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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좁고 깊은 영화제들 - 2021년 인상 깊었던 영화제 사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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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2. 1. 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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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규모는 중요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오히려 작은 영화제를 지향해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미디어를 좁고 깊게 설명하는 방법으로서 영화제를 생각했으면 한다."

 

[ACT! 128호 미디어 큐레이션 2022.01.14.]

 

코로나19 시대, 좁고 깊은 영화제들
- 2021년 인상 깊었던 영화제 사례 소개

 

임종우(ACT! 객원 편집위원, 前 성남교육영화제 프로그래머)

 

 

 사라지거나 멈춘 영화제
 2017년부터 영화제 일과 활동을 지속한 덕분일까, 공동체 기반 독립예술영화 상영이나 지역 영화제 기획에 대한 강연 문의를 꾸준히 받는다. OTT나 유튜브 등 온라인, 가상 공간으로 전반적인 미디어 문화 생태계가 이동하는 시기이지만 우리 도시, 우리 마을, 우리 동네에 영화제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은 계속 어디선가 솟아오른다. 국제영화제와 독립영화제 등에 대한 시네필 관객의 애정 표현 중 하나일 수도 있고, 미디어센터 중심 시민영화프로그래머 활동 사례 누적의 영향일 수도 있고, 국내 커뮤니티 시네마 담론 활성화 덕분일수도 있겠다.
 다시 돌아와 2020년과 2021년에 맡은 강연과 워크숍 등에서 빠짐없이 받은 질문이 하나 있다. “앞으로 어떤 영화제가 살아남을까요? 우리 영화제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활동가와 기획자 대부분의 마음에 불안함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하면 오히려 다행이다. 별도의 공지도 없이 사라진 영화제가 적지 않다. 어느 순간 포스팅을 멈춘 영화제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계정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영화제도 저렇게 될 수 있어.” 나 또한 항상 품었던 고민이다. 

 

 그래도 우리는 만든다, 영화제
 앞으로 만들어나갈 영화제에 대해 우리는 세 가지 조건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미래의 영화제는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독창적이어야 할 것이다. 독립영화 저변 확대 이상의 실천과제를 제시하고 동시대 영화 미디어에 대한 섬세한 큐레이팅과 비평을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자본과 자원의 구성부터 역할의 분배 등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적 동력과 동기를 끊임없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2020년대의 영화제는 코로나19가 가진 이중의 패러다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넓고도 좁은 영화제를 구성해야 한다. 개방(퍼뜨림)보다는 연결(찾아감)이 더 중요해지리라 생각한다. 결국 규모는 중요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오히려 작은 영화제를 지향해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미디어를 좁고 깊게 설명하는 방법으로서 영화제를 생각했으면 한다.
 아래 여덟 개의 영화제는 2021년 한 명의 관객이자 한 지역 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시선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안 상영 실천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조건 중 하나 이상 충족했다고 본다. 본 저널에서(작지만 큰 영화제 코너 등) 소개한 이력이 없는 행사들이기도 하다. 일회성 영화제 또한 포함하였다.

 

 2021년의 좁고 깊은 영화제들(가나다 순)

▲ 좌측부터 뉴웨이브영화제2021 포스터 (출처: 무명씨네), 대전철도영화제2021 포스터 (출처: 시네마테크대전), 머내마을영화제2021 포스터 (출처: 머내마을영화제)

 

1. 뉴웨이브영화제(전주): 참여형 교육을 통해 기획한 공동체 영화제
 전주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시네마 무명씨네에서 마련한 교육형, 참여형 영화제다. “영화의 파동성(Wave Nature of Film)”을 슬로건으로 세우고 올해 처음 개최하였다. 영화제기획 워크숍을 진행한 결과 뉴웨이브영화제 집행위원회 및 상영활동가 공동체 “물보라단”이 만들어졌다. 드레스 코드 등 신선하고 유쾌한 이벤트가 돋보였다. 지역 영상문화 공동체
의 가능성과 영향력 제고를 요청하는 기획이다. 

 

2. 대전철도영화제(대전): 독창적인 컨셉을 가진 영화제
 시네마테크대전(대전아트시네마)에서 주최하고 주관하는 지역 독립예술영화 기획전이다. 철도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유일무이한 행사다. 실제 철도를 주요 배경으로 삼았거나 철도의 연장선에서 기차, 열차, 여행, 이동 등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상영, 철도 영화제의 스토리텔링 가능성을 확장한다. 국외 고전영화부터 동시대 한국독립예술영화까지 폭넓은 철도 영화 큐레이션이 인상 깊었다. 

