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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 지역에 활기를! 도계미디어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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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4. 3.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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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원고는 인디&임팩트미디어뉴스레터에도 게재됩니다.


[ACT! 인터뷰 2024.03.22.]

폐광 지역에 활기를! 도계미디어센터를 가다!

 

진행 및 정리: 박채은, 최은정

 

태백산맥의 강원도 최남단에 있는 삼척시 도계읍은 석탄 산업이 발달해 한때 인구가 6만 명까지 달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수요감소로 석탄 산업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현재 도계 인구는 9천 명으로 줄어들었고 2025년에 폐광을 앞두고 있다. 2023년 1월 폐광 지역 활성화와 주민 소통 강화를 위해 개소한 폐광지역사업단이 다양한 사업에 나섰고, 이 중 하나가 폐광지역통합영상미디어센터, 약칭 도계미디어센터 설립 및 운영이다.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도계미디어센터

 

 

2023년 6월 문을 연 도계미디어센터는 도계 시내보다 더 높은 산자락에 있다. 도계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곳에서는 태백산맥의 정기가 곧바로 스며든다. 강릉 인디하우스에서 활동하던 이마리오 다큐멘터리 감독과 복잡한 도시를 떠나 고성에 새 터전을 꾸렸던 김지혜 전 강서FM 대표가 각각 센터장과 교육팀장으로 먼저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공개 채용을 통해 도계 지역 출신인 김수환 운영지원팀원, 김유진 홍보팀원이 합류했다.

 

강릉 인근 지역이니 모든 스태프를 직접 만나자는 의견이 나온지 어언 6개월. 일정 변동과 폭설로 서너 차례 연기된 인터뷰가 센터 운영 10개월차인 지난 3월 12일 성사됐다. 알차게 사업을 꾸리는데 여념이 없는 스태프 4명을 도계미디어센터 강의실에서 만났다. 바쁜 와중에도 자부심과 보람이 몽글몽글 느껴진 인터뷰 현장을 전한다. 

 

▲왼쪽부터 김수환, 김지혜, 김유진, 이마리오



Q. 스태프 구성에 대해 말해달라. 두 분은 도계 출신이라고 들었다. 

 

김유진 | 도계에서 태어나 도계에서 쭉 살고 있다.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부모님이 도계에서 일하게 된 걸 자랑스러워 하신다. 

 

김지혜 | 진정한 도계인. (웃음)

 

김수환 | 도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대학은 다른 지역에서 다녔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졸업 후 채용 소식을 아버지께 전해 듣고 지원했다. 운이 좋았다.

 

이마리오 | 지역과 소통하려면 지역민이 스태프로 있는 게 이상적이다. 미디어센터는 결국 지역민 중심으로 운영될 거다. 초기부터 함께 하면 애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후 좀 더 유지되고  방향을 잡을 때 좋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청년으로 모집하고 싶었다. 

 

김지혜 | 스태프 4명의 조합이 좋다. 궁합이 잘 맞는다. 센터장은 독립영화, 저는 공동체미디어 활동을 했고, 두 분은 도계 지역 청년이다. 특히 센터장은 계획파, 나는 실천파다. 

 

이마리오 | 교육팀장 같은 분이 4명 있으면 망한다. 누군가는 정리해주기도 하고 누르기도 해야 한다. (일동 웃음) 의도치 않게 잘 맞는 것 같다. 



Q. 도계미디어센터가 폐광 지역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도계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역적 사업 범위로는 미디어센터 중 가장 작은 단위다. 

 

이마리오  |  읍 단위 미디어센터가 없다. 적어도 군 단위다. 폐광지역사업단 담당 공무원이 미디어센터 설립 아이디어를 내서 채택된 거라고 들었다. 공간 활용 측면도 있지만 미디어센터가 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서 가능성이 크다.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 예산은 폐광지역개발기금이며, 2025년까지는 강원도, 2026년부터는 삼척시가 지원한다.



Q. 짧은 기간 많은 일을 하셨다. 어떤 사업을 하셨고 어떤 분들이 참여하셨나. 

 

김지혜 | 도계미디어센터에서는 도계라디오제작단과 도계영화제작단 교육을 했고,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은 고등학교 방송반과 영상 제작을 했다. 미디액트를 통해 지역아동센터와 랜선 교육을 하기도 했다. 한국남부발전 지원으로 삼척시 원덕읍 아이들과 미디어교육을 했는데 그 인연으로 올해는 원덕읍의 학교로 미디어교육을 나간다. 올해 4월부터는 상설 교육도 시작한다. 

 

김유진 | 찾아가는 영화관 같은 경우 전에는 저희가 연락을 해야 했는데, 요즘은 연락을 안 해도 먼저  연락이 오신다. 

