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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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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21. 11. 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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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중요한 경험이란 그런 것들입니다. 발 딛고 있는 땅에서 벗어나 낯선 세상을 체화하는 것. 중앙을 떠나 변두리를 바라보는 것. 누구도 배제하지 않은 대안과 가능성의 언어를 상상해보는 것. (이 지겨운 언어 비유를 계속 이어나가자면) 그런 점에서 ACT!는 여행 책자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ACT! 127호 길라잡이 2021.11.12.]

 

자발적 이방인

서강범(ACT! 편집위원)

 

 

  얼마 전 모르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일행이라며 나중에 합류한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술 기운이 조금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대화 방식은 기묘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의 대화는 상대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필요 이상으로 의기양양하게 굴거나 굴종하는 것 두 경로밖에 없는 알고리즘을 따르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요 몇 년간 제가 맺어온 관계에서 마음과 정보를 손실 없이 주고받는 대화에 익숙했기 때문에 더욱 그의 대화 방식이 멀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사람의 언어는 어느 정도 공용어이며 표준어이자, 우리의 모국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는 그 모국어만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리라 생각할 때마다, 저는 조금씩 외국어를 배우고 싶어집니다. 흔히 언어는 사용할수록 능숙해지는 속성이 있다고들 합니다. 아예 여행을 떠난다면 더욱  빨리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겠죠. 저에게 중요한 경험이란 그런 것들입니다.  발 딛고 있는 땅에서 벗어나 낯선 세상을 체화하는 것. 중앙을 떠나 변두리를 바라보는 것. 누구도 배제하지 않은 대안과 가능성의 언어를 상상해보는 것. (이 지겨운 언어 비유를 계속 이어나가자면) 그런 점에서 ACT!는 여행 책자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127호의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미디어 인터내셔널] 코너에서 게임에서의 장애인 접근권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비영리 단체 ‘에이블게이머즈’를 소개합니다.

  [리뷰] 코너에서는 판데믹 상황 속 가상공간과 현실공간 속 퀴어의 위치를 조망하는 영화 <들랑날랑 혼삿길>과, 해고노동자의 투쟁 바깥을 탐색하는 영화 <휴가>의 리뷰가 함께 실립니다.

  [이슈와 현장]에서는 국내 독립 예술영화를 활용한 교육 사례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와 그 의미, 가능성을 소개합니다.

  [인터뷰] 코너에서는 각종 사회운동과 투쟁의 현장을 밀착하여 기록하는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R’과의 인터뷰 기사가 실립니다.

  [액티피디아]에서는 숏폼 콘텐츠의 정의, 대표적인 숏폼 콘텐츠 플랫폼, 그리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함께 소개합니다. 

  [페미니즘 미디어 탐방] 코너에서는 FDSC(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 의 활발한 활동과 커뮤니티의 방향 등을 FDSC 운영진인 김수영, 김소미 디자이너께서 소개해주시는 인터뷰가 실립니다.

  [미디어 큐레이션]에서는 성남시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활동 사례를 소개하며 마을미디어 아카이브 가치 확산에 대한 의미를 되짚습니다.

  [Re:ACT!] 코너에서는 독립다큐멘터리 30기 수강생이신 박명훈 님과 미디액트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실에서 근무하시는 김승영 님께서 각각 진솔한 10문 10답을 남겨주셨습니다.

 

  이번 호 부터 새로운 편집위원으로 한진이 님이 합류해주셨습니다. 자발적 이방인을 위한 저희의 책자가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찬 공기를 만끽하되 모두 감기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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