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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2호 이슈와 현장] VR,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의 변혁을 가져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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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CT! acteditor 2018.12.0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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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12호 이슈와 현장 2018.12.14.] 


VR,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의 변혁을 가져올 것인가? 


조두영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VR 


  인류문명의 시작 이래 많은 미디어들이 존재해왔다. 고대 중동에서 사용했다던 진흙 판이나 중국에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사용하던 간독이라는 대나무 판 같이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잊힌 미디어에서 종이 같이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되는 미디어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사라졌던 것이다.

  특히 산업사회 이후로는 급속화 된 테크놀러지의 발전에 힘입어 더 많은 미디어가 등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는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영상 매체의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특히 심한데 HD 영상이 표준이 된 시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UHD/4K가 등장했으며, VHS 비디오를 퇴출하며 등장한 DVD는 얼마 지나지 않아 블루레이에 대체될 것 같더니 그 블루레이마저 미처 대중화되기도 전에 인터넷 미디어에 밀리며 역사의 한 귀퉁이로 사라질 위기에 쳐해 있다.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는 언제나 새로운 성장 동력에 목말라하는 미디어 자본의 지원 화력을 받아 마치 새 시대의 도래를 이끌 혁명적 수단으로 떠받들어진다. 

  하지만 모든 뉴미디어가 항상 이런 기대에 부응해 왔던 것은 아니다. 2009년 제작된 <아바타>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3D 영화가 영상산업과 문화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현재는 몇몇 성공적인 3D 영화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이 거의 2, 3천 원 더 비싼 요금을 받는 화상 포맷으로 그치고 있으며 3D 영상 미학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거나 구현하기 위한 영화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TV 역시 차세대 TV의 선두주자로 주목받던 초기를 제외하고 3D TV는 거의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진지 오래이다.

  그 3D에 이어서 최근 몇 년간 새롭게 각광을 받는 미디어가 바로 VR이다. 하지만 막상 우리나라에서 VR은 영상 산업 쪽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관심도가 높지 않다. <아바타>처럼 소위 대박을 터트린 선례가 없어서인지 마치 이제라도 뛰어들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고조되던 3D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는 3D처럼 유행이 지난 ‘실패한’ 미디어로 간주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VR을 이렇게 실패해서 잊혀가는 미디어로 간단하게 결론지을 수는 없다. 실제 유럽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VR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움직임은 산업 그리고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져 오고 있고 조금씩이지만 발전된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VR이나 AR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처음 접하며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보고 흥분했던 20세기 초반의 미래주의자들처럼 새것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한 때의 기술적 산업적 유행이라 냉소하며 지나쳐 보내는 것도 옳은 자세는 아니다. 미디어가 가진 잠재력을 올바르게 가늠하고 그 활용 가능성을 다양하게 상상하고 실험하는 자세가 언제나 새로운 미디어를 접할 때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 VR(Virtual Reality)은 3D에 이어 최근 몇 년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VR의 개념과 역사


  VR은 Virtual Reality의 약자로서 한국어로 ‘가상현실’이라 번역된다. 말 그대로 진짜 현실이 아닌 가짜의 현실을 진짜인 것처럼 ‘실감나게’ 경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가상(Virtual)이란 개념 자체는 이미 15세기 중반부터 이어져 온 유구한 개념이지만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이해하는 ‘가상현실’이라는 용어는 1982년 발간된 데미언 브로데릭의 SF 소설 <유다의 만다라(The Judas Mandala)>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현재 기술에서 가상현실은 머리에 장착하는 형식의 HMD(Head Mounted Display)를 통해 구현된다. HMD를 머리에 쓴 수용자는 컴퓨터에서 처리된 전후좌우 상하의 360도 가상공간 안에서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수용자의 시선을 쫓아가는 헤드트레킹시스템을 통해 원하는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최초로 개발된 VR HMD 시스템은 1968년 컴퓨터 과학자 이반 서덜랜드에 의해 개발된 ‘다모클레스의 칼’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스템으로 이미지 처리 컴퓨터와 HMD가 유선으로 연결된 형식이었다. HMD의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고 수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 HMD는 천장으로 부터 내려온 금속봉과 연결되었는데, 이러한 외견을 보고 이 기계에 ‘다모클레스 의 칼’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 최초로 개발된 VR HMD 시스템, ‘다모클레스의 칼’로 불렸다.