 

김지혜 | 도계라디오제작단 1기는 활동을 시작했다. 수강생 중 70%가 남아 각각 자기 방송을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하고 있다. 

 

김유진 |  라디오 제작단에 20대는 한 분이다. 대부분 50대 중반 이상이다. 

 

김지혜 | 여기는 3-40대가 많지 않다. 있어도 생업으로 바쁘다. 주 이용자를 50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강원대학교 도계캠퍼스에 젊은 친구들이 있는데 방학 때는 본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김유진 | 작년 9월에 블랙다이아몬드라는 지역 행사가 있어서 거기서 많이 홍보했다. 라디오제작단 절반 이상이 거기서 신청하셨다. 

 

김지혜 | 작은 동네라 홍보에 장점이 있다. 도시와 달리 온라인보다 현수막이 효과적이다. 중요한 지점 6곳이 있다. 거기만 선점하면 금방 소문이 난다. 여기 사시는 분들도 현수막을 추천한다. 

 

김유진 | 온라인으로는 홈페이지 외에도 블로그와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다. 라디오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유튜브에서 잘 보이는 것 같다. 

 

김지혜 |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도계M매거진도 있다. 활동과 참여자 분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음 호가 곧 나올 예정이고 계속 쌓여 나갈 것이다. 

 

이마리오 | 디자이너가 나중에 콘텐츠가 쌓이면 책으로 발간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줬다.



Q. 도계는 내 이야기를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오프라인 콘텐츠가 잘 어울린다. 좋은 콘텐츠다. 예전보다 장비와 시설도 많이 늘었다. 

 

김수환 | 어느 미디어센터를 가든 여기만큼 좋은 장비는 없을 것 같다. 자랑하고 싶다. (웃음)

 

이마리오 | 도계미디어센터는 공간이 작고 상영관이 없어서 설비비 대신 장비에 예산을 많이 쓸 수 있었다. 그리고 위치 특성상 센터 안에서 하는 교육보다 나가서 하는 교육이 많을 거라고 생각도 했다. 도계미디어센터는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오기가 어렵다. 학교나 공동체에 직접 가서 교육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장비가 충분해야 한다. 15명 교육을 운영할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기준으로 준비했다. DCP 상영관은 없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20대가 있다. 자랑해도 된다. (웃음)

 

▲도계M매거진 창간준비호 (출처: 도계미디어센터)



Q. 탄광기록프로젝트는 도계미디어센터만의 정체성과 색깔을 보여주는 사업이다. 작년 사업과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이마리오 | 도계미디어센터 위탁 공고를 보고 서류를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사업이다. 2025년에 탄광이 문을 닫으면 지역에 탄광과 관련된 것은 사라지지만 미디어센터는 계속 운영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계미디어센터가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가 ‘기록’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에 어떻게 했다가 아니라 미디어센터에서 활동이나 교육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을 통한 기록들, 교육 과정에서 남긴 기록들, 그 자체가 중요한 아카이브라고 생각한다. 이게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으로는 지역에 사는 사람이나 외부의 시선으로 현재를 기록하는 사업을 하고자 했다. 그것이 시범 사업으로 진행한 탄광 기록 프로젝트다. 영상, 사진, 설치미술을 하는 3명이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기록해서 전시를 진행했다. 기간이 짧아 깊게 들어가진 못해서 아쉬움이 남지만, 이 분들의 삶을 제대로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점점 더 사라지고 있고 그러면 이 기록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올해 공모 사업을 통해 이 지역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고, 그 기록이 오디오, 사진, 영상으로 남게 된다면 도계미디어센터가 도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서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김지혜 |  전시회 첫 날, 인터뷰에 참여한 분들이 오셔서 예술과 만난 경험을 이야기 하고 그 이야기가 또 오디오나 영상에 담겼다. 어르신들에게는 내 이야기를 정리한 회고록처럼 느낌이 남달랐던 것 같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김수환 | 이전 지역 축제는 유명 가수를 부르는 일회성 행사가 많았다. 이번 전시회는 생소하기도 했는데 센터 입장에서나 도계 사람의 입장에서나 고마운 시도였다. 사실 전시할 공간도 없는 이곳에서 시도를 한 거다. 그리고 시도를 했다는 건 또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김유진 | 전시회는 도계에 살면서 처음 봤다. 제가 도계에서 살아왔던 시대와 옛날에 할머니들이 살아온 시대가 느낌이 다른 게 신기했다. 기록 자체가 의미 있다고도 생각했다. 저희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됐다. 

