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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3호 이슈와 현장] 독립영화 계속할 수 있을까? -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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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editor 2019. 3. 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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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3호 이슈와 현장 2019.3.14.]


독립영화 계속할 수 있을까?

-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가 남긴 것  


김지현(『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 책임연구원) 



  2018년 말, 약 1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 결과가 도출되었다. 2013년 독립다큐멘터리 제작 분야를 대상으로 실시된 『독립다큐멘터리 실태조사 보고서』(*주1) 이후 약 5년 만에 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실시된 이번 실태조사는 자신들이 처한 객관적 상황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수많은 독립영화인들의 요구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독립영화인들이 직접 설문에 참여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 (2018)



  먼저, 이번 연구는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문체부와 영진위의 개혁을 촉구하는 독립영화인 시국선언’ 이후 만들어진 SNS 소통방에서 독립영화 창작자들에 의해 그 필요성이 처음 공식적으로 제기되었다. 이후 인디포럼(2017년 5월), 전국독립영화정책네트워크(2017년 8월), DMZ국제다큐영화제(2017년 9월) 등에서도 같은 요구가 나왔고, 이에 따라 2017년 9월 독립영화 및 독립영화인 실태조사를 위한 연구팀이 구성되었다. 독립영화 창작자와 정책 활동가, 학계 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에서는 이후 1년간 『독립영화 생태계 구조 분석 연구』(2017.12~2018.2)와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2018.3~2018.9)를 실시하게 된다. 『독립영화 생태계 구조 분석 연구』가 독립영화의 개념과 범주를 검토하고 독립영화 생태계의 구조 분석 및 부문별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들의 특성을 반영하는 실태조사 모형을 개발하는 일종의 사전 연구였다면,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는 1단계 연구를 통해 구성된 설문지를 바탕으로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크게 사람과 작품으로 나누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먼저 독립영화인 설문조사는 종사분야별 특성에 따라 ① 감독 및 총괄프로듀서 부문, ② 제작스태프ㆍ배우ㆍ후반작업 종사자 부문, ③ 배급ㆍ상영ㆍ비평 종사자 부문, ④ 협단체ㆍ지원ㆍ교육 종사자 부문 등 총 4종류의 설문지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471명의 독립영화인들이 참여해주었다, 그 세부 구성을 살펴보면 감독 256명, 프로듀서 27명, 제작스태프 57명, 배우 23명, 후반작업 종사자 15명, 배급ㆍ홍보 분야 종사자 11명, 상영 분야 종사자 29명, 비평가ㆍ기자 11명, 협단체 종사자 10명, 지원기관 종사자 12명, 교육 분야 종사자 5명, 기타 5명, 무응답 10명이다. 상대적으로 감독의 이야기가 다른 종사 분야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작품을 응답 단위로 하는 독립영화 설문조사에서는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장르와 길이, 극장 개봉 여부, 제작년도 등을 주된 기준으로 약 100편의 조사대상을 선정하였고 연락이 닿지 않거나 설문 거절의사를 표시한 경우 다른 작품으로 대체하여 보충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81편의 유효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조사내용은 독립영화인 실태조사의 경우 인구학적 특성, 독립영화 영역으로의 진입 및 경력, 현재의 노동 현황, 독립영화 관련 업무의 특성, 작업 현장에서의 어려움, 독립영화에 대한 정의, 향후 독립영화 정책에 대한 요구 등을 담았고, 독립영화 실태조사는 독립영화 작품들의 제작-배급-상영 단계별 현황과, 제작비 및 배급비의 규모 및 구성, 그리고 매출 현황을 파악하는 항목들로 구성하였다. 