  ‘다모클레스의 칼’ 이후에도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많은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스템은 아직 실용화하기에는 디스플레이의 좁은 시야각과 해상도, HMD 자체의 무거운 무게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에 2012 년 스타트업 회사인 오큘러스 VR에서 VR 기기를 위한 개발자 키트를 발표한다. 오큘러스 VR의 기기들은 이전의 VR 기기들 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보완해서 상용화가 가능한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 오큘러스 VR 이후에 등장한 기기들은 모두 오큘러스 VR의 직접적인 영향 하에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 VR 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관심도 사실상 오큘러스 VR이 VR의 가능성을 새롭게 열면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오큘러스 VR의 등장 이후 HTC Vive, 소니의 PS VR 등의 - 주로 게임기반의 - 많은 제품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구글 카드보드 VR과 같이 스마트폰을 끼워서 VR을 경험할 수 있는 저렴한 기기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 구글 카드보드 VR (Google Cardboard VR), 스마트폰을 끼워 VR을 경험할 수 있다.



VR : 몰입(Immersive) 저널리즘의 시작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마셜 맥루한의 명제가 말하듯 미디어 테크놀러지 발전의 주된 방향은 - 특히 영상 미디어의 등장 이후 - 인간의 오감, 그 중에서도 시각적 체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VR은 이러한 미디어 테크놀러지의 방향성을 따라 거쳐 갔던 여정의 가장 최첨단의 위치에 있다. VR이 지금까지의 영상 미디어와 다른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은 단순히 사각형 프레임 위에 현장의 이미지를 한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는 것에 있다. VR HMD를 착용한 수용자는 마치 그 공간 안에 있는 것처럼 고개를 돌려 주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수용자들에게 단순히 ‘본다’라는 경험을 넘어서는 새로운 현장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VR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에 가장 중요한 ‘몰입(Immersive)’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VR 테크놀러지에서 말하는 이 ‘몰입’이라는 개념은 마치 수용자가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VR이 수용자들에게 전달하는 현장감은 이전의 미디어들과는 깊이감이 다른 현장에의 몰입감을 안겨준다. 또한 머리에 써서 시각과 청각을 외부와 차단하는 형식의 HMD란 기기의 특성 또한 수용자들에게 외부 환경과 단절되어 콘텐츠에 대한 깊은 몰입감을 주는 데에 기여하기도 한다.

  VR이 제공하는 이런 높은 현장감과 몰입감에 저널리스트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 제작과 수용에 있어서 많은 편의점을 제공하는 오큘러스 이후의 VR 시대가 도래함과 동시에 많은 저널리스트가 VR을 저널리즘에 활용하는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 노니 델 라 페냐 <Hunger in Los Angeles> 예시 영상

https://vimeo.com/104196891


  그중 가장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되는 작품이 전 뉴스위크의 기자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노니 델 라 페냐(Nonny de la Peña)의 2012년도 작품인 <Hunger in Los Angeles>이다. 이 작품은 또한 첫 번째 VR 다큐멘터리로 알려져 있다. L.A. 지역의 기아 문제에 대해 다루는 이 작품은 실제 사건 현장음과 이를 바탕으로 한 3D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영화는 L.A.의 한 거리에서 무료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보여준다. 곧이어 배급을 기다리던 한 남성이 갑자기 당뇨병 발작(Diabetic coma)을 일으켜 쓰러진다. 위의 예시 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HMD를 착용한 수용자는 마치 현장에 있는 듯 쓰러진 남자를 걱정스레 쳐다보거나 그의 주위를 돌며 상태를 관찰한다. 이렇게 수용자는 배고픔에 쓰러진 남자와 그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배식을 요구하는 굶주린 사람들 사이에서 이들과 같이 호흡하는 듯 한 몰입감을 느끼게 되며 이를 통해 L.A. 기아 문제의 심각성을 현장감 있게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의 성공 이후 매년 많은 저널리스트와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VR을 통 한 새로운 저널리즘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 뉴욕타임스 360 비디오 채널 페이지

