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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환경의 공존을 생각하다 -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Green Documentary Protoc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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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21. 4.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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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Green Documentary Protocol)’은 영국을 기반으로 설립된 ‘독 소사이어티(Doc Society)’의 주도로 만들어진 사이트로,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 중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담겨있다."

[ACT! 124호 미디어 인터내셔널 2021.04.09.]

 

영화와 환경의 공존을 생각하다

-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Green Documentary Protocol)

 

나선혜

 

  영화 제작 과정에 잠시나마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면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에 얼마나 큰 수고가 들어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컷에도 스태프들의 땀과 눈물은 서려 있기 마련이다. 그걸 알고 나면 어떤 영화도 함부로 ‘의미 없다’고 말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영화 현장을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면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에 얼마나 의미 없는 낭비와 소모가 수반되는지 금세 알아차리게 된다. 애써 사 온 커피는 한 모금 마신 후 버려지고, 기껏 구한 소품은 한 컷을 위해 사용됐다가 버려지지만, 바쁜 현장에서 이 낭비를 신경 쓸 겨를은 없다.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일은 지구에 그다지 이롭지 못할 수도, 아니 어쩌면 해로울지도 모를 일이다.

 

▲  촬영 현장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버렸나 . ( 출처 : https://www.vice.com/en)

 

  그러나 우리들이 영화를 만들어야 할 이유는 수백만 가지에 달하므로, 지구에 해로운 일을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어려운 질문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그 대신, 비록 당장 실천에 옮길 수는 없더라도, 지구를 덜 아프게 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오늘 소개할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Green Documentary Protocol)’은 영국을 기반으로 설립된 독 소사이어티(Doc Society)’의 주도로 만들어진 사이트로,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 중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담겨있다. 독 소사이어티는 영화 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기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고자 사이트를 개설해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지구에 해가 될 제작 요소들을 본격적으로 줄여나가기 이전에,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이 제시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여섯 가지 간단한 해법을 살펴보자. 이 여섯 가지 해법은 체크리스트가 만들어진 배경이자 토대가 되니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탄소는 발자국을 남긴다 . ( 출처 : http://www.eco-logicenvironmental.com/)

 

1) 항공 여행을 최소화하자.

  비행기를 이용하는 여행은 엄청난 양의 탄소발자국을 만들어낸다. 비행기 이용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제작 시 배출되는 탄소발자국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영화 제작을 위해 555km가량을 돌아다녀야 할 경우, 비행기는 기차가 만들어내는 탄소발자국의 7배 이상을 만들어 낸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되도록 직항을 이용하도록 하자. 직항이 경유보다 훨씬 에너지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2) 재생 가능 에너지로 바꾸자.

  기존에 사용 중인 에너지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로 갈아타는 과정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재생 가능 에너지로 작동하는 기계나 부품을 사용할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에너지 비용을 줄이게 된다. 가령, 제작과정에서 전원공급이 필요할 경우 연료전지를 활용하거나, 이동이 필요한 때에 전기차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재생 가능 에너지 공급원을 활용한다면 영화 프로덕션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비용도 절감하고 지구도 살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3)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되도록 자제하자.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작자에게 유용한 서비스인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주원인이기도 하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마치 무형처럼 느껴지지만,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수많은 유형의 서버와 장비가 가동된다. 그리고 이는 지속적인 전력 사용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4TB 용량의 파일을 클라우드에 일 년간 올려둘 경우, 연간 8톤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니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무언가를 업로드할 때는 한 번 더 재고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4) 지속가능한 지상 교통수단을 찾아보자.

  두 발로 걷거나 페달을 굴리지 않는 이상,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우리는 꾸준히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실제로, 독 소사이어티의 단편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단편 영화들의 탄소 배출량 중 68%가량은 지상 교통수단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알게 모르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우리 주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지상 교통수단이 있는지 알아보면 어떨까. 그리고 이를 제작 과정에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5) 재사용하고, 재활용하자.

  물건을 쉽게 쓰고 버리는 것은 그 물건을 만드는 데에 들어간 에너지와 자원이 쉽게 낭비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버려지는 물건들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와 자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일회용품과 일용할 양식이 버려지는지 돌이켜보자. 그리고 그 낭비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6) 육류로 된 음식은 피하자.

  육류 섭취를 끊어낸다면 우리가 보통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25% 가량을 줄일 수 있다. 

 

 

▲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 출처 : https://docsociety.org)

 

  여기까지 잘 읽어주셨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이 제공하는 체크리스트를 살펴볼 차례이다. 영화가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 배급’의 순서로 나아가듯이, 체크리스트 역시 이 순서를 따라 전개된다.

 

  먼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체크해야 할 사항은 ‘제작과 관련된 제반 사항들을 친환경적으로 꾸려가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예를 들어, 제작 중에 이동이 필요하다면 되도록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숙소가 필요하다면 촬영 현장과 최대한 가까운 숙소를 예약하기, 제작비를 넣어둘 은행을 고를 때는 환경 의식을 갖춘 은행을 고르기 등을 하나씩 확인해나가게 된다.

 

  프로덕션 단계의 체크리스트는 제작진의 역할별로 나누어지는데, 체크리스트를 통해 ‘팀별로 촬영 현장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다. 가령,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환경적 목표를 모든 스태프에게 전달했는지, 촬영팀은 재생 가능 에너지로 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지,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세트 디자인에 재활용품과 중고품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포스트 프로덕션 및 배급 단계에서도 골자는 비슷하다. 이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동을 최소화하고 있는지, 재생 가능 에너지 활용을 최대화하고 있는지 등을 검토하게 된다. 앞서 살펴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여섯 가지의 간단한 해법’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체크리스트에 적힌 대부분의 내용은 모두 이 여섯 가지의 해법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  체크리스트의 형식 . ( 출처 : https://docsociety.org)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위의 이미지를 보며 실제 체크리스트의 형태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맨 왼쪽에는 제작진의 가장 바람직한 태도가 적혀있는데, 이를 읽어본 뒤 두 번째 단에 현재의 자신을 돌이켜보며 ‘예/아니오(Y/N)’를 간단히 적으면 된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세 번째 단으로 넘어가 ‘현재 자신이 취하고 있는 방법(Stage 1)’을 적어보고,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 ‘사후 평가(Stage 2)’를 작성해본다. 맨 오른쪽에 있는 ‘추천(Recommendations)’은 체크리스트의 항목들을 실천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이 담겨있으니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체크리스트가 제시하는 이 모든 것들을 철저하게 지켜가며 영화를 찍는 건 무리일 수도 있다. 모든 것들을 따르기에는 비용의 한계나 현장 상황의 변수 등을 무시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의 체크리스트가 의미 있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과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이켜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후에 더욱 나은 친환경적인 제작 환경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자라면, 잠시라도 짬을 내어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의 사이트를 방문해보자. 간단하게 꾸려진 이 사이트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어갈지도 모른다. 

 

관련 사이트

- 독 소사이어티(Doc Society)  https://docsociety.org

- 그린 다큐멘터리 프로토콜(Green Documentary Protocol)  https://url.kr/9zn6lg


글쓴이. 나선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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