  이번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는 최대한 많은 장르와 종사분야를 포괄하는 종합적 실태조사를 통해 단순히 독립영화 작품의 선순환구조 뿐 아니라 그것을 만들고 소통하는 활동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의식, 그리고 삶의 질에 관한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담아내고자 하였다. 독립영화 분야에 관한 최초의 본격적인 실태조사였던 만큼 가능한 다양한 내용과 방식을 실험해보며 욕심을 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조건과 특성을 지니는 세부 분야를 하나로 묶어버리면서 다소 분석이 피상적으로 흐르거나, 프리랜서 및 개인 중심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독립영화 작업의 특성상 애초부터 조사 대상(모집단)을 구획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롯된 조사방법론 상의 제약도 발견되었다. 따라서 본 실태조사가 독립영화 생태계에 관한 최초의 공식적인 실태조사로서 갖는 시론적 의의는 향후 보다 적절한 조사방법론에 대한 논의를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 경험을 발판 삼아 향후 독립영화 분야에 관한 실태조사가 꾸준히 이루어져서 그 자료가 축적되고 그로부터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을 통해, 독립영화 실태조사의 신뢰도와 유의미성을 높이고, 합당한 조사방법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실태조사는 해당 수치가 통계적 의미에서 전체 모집단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독립영화인과 독립영화 현실의 전반적인 경향, 특히 구분된 영역이나 세분화된 기준에 따른 경향을 파악하는 데 일정 정도 객관적 자료와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팀이 찾은 이번 실태조사의 주요 결과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독립영화인들은 한국 영화산업 종사자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인적 구성과 활동영역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작 분야의 경우 최근 5년간 상업영화에 스태프로 참여해본 경험은 20%~45% 정도에 그친 반면, 다른 독립영화 작업에 스태프로 참여해봤다는 응답은 70%로 나타났고 그 이유도 ‘서로의 작업에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모든 종사분야에 걸쳐 ‘향후 독립영화 일을 지속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무려 87%가 ‘여건이 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지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해주었다. 한편, 한국 영화산업과 비교해볼 때 독립영화계의 가장 큰 인구학적 특징은 극장 상영분야 종사자가 많은 한국 영화산업계와 달리 제작 분야 종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독립영화계가 한국영화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새로운 창작자를 공급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창작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은 또한 독립영화계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많은 반면, 제작된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배급ㆍ상영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매우 중요하게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립영화 창작자들의 인구학적 특성과 관련하여 한국 영화산업 내 영화 기획 및 제작업 종사자보다 비교적 정도는 덜하지만, 여전히 남성 및 수도권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주2) 창작자의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제작의 독립성’이라는 기준 외에 독립영화의 가치나 독립영화인으로서의 정체성에 관한 인식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종사분야에서 대부분은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정체성으로 ‘영화인’을 1위로 꼽았고(32.1%), ‘독립영화인’이라고 규정하는 경우는 전체의 25.3%밖에 되지 않았다. 한편, 독립영화를 주류 상업영화와 구분시켜주는 특징을 고르도록 한 질문에서 ‘제작의 독립성’은 51.4%로 가장 많은 답변을 얻은 반면, 다양한 소재나 주제의 표현, 예술적 실험과 도전,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는 20~30%대의 답변을, 사회비판이나 저항성, 이윤추구가 1차 목적이 아님은 10%대의 응답을 얻는데 그쳤다. 질문방식을 바꿔 독립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는데, ‘창작자에게 저작권, 편집권, 스태프 구성권, 배우 캐스팅이 없는 경우’ 독립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응답만 73.9%로 압도적인 1위를 얻은 반면, 나머지 항목들은 모두 10~30%의 응답을 얻었다. 제작의 독립성이라는 기준만 침해하지 않는다면, 이윤확보를 1차 목적으로 추구한다던지, 주류 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은 소재나 주제를 표현한다던지, 메이저 기업들이 참여하거나 광역개봉을 하더라도 여전히 독립영화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모든 종사분야에 걸쳐 다수 의견을 차지하는 것이다. 독립영화와 독립영화인이라는 정체성 문제는 독립영화의 공적 지원과도 긴밀히 연결되는 부분인데, 향후 독립영화의 공적 가치에 대한 창작자 스스로의 고민이 보다 더 성숙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공적 지원, 자비 부담, 후원, 투자 등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 독립영화의 특성을 고려하고 제작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세부 조건의 구체적 내용도 앞으로 더 발전될 필요가 있다.