https://www.nytimes.com/ video/360-video


  이러한 실험은 저널리스트와 작가 개인에 만 멈추지 않는다. 적지 않은 유수의 주류 언론사들 또한 새로운 VR 몰입저널리즘 실험을 진행 중이다. 위의 예는 뉴욕타임스에서 제공하는 몰입 저널리즘 페이지이다. 아직 최신 뉴스 전달이나 심층 르포르타주 등에 VR이 사용되지는 않지만 몰입 저널리즘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험하는 영상들이 소개되고 있다. 좀 더 정밀하게 몰입 저널리즘을 경험하고 싶다면 홈페이지보다는 뉴욕타임스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VR 앱(NYT VR)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장착하여 볼 수 있는 저렴한 VR HMD를 통해 이 영상들을 경험한다면 몰입 저널리즘의 그전까지 알지 못했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 위의 VR 영상들을 보면 알겠지만 - 아직 이런 시도들은 시작단계이다.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지만 마치 뤼미에르 형제가 1895년 막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소개할 때의 모습과도 같이 VR은 아직 단순한 사건 현장의 구경거리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와 마찬가지로 VR 역시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 VR만의 스토리텔링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 역시 이루어지고 있다.



  VR 스토리텔링의 발전과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 


  VR이라는 미디어가 단순히 현장에 대한 강한 몰입감을 주는 것을 넘어서 복잡하고 심화된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는 그만의 스토리텔링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VR은 기존의 영상 스토리텔링과는 또 다른 스토리텔링 문법에 대한 고민을 창작자에게 요구한다. 기존의 영상 문법은 간단하다. 사각형의 프레임을 통해 연출자는 주어진 사건 속에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만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관객은 그 이미지의 시각을 통해 스토리에 동화되며 편집된 이미지의 흐름을 통해 구축된 스토리 라인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VR에서는 이러한 전통적인 영상 문법이 통용되지 않는다. VR의 수용자는 영화의 관객과는 달리 사건 상황이 주어질 뿐 연출자가 제시하는, 그리고 관객이 따라가야 하는, 카메라의 시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 <록키>의 관객인 우리는 라스트씬에 서 애드리안을 부르는 록키를 바라보며 그의 벅찬 심정과 공감을 해야하지만 VR <록키>의 수용자인 우리는 굳이 록키만을 볼 필요는 없다. 록키는 무시하고 승리의 환호작약에 빠진 아폴로를 보며 같이 기뻐해도 되며 그도 아니면 열광하는 관중1이나 관중2를 보며 그들과 함께 멋진 경기를 관람한 즐거움을 함께해도 된다. 물론 이럴 경우 스토리는 기존의 <록키>가 아닌 전혀 다른 스토리가 될 것이다.

  VR의 창작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렇게 시선 선택의 자유를 가진 수용자들을 어떻게 의도된 스토리에 참여하도록 하는가이다. 현재 많은 VR 연출자들이 VR이라는 미디어에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문법을 완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많은 예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성공적인 VR 스토리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는 미국의 VR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바오밥 스튜디오의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 <Invasion!>(바오밥 스튜디오, 2017)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 추천한다. 스마트폰용 VR HMD를 통해 보면 더 좋다.

https://youtu.be/SZ0fKW5PttM



  바오밥 스튜디오의 첫 작품은 2017년 발표된 <Invasion!>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에서 연출자가 VR 수용자를 스토리에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은 ‘아이 컨택’이다.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수용자는 자신 주위를 뛰어다니는 토끼 클로이를 발견한다. 클로이는 수용자 앞에 다가와 수용자와 시선을 맞춘다. 바오밥 스튜디오의 프로듀서인 케인리는 이런 아이컨택이 수용자와 가상공간의 벽을 허무는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한다. 아이컨택을 통해 VR 스토리 내의 캐릭터와 공감하게 되며 이를 통해 스토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제 클로이와 공감하게 된 수용자는 클로이의 움직임과 시선을 따르게 된다. 그리고 클로이가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이 세계를 침략하는 사악한 외계인과 만나게 된다.

