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를 통해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하는 영화 축제다. 상영작 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을 삽입하여,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노인, 어린이 등 모든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노력해왔다."
[ACT! 123호 이슈와 현장 2020.12.16.]
장벽 없는 영화 축제,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차한비(ACT! 편집위원)
제10회를 맞이한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가 지난 11월 11일 온라인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월 1일까지 총 21일간 열렸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를 통해 온라인 무료 상영을 진행했으며 이중 11월 13일에서 15일까지는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오프라인 상영을 병행했다.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를 통해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하는 영화 축제다. 상영작 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을 삽입하여,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노인, 어린이 등 모든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노력해왔다.
올해 개막작은 한국전쟁 후 사회 풍경을 가감 없이 담아낸 명작으로 평가 받는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이었다. 이는 한국영상자료원과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함께 제작하는 한국고전영화의 배리어프리 버전 작품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연출과 화면해설에 각각 김홍준 감독과 오만석 배우가 참여했다. 개막작을 포함해 상영작은 장‧단편 배리어프리영화 총 27편이었으며, 이중에는 ‘배리어프리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에 선정된 <기대주>(김선경, 2019) <전 부치러 왔습니다>(장아람, 2019) <판문점 에어컨>(이태훈, 2018) <공명선거>(박현경, 2019) 네 편의 단편이 포함되었다. 네 편의 경우, 연출자가 배리어프리 버전 영화 제작 교육에 참여하고 본인의 작품을 직접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재연출했다. 작년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단편 다큐멘터리 최종 후보에 올랐던 <부재의 기억>(이승준, 2019) 또한 이번 영화제에서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되었다.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서 기록한 영상과 통화 기록 등을 중심으로 시간을 재구성하며, 부재하는 국가와 무능한 정부를 향해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다. <기생충>(봉준호, 2019)으로 작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인연을 맺은 이정은 배우가 화면해설로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 11월 14일에는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하는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포럼이 열리기도 했다. 1부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10년을 돌아보다’에서는 영화제가 걸어온 자취를 간략히 소개하며 시대 흐름에 따른 극장 환경의 변화, 다양한 상영 플랫폼의 등장, 최근 관객의 세분화 된 요구 등을 언급했다. 포럼에 참여한 성지영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는 정책 변화와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김수정 (사)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대표 또한 여전히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는 제도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2부 ‘한국고전영화의 배리어프리버전 제작기’에서는 <오발탄> 배리어프리버전 제작기를 중심으로 2018년부터 진행 중인 한국고전영화의 배리어프리버전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포럼을 비롯해 단편 배리어프리 버전을 제작한 감독 4인의 씨네토크, 배리어프리 영화에 참여한 성우 3인의 씨네토크 등은 영화제가 종료된 후에도 유튜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공식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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