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를 통해 자신의 역사쓰기, 김보람의 역사쓰기를 한 셈이다. 영화를 보며 등장하는 이들에 대한 나의 감정은 단순한 동요가 아니라 나의 모습을 투영한 데에서 나 오는 감응이자 위로였다. 언제나 존재하고 늘 그자리에 있지만 귀 기울여 들어보지 못한 그들의 이야 기에 먼저 귀를 기울여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해준다."
글쓴이. 이도 | 2021. 03. 10 (수) 공개
분주하게 자리를 마련함
- 영화 <SFdrome : 주세죽> 리뷰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이미지 전개 방식은 주세죽이라는 낯선 인물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분주함이라고 해석 가능할 것 같다. 인류세(Anthropocene) 시기, 비남성, 비백인 위에 세워진 세상에 새로운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지난한 일이다. 김소영 감독은 <SFdrome : 주세죽>을 통해 주세죽의 성좌를 과감하게 세운다."
글쓴이. 김준희 | 2021.03.12 (금) 공개
적대의 가능성
-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 리뷰
"둘은 앞으로도 이제까지처럼 서로 너무나 다른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적대와 불화 역시 지속될 것인데, 그것은 오히려 이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약속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끊임없이 각자의 욕망을 비춰내며 서로를 파괴하고 창조하는, 그런 종류의 적대 관계로서 말이다."
글쓴이. 임가영 | 2021. 03. 17 (수) 공개
밀려남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
- 영화 <개의 역사> 리뷰
"끊임없는 개발, 바삐 흘러가는 시간성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 현재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현재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내는 고유한 존재들을 은폐하는 껍데기일 수도 있다. 개발이 이루어지는 바쁜 시간 속에서 결국 정형화되고 고정된 모습으로 건물이 끊임없이 박제된다면, 우리 존재는 빨랫감을 너는 감독의 행위처럼 현재의 삶을 살아내는 순간순간의 고유한 행위로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쓴이. 베짱이 | 2021. 03. 19 (금) 공개
나는 그들을 말없이 응시한 적이 없었다 - 영화 <개의 역사> 리뷰
"다시 찾은 고향에서 그녀는 자신은 항상 고향을 예전 모습대로만 인식할 것임을 인정하고 자신에 의해 상처받은 누군가를 떠올린다. 만약 내가 고향을 다시 찾았을 때 그녀의 태도를 따른다면, 그래서 그들을 말없이 응시하게 된다면 나에게도 미래가 주어질까."
글쓴이. 진금미 | 2021. 03. 24 (수) 공개
부러져야 할 건 너의 샤프심이 아니야
- 영화 <내게 사랑은 너무 써> 리뷰
"누군가를 함부로 두고 보지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등한 주체로서 인식하는 게 우리의 삶들이 엮인 세계에서 보편적인 것이 되기를. 그리고 부디 내가 거기 기여할 수 있는 이로 살기를. 그 방향으로 이 세계가 몸을 틀고 자세를 고쳐 앉을 때까지 목련이 스스로를 너무 탓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글쓴이. 강은실 | 2021. 03. 26 (금) 공개
‘너’와 ‘나’의 경계의 이름은 ‘우리’
- 영화 <잘돼가? 무엇이든> 리뷰
"경계에 다가서야 우리가 될 수 있다면, 경계의 이름을 ‘우리’라 부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버스에서 조는 지영과 희진의 마지막 뒷습을 보며, 우리 모두가 자신이 마주한 타인과의 경계에서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길 바라본다."
글쓴이. 다솜 | 2021. 03. 31 (수) 공개
밀려난 것들에 대해서
- 영화 <개의 역사> 리뷰
"하지만, 내가 이렇게 밀려난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눈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이따금 백구를 떠올릴 것만 같다는 것만으로도 김보람 감독은 <개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는 방증이 아닐까. 백구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백구는 죽었다. 그러나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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