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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웹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들 - ‘새로운 질서 그 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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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22. 1. 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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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서 그 후...’는 오늘날 웹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인 ‘프로젝트 해시태그’에 선정되어 이번 전시를 진행했다. 가능한 모든 기회에 유머를 끼워 넣는, 멤버 전부의 MBTI가 I인 팀이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기도 했다."

 

[ACT! 128호 인터뷰 2021.1.25]


우리가 웹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들
- ‘새로운 질서 그 후...’ 인터뷰


이세린(ACT! 편집위원회)


 하얀 텍스트가 적혀 있는 검은색 블록이 하얀 배경의 웹사이트를 메우고 있다. 텍스트는 무언가 추상적인 형태나 특정한 물건 따위를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텍스트는 무려 7,585개(2021년 10월 기준)가 나열되어 있다. 이 웹사이트는 ‘#국립대체미술관’이라는 프로젝트로 국립현대미술관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소장품 이미지를 대체텍스트(Alt Text)로 쓴 작업이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전시되고 있다.

 

국립대체미술관 사이트 캡쳐 모습. 하얀 배경의 사이트에 검은색 바탕의 사각형 텍스트 블록이 나열되어 있다.국립대체미술관 설치물. 사람의 키를 넘어서는 높은 크기의 설치물이다. 설치물에는 검은 바탕에 하얀 글씨가 빼곡히 적혀있다.
▲ #국립대체미술관 웹사이트(https://afterneworder.com/altmmca/)와 미술관 설치 모습. 웹사이트는 시각장애인이 스크린 리더를 통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장애인 접근성 보장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배리어프리한 환경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을 웹사이트라는 미디어를 통해, 직설적인 주장보다는 시각적인 형식으로 표현한 작업은 낯설게 다가왔다. 웹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새로운 질서 그 후...’의 작업을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다. 

 ‘새로운 질서 그 후...’는 오늘날 웹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인 ‘프로젝트 해시태그’에 선정되어 이번 전시를 진행했다. 가능한 모든 기회에 유머를 끼워 넣는, 멤버 전부의 MBTI가 I인 팀이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기도 했다. 인터뷰는 2021년 12월 20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되었다. 5명의 팀 멤버 중 윤충근, 기예림, 남선미, 이지수가 참석하였다.

 

넓은 미술관에 5인의 사람이 정면을 바라보고 서있다.
▲ 새로운 질서 그 후... 프로필 사진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팀 내 역할이 있다면 함께 소개 부탁드린다.
윤충근 : 팀 내 역할이 완벽히 나뉘어있지는 않다. 각자가 다양한 일을 두루두루 맡고 있다. 프로젝트 매니징도 하고 작업도 하고 서로 통번역도 해주고 등등.
남선미 : 문예 창작을 전공했고, 지금은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기예림 : 시각 조형 예술을 전공했다. 코딩을 하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매체로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수 : 급한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웃음)

- ‘새로운 질서’라는 컴퓨터 언어 교양 강좌를 함께 수강한 사람들이 모인 팀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
윤충근 : 맞다. 수업을 듣는 동안은 인사만 간간히 나누는 사이였다. 수업을 마친 뒤, 컴퓨터 언어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멤버들이 같이 코딩 공부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계획을 가지고 시작한 모임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교류하다가 공모사업을 계기로 팀 이름을 정하면서 팀의 관점을 설정했다.

- ‘새로운 질서’ 수업의 내용이 궁금하다. 관련 지식이 없어도 들을 수 있는지, 수업에서 이번 전시 주제와 관련한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는지 궁금하다.
기예림 : ‘새로운 질서’는 프론트 엔드 언어, 즉 HTML과 CSS 언어를 개괄적으로 가르쳐주는 수업이다. 관련한 기존 지식이 없어도 수강할 수 있고, 일반적인 코딩 수업과는 달리 컴퓨터 언어 글쓰기로서의 코딩에 접근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관심 분야를 어떻게 웹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는 것이다.
윤충근 : 수업에서 자신의 컨텐츠를 웹사이트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을 배웠다면 이후에 모임을 지속하며 웹 담론을 공유했고 일종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각자의 관심 주제를 공유하는 모임 과정에서 전시에서 주목한 환경 담론, 접근성 이슈 등도 구체화되었다.

 

새로운 질서 웹사이트 캡쳐 사진. 알록달록한 글씨로
▲ '새로운 질서' 웹사이트 (https://neworder.xyz/). 새로운 질서는 민구홍 매뉴팩처링의 운영자 민구홍이 진행하는 교양강좌의 이름이다.

 

- 현재 진행 중인 전시의 작품 중 하나인 #올해의웹사이트상 (https://afterneworder.com/koreawebsiteprize/) 이 궁금하다. 어떤 기준으로 웹사이트를 심사하고 선정하는지, 심사기준에 언급된 'HTML 언어를 의미론적으로 잘 사용한' 웹사이트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윤충근 : 작품의 제목은 '올해의 작가상'이라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상제도에서 따왔다. 단, 해당 제도처럼 하나의 웹사이트를 선정한다기보다는 웹사이트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에 주목하고자 했다.