 

김지혜 |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퇴직 후 산재를 신청할 때 일했던 현장의 증거물과 자료화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디어센터에서 기록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광부들이 일하실 때 직접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남성 광부만이 아니라 여성 광부도 계신다. 여성 광부 분들의 오디오 텍스트를 모아서 하나의 책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도계만의 색을 예술가와 미디어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풀어내고자 한다. 공모 사업이 꼭 돼야 한다. (웃음)

 

 

Q. 작년 폐광 지역의 미디어 모임도 진행하셨다고 들었다.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이마리오 | 작년 12월 개관식 대신 폐광 지역 미디어 단체나 개인들이 모이는 폐광 지역 모임을 했다. 태백 정선 영월에서 공동체라디오나 상영 및 제작 활동을 하는 분들이 모였다. 앞으로 분기에 한 번씩 모여서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지는 가급적 천천히 의견을 모아가려고 한다. 이 지역에는 폐광기금이 있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서로 오래 같이 갈 수 있도록 생각을 천천히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다른 지역에 미디어센터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때 도계미디어센터가 큰 역할을 할 거라고 본다. 도계미디어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지역 청년 두 분의 역할이 될 것이다. 미디어센터가 재밌기도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이다. 지역의 정서를 아는 사람이 중요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도계미디어센터는 이 같은 장기적인 역할을 고려하면서 폐광 지역 미디어 모임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탄광기록프로젝트 (출처: 도계미디어센터)

 

 

Q. 아직 초기라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김지혜 |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정말 어려웠다. 도계에는 초등학교가 3곳, 중학교가 1곳, 고등학교가 2곳 있다. 시범 프로그램을 제안하러 학교에 찾아가면 영업사원이 된 것 같았다. 학교는 저희가 너무 생소한 거다. 미디어센터도 생소하고 미디어교육도 생소하고. 미디어 리터러시는 교사 연수를 통해 들어보셨지만 미디어교육은 낯설어 하셨다. 뭔가 좋은 것 같지만 낯선. 그래서인지 미디어센터가 지원하겠다고 해도 경계하시는 경우도 있었다. 전화도 피하시는 것 같았다. (웃음)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한 번만 교육을 가도 “아, 이런 거구나” 하셨고, 아이들도 정말 좋아했다. 그 동안 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상상이 안 됐던 것 뿐이었다. 시범 프로그램이 끝나니 직접 보기도 했고 주변에서 듣기도 하셔서인지 문의도 있고 계획 세우는 곳도 생겼다. 도계의 모든 학교에서 찾아가는 미디어교육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마리오 | 2023년 6월부터 출근했는데, 먼저 김지혜 팀장님과 함께 읍사무소나 번영회를 다니면서 인사를 했었다. 미디어센터 소개도 하고 사업 소개도 했는데, 학교는 생각보다 문턱이 높았다. 말씀하신대로 경계하셨다.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나아졌다. 시범 프로그램의 힘이다. 

 

▲찾아가는 미디어교육 (출처: 도계미디어센터)



Q. 운영지원 쪽은 어떤가? 

 

김수환 | 새 장비를 뜯고 세팅하느라 먼지밥을 계속 먹고 있다. 

 

김지혜 | 장비가 담긴 택배가 하루에도 수십 개가 온다. 어마어마하다.

 

김수환 | 마스크를 쓰고 뜯었는데도 코를 풀면 코가 노랗다.

 

이마리오 | 장비를 관에서 사게 되면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 다행히 도계미디어센터는 폐광지역사업단과 협의를 통해 도계미디어센터가 직접 살 수 있게 됐다. 비용 대비 좋은 걸 살 수 있었다. 단점은 택배 박스가 미친 듯이 들어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하나씩 다 뜯고 세팅해야 했다. 

 

김수환 | 처음 박스 하나 뜯을 때는 재밌었는데 3개째부터는 힘들다. 

 

김지혜 | 그런데 역할이 잘 맞는다. 되게 꼼꼼하고 관리를 정말 잘 한다. 여기가 깔끔해진 건 다 수환 덕분이다. 센터장님은 로봇청소기 돌리는 일부터 궂은 일은 모두 도맡아 하신다. 

 

이마리오 | 제가 비어 있는 걸 채우는 역할이라. 

 

김수환 | 처음 출근했을 때 센터장님이 땀을 흘리면서 청소를 하셨다. 처음이고 아직 센터장님이 어려우니까 저희가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너무 더워서 출근하자마자 온몸이 땀에 젖었다. 그걸 보고 로봇청소기를 사자고 하셨다. 

 

이마리오 | 로봇청소기 추천한다.  (웃음)

 

▲왼쪽부터 김수환, 이마리오

 

 

Q. 최근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많다.  도계는 주요 산업인 탄광이 사라지기 때문에 더 큰 지역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역 출신으로서 두 분은 어떻게 느끼나? 