  <Invasion!>을 시연하면서 바오밥 스튜디오의 스탭들은 흥미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바로 토끼 클로이를 만난 수용자들이 클로이를 만지려 하거나 인사를 하는 등 소통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었다. VR이라는 미디어가 가진 몰입감에 의해 스토리 내의 캐릭터가 실제 살아있는 캐릭터인 양 소통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 발견을 통해 작품 내 캐릭터들이 수용자의 행동에 따라 행동이 변화한다면 그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은 더욱더 극대화되리라 판단했다.


▲ <Asteroids!> (바오밥 스튜디오, 2018)

https://youtu.be/jEUnBEKEKCs


  바오밥 스튜디오의 두 번째 작품 <Asteroids!>는 이러한 인터렉티브 요소를 VR 스토리텔링에 차용한 최초의 시도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로봇 캐릭터 피스는 수용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수용자가 던진 공을 주워오거나 수용자의 특정 행동을 피스가 따라 하는 모습을 통해 수용자는 좀 더 깊숙이 스토리에 빠져들게 된다. 클라이맥스에서 맥이라는 이름의 외계인이 죽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수용자는 실제로 이 외계인을 살리려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수용자의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이 작품의 연출자는 불쌍하게 죽어가는 맥의 모습을 수용자에게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수용자의 구조 본능을 불러일으키도록 한다. 그리고 수용자가 맥을 살려준 후에는 모든 캐릭터가 수용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면서 수용자에게 스토리의 갈등 해결의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다. 이렇게 이 작품은 스토리의 갈등 해결에 적극적인 수용자의 행동을 유도함으로써 스토리텔링에 인터렉티브라는 요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실례를 보여주었다. 


* 안타까운 것은 이 작품의 인터렉티브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위의 유튜브 플랫폼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위의 유튜브 플랫폼은 스닉 픽 버전으로 이를 통해서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만을 볼 수 있다. 온전한 인터렉티브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기어 VR이나 데이드림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VR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은 스토리의 수용자들이 - 기존의 미디어에서 그랬듯이 - ‘관찰자’로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끄는 ‘화자’의 입장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아직 VR의 스토리텔링은 완성된 것이 아니며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이다. 그리고 그만큼 VR 스토리텔링에는 현재의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적극적인 수용과 실험을 바라며 


  앞서 VR의 가능성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을 위주로 서술했지만 모든 뉴미디어가 그렇듯이 VR의 미래도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술적 가능성에 대한 한계 때문에 혹은 산업적 사정 때문에 언제 그런 것이 있었냐는 듯이 사장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적지 않은 이들이 VR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많은 시도를 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성과가 조금씩이나마 쌓여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외국에서의 적극적인 시도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다지 VR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움직임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디어운동 혹은 독립영화 영역뿐만이 아니라 주류 미디어 산업 쪽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성장 동력 등으로 떠들어대면서 많은 지원금을 뿌려대는 것에 비하면 성과가 미미하다.

  사실 우리의 미디어운동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새로운 미디어나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인터넷 스트리밍, 퍼블릭액세스, 미디어센터 등 당시로써는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 플랫폼 등을 활용한 시도가 많았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내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미디어운동은 첨단과 그리 멀리 떨어져서 흘러온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의 뉴미디어들은 올드미디어보다 접근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VR 역시 마찬가지이다. 선입견과는 달리 VR은 제작이 어렵지도 않고 제작비도 그다지 많이 들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관심과 모험정신일 것이다.

  더 많은 미디어 운동가들, 예술가들이 VR 등 새로운 미디어가 가진 몰입성, 인터렉티브성에 주목하고 이를 자신의 메시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




글쓴이. 조두영



한국예술종합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로 입에 풀칠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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