대개는 인터랙션이 화려하거나 최신 기술을 사용한 웹사이트가 눈길을 끌기 마련이다. 하지만 웹 접근성 차원에서는 외적인 형식보다는 코드가 쓰여진 방식이 중요하다. 이것이 HTML의 의미론적(Semantic) 쓰임의 문제다. 글을 쓸 때 맞춤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처럼, 코드를 쓸 때에도 컴퓨터 언어만의 문법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바르게 써야 스크린 리더를 통해 웹사이트를 경험하기에 용이하다.

손쉽게 웹사이트를 만드록자 윅스나 워드프레스의 템플릿을 이용하는 경우는 지원 조건에서 제외했다. HTML을 직접 작성해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유일한 지원 조건이다.

 

- 기존 포털을 활용하거나, 템플릿을 이용한 사이트는 웹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나.
윤충근 : 그렇지는 않다. 다만 템플릿을 사용해 만든 웹사이트는 ‘내용에 맞는 형식’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정해져 있는 형식에 내용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 여러 전시 내용 중 웹과 환경 문제에 대한 부분도 소개 부탁드린다.
이지수 : 웹이 야기하는 환경적 오염을 다루기 위해 웹을 구동하는 장치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웹에 수반되는 케이블과 데이터센터 등의 물리적 장치들을 드러내고 문제의식을 던지는 #마이크로데이터센터와 #벤트 두 가지가 그에 관한 작업들이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의 존재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문제에서 시작했다. 뜨거운 온도로 상시 구동되고 이를 식히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과 냉장시설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기관의 작동방식은 전문용어들로 이루어져있고 사용하는 전기양이냐 처리 용량 등을 나타내는 단위들도 일상적이지 않다. 테러의 위협이 있어 정확한 위치도 공개하지 않는 곳도 많다. 그래서 실존을 느끼기 힘든 이 기관에 대해 리서치하고 전문성 있는 내용을 오히려 사소한 일상의 언어로 치환해서 보여주고자 했다.
기예림 :  #마이크로데이터센터가 웹이 야기하는 환경적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했다면, #벤트는 그 문제의 책임주체가 누구인지를 질문한다. 개인의 차원에서 자기검열을 하고 서로를 감시하며 문제를 개선하고자 할 것이 아니라 국가나 기업이 그에 대한 인지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 #벤트 및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전시 모습. 두 프로젝트 모두 웹사이트 및 오프라인 설치를 병행하는 작품이다. (출처 : 새로운 질서 그 후...)

 

- 신청자가 직접 대체텍스트를 작성해보는 워크숍인 #대체텍스트워크숍도 전시 기간 동안 진행 중이다. 기획 의도는 무엇인지, 워크숍 진행 중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남선미 : 개인적으로 코딩을 배울 때 접근성 부분이 가장 관심이 갔다. 웹은 당연히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하는데 정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인지 묻고 싶었다. 이 고민을 팀원들과 함께 나누면서 기획하게 된 워크숍이다. 
워크숍에서는 대체텍스트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직접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글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할 객관성과 주관성, 작성시 우선순위 등에 대해 논하고, 해외 미술관 사례를 살펴보며 기관 차원에서 제도 수립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이야기까지 뻗어간다.
윤충근 : 워크숍에는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주셨다. 수험생이나 작가 분들도 있었다. 미술관 측에서 미술관 관계자 대상의 워크숍을 제안해 진행하기도 했다. 학예팀, 소장품팀, 교육팀, 홍보팀 등에서 참여하셨다. 워크숍에서 미술관 작품에 대한 대체텍스트를 제공할 때 작가의 허가가 필요할지 논의하기도 하고, 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홍보 방안으로서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웹사이트 관리자 분은 #국립대체미술관 데이터를 드리면 바로 입력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기관의 여러 팀이 모여 다각적으로 사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다.

 

책의 앞표지, 뒷표지 이미지. 앞표지에는 커다란 물음표 그림이 있고, 하단에
▲ 무슨일선집 1호 (https://afterneworder.com/whselection/)

 

- 전시 중에 창간한 #무슨일선집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린다. 앞으로 활동을 지속할지 여부도 궁금하다.
이지수 : #무슨일선집은 웹에 관한 해외 담론을 선별하고 번역해 출판하는 시리즈이다. 1호는 웹의 기본 정신과 웹 접근성에 대해 다뤘고, 2호는 사용자 자율성과 탈 플랫폼을 주제로 출간 준비중에 있다. 
#무슨일선집 뿐 아니라 전시를 준비하면서 리서치 과정에서 파생된 추후 이어갈 프로젝트들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전시 이후에도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저희의 웹사이트인 afterneworder.com에 지속적으로 추가하고자 한다. □

새로운 질서 그 후... 웹사이트
https://afterneworder.com/

새로운 질서 그 후... 인스타그램
@afterneworder

국립현대미술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전시 안내 (~2021.2.6.)
http://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Id=202101290001368



글쓴이. 이세린(ACT! 편집위원회)
- 독립 생활을 만끽 중인 SNS 중독자. 사회운동과 계속 연결되어 있고 싶다. 2018년부터 미디액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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