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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는 시간, 나를 찾는 시간- 청소년들이 함께한 전시 <시계의 손>과 TMI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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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2. 4. 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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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이 프로젝트와 <시계의 손> 덕분에 다시 한번 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평생 관심 가지지 않았을 “나”에게 귀를 기울이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기회가 앞으로 청소년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편집자 주] 129호 미디어 큐레이션 코너에서는 유스보이스의 TMI 프로젝트와 전시 <시계의 손>을 다룹니다. 전시 <시계의 손> TMI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TMI 프로젝트는 매체 개방형 미디어교육을 통해 청소년이 나다움을 찾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참고 링크 https://readmore.do/JZxQ)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백채윤 작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임종우(ACT! 객원 편집위원)

 

 

[ACT! 129호 미디어 큐레이션 2022.04.11.]


나를 아는 시간, 나를 찾는 시간
- 청소년들이 함께한 전시 <시계의 손>과 TMI 프로젝트

백채윤(대학생, 작가)

 

▲ <시계의 손> 전시 포스터 (출처: 유스보이스)

 

  지난 1월 안국역 근처 아트스페이스 이색에서 진행되었던 <시계의 손> 전시는 6개월 동안 나를 찾는 시간을 가진 청소년들이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 공간이었다. “나다움”을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한 유스보이스의 TMI 프로젝트는 다양한 미션을 통해 청소년의 일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 주었고, 공부가 아닌 청소년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지원해 주었다. 청소년들이 작가가 되어 참여한 이번 <시계의 손> 전시와 TMI 프로젝트는 그 누구도, 그 자신조차 궁금해하지 않았던 “스스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딴짓하면 돈이 나온다. TMI 프로젝트 설명 가장 최상단에 있던 문구다. 학교에서 영상을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이 유스보이스 교육자셨던 걸 계기로 알게 된 TMI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에게 “나다움”을 발견하는 시간을 제공해 주는 취지의 프로젝트였다. 청소년의 끝, 수능을 직전에 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당시 내게는“나”를 아는 시간을 제공해 주겠다는 문구가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어른이 되면 막연하게 내가 해야 할 것, 되고 싶은 것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바와 달리 그땐 그 무엇도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한 상태로 대학 입시에 꿈을 맞추어 가고 있었기에 그 문구를 보자마자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으로 지원해도 괜찮다는 설명에, 당장 함께 영상 수업을 듣던 친구 두 명을 설득해 지원서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제출했다. 지원 마감 3일 전에 알게 되어서 동영상도 급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떨어질 것 같았지만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서류가 합격하고, 면접을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처음 보는 면접이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면접임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셔츠를 입고 면접에 참여했는데, 딱딱한 분위기의 일반 면접을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이나 만들어보고 싶은 미디어 작품을 묻는 등 청소년의 생각에 집중하는 면접이 진행되었다.

  이후 프로젝트에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고, “티머”로서 본격적으로 TMI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활동은 비대면 화상 통화로 진행되었다.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택배로 받고, 온라인으로 소통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갔는데, 첫 오리엔테이션에서 받은 것은 다름 아닌 바질 씨앗이었다. 한 달 동안 바질 씨앗을 키우는 것이 미션이었는데, 나는 한 번도 제대로 식물을 키워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에겐 TMI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활동이기도 했다. 발견 미션 진행 이전에 다 같이 자신이 키운 바질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바질을 모종으로 키워 학교 선생님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다른 티머의 얘기를 듣고 감탄하기도 했다.

▲ TMI 프로젝트의 바질 키우기 미션 (출처: 백채윤)


  이후 1달 동안은 유스보이스에서 제작한 사이트를 가지고 발견 미션을 진행하였다. 사이트에서 카드 하나를 뽑아 나온 미션을 4일 이내에 진행하며 “나다움”에 대해 알아가는 활동이었는데, 가끔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과제가 나오면 이런 걸로 나다움을 아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일몰을 한 시간 동안 감상하거나 아날로그 제품을 분해하고 재조립해 보는 등 다양한 미션을 한 달에 걸쳐 경험하였는데, 평소 혼자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미션은 친구에게 나에 대해 물어보는 일로,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내가 상당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 형편없거나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다.

