것 같다. 미디어 운동도 이제 10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로 힘이 꺾이는 시련도 있었고. 그러면서 우리도 모르게 운동 자체가 관성화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라면 어쨌든 대중운동으로 나가야만 하고, 관성화 되어 버리면 절대로 대중운동은 될 수 없다. 초기 활동가들이 많은 걸 했고 아직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나이(?) 때문에라도 젊은 사람들이 받아갈 수밖에 없다. 그 중 하나가 내가 되길 바라고 ACT!가 되길 바란다. 초기의 에너지, 열정, 흥분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나비) 나 역시 1년간 전미네 사무국 활동과 [강원래]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많은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미네 사무국 활동가로서 지역의 활동가 선배들이 평가했을 때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것들은 많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도 한계라고 느끼는 부분도 많았다. 그렇지만 작년의 ‘돌아와 미디액트’ 그리고 올해의 [강원래] 프로젝트, 전미네 사무국을 거치면서 제일 좋았던 것은 ACT!편집위원회나 '오겡끼데스까' 같은 또래의 활동가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었다. 그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그것을 정리하는 나름의 작업을 서툴게 거쳐 오면서 배우게 된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요즘은 지역에 자주 다니면서 지역 미디어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미디어운동을 함께 한다고 하지만 어딘가의 활동을 혹은 어느 지역의 활동가들을 글로 접하거나 지나가는 이야기로 듣는 것보다 직접 만나고,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내년에는 전국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함께 하자ㅎ
미르) 미디어운동에 대해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ACT! 활동을 하면서는 실제 활동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에 직접 찾아가볼 기회도 생기고, 일본어 번역기를 돌려가며 기사도 써보고, 인터뷰 해볼 기회도 생겨서 몸으로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사람들도 좀 알게 돼서 네트워킹 된다는 느낌도 받았다. 혼자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제한되는데, 재밌는 일들을 나와 함께 할 사람이 늘어간다는 기분이 좋다. 1년을 마무리하며 모두가 건강하게 한 해를 맞을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
지현) 올해 열심히 활동하지 못해 많이 아쉽고 미안하다. 아까 스이가 말한 올해 ACT! 편집위원 활동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해주고 싶은 말은 올해 편집위원들이 너무나 훌륭하게 잘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편집위원들인 것 같다. 계속해서 여러분들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다.
스이) 미디어운동이라니,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야에 덜컥 뛰어들고 나서 이런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신기해하면서 1년을 보냈다. ACT!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그 동안 지나쳤던 중요한 이슈들도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올 한 해는 이슈 별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기사를 주로 썼지만, 내년에는 내공을 더 길러서 흐름을 읽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은정) 미디액트 여건상 연 5회밖에 발행할 수 없지만 ACT!가 꾸준히 발행되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편집위원들의 역할이 컸다. 편집위원들이 직접 작성한 원고도 많았고 모두들 다양한 주제에 대한 관심이나 발행에 대한 의욕도 넘쳤다. ACT!가 2003년 7월 개간했으니 2년 후면 10년이 된다. 올해가 세미나나 단체 탐방, 원고 작성 등을 통해 편집위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해였다면 내년에는 올해 초 기획한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기사나 지속적으로 논의한 분석 기사 등을 소화하면서 연구 저널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갈 수 있는 해가 될 거라 생각한다. ACT! 10주년을 함께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고, 꽤 기대도 된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원고료 없이도 선뜻 글을 써주신 많은 필자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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