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올해의 '미디어로 행동하라'는 제주도에서 4월부터 9월까지 진행됩니다. 6월 12일부터 18일까지는 제주 안팎의 미디어활동가들과 함께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공동제작과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2019 미디어로 행동하라! in제주'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원고 말미에 실린 일정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공동제작과 워크숍 일정이 끝난 후 이에 대한 후기 역시 ACT!에 실릴 예정입니다.
[ACT! 114호 이슈와 현장 2019.05.25.]
<2019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를 앞두고
- 기획회의 및 제주 연대 방문
홍은애
올해로 다섯 번째 맞는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이하 미행) 기획회의가 2박 3일 일정(4월 8일~10일)으로 제주에서 있었습니다. 미행 기획회의를 제주에서 한다는 연락을 받고 반가운 마음에 탄성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제주 일정은 폭우까지 내려 난이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비와 함께 한 제주 미행 기획회의 및 연대 방문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올해 미행을 제주에서 하게 된 동기부터 알려드려야겠네요. 지난 3월 인디다큐페스티발 기간 중에 제주 활동가의 연락이 왔습니다. 제주를 상황을 기록하고 알려야 할 현장이 많은데, 현장에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현재 비자림로 벌목이 진행되고 있어 미디어활동가들이 비자림로 현장을 방문해 제주 활동가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왔습니다. 미디어활동가들은 이들과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급하게 미행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1일차] 제2공항 관련 강의 참석 & 제주도청 앞 천막촌 간담회
먼저 도착한 저와 세 분 미행팀은 도청 앞에서 퇴근 집회를 하는 제주의 천막 농성장 활동가분들께 지지 발언을 짧게 했습니다. 천막촌에서 준비해 주신 비빔밥을 먹고 아직 도착하지 않는 미행팀을 기다리는 동안 강연(‘21세기 제주의 개발과 갈등, 그리고 미래를 생각한다’)을 들었어요. 이날 강연 덕분에 ‘아름다운 섬’ 제주가 무분별한 관광객 수용(과잉관광)과 난개발에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막 농성장 활동가분들은 미행팀이 도착하자 숨통이 트인다며 반겨 주셨습니다. 자체 제작한 영상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꾸준하게 제작해서 올릴 사람이 부족하고, 미디어활동가들이 빨리 와서 제주의 상황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채널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고 강정마을 숙소에 도착한 미행팀은 게스트 하우스 공간의 주방에 모여 다음날 일정을 확인하고 가벼운 뒤풀이를 했습니다.
[2일차] 강정마을 답사 & 인간띠잇기, 비자림로 연대 방문 & 간담회, 제2공항 반대 주민 간담회, 2019 미디어로 행동하라 기획회의
1. 강정마을 답사 & 인간띠잇기
강정 삼거리 식당에서 준비해주신 조기구이로 아침을 먹고, 직접 볶은 원두로 내려주신 맛있는 커피까지 마셨습니다. 해군기지를 둘러보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소나기로 변했어요. 해군기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12시에 진행되는 인간띠잇기에 참여하기 위해 피스 아일랜드에서 담소를 나누며 기다렸습니다.
미행팀은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인간띠잇기 행사에 참여하고, 나머지 팀은 강정마을 숙소에서 비자림 숲(숲에서는 불을 사용할 수 없어)에서 먹을 톳이 들어간 김밥을 말았습니다. 해군기지 정문까지 행진하는 인간띠잇기 행사는 다행히 비가 멈춰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말로만 듣던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규모에 놀랐습니다. 시커먼 시멘트가 제주도의 풍경을 다 막고 있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주변에 지어진 해군들 숙소와 성당, 교회, 사찰까지 아무리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지만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2. 비자림로 연대 방문 & 간담회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래요. 지자체는 도로 확장이라는 명분으로 삼나무를 잘라내고 있습니다.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삼나무들이 잘려나간 나무 밑동이 드러난 곳도 있었고, 나무가 있던 자리를 둥글게 띠로 표시해 놓은 곳들도 많이 있었어요.