  셋째, 독립영화 제작에 이르는 진입장벽은 낮아졌지만 독립영화 제작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독립영화 제작 인력들이 기초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하고 있고 그 속에서 최소의 수입을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독립영화 제작자의 경우 2017년 기준 연 수입이 1,5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전체의 66%, 2천만 원 미만이 전체의 80%에 육박했고, 이중 독립영화를 통해 개인 수입 전액을 획득하는 경우는 소수(6.3%)에 불과했다. 이런 조건 속에서 독립영화 제작자들은 영화 제작비 마련을 위해 불가피하게 한정된 제작지원제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지만, 제작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대부분 추가제작비를 조달해야 되기 때문에 제작비 조달에 대한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제작비 지원을 받거나 받지 못한 경우 모두 제작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게 되는데, 이는 감독 본인의 인건비를 책정하지 않거나 촬영 회차를 줄이는 방식, 감독 본인이 프로듀서, 촬영감독, 현장 스태프 등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 독립영화 제작자들 간에 서로의 작품에 스태프로 참여하는 작품 품앗이 형태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열악한 제작비의 문제는 작품의 내용과 질 뿐 아니라, 감독을 포함해 현장에서의 인건비 책정 및 노동 조건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넷째, 현재 한국 독립영화의 배급 및 상영 과정은 매우 난해하고 복합적인 난관에 처해있다. 보통 영화제는 독립영화가 관객과 만나는 1차 상영 플랫폼으로 상정되는데, 이 과정에서부터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의 경우 독립영화 관련 주요 영화제에 출품되는 약 1,400편 중 실제 이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약 250편으로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렇게 낮은 가능성을 뚫고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의 경우에도, 영화제를 넘어 공동체상영, 온라인배급, TV 방영, 극장 개봉 등 다른 형태의 배급과정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독립영화를 취급하는 배급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배급사를 만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한편 배급사를 만나지 못할 경우 배급 여부는 전적으로 제작자(또는 제작사)의 영역으로 이전되는데 이 경우 절반 정도는 배급활동을 아예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극장 개봉의 경우 배급비 조달과 상영관 확보라는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부족한 배급비와 상영관 배정은 적은 관객 수와 손익구조의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극장 개봉작의 경우 비개봉작의 경우보다 적자 규모가 월등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조사 결과 극장 개봉작의 경우 평균 약 9,700만원의 적자를, 비개봉작의 경우 평균 약 2,700만원의 적자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가운데서도 극장 개봉에 대한 독립영화인들의 수요는 보다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극장 개봉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가장 가시적인 접점이라는 사실 외에, 공동체 상영이나 온라인 배급 등 다른 형태의 배급ㆍ상영에 영향을 미친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독립영화 선순환구조의 부재와 물적 조건의 악순환이다. 현재 독립영화의 수익구조는 대단히 불균형하다. 독립영화인 설문조사 중 감독 및 총괄 프로듀서 설문결과에 따르면 최근작의 배급을 통해 매출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31% 정도이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4.2%에 불과했다. 독립영화 실태조사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81편 중 4편(4.9%)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작품들의 적자 규모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들의 흑자 규모보다 월등히 높았다. 요컨대 절대 다수의 독립영화는 제작비와 배급비 등 작품의 제작과 유통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적지 않은 규모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초래한 결과는 적어도 다음 세 가지다. 먼저 독립영화 생태계의 모든 행위자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사실이다. 독립영화인 설문에서 각 부문별 수입 현황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응답자들의 2017년 개인 총수입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수가 연 1,000만 원 미만, 그리고 전체 응답자의 76%가 2,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독립영화인으로서 활동의 지속성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입을 얻기 위해 독립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하는 경우는 전체의 21.7%에 그쳤고, 영화ㆍ영상관련 작업 등 유관분야로 그 범위를 확대하더라도 독립영화와 아예 관련이 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전체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6.7%)이 독립영화 일을 떠나 다른 업종으로 전업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가운데, 전업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제적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74.2%). 마지막으로 독립영화의 열악한 수익구조는 공공ㆍ민간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상황은 제작지원이 없다면 작품 제작이 막대한 어려움을 겪거나, 배급지원이 없다면 극장 배급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최소한의 물적 자원의 확보가 미비한 상태이다.  


