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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독립영화관, 계속 기억해주세요 : 목포 시네마라운지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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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9. 5. 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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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19년 4-5월, 2018년에 개관한 두 개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각각 개관 1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같은 전남 지역에서 개관했지만, 모든 상황들이 전부 제각기 다른 두 개의 작지만 큰 영화관. 이 두 영화관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개관했고, 지난 일 년을 어떻게 보내왔을까요? 서로 다른 처지에 놓여 있지만, 마음만은 같은 두 영화관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ACT! 114호 작지만 큰 영화관 2019.05.25]  

 

변방의 독립영화관, 계속 기억해주세요  
- 목포 시네마라운지MM 

 

정성우 (시네마라운지MM 총괄) 

   


지역에서 만든 영화제가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만들다

  2014년 8월과 9월 그 경계에서. 5편의 단편영화와 인디 뮤지션들의 공연소리가 들리는 그 날, 어쩌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시작한 지역의 작은 영화제. 남도의 끝 국도1호선이 시작하는 목포에서 제1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는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판교에서 끊어진 이 국도 1호선이 다시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연결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육문화생활공동체 함께평화협동조합’의 커뮤니티 공간에서 30여 명의 목포 시민들은 독립영화라는 낯선 단어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입니다. 

 

▲ 2014년에 첫 막을 올린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의 모습


  그렇게 시작한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는 2019년 여섯 번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과정을 생각해 보니 결코 쉽지 않은 과정들이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층이 넓어지고 영화제를 통하여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했던 과정들, 시민들의 관심을 독립영화로 모으게 된 모습들은 이 곳 목포에서는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사실 전남에서 ‘독립영화제’를 한다고 했을 때 그 누구도 지속 가능하리라 확신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입니다. 독립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는 만큼 실질적으로 예산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해마다 시민들의 후원으로 영화제를 만들어 가다 보니 이 과정 역시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후원자 모두에게 큰 짐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공간을 찾아 이곳저곳 떠돌아 다녀야 했던 영화제. 공간의 중요성과 상시 상영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는 어쩌면 영화제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 전남 최초, 목포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라운지MM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입니다!”

  저희 영화관을 소개하는 자리이면 언제나 앞에 붙이는 수식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애정이 있는 공간입니다. 2018년 3월 9일 개관 했으니 1년이 조금 지난 아직 어린 독립영화관입니다. 개관 이후 이 공간을 찾아온 관객들은 2천여 명 정도 되는 듯합니다. 공간이 생기고 난 후 얼마큼 공간이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 그렇게 하나둘씩 공간에 이야기를 채워 나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독립영화만을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까지 이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인권영화제, 여성영화제, 오월영화제등 크고 작은 영화제가 이 공간에서 진행되는 중입니다.
  이 밖에도 영화 미디어 관련 간담회도 간간히 열리며, 영화 소모임이나 독서모임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도 이 공간에서 탄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왜 이렇게 공간이 소중하다고 이야기 하는지 독립영화관을 운영하면서 절실히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 영화관, 언제까지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목포는 그 어느 지역보다 핫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목포를 찾아왔으며 목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근현대 건축물과 골목길 그리고 맛집을 보며 감탄을 했습니다. 사실 독립영화관도 내심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관심을 받고 있는 근대역사거리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독립영화관은 인접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찾아오지 않을까하는 기대와는 달리 관광객들은 독립영화관까지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드문드문 꾸준히 찾아오시는 분들이 꼭 남기고 가는 말에 힘을 얻습니다. “목포에 와서 독립영화관에 오지 않으면 목포에 온 것이 아니다. 이 공간을 알게 된 게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동이다.” 너무 감성이 묻어나는 말인가요? 사실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은 감성이 충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희는 이 소중한 공간을 어쩌면 떠나야 할지 모릅니다.
  시네마라운지MM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은 이미 부동산에 건물을 내놓은 상황입니다. 아마도 시세차익을 위해 건물을 매물로 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답니다. 언제 건물주가 바뀔지도 모르고, 다가오는 11월에는 시에서 보조해 주는 임대료 지원도 끊깁니다. 게다가 역설적으로 시의 월세 지원으로 인해 원래 3~40만원 하던 월세가 100만원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월세의 반을 지원하는 것에 건물주가 재빠르게 움직이며, 이런 일까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저희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이라는 상징을 지닌 시네마라운지MM을 지역 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지켜 나갈 생각입니다. 어쩌면 공간을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도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을 계속 지켜주세요

  글을 마치면서, 독립영화관을 그간 지켜왔던 식구들을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영화예술강사면서 프로그래머인 박혜선, 미디어 강사인 오영아, 그리고 남편분이 제주도로 발령이 나서 얼마 전에 제주도로 가야 했던 조정아샘, (정아샘은 제주도에 가서 영화제 및 미디어활동가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니 참 다행입니다.) 그리고 기록 촬영을 하고 있는 배효진, 어쩔 수 없이 광주로 취업한 황호선, 그리고 이름이 똑같은 두 명의 이가은. (저희들은 이 두 친구를 투가은이라고 부릅니다.) 공간전시기획 그리고 출판기획까지 함께 고민하는 친구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한 수연. 이렇게 작은 공간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영화관은 매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항상 오시던 관객 분들과 새롭게 오실 관객 분들을 맞이할 준비로 매일매일 설레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야기로 이 공간을 하나 둘 채워줄지 매우 궁금해 하며 관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시네마라운지MM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사람들이 다 같이 찍은 기념사진 



  물론 많은 분들이 어떻게 25만의 작은 소도시에서 독립영화관을 유지할 수 있냐고 물어 보십니다. 저희의 답은 항상 한결 같습니다.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지 되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반문이 나오겠죠. 그건 아직도 저희들에게 숙제입니다. 지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제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고 영화관 식구들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아니 있습니다. 영화관에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영화관에 오셔서 영화를 보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은 많은 분들이 앞으로 다가올 전남 최초의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의 운명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소중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연대의 끈을 놓지 말기를, 그리고 꼭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변방에 있다 보니 자꾸 멀어집니다. 그래서 글쓴이는 이 지면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글쓴이. 정성우(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 총괄)

- 서울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고향인 목포로 다시 돌아와 영화를 다시 공부하며 창작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나 어려움. 변두리 변방 무명 독립영화 감독으로 불리고 있음. 지역에서 다양한 기록을 하며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 작년 하반기부터 동학을 주제로 장편 다큐를 제작 중이나 한계에 부딪혀 매우 더디게 작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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