비자림로 상황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챙겨 갔는데 비자림로에 도착할 때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폭우로 돌변해 촬영을 포기하고 근처 정자로 옮겨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매일 모니터링을 하고, 이곳의 상황을 ‘삼나무 통신’을 통해 알리고 있다고 해요. 숲속에 지은 오두막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린씨는 미디어활동가들이 ‘한달살이’ 같은 걸 해도 좋고, 꾸준히 이곳에 있을 지원자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현재는 성필 감독님이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네요.
3. 제2공항 반대 주민 간담회
계속 쏟아지는 비에 옷은 젖고, 기온까지 내려가 몸이 떨리기 시작했어요. 키미님이 운영하는 달빛서림을 간담회 장소로 제공해 주시고, 난로까지 피워주셨습니다. 미행팀은 옷도 말리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피곤함을 달래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성산 마을에서 제2공항 반대 투쟁을 하고 계시는 두 분이 오셔서 간담회를 가졌어요. 2015년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후에 서귀포시 성산읍이 제2공항 부지로 논의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제2공항을 바라보고, 개발 이익에 따라 찬성하는 주민들과 반대하는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마을이 많이 변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이러한 상황을 기록하고 알려야 하는데, 마을에서 선전 활동에 얼마만큼의 의지가 있는지 확실하게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6월 기본계획 발표 시기 전에 온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4. ‘2019 미디어로 행동하라’ 기획 회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설해 감독님이 정리한 내용을 첨부합니다)
(1)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 활동 개요
▪ 일 시: 2019년 4~9월 (공동제작과 워크숍은 6/12(수)~18(화), 6박 7일간 진행
▪ 참여자: 난개발에 맞서 싸우는 제주 활동가들, 제주 투쟁 상황에 관심 있는 미디어 활동가 등
▪ 주 최 :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제주 준비모임
▪ 파트너 :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 강정 친구들, 비자림로 삼나무통신
(2) 세부계획
- 사전 행동은 본 프로젝트 전에 4월부터 6월 초까지 함께할 수 있는 활동가를 모집할 예정입니다.
① 전체 일정
- 2019년 4월~6월 초까지 간담회와 준비 회의, 모금 및 참여자 모집
- 2019년 5월 중 제주 현장 방문해서 사전 활동 진행 (촬영, 회의 등)
- 2019년 6월 12일(수) ~ 6월 18일(수) 총 6박 7일간 공동 제작과 워크숍 진행
- 2019년 6월~9월 결과물 상영과 배포
② 프로젝트 구성
- 본 프로젝트는 5개의 팀(워크숍팀, 제작팀, 잡지팀, 음악팀, 준비팀)으로 구성되며 각 팀에서 활동할 미디어활동가분들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 (영상) 워크숍팀
- 제주 거주자를 참여자로 모집하여 워크숍을 통해 결과물 만들기
- 현재 제주에서 기록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 미디어 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만나기
- 지속적인 미디어 활용 전략 세우기
▪ (영상) 공동제작팀
- 제주 외 지역의 미디어활동가들을 모집하여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제작하기
▪ 잡지팀
- 제주 개발 다크투어 가이드북 제작해서 배포하기
▪ 음악팀
- 제주 각각의 장소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기
- 제주에 있는 음악가들과 현장을 통해 만나기
- 제주 외 지역의 뮤지션들과 함께 제주에 와서 노래를 만들고 공유하기
▪ 준비팀
- 참여자 모집 : 영상, 잡지, 음악
- 홍보 : 카드뉴스와 홍보영상 제작
- 지원 신청서 작성 및 크라우드 펀딩 개설
- 워크숍 준비와 유관기관 연대 요청
- 회계
- 제주 코디네이터 등으로 세분되어 운영될 예정입니다. □
글쓴이. 홍은애
- 좋은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영화에 관한 글을 쓰고,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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