  여섯째, 긴급한 위기 상황에 대한 독립영화인들의 대처능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먼저 독립영화인들의 4대 보험 가입률을 살펴보면 개인 및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제작 분야를 중심으로 4대 보험 가입률이 매우 저조한 것을 볼 수 있다. 고용보험의 경우 제작 분야의 가입률은 약 20%, 배급ㆍ상영ㆍ비평 분야는 64%, 협단체ㆍ지원ㆍ교육 분야는 80%로 나타났다. 협단체ㆍ지원ㆍ교육 분야 종사자의 경우 다른 영역 종사자들에 비해 정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4대 보험 가입률을 나타낼 수 있었다. 그런데 4대 보험 가입여부는 실업, 사고, 산재, 노후자금 뿐 아니라 정기적인 건강검진,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급여 등의 모성보호제도 등 정부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의 수혜 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독립영화인들의 경우 대부분 개인 단위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혹은 개인 사업자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복지 프로그램의 수혜대상자가 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이를 대신할 만한 민간보험이나 정기적인 저축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예술인들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 보호 및 복지증진을 위한 전담기관으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독립영화인들의 직업예술인 등록 및 지원프로그램의 수혜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분야에 비해 감독ㆍ총괄프로듀서 설문응답자들의 경우가 비교적 가장 높았는데, 이들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직업예술인으로 등록된 경우는 57.3%였고, 이중 실제 지원금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39.4%(감독 설문 전체 응답자의 22.5%)였다. 다른 분야의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떨어졌다. 이처럼 독립영화인들의 경우 비정규직 중심의 고용형태와 불규칙한 수입으로 인해 쉽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향후 예술인복지재단이 지원하는 예술인 인정기준의 폭을 넓히고 지원제도의 대상 및 규모 또한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상 크게 6가지의 시사점을 기반으로 연구팀에서는 결론적으로 지속가능한 선순환구조 구축을 위한 독립영화 진흥 정책에 대한 제고와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독립영화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상당히 방대한 내용들을 담느라 짧은 지면으로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기에서는 미처 언급되지 못한 내용들도 상당히 많은데 앞으로 이 수치들을 어떻게 의미화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후속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2018 서울독립영화제 기간 동안 이번 조사결과를 가지고 현장의 독립영화인들과 논의하는 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하였는데(*주3), 이렇게 많은 내용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조사해야할 부분들이 새롭게 제기되기도 하였다. 독립영화의 특성을 반영하는 표준계약서를 만들기 위한 독립영화 제작 과정의 표준화 작업, 이번에 진행되지 않은 관객 실태조사 및 활성화 방안, 독립영화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한 제작비를 비롯한 경제 규모의 합리적인 기준 제시, 독립영화의 사회적 가치 및 정량화 방법에 대한 연구 등이 그들이다. 향후 독립영화 분야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실태조사의 도입을 통해 객관적 자료와 체계적 의견수렴 과정에 기초한 지원 정책 체계가 수립되길 기대해본다. □


*주

1. 신진다큐모임, 『독립다큐멘터리 실태보고』, 영화진흥위원회, 2013

2. 이번 독립영화인 설문조사에서 감독 및 총괄프로듀서의 성비는 남성이 54.2%, 여성이 41.3%,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3.8%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의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집중도는 80.5%로 나타났다.   

3. 정지혜, “독립영화, 요즘 어떻습니까?”, ≪한국영화≫ 102호, 영화진흥위원회, 2018.12.19., 36~39쪽.


* 관련 기사

- 주일,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실태보고, ACT! 83호, 미디액트, 2013.4.15.

https://www.mediact.org/web/media/act.php?mode=emailzine&flag=emailzine&subno=2729&subTitle=%C0%CC%BD%B4%BF%CD+%C7%F6%C0%E5&keyno=2735


* 관련 자료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원문 보기

http://www.kofic.or.kr/kofic/business/rsch/findPolicyDetail.do?boardNumber=39&policyNo=3466


『독립영화 생태계 구조 분석 연구』원문 보기 

(홈페이지 오류로 아래와 같이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정보연구통계->정책연구->연구조사->[KOFIC연구2018-05])

http://www.kofic.or.kr




글쓴이. 김지현 



- 미디액트 정책실과 [ACT!] 편집위원 활동 등을 통해 독립영화, 퍼블릭액세스, 공동체 미디어 등 다양한 대안 미디어 실천들에 대해 눈을 뜬 후 계속해서 관심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디어운동에 관한 연구와 함께 독립영화 프로듀서로도 활동 중이다. 최근 『한국 독립영화ㆍ독립영화인 실태조사』를 마치고 새로운 연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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