 

3. 머내마을영화제(용인): 지역 주민이 주도하여 마을 내러티브를 생산한 영화제
 경기도 용인시 주민이 모여 영화제를 열었다. 레드카펫을 직접 만드는 등 영화제 곳곳에 주민들의 손길이 묻어 있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점은 미디어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해 한편의 마을 영화를 제작해 상영했다는 사실이다. 마을의 역사와 서사를 발굴하고 그것을 영화 콘텐츠로 재생산하는 과정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 좌측부터 몽당연필 10주년 행사 <함께한 10년, 함께할 10년 – 가슴펴고 살아갈래요> 포스터 (출처: 몽당연필), ▲ 무학산영화제2021 포스터 (출처: 마산영화구락부)

 


4. 몽당연필 10주년 기념 재일동포 영화제(서울): 다중의 시민사회가 연대한 영화제
 일본 조선학교 소식을 국내에 알리고 오래도록 재일조선인 인권운동을 전개한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이 개최한 기획전이다. 몽당연필 10주년 행사 <함께한 10년, 함께할 10년 – 가슴펴고 살아갈래요> 메인 프로그램이었다. 국제심포지움, 아카이브 전시, 캘리그라피 이벤트 등이 함께 열렸다. 조선학교와 재일조선인을 주제로 한 열한 편의 영화를 한 번에 만날 수 있었던 자리였다. 

 

5. 무학산영화제(마산, 창원): 직관적이고 구체적인 비평 생산을 시도한 신규 지역 영화제
 무학산영화제는 마산(창원)에서 활동하는 신규 청년 커뮤니티 시네마 “마산영화구락부”가 처음으로 연 영화제이다. 규모는 작았으나 주제의식 등이 명확하고 직관적이었다. 영화 스터디로 시작한 마산영화구락부는 영화제 행사에 맞추어 비평 서적 『M 다시보기』를 발행하기도 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도시 내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다른 지역 커뮤니티 시네마와 연계하여 부대행사를 운영한 점도 눈에 띄었다.

 

▲2021년 12월 초록영화제 포스터 (출처: 초록영화제)


6. 초록영화제(부산): 지속 가능한 실천 구조를 만들고 오랜 시간 지켜낸 영화제
 이번 글에서 소개한 영화제 중 가장 오래되었다. 2007년부터 매월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하고 읽기 모임을 진행했다. 환경영화와 독립예술영화 등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지금까지의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도 영화제 프로그래머로서 많이 배웠다. 그들의 웹사이트에 방대한 부산 영화 문화사가 아카이브되어 있다.

 

▲&nbsp;춘천SF영화제2021&nbsp;포스터 (출처:&nbsp;춘천SF영화제) ▲&nbsp;카라동물영화제2021&nbsp;포스터 (출처:&nbsp;동물권행동&nbsp;카라)


7. 춘천SF영화제(춘천): 미디어 문화 변화에 발맞춰 과감하게 재설계한 영화제
 춘천SF영화제는 후속세대가 영화제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새롭게 재정립한 유례없는 지역영화제이다. 춘천SF영화제(前 춘천영화제)는 원래 소규모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제였다. 지난해부터 SF독립영화, SF어린이청소년영화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지역축제를 리브랜딩하였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커다란 양적, 질적 성장을 도모했다. 

 

8. 카라동물영화제(온라인): 이슈를 확산하고 행동과 구조의 변화를 추동하는 영화제
 올해 4회를 맞이한 동물 영화제이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매년 주최해왔다. 카라와 카라동물영화제는 지난해 가을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를 발표하는 등 미디어 문화가 동물을 동원하고 재현하는 방식과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

 


※ 이번 글에서 소개한 영화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무명씨네(뉴웨이브영화제): https://www.facebook.com/mumyeongcine/
■ 시네마테크대전(대전아트시네마, 대전철도영화제): https://cafe.naver.com/artcinema/
■ 머내마을영화제: https://www.facebook.com/2018mnff/
■ 몽당연필(재일동포 영화제): http://www.mongdang.org/kr/
■ 마산영화구락부(무학산영화제): https://www.facebook.com/masanfilmclub/
■ 초록영화제: https://linktr.ee/greenfilmcommune
■ 춘천SF영화제: http://ciff.kr/
■ 동물권행동 카라(카라동물영화제): https://www.ekara.org/

 


글쓴이. 임종우(ACT! 객원 편집위원, 前 성남교육영화제 프로그래머)

2018년부터 2020년 가을까지 ACT! 리뷰 담당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3년간 성남시청소년재단 성남교육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마을미디어와 독립영화 등을 가로지르는 기획, 교육, 연구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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