▲ 유스보이스에서 진행한 발견 미션 플랫폼 이미지 (출처: 유스보이스)


  발견 미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발견 미션을 통해 “유스페이”를 받고, 유스페이를 최대한 활용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나다움”을 어떤 작품으로 만들어나갈지 계획서를 작성했다. 동화책, 소설, 영상 등 만들고 싶은 작품의 종류는 많았지만 결국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행에 관한 것이었다. 전시할 작품의 종류를 결정하는 일은 유스보이스와 함께 한 미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다른 티머들과 함께 서로의 작품 계획서를 발표하며 의견을 나누고 서로가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전시 작품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발표가 끝나고 함께 동화책 서점에 가 동화책을 읽었는데, 이 경험이 캔버스에 이야기를 이어 그린다는 작품의 최종 형태를 구상하는데 가장 커다란 기여를 했다.

  전시 작품 구상에 대한 최종 기획이 끝나고, 전시가 예정된 1월이 되기 전까지 각자의 장소에서 작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티머들 중 누군가는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사진으로, 글로, 음악으로 표현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만나서 함께 작업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함께 화상 통화를 하며 자기 작품에 대한 소개와 진행 상황을 알리면서 나다움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프로젝트에서 전시에 관한 수업을 듣거나 한 것이 아닌 오롯이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것, 나타내고 싶은 것에만 집중하여 진행된 프로젝트였기에 작품을 준비하면서 정말 지금 작업하고 있는 작업물이 사람들에게 내보여도 괜찮은 수준일까 하는 걱정을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가지고 있었다. 특히 나는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러한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래도 <시계의 손> 전시를 준비하면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의 기쁨과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 워크숍에서 티머들과 함께 작업한 그림 (출처: 백채윤)


  전시 하루 전, 티머들이 모여 전시공간에 작품들을 배치할 때가 되어서야 정말 청소년들이 전시를 하는 것이 가능하구나 생각했다. 전시공간에서 작품을 배치할 때는 여기서 직접 작품을 완성하는 티머도 있었는데,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눈앞에서 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전시회 전날까지 자기 작품을 제외한 다른 작품들을 직접 보지 못해 다른 티머들의 작품을 보게 된 것은 전시 전날이 처음이었는데, 청소년들의 작품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다양하고 개성 있었다.

  전시회가 실제로 열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작품을 보러 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들뜨기도 했다. 물론 청소년들의 작품이기에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청소년이라는 시기에 스스로 자신에게 시간을 쏟고 작품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전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다고 생각한다.

▲&nbsp;&lt;시계의&nbsp;손&gt;&nbsp;전시&nbsp;내부&nbsp;사진(출처:&nbsp;유스보이스)

 

▲&nbsp;&lt;시계의&nbsp;손&gt;&nbsp;전시&nbsp;내부&nbsp;사진(출처:&nbsp;유스보이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함께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스스로가 엄청나게 바뀌거나 하는 그런 드라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른 청소년들과 달리 오롯이 내가 나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얻게 되면서 앞으로의 삶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또 어떤 방식의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방향성이 잡혔다.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모호하게 생각하고 있던 꿈도 어느 한 분야에만 치중된 것이 아닌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과 함께 웃을 수 있게 하는 작가로 확장되었다.

  TMI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생소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것을 지원하고, 또 그것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사실을 전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청소년이 직접 꿈을 꾸고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 또한 이 프로젝트와 <시계의 손> 덕분에 다시 한번 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평생 관심 가지지 않았을 “나”에게 귀를 기울이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기회가 앞으로 청소년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



글쓴이. 백채윤(대학생, 작가)
- 스스로 작가라 하기 많이 민망하지만 그래도 작가다. 현재 대학교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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