 

김유진 | 예전에는 지역 행사 때 사람이 정말 많았었는데 요즘은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떠났다고 느낀다. 젊은 친구들도 많이 도시로 갔다. 

 

김수환 | 제 이웃들도 많이 타지로 갔다. 20대 친구들은 한 번 나가면 안 돌아온다. 제가 특이한 경우다. 사실 저도 애증이 있다. 애착은 아니고 애증. (웃음) 여기 오래 살았기 때문에 확실히 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떠나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떠나면 생각난다. 



Q. 지역 청년들과의 네트워크도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 

 

김수환 | 강원대 도계캠퍼스의 연극영화과 친구들은 개강 후 와서 장비도 보고 했다. 연극영화과뿐만 아니라 다른 과도 왔으면 좋겠다. 

 

김유진 | 나중엔 여기 대학생들과 동아리를 하나 만들어서 밤에 영화도 보고 얘기도 나누고 하면 좋겠다. 도계에는 모여서 이야기 할 장소가 많지 않다. 미디어 공간이지만 이와 상관 없이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면 좋겠다. 눈높이가 높지 않은, 처음부터 낮은, 누구나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김수환 | 미디어라고 붙는 순간 허들이 높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도 그렇다. 제 경우 미디어 쪽으로 진로를 정한 친구가 학년에 3명 정도였다. 관심이 적다. 학창 시절 내내 접할 기회가 없었던 영향이 크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도 허들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사실 허들이 높지 않다. 도계미디어센터를 약간 만만하게 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걸 많이 생각해보려고 한다.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 

 

▲왼쪽부터 김지혜, 김유진



Q. 마지막 질문이다. 도계미디어센터는 폐광 전후인 25년이 기점이다. 지역 소멸이라는 흐름을 모두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미디어센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고 향후 어떤 센터가 되길 바라는지 묻고 싶다. 

 

김지혜 | 가장 기본적인 미디어센터의 역할인 미디어교육과 교육 이후 활동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 외에도 문화 공간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계에는 문화적 공간이 없어서 지역에 문화예술을 확장하는 역할까지 미디어센터가 하고 싶다. 

 

김유진 | 요즘 도계 주민 분들이 갑자기 편하게 들어오셔서 얘기하러 오셨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전에도 수강생 분이 잠깐 오셔서 얘기하고 가셨다. 도계미디어센터가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김지혜 | 라디오 교육을 들으셨던 70대 분인데 원래 문학소녀셨고 지금 책을 소재로 방송을 만들고 있다. 숏폼 영상 제작도 하셨고 아이패드도 다뤄보고 싶으셔서 오전에 오신 것이다. 라디오 교육이 여러 가지로 확장되고 있다.  

 

김유진 | 그럴려고 일을 하는 거니까.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보람이 있다. 아직 미숙하지만 다들 응원해주셔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이마리오 | 미디어센터가 처음에는 오기 어려울 수 있다. 특별한 볼 일 있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한 두 번만 와서 안면 트면 오기 편한 공간 된다. 지역에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이 적은데, 교육을 안 받더라도 와서 커피 한 잔 하고 가시고 이런 게 중요하다. 

 

김수환 |  제 생각도 같다. 미디어센터라는 공간에 오전에 왔다가신 분이나 대학생들이나 잠깐이라도 머물러서 조금이라도 궁금한 게 있으면 편하게 뭔가 물어보고 얘기 나누는 그 자체로도 좋은 공간이다. 

 

김지혜 | 앞으로 동아리도 있고 기획단도 있고 활동가도 많아지길 바란다. 우리가 흔히 미디어 놀이터라고 얘기하는데, 하나의 취미뿐만 아니라 내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미디어 문화 공간으로 자리 매김하면 좋겠다. 나 혼자만의 제작이 아닌 서로 소통하면서 함께 하는 곳. 그게 센터의 역할이라고 본다. 교육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교육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게 삶의 연장선이길 바란다. “아, 내가 이런 재능이 있구나! 내 이야기를 다르게 소통할 수 있구나!”를 느꼈으면 한다.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내보이고 세상과 소통하면서 삶이 달라질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 시계방향으로 이마리오, 김수환, 김지혜, 김유진 (출처: 도계미디어센터)



관련 사이트 

도계미디어센터 https://www.dogyemediacenter.com/


진행 및 정리

박채은 -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노마드 생활자이자 영화프로듀서, 연구활동가로 살고 있다.

최은정 - 미디액트에서 일하고 있다. 강릉씨네마떼끄 (회비만 내는)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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